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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4/15 00:18:16
Name 후추통
Subject [일반] 하느님의 나라 (16) 결전 전야
    남경 조약 전까지는 상해는 강소성 송강현의 일개 현 중심지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남경 조약에 의해 개항장이 되면서 발전이 시작되어 태평천국이 일어나던 1850년대 말경에는 기존의 교역항으로서의 역할 만이 아닌 외교 기능마저 광저우를 능가하기 시작했죠.

1860년 청은 화춘과 장국량 대장으로 하는 20만이 넘는 병력을 절강성 항주를 거쳐 남경으로 진격, 남경을 포위합니다. 화춘을 중심으로 한 병력은 강북대영을 편성하고 장국량을 부장으로 보내 남경을 완전포위합니다. 남경의 식량사정은 상당부분 좋지 않았던데다 안그래도 내부 분열로 인해 상당부분 전투력이 많이 떨어진 상황이었습니다. 충왕 이수성은 경계가 풀어져 있던 청군의 진영을 빠져나가 항주를 공격하고 시왕 이현세는 호주를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3일의 공성전으로 항주를 점령한 이수성은 항주성에 불을 지릅니다. 항주성은 강남북대영의 군량을 저장하고 있던 곳이라 이곳에서 불길이 오르자 화춘은 그대로 성을 공격하고 장국량은 10만의 군사를 이끌고 항주성을 탈환하려 달려갑니다. 후방 보급로가 공격받고, 10만의 병력이 빠져나가자 청군은 혼란해지기 시작했고 내부에 있던 진옥성과 홍인간은 남경 내의 군사를 이끌고 나가 이들을 후방에서 공격합니다. 이수성과 이세현은 이미 이 지역을 점령하고 파괴한 뒤 남경으로 진격해왔고 허둥지둥 달려오던 강북대영의 군대는 이수성과 이세현의 군대에게 협공을 당해 전멸하고 강남대영의 병력은 뒤를 쫓던 태평군 본대에게 괴멸당합니다. 결국 화춘과 장국량은 난전중 자결하죠. 남경 포위전에 나섰던 강남북대영의 청군 녹영은 이 한 싸움으로 전부 몰락해버립니다.

강남북대영의 붕괴는 청의 하남 정규군 조직의 소멸을 의미했습니다. 강남북대영이 붕괴되고 화춘과 장국량이 자결한 뒤 이 지역의 청 정규군은 없다시피 했죠. 이는 두가지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청 조정은 한족 출신 신사들이 중심이 된 한족 단련들을 억제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나 이러한 단련 조직을 이용해 군사조직화 하던 증국번의 상군을 억제하려 함이었죠. 거기에 상군조직을 견제하기 위해서 양자강 하류를 장악한 하계청을 양강총독으로 보냈고 하계청은 강남대영을 장악하고 심복들을 강남대영에 포진시킵니다. 양강총독으로서 강서지역을 다스리던 하계청은 증국번 뿐만 아니라 호림익과 대립하고 있었고 양계청은 자기 파벌인 연납 출신의 왕유영을 절강순무로 보내죠. 양계청은 강남대영에 군사력을 의존하고 있었고 이는 청 조정의 견제 아래 있던 상군의 증국번, 호림익과는 다르게 겉으로는 어떠한 군사조직을 가지지 않고 강남대영을 자금 지원하는 것 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대다수의 심복들을 포진시켜 강남대영을 장악했습니다. 그러나 강남대영이 붕괴되자 양계청은 독립적 군사조직을 가진 증국번이나 호림익에게 정치적으로나 군사적으로 심각하게 밀리게 되죠. 1861년 항주가 이수성에게 넘어가자 왕유령은 자살합니다. 궁지에 몰린 하계청은 임시로 설치된 상주를 버리고 소주로 도망치려다가 강소순무가 이를 거부하고 되돌아가라고 요구하자 이 요구를 묵살하고 상해로 도망가버립니다. 이는 탈영죄였습니다.

하계청은 1860년 영프 연합군과 청국간에 화평을 중재하고 영프연합군을 태평천국과의 전쟁에 끌어들여 태평천국을 멸망시키려 합니다. 2차 아편전쟁을 종전시키고 태평천국을 멸망시킴으로서 양강총독으로서의 실지 회복과 함께 여전히 조정에 견제를 받고 있던 증국번과 회군이 이 일에 끼어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었죠. 그러나 영프연합군은 이미 청군에게 뒤통수를 맞은 경험이 있는지라 이러한 하계청의 중재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텐진과 베이징으로 진격합니다. 거기에 하계청이 상하이로 도망간 이후 빈 양강총독 자리는 그렇게도 양계청과 정적관계였던 증국번이 보임하게 되죠. 이는 청 조정이 상군의 존재를 정식으로 인정하는 것이었습니다. 양계청은 이후 이 탈주의 책임을 물어 처형당합니다.

증국번은 상군을 조직한 이후 재편성하면서 상해 지역의 인사들 역시 상군으로 끌어들입니다. 이때 합류한 사람은 나중에 회군을 창설한 이홍장, 진옥성과 맞섰던 호림익, 광저우의 공행 상인이었다가 상해에서 아편밀매와 차 매매를 통해 부를 쌓은 오건창과 절강출신으로서 서양 상인과 무역업자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던 오후였습니다.  오건창이나 오후는 상인출신인데다 서양 상인이나 관리들과의 거래를 통해 이들과의 관계가 친밀했습니다. 오건창은 1851년 소송태도라는 직위를 통해 서양 무기 등을 구입하는 책임을 맡고 있었고 그가 소송태도로 있던 1854년에는 상해에 외국인 세무사 제도와 상해 외국인 거류지의 토지소유권, 징세, 치양권 양도가 청과 서양 열강간에 이루어졌습니다. 거기에 오후의 경우 1858년 소송태도가 된 이후 영-프 연합군과 협상을 맡았던 대학사 계량을 수행하기도 했죠. 그는 강소의 시정리(서리)가 겸하는 동시에 상해에서 활동하는 상인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오후의 활동에 대해서 1862년 상군과 함께 상하이를 지원하러 온 이홍장은 오후에 대해서 이런 기록을 남깁니다.

이홍장 : 오후는 군비 조달에 서양 상인과 무역업자들과 한패가 되고 행정에는 절강순무 왕유령과 연결되어 상하이의 관리 들 중 7, 8할을 절강인으로 채웠다. 또한 무역과 항운업에 양방이라는 상인과 함께 일을 하고 있다.

오후는 같은 절강 출신인 하계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강남대영이 붕괴하면서 오후의 활동권은 상해 인근으로 급속도로 줄어들죠. 오후는 하계청과 밀접한 관계에 있었던 만큼 하계청이 하던 상군 견제를 도우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강남북 대영이 붕괴하고 하계청과 그 일파가 몰락하면서 오후의 활동권역은 상하이 인근으로 크게 줄어듭니다. 그러나 오후는 상하이에서 외국 열강들과 힘을 합쳐 태평천국을 토벌할 무장세력을 조직합니다. 상하이 인근의 관료, 신사층들과 영국-프랑스와의 상호방위 체제를 구성하기를 희망했고 오후는 미국에서 망명한 와드라는 인사를 지휘관으로 한 양창대라는 조직을 만듭니다. 거기에 그는 중국에 파견되어 있던 외국 열강의 정규병력들을 남경 등에 대한 공략전에 끌어들일 계획까지 세웁니다. 그러나 애로호 사건과 2차 아편전쟁으로 이러한 계획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게 됩니다.

증국번과 상군은 강남북대영이 붕괴되고 조정과 함께 자신들을 견제하던 하계청이 상해로 도주하자 그제서야 조정으로부터 인정을 받습니다. 1852년 결성된 상군은 공방전을 통해서 태평군이 서쪽으로 진격하려는 것을 겨우겨우 막아내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강남북대영이 붕괴될 당시에는 안휘성으로 진입해 남경을 압박하려는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강남북대영이 붕괴되자 그제서야 증국번은 양강총독으로 보임되어 정부의 지지를 받게 되죠. 청 조정은 상군을 민병대 또는 의병조직으로만 처분하려 했지만 강남북대영이 무너지자 그제서야 상군을 정규군 위치를 인정해 준겁니다. 함풍제와 신하들은 증국번을 견제했지만 당장 북쪽으로 밀고 오려는 태평군 때문에 어쩔수 없이 그를 인정한 것이죠.

물론 이러한 향용 조직은 그 전에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태평군의 거병 초기 그들을 장사 등지에서 막아냈던 강충원이나 호림익은 청 정규군의 보조적인 성격이 강했고 특히 강충원은 자신이 이끈 초용 조직 아래에 관병이나 군관을 일체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지현 출신인 강충원이 자신의 초용 조직에 관병이나 군관이 들어올 경우 지휘권 문제를 겪지 않기 위함이었습니다. 상군이 초반 태평군을 압박할 수 없었던 것은 상군과 증국번이 조정의 견제책으로 인해서 각 지방 행정 조직이 그들을 견제했고 각 부대 지휘관들이 관병을 흡수하면서 적당한 직위를 얻어야 했지만 어떠한 관직이나 계급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따라서 이 시기에 상군 조직을 관리하고 있었던 사람은 창시자인 증국번이 아닌 호북 순무로 있던 호림익이었습니다. 호림익은 무한을 탈환하고 강서성 수복에도 주 전력으로서 전장에 나섭니다. 그리고 이 호림익 아래에는 호남 순무 낙병장과 수석 참모인 좌종당이 각 지역의 행정과 군사조직을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1862년 3월 상군이 임대한 서양 기선에 탄 이홍장과 회군이 상해에 상륙합니다. 이홍장은 회군을 이끌고 상해에 온 이후 서양 세력에 적극 협조하면서 장비 확충에 나섭니다. 이홍장은 상하이의 전권을 양강총독인 증국번에게 위임받아 모든 권한을 행사했고 상하이의 풍부한 재원을 통해 최신예 무기로 회군을 무장시킵니다. 거기에 걸쳐 자신과 스승인 증국번을 견제하던 하계청을 붙잡아 조정에 넘깁니다. 하계청은 중앙 조정에 연줄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만 조정에 넘겨진 후 재판을 거친 뒤에 처형당합니다. 거기에 절강순무로 있던 왕유령은 항주를 지키다가 열세에 몰리자 그 인근 지역에 주둔중이던 상군계의 좌종당에게 원군을 요청하는데 좌종당은 원군 요청을 거절하죠. 하계청의 처형과 왕유령의 자살은 증국번을 중심으로 한 상군계가 조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이홍장은 하계청계의 강소순무 설환을 쫓아내고 강소순무가 되자 하계청계의 오후, 설환, 양방 등의 절강계 세력들을 전부 숙청시켜갑니다.

이수성은 상해공략을 진옥성은 베이징 공략을 위해 출진합니다. 이 전투는 이제 태평군과 청의 국운을 건 한판 승부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맞이해 싸우는 사람은 증국번과 이홍장이었습니다. 그리고 서양세력은 점차 자신들의 입장을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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