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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2/27 13:27:49
Name 후추통
Subject [일반] 하느님의 나라 ④ 모든 것의 시작
왕륜의 난을 겨우겨우 진압한 청 조정은 한숨을 돌리게 됩니다. 그러나 여전히 청 조정의 부패상은 만연해 있었습니다. 청 조정은 청수교라는 종교단체의 반란에 대해 경각심을 느끼고 청수교의 원류인 백련교를 탄압하기 시작합니다.

1775년 안휘성 출신의 유송(劉松)이라는 사람이 하남성 녹읍현에서 체포됩니다. 유송이 체포된 이유는 사교(邪敎)를 포교한 죄였죠. 그리고 유송은 감숙으로 유배가 됩니다. 그런데 이 유송이 포교한 사교라는 것이 다름아닌 백련교였습니다.

이런 조정의 처분에 불만을 가졌던 녹읍현의 백련교도인 유지협과 송지청은 반란을 계획하게 됩니다. 그들은 왕발생이라는 소년을 명의 후손으로 꾸미고 이민족 왕조가 무너지고 온 세상에 복이 온다고 하면서 교세를 확장하기 시작하면서 반란 계획을 갖추어 나갑니다. 그러나 이들의 반란 계획은 1793년에 발각됩니다. 왕발생은 아동이라 신강 지역으로 유비되고 송지청 등 다른 주모자들은 처형됩니다만, 유지협은 하남성에서 체포될 뻔한 위기를 넘기고 탈출하게 됩니다.

청 조정은 백련교를 비롯한 종교단체들이 반청의식을 고취할 경우 대대적인 반란이 일어날 것이라 여기고 유지협에 대한 체포령을 전국에 공포하면서 특히 백련교가 많이 퍼져있던 하남, 호북, 사천의 지방관들과 그 아래 관리들에게 무슨일이 있더라도 유지협을 잡아들이거나 죽이라 하죠. 이러한 조정의 명령에 각 지역의 탐관오리들은 물 만난 듯 횡포를 부리기 시작합니다. 특히 호북과 사천의 관리들은 유지협과 백련교도들을 체포한다는 이유로 민가를 수색해 백련교도이든 비교도이든 무조건 잡아들이고 풀어주는 대가로 뇌물을 요구하고 또는 재산을 빼앗기 시작합니다. 이때의 상황에 대해서는 "부유한 자는 파산했고 가난한 자들은 궁하다 못해 굶어죽는 자가 부지기수였다"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반란 주모자의 체포를 빌미로 한 탐관오리들의 착취는 한족이 중심이 된 농민들에게 있어 반청의식을 고취시키는 빌미만을 제공할 뿐이었습니다. 이러한 반청의식은 반란으로 표출되기 시작합니다.

첫 반란은 1795년 1월, 그것도 가경제가 즉위한 원년에 바로 황제의 즉위선물인양 터져나오죠. 호북성 형주의 지강과 선도의 농민이 반란을 일으킵니다. 이때 무창의 지현이던 상단채라는 사람이 수천의 관리들에게 사교검거를 명분으로 백성들의 재산을 빼앗고 무고한 사람들을 몽땅 잡아 가둬버리는 통에 이 일대의 사람들도 지강과 선도의 반란에 호응했고 2월에는 양양 지역까지 반란이 파급됩니다. 거기에 양양 지역의 백련교도 지도자였던 왕씨(왕총아)가 반란을 일으켰고, 호북성 형주 전역은 백련교 반란으로 휘말리게 됩니다. 특히 왕총아가 이끈 백련교 반군은 사천성까지 세력을 넓히고 하남성의 등주와 신야현을 장악한 후, 이제 섬서성까지 나아가게 됩니다. 10월에는 사천성 달주에서 반란이 일어났는데, 달주의 지현인 재가황이라는 관리는 백련교도 검거라는 명분을 들어 관리 5천명을 풀어 부자들의 재산을 강탈하고 백련교의 지도자인 서천덕을 붙잡았다가 뇌물을 받고 풀어주었죠. 서천덕은 왕삼괴와 냉천록 등의 백련교 출신 도적들과 함꼐 달주에서 반란을 일으킵니다.

백련교의 반란은 들불처럼 번져가기 시작합니다. 거기에 조정이 백련교도에 대한 체포령을 내리면서 반란은 더더욱 퍼져나갔는데, 하급 관리들 중 많은 사람이 백련교에 몸을 담고 있었고, 이 백련교도 관리들은 비교도들을 잡아들였습니다. 이러한 하급관리들의 백련교 신봉은 상당한 수준이었는데, 당양현에서 일어난 백련교 반란에 대해서 당양현 지현이 관리들을 모아 백련교를 체포하라는 명을 내리자 관리들은 오히려 "우리가 백련교도다"라 소리치고 도주하려는 지현을 잡아 군중들 앞에서 목을 달아 죽이고 현성을 점거해 반란군에 동조하기까지 합니다. 거기다 사천성의 경우, 유민들과 탈영 관군이 만든 괵비라는 도적집단이 백련교와 연합하면서 사천 지역 역시 백련교의 손에 들어가게 됩니다.

1797년 5월 왕총아가 이끈 형주의 백련교 반군들은 사천으로 들어가 사천의 백련교 반군인 서천득 왕삼괴와 합세합니다. 그들은 서로 원수, 총병 등의 직위를 정했지만 그들은 따로따로 움직였고, 그들을 통제할 중앙 지휘 본부같은 것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세력은 호북, 하남, 사천, 섬서, 감숙성 5개 성 전역으로 퍼졌고 이들은 지형을 이용한 소규모 게릴라전으로 청 조정의 관군을 공격합니다. 관군은 관군 대로 태만을 부려 진압에 소극적인터라 백련교 반란은 더더욱 확대되기 시작했습니다.

거기에 해적들인 해구라는 집단마저도 반란을 일으켰고, 반란은 점차 격화되기 시작합니다.

청 관군은 전투를 회피하고 전투를 하더라도 소규모 게릴라 전을 통한 반군의 공격에 대해 큰 피해를 입었는데, 청 조정은 점차 골치를 썩어가기 시작합니다. 백련교도의 반란은 결국 10년을 끌어 1805년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백련교도의 반란 이외에도 묘족의 반란과 이슬람 교도들, 그리고 이와 연계된 사천성의 소수민족의 반란이 일어납니다. 특히 백련교도의 반란을 진압하는데에만 2억 냥이라는 전비를 투입하는 바람에 엄청난 재정 부담을 지게 되고, 따라서 또다시 농민들에 대한 무거운 조세 부담을 가중시키게 됩니다. 결국 1797년에 청 조정은 관군만으로는 진압이 불가능하다 여기고, 지방의 향사들이 주축이 된 향용의 모집을 선포하게 됩니다. 한족 녹영을 포함한 청의 관군은 8기 20만, 녹영 60만의 80만 대군을 자랑했지만, 이때에 대부분 쇠퇴했고, 결국 향용의 도움 없이 백련교도의 반란을 진압하기란 불가능했습니다. 향용과 단련의 지도자들은 한족 출신의 지방신사층이었고, 결국 한족의 반란을 한족이 진압한 꼴이라 청과 만주족들의 위신은 크게 깎이게 되었죠.

백련교도들은 북진하기 위해 왕총아를 중심으로 한 반군이 진격하기 시작합니다. 이들은 1797년 왕문웅과 최문이 이끄는 청군을 한중에서 격파하죠. 그러나 장안에 있던 청 관군과 향용들은 이들과 싸워 격퇴하는데 성공했고, 우회에 산양과 낙양 방면으로 진출하려던 왕총아 역시도 지방 향용에 의해 저지당하면서 삼차하로 퇴각, 그들의 근거지인 호북성 양양으로 물러나려 합니다. 그러나 청군은 이를 쫓아 삼차하에서 이들을 포위하고 공격을 시작합니다. 사세가 그른 왕총아를 비롯한 지도부는 자결하거나 싸우다 죽고, 1798년, 귀주와 호남의 백련교도의 난을 진압하는데 성공합니다. 1801년에는 백련교의 교수이자 반란을 일으켰던 유지협을 체포하면서 들끓던 백련교 반란은 약화되었고, 1804년에서야 겨우겨우 반란을 진압하는 데 성공합니다. 동남의 해적 집단인 해구의 반란 역시도 1809년에 겨우겨우 진압되면서 농민과 반청 세력의 반란은 완벽하게 진압된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반란의 기미가 잠시 저조해졌을 뿐 여전히 남아있었고, 청 조정과 청의 정규군이 얼마나 약졸들이었는지 중국 전역에 퍼진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안가 청 조정을 놀래킨 괴랄한 사건이 벌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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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 ne sais quoi
13/02/27 14:43
수정 아이콘
재밋게 읽고 있습니다~
세츠나
13/03/01 12:51
수정 아이콘
지방 향용이라고 하면 무협지에 나오는 무림방파들하고 비슷한건가요? 세가라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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