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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3/07 13:02:53
Name 후추통
Subject [일반] 하느님의 나라 ⑦ 신의 아들
홍수전과 풍운산이 본격적으로 배상제회, 혹은 상제교를 세운 것은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상제교는 당시 서양에서 전래된 기독교 성향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러나 홍수전이 창시한 상제교는 겉으로는 기독교 성향을 가지고 있었지만 내면을 좀 파고 들어가 보면 완벽한 기독교 성향이라고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상제교를 세운 홍수전은 기독교 교리를 처음 파악한 것은 중국인 목사 양아발이 지은 권세양언이라는 책을 읽게 되면서였고, 그 권세양언의 내용 중 자신이 정신착란에 빠졌을 당시 본 환상을 끼워맞췄죠. 그러나 권세양언이라는 책 자체 역시 순수 기독교 전도서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많은 서양인 선교사들이 전도서를 썼지만 중국 민중에게 읽히진 않았습니다. 중국의 전통적 정서와 상당히 다른 개념과 어려운 기독교 교리 때문이었죠. 그러나 양아발은 권세양언을 쓰면서 중국의 유교적 사상을 자신의 책에 넣어서 중국인들의 전통 정서를 이용하죠. 권세양언에는 유교의 주요사상인 충효와 대동사상이 담겨있었습니다. 홍수전은 실제로 초기 위패를 파괴하는 유교파괴적 성향을 띠긴 했지만, 그가 남긴 글의 경우 유교적 성향이 강한 글을 쓰기도 했죠. 홍수전은 권세양언에 있는 유일신의 존재와 예수가 인간을 대신해 속죄를 중국식 가족관으로 변질해 삼위일체를 천부,천마,예수,천수라고 하는 상제와 예수의 부자관계로 인식하게 됩니다. 거기에 구,신약을 경전으로 받아들이고, 특히 상제의 경우 인간에 대한 징벌적 성향이 강한 구약의 유일신을 상제의 관념으로 설정했습니다. 거기에 유교적 관념이었던 삼강오륜을 강조했고, 남녀평등을 주장하긴 했지만 여성이 삼종지도를 따를것을 강요했습니다.

이런 개념과 동시에 청조를 악마의 근원이라 지목하고 청조타도를 내세우는 동시에 현세적 구세관을 바탕으로 궁핍한 민간을 끌어들였고, 모든 사람은 형제라는 인식을 통해 반청성향을 지닌 이들을 세력권 내에 끌어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거기에 상제교의 지도층이 객가인이라는 점은 당시 광서성에서 토착민들과 객가인들의 분쟁관계에서 객가인들의 큰 지지를 받았죠. 거기에 유통로가 광주에서 상해지방으로 이동하면서 수입에 큰 타격을 받았던 비밀결사조직(이라고 쓰지만 실제로는 현재의 조폭이나 다름없는)들이 속속 상제교와 배상제회로 흡수되기 시작합니다.

홍수전과 풍운산은 광서성 계평현 자형산에 본부를 설치하고 상제교를 포교하기 시작합니다. 풍운산은 이 지역에서 노육, 증운정 등의 객가출신 유력자들의 도움을 받았고, 광서지역 토착민들과 맞서 싸우는 데 있어서 중심이 없었던 객가인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됩니다. 상제교는 객가인들을 지원할 명분을 제공하죠. 광서지역은 토착종교가 발달해 많은 신선들을 신봉하고 있었고, 상제교는 이 토착민들의 신선신봉을 참사유정(斬邪留正),제사신(除邪神) 등의 구호로 타도하려고 했습니다. 당연히 토착민들의 강력한 반감을 불러왔죠. 실제로 상제교는 금전촌, 자형산, 평남촌 등지에 있던 소수민족의 사당을 부수고 상제교 포교를 시작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객가인들이 상제교에 모두 가담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상제교로 입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산촌과 탄광에서 일하다가 입교했고, 이들은 대부분 빈민층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집안이 넉넉하고 지식층에 몸담고 있던 객가들은 상제교에 입교하지 않거나 입교하더라도 활동이 매우 소극적이었습니다. 특히 풍운산을 선생으로 고용했던 광서성의 부유한 객가인 증씨가문은 상제교에는 입교했지만 이후의 모든 활동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광서성의 상제교단이 풍운산에 의해 돌아가던 1847년, 홍수전은 광주에서 미국인 선교사 I. J 로버츠와 2개월간 교분을 쌓고 기독교 교리를 정식으로 연구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기독교의 교리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고 오히려 자신의 생각을 밀어붙이기만 했죠. 그러나 로버츠에 의해 서양세력이 기독교를 믿고 있었다는 것을 듣고, 중국우월주의는 버리게 됩니다. 그리고 홍수전은 점차 청조와 중국문화 파괴를 목표로 삼게 됩니다.

청은 이러한 광서, 광동에 퍼져가는 상제교를 막을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광서와 광동은 열강의 조차지와 개항지가 있었던 데다, 천리교의 잔당과 천지회라는 반청집단이 일으키는 각지의 반란을 진압하느라 정신이 없던 상황이었죠. 그런데 광서 지역의 토착민들이 관에 상제교를 고발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상제교는 타 종교의 신앙을 방해하고 청에 반대하는 무뢰한들을 모아 왕조에 모반할 의도를 조성한다"라고요.

1850년 청 조정은 관군을 광서에 파견해 상제회 토벌에 착수합니다. 이 소식을 들은 홍수전과 풍운산은 자형산에서 탈출해 태이산으로 도주합니다. 이때 태이산과 인근의 금전촌에는 상제회 인원과 주요 인사들이 모여있었습니다. 태이산에서 숨어있던 풍운산은 잠시 태이산에서 나갔다가 관군에 붙잡히면서 상제교는 와해될 위기에 처합니다. 교주는 홍수전이었지만 모든 조직관리를 풍운산이 하다보니 실제 관리자인 풍운산이 체포되면서 모든 조직이 붕괴할 상황이었죠. 홍수전은 이 위기를 넘기기 위해 한가지 모계를 꾸미게 됩니다. 그러나 이 모계는 나중에 그와 그의 세력 전체를 크게 흔들게 되는 일로 발전하게 되죠.


뱀발1. 월요일에 서울로 면접보러 가다보니 글이 안올라올수 있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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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3/07 13:09
수정 아이콘
여기의 증씨가문이 혹시 그 증씨가문인가요? 흐흐
Je ne sais quoi
13/03/07 13:37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면접 잘 보세요~
13/03/07 16:44
수정 아이콘
항상 잘보고 있습니다.
면접 잘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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