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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4/24 15:08:06
Name 후추통
Subject [일반] 암군과 혼군 (시작)
226년 위문제 조비가 낙양에서 사망합니다.



조비 : 빌어먹을 장강, 망할 오, 재수없는 손권!

조비에 대한 진수의 평가는 다음과 같습니다.

그의 도량이 약간만 더 크고 공평한 마음 씀씀이에 힘쓰며 도의의 존립에 노력을 기울이고 덕망이 있는 마음을 더욱 넓힐 수 있었다면, 옛날의 군왕이 어찌 그로부터 멀리 있었겠는가!

조비가 전론을 쓰면서 서론에서 자신에 대해 "어려서부터 시경, 논어를 외우고, 더불어 자라서는 오경, 사부를 두루 갖추고, 사기, 한서, 제자백가의 말씀을 보며, 두루 보지 않음이 없게 했다."라고 적습니다. 한마디로 "나는 책 읽으면서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으니 나 킹왕짱인듯?"

...........



조비의 뒤를 이은 조예의 나이는 22세. 손권 입장에서는 새파란 어린놈으로밖에 보이질 않았을 겁니다. 제갈량 역시도 이 시기를 노려서 북진을 단행했으니까요. 지휘관으로서의 능력, 뛰어난 정치가, 높은 문학적 재능이 있던 조조는 조비, 조식, 조창에게 이 능력들이 서로 나뉜 모양이었습니다. 조비의 경우 문학적 재능과 정치력 만큼은 조조에 견주어 볼 수 있었지만 지휘관으로서의 능력이나 전략의 이해는 조조에 비할바가 못됐죠. 전 조비의 군사적 재능은 장소보다 못하다고 봅니다. 실제로 조비는 그가 기획했던 3로 남정 작전이나 이후 벌어진 두번의 남정 역시도 완벽하게 망쳐버렸죠. 거기에 형주 전선을 담당하던 하후상의 급사는 형주의 방어체계의 위험을 불러왔습니다.

이 시기에 손권의 잔머리CPU는 RPM을 엄청나게 가동합니다.(CPU에 RPM이 붙었냐 안붙었냐는 논외로 하죠 ㅡ_ㅡ;;) 단순히 위를 친다는 생각이 아닌 국내 문제까지 이 잔머리 CPU가 돌아가는 거죠.



손책은 남 양주를 차지하면서 그에게 저항한 관리와 호족들은 쳐없앴고, 항복하거나 순응한 관리나 호족들은 세력권 내에 편입시킵니다. 그의 일가가 오군 부춘현 출신이었지만 손견이 죽으면서 이 일대에 기반이 없어진 손가는 이들을 힘으로 찍어누르기에는 기반이 약했습니다. 손책은 시상군이나 여강군으로 세력을 확장해나갔고 이후 아버지의 복수를 기치로 형주에 대한 군사적 압박에 나섭니다. 잘 아시다시피 전시에는 총사령관의 명에 따라야 하고 이는 총사령관인 군주에 대한 권한집중이 이루어 지게 됩니다. 손책은 조조와의 일전을 통해 호족세력을 해체 혹은 통제하길 원했습니다. 그러나 손책은 이 일에 반발했던 호족에게 암살당했고, 후임자인 손권은 형의 친구였지만 호족세력이었던 주유의 지지로 군주의 위치를 확인했고, 노숙을 등용하면서 호족들이 단합해 자신을 지지하도록 했으며, 육손과 손책의 딸을 결혼시켜 오군에 강한 영향력이 있던 육가를 통해 호족과 손가를 화학적으로 결합시키길 원했습니다.

손책이 그랬듯 손권이 그러지 말란 법은 없습니다. 손권은 점차 지금 현재보다 더 나아가기를 원합니다.

강력한 권력, 호족들의 연합체적 성격의 국가가 아닌 공고한 군주권을 가진 군주.

그리고 이러한 손권의 욕구는 필수적으로 호족들과 파열음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그의 나이 44세의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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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 ne sais quoi
13/04/24 15:22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토스희망봉사�
13/04/24 23:12
수정 아이콘
새로운 시작 이군요 항상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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