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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2/24 22:47:46
Name 후추통
Subject [일반] 하느님의 나라 ② 온탕과 냉탕
청은 명을 이은 왕조였죠. 그렇지만 청이 명을 멸망시킨 것이 아니었고, 명이 압도적으로 청에게 밀린 상황도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아는 것처럼 동아시아 7년 전쟁에 휘말리고, 명 F4라 불린 4대 암군의 활약으로 명이 완벽하게 아작난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이자성 군은 화북을 장악하고 1644년 1월, 장안에서 대순국이라는 나를 세우고 황제가 된 이자성은 3월 17일 북경을 함락시킵니다. 명의 숭정제는 자금성 북쪽의 현재 경산공원에 목을 매 자살하죠. 이 기회를 틈탄 청은 숭정제의 복수를 하고 중원을 평안케 한다는 구실을 들어 북경으로 진격하죠. 뭐 자세한 사항은 나중에 이야기 할테구요.

중원을 지배한 마지막 정복왕조 청(淸). 그러나 그들은 한족이 주 구성원인 왕조가 아니었고, 만주지방에서 살던 만주족이 주축이 되어 몽고 등의 이민족들을 만주족으로 흡수한 국가였습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그들보다 문화 여건이 나았고, 우월감을 가진 한족은 청과 만주족에 반발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거기다 그들의 인구 수준은 압도적인 한족에 비하면 좁쌀에 불과했죠. 청은 이러한 한족들을 지배하기 위해 강온 양면책을 씁니다. 특히나 이런 강경책에 많이 피해를 입은 지역은 그 전부터 이민족과 접촉이 많았던 화북, 강북지역보다 북방 이민족과의 접촉이 적었던 강남 지역이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특히나 강남의 남경 지역은 남명(南明)이라는 명의 잔존정권이 남아있었던 덕분에 이러한 반청 의식은 강력한 상황이었습니다.

청은 양주(楊州)나 소주(蘇州)같은 남명의 주요 지역이 제압한 후, 청에 항거하는 한족 주민들을 수십만 단위로 학살했고, 청이 강요한 변발에 반발감이 심했던 지역 역시 이 지역을 중심으로 한 강남 지방이었기 때문에 청은 강남 지역에 대해선 강경적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반청 저항을 제압한 이후에 청은 한족에 융화 및 온건정책으로 그들을 청의 백성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합니다. 강희제는 6번의 강남 순행을 단행하면서 그 규모를 줄여 재정 부담을 줄임과 동시에 반청 감정이 남아있던 강남을 자극하지 않았고, 팔기군 아래의 녹영 중 한족 장군들을 황제의 근위군이나 팔기군에 합류시키는 방식도 씁니다. 옹정제 역시도 일 중독일 정도로 내치에 관심을 기울이고 부정부패를 척결한 이유 역시 피지배 한족의 반란을 우려해서 였고, 강희제 역시도 군사부문에 있어서 악비의 후손으로 알려진 한족 장군 악종기 등을 중용하는 등 한족을 포용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포용정책 중에서도 청은 여전히 한족에 대한 강경책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1659년 정성공과 협력했던 남명을 버마로 밀어냈고, 남명의 마지막 황제인 소종 주유랑은 오삼계에게 넘겨졌다 사망하죠. 거기다 순치제는 남명이 망한 이후 전국에 변발령을 내립니다. 그리고 강남 지역이 크게 반발하자 이들을 국법을 어긴 범법자가 아닌 반역자로 규정해 죽입니다.

강희제 역시 강남 한족 출신의 학자들을 모아 명의 역사인 명사(明史)를 저술하게 하면서 명의 황제를 경박하게 비난하는 학자들에게 주의를 줄 정도였지만, 대명세라는 한족 학자가 자신의 저서에서 명의 연호를 썼다는 이유로 반역으로 간주해 삼족을 모두 잡아 죽였죠. 거기다가 오삼계를 비롯한 한족 공신인 오삼계, 상지신, 경정충이 일으킨 삼번의 반란 역시 일어났습니다.

옹정제의 경우도 이러한 한족에 대한 강경책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과거를 관리하던 사사정이라는 사람이 시제에서 낸 유민소지(維民所止-오직 백성을 평안이 함)이라는 시제를 두고 백성을 빌미로 삼아 옹정(雍正)의 윗 변을 뺀 유(維)자와 지(止)자를 택한 것은 옹정제의 머리를 잘라냈다고 트집을 잡아 사사정과 그 구족을 몽땅 죽이는 등의 문자의 옥을 단행하죠.

건륭제 역시도 사고전서라는 백과사전 사업을 완료하면서 전국의 책을 검열, 그중 청에 비판적인 서적을 폐기하기에 이릅니다. 거기다 말년에는 측근 허션(和珅)의 부정축재와 건륭제 자신이 십전노인(十全老人)을 자처하면서 벌인 대외 원정과 건륭제 자신의 재산 축재, 그리고 대단위의 강남 순행을 하면서 재정을 파탄냈고 그 재정파탄을 위해 관리들 뿐 아니라 상인 등에게서 재물을 뜯어내기에 이릅니다. 거기다 순행에서 운하와 양자강 인근의 백성들에게 비용을 징수해 이것을 피해 백성들이 타 지역으로 이주하고, 말년에는 금 불상을 모으는 취미마저 가지게 되죠.

황위를 이어받은 가경제는 많은 부정 축재를 한 허션을 체포하고 그 재산을 몰수합니다. 허션의 부정축재는 만주-몽골 귀족 뿐만 아닌 지방 관료와 향신층의 축재와 사치를 방조해 청의 재정 악화를 가져왔고, 가경제 자신마저도 허션에게서 몰수한 재산을 국가 재정에 합치지 않고 자신의 사금고인 내탕고에 집어 넣었습니다. 허션을 잡아죽였지만 재정 악화는 여전했고, 당연한 수순으로 일반 백성들에 대한, 특히 농민들에 대한 강압적인 착취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관중과 하북성에서는 농민들이 거주지를 이탈해 내몽골이나 한족들에게 금지로 지정되어 거주가 금지되어 있던 만주지역으로 이주하게 됩니다. 그러나 여전히 백성들에 대한 강압적인 수탈은 여전했고 오히려 그 도가 심해집니다. 이에 시달린 농민들은 드디어 실력행사를 시작하게 됩니다.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같으니 이참에 만주족 야만인들을 죽이고 죽겠다는 의미였겠죠. 거기다 가경연간에는 안그래도 자주 발생한 이슬람교도들의 반란과 사천성의 소수민족들의 봉기가 더더욱 격화되어 가죠.

한족 입장에서는 오랑캐와 같은 만주족의 머리 형식인 변발을 강요하고, 글 한자 잘못 썼다고, 그리고 세금을 바치지 않는다고 반역자로 몰아 죽이는 청의 행태에 대해서 큰 반발감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한족은 체계화된 조직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비교적 그 제약이 덜한 종교단체들이 이러한 한족의 사이로 스며들게 됩니다. 호북, 산서, 사천성의 3성 일대는 토지 생산력에 비해 무거운 세금 부담을 지고 있었고, 많은 인구 이주가 이루어 져 있었기 때문에 청에 대한 반발감이 극심한 지역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토지를 떠난 유랑노동자들 역시도 광산업과 목재 제조업이 중심이 된 이 지역에 이주하자, 백련교는 이 지역에 급속도로 침투하게 되죠.

다음편에는 백련교 등을 살펴보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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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2/24 23:04
수정 아이콘
다음편엔 무협지에서 흔히 등장하는 마교의 등장이군요.
담배피는씨
13/02/25 10:47
수정 아이콘
무협지에서 익숙한 이름들... 근데 대항해시대에 나오는 정성공의 활은 생각보다 오래된 유물이 아니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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