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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4/20 18:35:10
Name 후추통
Subject [일반] 하느님의 나라(끝) 신의 나라, 인간의 나라
태평천국에 대한 평가는 중국쪽과 일본쪽 학자들 간에 차이가 극명하게 갈립니다.(우리나라 학자들 평가는 잘 모르겠습니다....;;죄송해요 ㅠㅠ)

태평천국 연구에 관해 제1인자로 인정되는 간우문은 태평천국을 민족, 정치, 종교혁명으로서의 성격을 인정하지만 농민정권적 성격은 아니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의 중국 학자들은 이러한 태평천국을 평가할때 농민전쟁 성격을 띠고 있었지만 사회변혁 실행이 없었기 때문에 혁명은 아니라고 주장했고, 곽의생이라는 학자는 독일 농민전쟁에 비해 맹아적 프롤레타리아가 지도한 부르주아 적 농민전쟁이라고 주장했죠. 고숙천이나 원정중은 이 전쟁을 중국 자본주의 발전의 길을 열었기 때문에 구식 농민 혁명이지만 부르주아 민주주의 혁명이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주장들은 맑스의 체제변화를 억지로 갖다 껴맞추는 주장일 뿐입니다. 이러한 중국의 태평천국 인식은 1956년, 태평천국 100주년 기념행사 중 인민일보의 사설에서 노동자 계급의 지도가 빠진 구식 농민 전쟁의 최고봉이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황건기의 같이 금전기의는 현대 중국의 사학자들이 붙인 이름에 불과합니다.

일본 사학계는 태평천국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상당히 인색한 평가를 내립니다. 근대적 농민전쟁이라고 보는 학자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학자들은 근대적 사상이 빠진 순수 농민 운동이라던지 진보성이 없는 전제지배의 군사기관이라는 평가도 있으며 실업 아편 밀무역자 및 지주가 지도자이며 농민은 피지배 층이었기 때문에 농민전쟁이 아니라는 평가마저도 존재합니다.

태평천국이 진압된 이후 태평천국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중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태평천국의 옥새, 즉 천왕옥새와 금용전 아래에 묻힌 태평천국의 보물 등이죠.

1864년 7월 18일 남경이 함락되자 남경은 굶주린 야수떼에 의해 유린당합니다. 당연히 남경에 있는 태평천국의 천왕궁 등은 불타게 됩니다. 홍수전은 천왕에 올랐을 당시 세개의 옥새를 만들었는데 각기 금, 옥, 나무로 만들었습니다. 특히 금새는 백냥이 넘는 황금으로 만들고 매우 정교하고 아름답게 세공되어있어 평상시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남경 함락 당시 일부 군사들은 이 금새를 가지고 탈출해 강서에 있는 홍인간에게 전달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포위망을 뚫지 못하고 전사, 이 금인은 증국번에게 전해집니다. 증국번은 바로 태평천국 진압 성공의 의미로 이 금새를 양태후(동태후,서태후)와 방금 즉위한 동치제에게 보고하고 이 금새는 군기처에 둡니다. 그런데 1865년 이 금새가 방비가 단단했던 군기처에서 분실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양태후는 군기대신인 공친왕에게 이 금새를 찾도록 명령했고 2개월에 걸친 조사는 어떠한 실마리도 잡질 못합니다. 결국 공친왕은 베이징 내의 장신구점과 골동품상을 이잡듯 수색했고 결국 이것을 찾아냅니다.

이 금새를 훔친 사람은 당시 군기장경으로 있던 사롱아였습니다. 사롱아는 이 금새를 훔쳐내 녹여 세공하려고 했지만 10개의 금새 중 2개가 이미 녹여져버렸고 8개는 겨우 회수하죠. 그리고 남은 이 금새는 현재 베이징의 중국역사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이 금새에 대한 진위논란은 여전합니다.

금용전의 보물 역시도 1864년 3일에 걸친 남경 대약탈 이후 이런 소문이 떠돌기 시작합니다.

"홍수전이 거둔 부는 금과 은이 바다와 같고 백가지 재물이 가득차 있다"

증국번과 증국전 형제는 당시 체포되었던 이수성을 비롯한 태평천국의 수뇌부들을 심문했고 특히 이수성에게는 성안 땅굴에 금은을 몇군데 보관하였느냐고 집중적으로 심문합니다.

태평천국은 천조천무제도를 통해 전리품과 재산들을 모두 성고에 보관케 하였고 배급제를 실시해 생필품을 성고에서 배급합니다. 거기에 태평천국은 백성들이 사유재산을 몰래 보관했을 경우 사형에 처하는 등 부를 집중시켰습니다. 그러나 성고는 지도자들의 내홍사건이 있기 전부터 성고의 재물을 오로지 하면서 결과적으로는 유명무실했고, 내홍과정에서 각 왕들이 죽은 이후에는 성고는 홍수전의 개인 사금고가 되었습니다. 홍수전은 내홍과정에서 어느 누구도 믿질 않았고 그의 직접 허가가 있지 않는 한 천왕부에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거기에 홍수전은 태평천국의 금고를 만들 당시 성고의 재산을 모두 들이부었는데 태평천국의 각 왕들 역시 자신들의 사유금고를 만들어 재화와 전리품을 보관했고 이를 통해 호화로운 생활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태평천국을 진압한 이후 편찬된 송호수필에는 남경성의 4개 왕부와 지하금고는 이미 약탈되어 텅 비었다고 했고 증국번 역시 보고서에서 천왕부 지하금고의 존재를 부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기록에 이상한 기록이 있습니다.

증국번의 어머니는 3월 초에 금릉에서 고향인 호남으로 갔는데 그녀를 호송하는 배가 무려 210척이었다고 합니다.

증국번 역시 남경 점령 당시 지하 창고를 발굴하기 위해 가옥에 불을 지르고 땅을 팠으며 적의 지하금고를 발견할 경우 상관에게 보고하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처형하겠다고 포고합니다. 기록에 따르면 홍수전의 지하금고에는 비취서과라는 것이 있었는데 이게 이후에 원명원에서 나왔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최근 태평천국과 동학농민운동의 연계와 이해를 주장하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실제로도 2012년 11월 10일에는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과 중국태평천국역사박물관이 교류 협력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죠. 그러나 이 두 운동이 크게 연계될 정도로 성격이 밀접하느냐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은 편입니다. 동학농민혁명이 태평천국처럼 동학이라는 종교를 기반으로 한 국가건설이 목표가 아니었던데다(김개남의 경우 왕을 칭하기도 했습니다만...), 태평천국에서 결여되있던 반외세 성향이 동학농민혁명에는 강했다는 점은 이 두 사건을 같은 성격의 운동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동학농민혁명은 눈시님이 썰을 풀어주실 거라 믿고 Pass!)

길고 길었던 태평천국이 끝이 났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면서 현재의 한국 일부 개신교계가 태평천국과 심각하게 닮아있다고 판단하게 되더군요.

태평천국과 일부 개신교계가 말하는 하느님, 그리고 그들이 세우려는 하느님의 나라.

과연 "하느님과 핍박받는 이들을 위한 나라"인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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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모여재
13/04/20 18:38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태클은 아니고, 계신교가 아니라 개신교가 맞을 것 같아요.
후추통
13/04/20 18:49
수정 아이콘
제 글에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 전부가 태클을 거시기 보다는 격려와 질타를 해주시는 분들이시죠. ^^ 감사합니다~
13/04/20 20:03
수정 아이콘
저는 일부러 계라고 쓴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흐흐
그리고 역사를 잘 몰라서 뭐라고 댓글을 달 깜냥은 안되지만,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감모여재
13/04/20 20:32
수정 아이콘
위에는 개신교계라고 쓰시고 밑에는 계신교계라고 쓰셔서 오타인가보다 했어요. 흐흐.
아마돌이
13/04/20 21:30
수정 아이콘
연재한지 오래되셨는데 재밌게 잘 봤습니다 ^^
드롭박스
13/04/20 21:32
수정 아이콘
여지껏 무플로 읽엇는데... 덕분에 즐겁게 잘봤숩니다.^^ 감사드려요.
아침바람
13/04/20 23:28
수정 아이콘
후추통님 글 늘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일찍좀자자
13/04/21 00:26
수정 아이콘
대단하십니다 좋은글 감사드려요^^
메지션
13/04/21 11:24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Darwin4078
13/04/21 11:50
수정 아이콘
좋은글 완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DivineStarlight
13/04/21 13:23
수정 아이콘
그동안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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