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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3/13 01:56:04
Name 후추통
Subject [일반] 하느님의 나라 ⑧ 묘계
교주 홍수전이 상제교의 창시자이자 교주로, 풍운산은 상제교와 그 상제교인들의 결사단체인 상제회의 관리자였습니다. 광서의 뿌리깊은 토착민과 객가인의 분쟁에서 상제교와 상제회는 객가인가 가까웠고, 우상타파라는 목적으로 토착민의 신선신앙을 척결하려 했습니다. 그러자 토착민들은 상제교와 상제회를 반청조직이라고 청 조정에 신고합니다. 천리교에 의해 궁궐이 침탈당한 계유사변을 겪은 청 조정은 종교단체의 반란에 민감해져 있었습니다. 거기다가 상제교가 혹여 광동이나 상해의 영국을 비롯한 서양 열강들과 결합하는 것 역시 두려워했습니다.

결국 청 조정의 진압작전에 풍운산이 체포당하면서 상제회 조직은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풍운산에 의해 성립되고 발전한 상제회는 그가 없다면 자칫 붕괴될 수도 있었습니다. 거기다가 교주인 홍수전 역시 청 조정에 쫓겨 태이산에 숨어있는 상황. 홍수전은 풍운산이 없는 상제회 조직의 붕괴를 막기 위해 한가지 방책을 짜냅니다.

하범(下犯)이었죠.

상제교는 하느님 인 천부(天父), 예수인 천형(天兄)이 그리고 교주 홍수전은 천부의 둘째아들이자 천형의 동생이라고 가르치고 있었죠. 풍운산이 없는 상황에서 상제교 조직을 존속시키기 위해선 홍수전 이상의 권위가 필요 했습니다. 상제회 조직이 있던 자형산 인근에서는 천부와 천형이 상제교 간부들의 몸에 내려와 발언한다는 신앙이 퍼지기 시작합니다.

이른바 강신 혹은 빙의였는데, 이는 결국 상제교가 기독교와는 다른 완벽한 이단적 교리를 가지는 원인 중 하나로 발전합니다. 그러나 홍수전 입장에서는 이단이든 뭐든 신경쓸 상황도 아니었고, 신경쓸 이유도 없었습니다.

천부하범은 양수청에게, 천형하범은 소조귀라는 간부들에게 내려졌다고 알려집니다. 그리고 관에 체포된 풍운산 대신 양수청과 소조귀를 중심으로 상제교와 상제회 조직이 조정되기 시작하죠.

양수청과 소조귀를 중심으로 한 상제회는 교주 홍수전과 풍운산을 구출하고 청조타도를 기치로 반란을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거기에 도광제가 죽고  함풍제가 즉위한 1850년에는 광서와 광동 지방에서 역병이 유행했고 거기에 도적떼가 일어나기 시작했죠. 청 말의 역사가인 왕안저는 그때를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광서에 기아의 원성이 높았고 도적은 도처에서 봉기해 광원에는 종아복과 종아춘, 유주에는 진아궤와 산저양, 무정에는 유문평과 양아구, 상주에는 구진조가 이끄는 도적이 세력을 떨쳤다. 더구나 진아궤의 세력은 매우 강대하고 활동이 활발했다. 비적이 설치는 지방이 없었는데 크게는 수천에서 적게는 수백의 도적의 무리가 뭉쳐 약탈을 제멋대로 자행했다.

홍수전은 이러한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꾸며가기 시작합니다. 1850년(도광 30년) 5월, 그는 광서,광동의 전염병 유행을 두고 상제교의 교인들 앞에서 이렇게 말하죠.

홍수전 : 이 대재앙은 내가 내린 것이다. 신앙이 굳건한 자는 구함을 받고, 믿지 않으면 병에 걸릴 것이다. 밭이 있어도 경작하는 자가 없을 것이고 집이 있어도 사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믿는 사람은 매일 입을것과 먹을 것이 있고 병마와 재액도 비켜갈 것이다.

아...네..

거기에 양수청 등의 지도부는 홍수전을 진명천자로 조작하기 시작합니다. 홍수전은 하늘의 명을 받아 땅으로 내려와서 세상을 구원한다 말했고 이러한 것을 뒷받침 하기 위해 그들이 타도하려 하던 무속적 신앙까지 모두 동원하기 시작하죠. 홍수전은 상제에게 태평천왕대도군전(太平天王大道君全)으로 봉했고, 인곤이라는 이름을 수전으로 고치게 됩니다. 이러한 상제교의 프로파간다로 인해 상제교의 세력은 점차 객가인 뿐만 아니라 도적과 질병에 시달리던 광서와 광동의 토착민들에게까지 급속도로 퍼져나가기 시작합니다. 거기에 난민들 뿐만 아니라 관군에 의해 패배한 비적세력 역시 상제회로 점차 가입하기 시작했죠. 그리고 1850년 후반, 홍수전과 상제교는 상제회원과 교인들에게 태이산 금전촌으로 모이라는 총소집령을 내립니다. 본격적인 반란의 시작이었습니다.

이러한 소집령에는 교인이나 회원 뿐만 아니라 천지회 등의 반청 성향을 가진 조직들 역시 가담하게 됩니다. 특히 천지회 계열로서 광서에서 큰 세력을 형성하던 나대강이라는 사람이 이끄는 천지회 인원도 끼어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천지회계 조직들은 상제회의 엄격한 규칙과 객가인 주도의 성향에 견디지 못하고 나대강을 제외하고는 상제회 반군에서 이탈하게 되죠. 상제회는 소집된 인원들을 모두 군사조직으로 탈바꿈 시켜 태이산에 고립되었던 홍수전을 비롯한 지도부를 구출하고 파옥을 감행해 풍운산을 꺼내서 금전촌으로 입성합니다. 그리고 1851년(함풍 원년) 1월 21일. 이날은 홍수전의 생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상제회는 대대적으로 반란의 기치를 올리고 새 왕조 건설을 결의하죠. 1850년 후반기부터 1851년 1월 21일의 반란 개시, 이것이 바로 금전촌의 의로운 거사, 금전기의(金田起義)였습니다.

상제교 반란군은 먼저 인근의 대촌현을 공격합니다. 대촌현은 상제교의 협력자 중 하나였던 진아궤의 세력이 미치고 있었는데 진아궤는 대촌현의 현민에게 의해 잡혀 관군에게 사망했습니다. 따라서 여전히 강력한 세력을 형성하던 진아궤의 세력을 흡수하기 위해 진아궤의 복수전을 천명하며 대촌현을 공격했고, 과거 잔아궤의 부하들인 도적단은 수천의 세력을 규합해 상제교 반군에 합류합니다. 대촌현은 함락되었지만 엄격한 상제교 반군의 군율에 도적의 두목들 중 일부가 참형을 당하는 일도 벌어지게 됩니다.

본격적으로 반란이 시작된 1851년 3월 홍수전은 천왕(天王)에 오릅니다. 그리고 이 반란을 진압하려는 청군과 본격적으로 맞서 싸우기 시작하죠. 그리고 그들은 점차 북상해 10월, 영안(永安-우리가 잘아는 백제성 지역입니다.)으로 나아가 영안 인근의 산성을 점령합니다. 홍수전은 영안을 점령하자 태평천국이라고 국호를 정하고 국가체계를 제대로 갖추게 되죠. 그리고 휘하의 지도자 중 양수청을 동왕, 소조귀를 서왕, 풍운산을 남왕, 위창휘를 북왕, 석달개를 익왕, 홍대전을 천덕왕으로 봉하고 난 뒤, 국가조직을 갖춥니다. 상제교의 반란군이 태평천국이라는 국가로 발전했고, 그들은 당연하게 청조 붕괴와 멸망을 목표로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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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 ne sais quoi
13/03/13 08:36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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