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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2/22 19:54:16
Name 후추통
Subject [일반] 하느님의 나라 ① 야수들의 희생제
하늘나라 수도를 둘러싸고 있던 굳건한 성벽. 폭음과 함께 무너지고 있었다. 그리고 무너진 성벽 틈으로 굶주린 야수들이 들이닥쳤다. 야수들은 그 야성을 그대로 드러냈다. 야수들은 닥치는 대로 불을 질러 어두워지는 하늘 아래에서는 수십줄기의 연기가 솟아 서로 뭉쳐 흩어지지 않았고, 그 아래 땅은 화산과 같았으며 땅은 홍염으로 붉어져 있었다. 야수들은 보이는 곳은 불을 질렀고 그곳이 크던 작던 무조건 불을 질렀다.

야수들은 피에 대한 굶주림을 드러냈다. 야수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은 당연히 야수들에게 죽었고, 싸우지 않고 숨어있던 자들도 찾아내 죽였다. 야수들은 사람들의 집에 들어가 값나가는 물건을 빼앗았고, 분묘마저 파내 그 안에 부장품마저 꺼냈고, 심지어는 집마저 부숴 그 안의 목재마저도 강탈했다. 늙은 야수이건 젊은 야수이건, 다친 야수이건, 멀쩡한 야수이건 야수들은 패를 지어 몰려들었고 빼앗은 것은 등에 지고 어깨에 메고 허리에 찼으며, 야수들의 우두머리들은 부하들이 빼앗은 것을 사들이거나 부하 야수들의 것을 거두어들였다.

야수들은 성 안에 있는 젊은 여자들을 색욕에 찬 눈으로 찾아다녔고, 늙은 여자들은 무자비하게 난도질 당했고 젊은 여자들은 집이건 대로변이건 성벽이건 간에 붙잡히는 대로 강간당하고 간음당했다. 강간당하는 여인들의 통곡소리와 울음소리는 성을 가득채웠고, 윤간당한 여인들은 야수들 손에 붙잡혀 강변이나 바닷가로 끌려가 야수들이 빼앗은 재물과 함께 먼 곳으로 가 여러군데로 팔려갔다. 딸이나 며느리를 구하려 한 노인들, 어머니와 떨어지지 않으려는 아이들은 야수들에게 아무렇지 않게 죽음을 당했다.

성 안에 가득찼던 불과 연기는 일주일이 넘어서 큰 비가 내리고 나서야 꺼졌고, 성 안의 가옥이건 고풍스러운 건물들이건 간에 모두 불에 타 있었다. 그러나 야수들이 자신들의 야만성을 채우기 위해 사람을 죽이고 성안에 여인들을 간음하고 재물을 강탈하는 것은 10여일이 지나도 계속되었다.

성 안의 병사들은 이미 죽었고, 도망가지 못한 자들은 야수들의 이빨과 발톱을 피할수가 없었다. 야수들은 노인이건 어린아이건 가리지 않았다.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2,3살의 유아들까지도 야수들은 그들의 야성성을 채우기 위해 죽어나갔다. 마흔살이 되지 않은 여인들은 죽거나 윤간당한 후 끌려갔다. 성안은 불탄 흔적과 시체썩는 냄새로 채워졌다.





야수들의 지도자는 증국번과 그 아우 증국전이었다. 증국번과 증국전은 수하 장수들과 상군 병사들의 야수와 같은 행동을 저지하지않았다. 오히려 가담하기도 했다. 증국전은 자신의 학살을 인정했지만 여전히 제지 않았다. 증국번은 자신의 전공을 부풀려 여기서 살해당한 수만의 사람들을 역적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 수만의 사람들은 그들이 무슨 죄를 지었는지도 모른채 죽임을 당했다.

도대체 그들이 야수들에게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런 지옥을 받아들여야 했는지는 어느 누구도 말하지 않았다. 아니 말할 생각도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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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털티라노
13/02/22 20:01
수정 아이콘
태평천국의 난은 청의 운명을 위협하는 말그대로 목숨줄이 오고가는 대란
발본색원을 넘어 재발을 막기위해서라도 본보기는 필요
증국번에 대한 평가는 약간의 논란만 있지
전체적으로 훌륭한 인물이라는 쪽으로 기우는게 중국쪽 분위기로 압니다.
후추통
13/02/22 20:04
수정 아이콘
이에 관해서는 이후로 계속 언급이 될거에요. 사실 상군의 대다수 구성원 문제떄문이기도 했지만요.
취한 나비
13/02/22 20:16
수정 아이콘
전혀 몰랐던 이야기인데 소설의 한 페이지를 본 것 같이 흥미롭네요. 잘 읽었습니다.
펠릭스
13/02/24 02:55
수정 아이콘
사실 그 본질이라는 면에서 태평천국이 황건란과 크게 달라 보이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 이후에 벌어지는 역사는 치란의 중국사가 아닌 세계사가 놓여 있다는 점이 차이점이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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