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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3/18 22:05:54
Name 후추통
Subject [일반] 하느님의 나라 ⑩ 태평천국
발빠르게 대응한 강충원의 향용군과 호남 지역의 관군에 태평군은 주요 지휘관인 남왕 풍운산과 서왕 소조귀가 전사합니다. 이 두사람은 광주로 나아가는 주요 통로 중 하나인 장사 공략에 나선 상황이었습니다. 장사가 태평군 손에 떨어진다면 태평군의 주요 거점인 광서 지역과의 통로가 연결되는 것이었고, 이랬을 경우 강동 전 지역이 태평군 손에 넘어갈 상황이었기 때문에, 강충원과 포기표는 전력을 다해 장사를 지켜냈죠. 진압군을 이끌고 있던 새상아를 비롯한 청군 지휘부가 우물쭈물 하는 사이 강충원을 비롯한 향용, 그리고 각 지역을 지키는 지방군은 태평군의 공세를 막아내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지휘부의 미적지근한 태도에 격노한 조정은 새상아를 비롯한 지휘부를 파면, 교체합니다.

풍운산과 소조귀의 전사소식을 들은 홍수전은 직접 군을 이끌고 장사 공략전에 나섭니다. 침주에 주둔중이던 태평군 전력 전체를 이끌고 장사 공격에 직접 나선것이죠. 이미 많은 지원군이 도달해 있던 장사성을 직접 공격하는 것을 무리라고 판단한 홍수전은 성벽 밑까지 땅굴을 파고 화약을 폭발시켜 공격하는 방식을 비롯한 갖은 방법을 사용하지만 장사의 청군은 태평군을 막아내는데 성공합니다. 2개월에 이르는 장사 공략에 어떠한 성과도 얻지 못한 홍수전은 군을 퇴각시킵니다. 청의 지원군이 속속 장사 인근으로 모이고 있었던데다가 더이상 성을 공격해도 실패했을 경우 군의 사기가 급전직하로 떨어지면 안되기 때문이었죠. 10월 19일 태평군은 장사의 포위를 풀고 서진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퇴각하기 보다는 장사를 포기하고 동진할 새로운 통로를 찾기 위함이었죠.

태평군은 일단 19일 포위를 푼 뒤 장강을 건너 영향과 익양을 점령하고, 임빈구와 상음의 청군을 격파한 뒤 동정호를 건넙니다. 동정호 인근의 악주를 지키고 있던 문무관제독 박륵공이라는 자는 태평군을 두려워해 성과 무기를 모두 버리고 도망가버립니다. 악주성에는 많은 군수물자와 함선이 보관되어 있었는데 박륵공은 도망치더라도 이 군수물자와 함선을 파괴하고 도망쳤어야 했지만 목숨을 지키기 위해 이 물자를 그냥 버려두고 도망가는 바람에 태평군은 이 군수물자를 차지해 세력을 확충하죠. 이 물자를 손에 넣은 태평군은 강을 따라 진격하면서 각 지역의 방어거점을 손에 넣습니다. 12월 태평군은 무창을 공격하면서 그곳의 방어거점인 한구를 불태워버리고 무창을 포위합니다. 무창에 있던 순무 대형덕은 겨우 수백 병력으로 겨우 버티지만 4일만에 성이 함락되고 순무 이하 전 병력이 전사합니다. 전력을 수습한 태평군은 1853년(함풍 3년) 정월, 그간 모았던 병력과 군수물자, 그들 아래에 있던 백성 50만을 싣고 무창에서 구강과 안경으로 나아갑니다. 이러한 홍수전 본대의 진격에 석달개와 나대강, 이개방, 임봉상도 본대를 지원해 나가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파죽지세의 태평군의 기세는 구강과 안경의 청군마저 막을 수 없었고 26일에 역공을 가해온 진승원이 이끄는 청 수군을 모조리 침몰시키고 남경으로 진격하기 시작합니다. 그들이 거느린 백성들까지 합해 백수십만의 세력을 자랑하는 태평군은 2월 8일 태평군 본대가 남경에 도착하는 것을 기점으로 남경성의 의봉문을 공격하는 것으로 남경 공략을 시작합니다. 남경을 지키던 복주홍아는 혈전을 벌여 성을 지키고 있었지만 10일 장군 후상이 싸우다 전사하는 등 지휘부가 전사하면서 남경은 함락됩니다. 그리고 남경 안에 있던 청의 관리와 청군을 따르며 수성전에 참여한 백성들에 대한(아무래도 이들은 만주인들인듯 합니다. 기록에 따르면 복주홍아는 만주의 팔기주방군과 함께 싸웠다는데 이때 이들의 가족들도 남경에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학살로 4만여명이 희생되었다고 합니다.

남경의 함락. 남경은 명이 처음 도읍으로 잡았던 곳이고 홍무제 주원장의 근거지이기도 했습니다. 남경의 함락은 반청을 공공연히 내세우고 있던 태평천국에게 명의 뒤를 이은 한족의 국가라는 명분을 강화해주는 사건이기도 했습니다. 거기에 청은 중원을 차지하고 난 후 이 지역의 한족들에 대한 대대적 탄압을 벌인데다, 청이 영국에게 대패한 이후 곡창 지역인 강남 지역에 대한 수탈의 강화, 영국제품의 수입으로 인한 중국 내 수공업자들의 상태 악화, 무역수지 역전 현상에 추가로 이어진 광서,광동, 광주의 전염병 만연에다 이 지역에서의 영국을 비롯한 외국인들의 활동이 활발해짐에 따라서 청에 대한 반감이 극렬히 높아지고 있었죠. 따라서 이 지역은 기존에 반청성향을 지녔던 백련교나 천리교, 천지회계 뿐만 아니라 농민들이 주도적이었던 항조항량 세력들도 태평군에 호응하면서 일부 지역을 제외한 강남 전 지역은 태평천국 세력권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실제로 봉기 당시 3천에 불과했던 태평군은 진격하면서 반청세력들을 휘하에 넣어 남경 점령 당시에는 세력이 무려 백만으로 급격하게 불어난 상황이었습니다. 홍수전을 비롯한 태평천국의 지도부급 인사들은 대부분 객가인들이었고, 이 객가인들은 토착민과 원주민들의 천대를 받으면서 객가인들이 주가 되었던 상제회를 중심으로 뭉쳐 태평천국의 주도세력으로 성장하게 되죠. 객가인 중심의 태평천국에 지방권력에서 밀려난 일부의 토착지주, 호족들과 역시 토착민과 청 조정과 갈등을 빚고 있었던 묘족 등의 소수민족들이 태평천국에 가담하면서 태평천국의 세력은 점차 불어나기 시작했죠. 이러한 세력들이 합류하면서 향용 중 최강군이라는 증국번의 상군 역시 초기에는 태평군에게 연전연패하죠.

남경을 함락한 홍수전은 남경을 천경(天京), 즉 하늘나라의 수도로 개창하고 태평천국의 이념을 설파하고 제대로 된 국가를 구성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태평천국의 용장인 나대강, 임봉상, 이개방, 증입창 등을 보내 진강과 양주를 함락하게 해 남경 이남의 청군이 장강 북쪽의 청군과 연계하지 못하도록 허리를 끊어버리고 이들을 섬멸하기 시작합니다.

홍수전이 말하는 지상의 천국, 태평천국이 세워진 것입니다.

뱀발1. 구직활동 때문에 글을 올리는게 들쭉날쭉 하네요...안그래도 재미없는 글인데 들쭉날쭐 하니 죄송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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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3/18 22:49
수정 아이콘
재미없다뇨!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중국사를 겉핥기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Je ne sais quoi
13/03/19 00:24
수정 아이콘
잘 읽고 있습니다. 구직중이니 바쁘실텐데 좋은 글 감사해요.
메지션
13/03/19 13:28
수정 아이콘
늘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중국 지도가 눈에 보이면서 태평천국이 점점 세력을 확대하는 모습이 흥미진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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