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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3/26 13:53:59
Name 후추통
Subject [일반] 하느님의 나라 ⑪ 실낙원
취직하기 너무 어렵네요...후우....

아 딸바보 등극하신 때보아빠님 축하드립니다. 아기들을 꽤 좋아하는(..이상한 쪽 아닙니다...) 저로서는 부러울 따름이네요...

최근 개인적으로 많이 힘들어서 연재 주기 파괴에 스킵에...죄송할 따름입니다.

홍수전은 남경을 천경(天京)이라고 바꾸고 태평천국 건국을 선포합니다. 동시에 남경의 양강총독과 만주군인 2만이 태평군에게 학살당하죠. 기록에는 4만여명이 학살당했다는 것이 나온 것을 보아 이때 만주군인들의 가족들까지 학살된 모양입니다. 결국 태평천국은 청을 멸망시키겠다는 것을 완벽하게 선포한 것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홍수전은 1853년에 자신이 반포한 천조천무제도를 태평천국 전역에 확산시킵니다. 천조천무제는 사유재산을 비롯한 사유제도의 원칙적 부정, 토지 평분 원칙, 상향적 향촌조직, 종교와 생활조직의 일체화, 병농일치제, 공양원칙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천경 선포 이후 반포한 백성조례에는 사유제를 부정하였습니다만, 백성조례의 원본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던데다 1854년 영국 출신인 메드허스트를 만난 동왕 양수청이 "田産을 均耕한다는 것은 맞다(농토와 생산시설을 공동운영한다)"라고 했지만 현실적으로는 이것이 불가능했습니다.

토지 평분은 15세 이상의 남녀가 균등하게 토지를 가지고 좋은 토지든 나쁜 토지든 함께 가진다는 것이었습니다. 태평천국의 주도 세력인 객가인들이 토지 문제로 토착민이나 원주민 뿐만 아니라 객가인들끼리도 반목한 전례가 있었던 만큼 토지 문제는 원론적인 균분경작을 원칙으로 한 것이었습니다.

상향적 향촌조직은 25가를 양사마라는 군 지휘관이 지휘하는 것에서 시작해 선거를 통해 1개 군(軍)을 이루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중앙의 수토관(守土官)이라는 지휘관 겸 지방관은 태평천국 조정에서 임명하지만 이를 제외한 향관은 아래의 선거를 통해 뽑힌 사람이 이들을 관리하는 성격이었습니다. 25가 역시도 사회조직과 신앙조직으로서 향촌 조직이었는데, 25가마다 예배당을 1개 소씩 두어 양사마가 지휘관이자 향관, 성직자로서 주일마다 예배를 집전하고 재판권까지 행사했습니다. 거기에 병농일체는 결혼과 장례등의 경조사에 드는 비용을 국가에서 지급하게 되죠.

이러한 태평천국의 천무천조제는 대토지를 보유한 지주를 억압하고 농민을 보호하는 성향이 강했기 때문에 농민에게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그렇다고 태평천국이 지주들을 무차별로 찍어누른 것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지주의 재산을 몰수하거나 병력을 동원해 강제로 소작료를 내리라고 압박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토지를 소유한 지주들에게 기부금을 내게하고 토지의 소유권을 인정하는 전빙이라는 토지문서를 발급해 소유를 인정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천무천조제도는 현실적으로 한계에 부딪히게 됩니다. 태평천국이 청과의 전면전쟁상태라 함부로 실시할 상황이 되지 못했고, 실제로 시행하는 태평천국 고위관료들이 정책경험이 전무했다는 상황은 천조천무제에 대한 전면 시행은 하지 못하게 됩니다. 거기에 일관성마저도 없었습니다.

절대평등을 표방하는 천조천무제도였지만 범죄자를 농민으로 강등시키는 조항으로 인해 농민은 하층부류로 분리되어 있었고, 십계명을 변형한 십관천조는 빈궁과 부귀는 모두 황상제가 정해준 것이다라는 항목이 있고, 또한 원도구세가라는 태평천국이 퍼뜨린 노래에는 빈부는 하늘이 정한 것이며 부귀는 하늘에 달려있고 생사는 명이다라고 한 구절 역시 존재해 빈부차이를 전제로 한 내용도 존재했습니다. 남녀 평등을 이야기하면서 삼종지도를 강조했으며 홍수전 역시 천왕에 오르면서 60여명의 후궁을 지명하는 등의 이율배반적인 면도 보이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토지 균분을 원칙으로 하면서도 분배에 대한 상세한 원칙도 존재하지 않았고 환수 규정 역시 존재하지 않았으며 토지의 비옥도를 측정할 방법이나 흉풍시 토지 재분배에 대한 조항도 없었습니다. 거기에 태평천국의 중심지역인 장강 하류는 무역과 상업을 통한 상품경제가 오래전부터 발전해오다가 아편전쟁 이후로 그 상황이 더더욱 강화되던 상태라 천조천무제도가 당장 발휘되기 어려운 지역이었습니다. 결국 현실적 상황에서 태평천국은 토지 소유자에게 전량(세금)을 징수하는 조구교량제를 시행하게 됩니다.

거기다 태평천국 지도부들 특히 홍수전을 비롯한 그 천왕 일가가 거느린 후궁의 문제는 후에 큰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초기 태평군은 군사적 목적으로 여성들의 사회참여를 적극 환영했습니다. 계평현 붕애산의 상제회는 양운교를 필두로 한 부녀자 군이 존재했고, 홍수전은 군 내의 여성을 간음했을 경우 자신의 처를 간음한 것이라 여겨 처벌하겠다는 포고령을 내리기도 합니다. 이러한 태평군이 여성에 대한 우대(지금은 우대는 아니지만 당시에는 상당한 우대책이었죠)에 태평군내에는 부녀자 부대가 많이 존재했고, 태평군 내에도 남성과 여성의 직위는 똑같았습니다. 특히 소삼랑이라는 태평군 여장군은 여군을 이끌고 선봉에 서서 진강성을 점령하기도 했습니다.

홍수전은 남경 함락을 앞둔 상황에 본진인 무호에서 갑자기 남녀의 엄격한 구분을 명하는 조서를 내리고 여성의 군 참여와 사회 참여를 엄금하고 네가지 처벌규정을 두어 이 법규를 어길 경우 바로 참하도록 하여 부녀들을 격리하게 됩니다. 그리고 남경 함락 이후 홍수전 자신 측근 여자들을 모두 수건으로 얼굴을 가리게 했고, 천왕부에 들어온 여성들은 외부와 단절시켜버렸죠.

이러한 홍수전의 엽색행각은 이미 상제회 시절부터 있었는데 금전기의 당시 처를 15명이나 두고 있었던 데다, 영안 공략에는 36명의 여성을 비로 두었으며 도주 공략전에는 현지 교도들이 헌납한 4명의 미녀들도 받아들였고, 남경을 점령하자 마자 민간 여성들 중 60명을 가려뽑아 후궁으로 만듭니다.

강남춘몽필기라는 책에는 홍수전의 여성편력에 대해 왕후 밑에 16개 등급으로 나뉜 후궁 208명, 24명의 왕비에게는 서로 거느린 후궁이 7개 등급으로 나뉜 960명으로서 홍수전의 수청을 들고 있었고, 천왕부에는 내시 없이 여성관리를 두어 천왕부의 잡무를 맡게 해 2품관 60명이 각기 부하로 20여명을 거느리게 해 천왕부의 여성은 총 2300명이 넘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천왕부에는 남성이 홍수전 1인이었다는 점이죠.  강남춘몽필기는 태평천국 멸망 이후 간행된 책이기 때문에 신빙성에 의문이 듭니다.

그런데 홍수전의 아들이자 2대 천왕인 유천왕 홍천귀복은 체포되고 진술서를 쓸때 홍수전에게는 88명의 비를 두었고 홍천귀복이 9살일때 4명의 부인을 내려주었다는 것을 보면 홍수전의 천왕부에 상당한 숫자의 여성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태평천국은 대외적 관계에서는 외국 열강에 대해서 양형제, 즉 외국의 형제라고 말하며 평등한 외교관계 수립하겠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외국인의 출입이 자유로웠고 통상이 허용되었고 선교사의 선교 뿐만 아니라 외국인까지 고용하게 됩니다. 실제로 여기에 태평군에 복무하던 영국인도 존재했죠.

금전기의부터 시작해 1853~4년동안 영국, 프랑스, 미국의 군인이나 외교관은 북왕 위창휘, 익왕 석달개와 접촉하기도 했지만 국가적 스텐스는 중립적이었습니다. 당시 영국과 프랑스는 크림전쟁으로 전면전쟁이었던 상황이었던데다, 57~59년에는 영국은 세포이 항쟁으로 이들에 대한 직접적 대응을 할 상황이 되지 못했습니다. 거기에 중립입장을 표방함으로서 태평천국과 외국 열강의 연결을 우려하는 청 조정을 압박해 조약을 열강에 유리한 방향으로 수정하자는 의도도 존재했습니다.

거기에 태평천국의 병크도 존재했는데 평등한 외교관계를 이야기했지만 동왕 양수청이 홍콩 총독에게 천왕은 각 지역의 진정한 지배자라고 말하며 천왕의 명령을 받들라고 하고 외국인의 방문을 내조, 혹은 입조라 표현했습니다. 당연히 외국 입장에서는 받아들일수 없는 일이었죠. 하지만 외국 입장에서 태평천국을 경원시 한 이유는 다름아닌 아편무역이었습니다. 아편을 겉으로 엄금하던 태평천국보다는 청이 더 나았고, 이전의 조약으로 인한 배상금 문제를 태평천국이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외국 열강들은 태평천국과의 관계를 청산해버립니다. 겉으로는 태평천국의 이단성을 이유로 들면서요.

1853년 천경 바깥의 효릉위에 향영이 이끄는 청군이 강남대영을 세우고 기선과 승보가 이끄는 청군이 양주성 바깥에서 강북대영을 만들어 남북으로 천경을 협공하려 합니다. 그러나 태평천국은 나대강을 진강으로, 이개방과 임봉상을 양주로 보내 이들과 맞섭니다. 이때 투입된 태평천국군은 10만에 달했습니다. 이에 맞선 청군은 팔기녹영의 가용병력 100만 중 20만을 강남북 대영에 편성해 태평군과 맞서게 합니다. 거기에 1852년에 증국번이 이끈 상영(상군) 중 1천 여명은 부장 나택남의 지휘를 받아 1853년 7월에 남창현에서 태평군과 맞서죠.
이개방과 임봉상은 천경에서 온 증원군 2만과 합류해 북진을 시작합니다. 이 병력은 남경의 대안 포구에서 진격을 시작했고 광서지역의 객가인과 호남의 정병들로 이루어진 태평천국군의 최정예 군단이었습니다. 또한 석달개는 자신의 부하인 호이황과 뇌환영을 주장으로 삼아 서정군을 편성해 상류의 안경, 구강, 무창 인근의 청군을 격파하고 안휘와 강서 지역을 탈환하려고 합니다.

이개방과 임봉상이 이끄는 북벌군은 청군을 격파하고 나대강과 합류해 북벌군 본진이 천진까지 이르게 됩니다. 또한 서정군 역시 증국번의 상군 본대를 압살하면서 호남과 강서, 안휘 지역에 영향력을 발휘하죠.

그러나 1855년 북벌군이 승거린친이 이끄는 청군에게 패하고 임봉상, 이개방은 청군에게 잡혔다가 죽임을 당하고 부장인 길문원이 전사하는 등 북진했던 병력들이 직예와 산동에서 모두 공중분해 되버립니다. 이 북진군은 청의 공격에 끝까지 저항했기 때문에 승거린친은 이들을 보고 감탄했다고 합니다. 어쨌든 북진군은 직예성 천진까지 밀어붙이는 통에 청 조정에서는 이들을 보고 피난 계획까지 짜야했을 정도였습니다. 서정군 역시 세력을 회복한 증국번의 상군에게 격파당하고 겨우겨우 목숨만 건져 돌아가죠.

정예군으로서 청군을 벌벌 떨게 만들었던 태평군이 약화되었던 것은 다름아닌 내분때문이었습니다.

국가멸망테크 중 하나인 지도층 내분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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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식성육식동물
13/03/26 16:28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처하신 상황에 조급한 마음이 드시겠지만 조금 여유를 갖고 힘내십시오!
MC_윤선생
13/03/27 05:39
수정 아이콘
으ᆢ고생스러우신 와중에도 늘 좋은 글 감사합니다!
Je ne sais quoi
13/03/27 08:46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그리고 힘 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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