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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2/21 00:42:37
Name 후추통
Subject [일반] 진화타겁 (완) 착각


조비 : 이건 질 수 없는 전쟁이었다고!!!!

조비의 말처럼 이건 질수 없는 전쟁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세부사항을 파고 들어가서 세부적인 상황을 좀 살펴보면 오가 100% 불리하기만한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진화타겁, 불난 집에 들어가 도적질을 하듯 위군은 촉오전쟁간에 전력을 소모한 나라 중 오부터 집어삼키기 위해 강남 정벌을 했고, 당시 이 전쟁에 참여했던 주장(主將)급만 보더라도 조진, 조휴, 조인, 하후상, 장합, 장료, 장패, 문빙, 장제 등의 최정예급의 장군들과 병력들이 동원되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이 전쟁은 위가 강하성만 겨우겨우 얻어내고 수군이 격파되어 퇴각하고(조휴), 육상군이 양동과 기만을 통해 오군을 공격했지만 오히려 역공을 받아 격파당했고(조인), 6개월이 넘도록 파상공세를 퍼붓고, 오군의 지원군을 격파했지만 중요 거점을 확보하지 못해 철군했죠.(조진)

촉오전쟁이 벌어진 지역은 형주였지만 촉오가 격돌한 전장은 자귀, 효정 등 촉과 형주의 서쪽 경계 지역이었습니다. 이릉 역시 전장이 되긴 했지만 이곳은 남군 전투에서 제외되어 있던 상황이었죠. 따라서 형주 주전장인 남군 강릉이나 장강 이북, 그리고 공안지역은 여전히 오군의 방어 거점이 남아있었습니다. 거기다 형남의 반란 역시도 이릉대전이 끝난 직후 반준과 보즐이 이 일대를 전부 평정했고, 촉을 따라 오와 적대했던 오계만이 역시 이릉대전에서 큰 피해를 입으면서 위에 호응하고 싶었어도 호응하질 못했죠.



연의에서 유비를 더 쫓지 않았던 육손은 “조비는 믿을만한 위인이 아니다”라고 말한 유일한 사람이었지만, 정사에서는 더 이상 유비를 쫓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람은 육손 뿐만 아니라 강릉을 지킨 주연, 그리고 능통의 군대를 받아 지휘했던 낙통까지 조비를 대비해야한다고 말했죠. 육손, 주연, 낙통의 말이 아니더라도 조비가 이릉대전 와중에 오에게서 막대한 물목을 세공이라 해 뜯어가고, 아들마저도 인질로 내놓으라고 요구하기까지 했음에도 이릉대전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위군은 오군을 지원할 움직임을 일체 보이지 않았죠. 오는 조비를 충분히 의심할만 했습니다. 그리고 이릉대전이 끝나고 얼마 안가 바로 3로로 나눠 오를 공격했죠.

위군이 목표로 잡았던 무창, 유수구 중 유수구는 오에서 중요한 주요 방어 거점 중 하나였습니다. 이 지역은 그만큼 중요한 지역이었고, 역대 유수구의 방어책임자였던 유수독은 오군 내에서 상당한 능력을 가진 사람, 혹은 오군의 중요 인사가 앉았죠. 그리고 당시 유수독이던 주환은 행정관과 내부 반란 진압에 동원되었지만, 유수구 방어전에서 오군의 양동 기만 전략을 잘 대처해 우회해오는 위군을 격파하고 유수구 인근의 위군마저도 격파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유수구는 호수를 후방에 낀 요새였기 때문에 공성 루트가 단순했고, 후방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수군 전력이 필요했는데, 조인은 후방을 기습하기 위해서 제대로 된 수군 병력이 아닌 뗏목 등을 이용해 나아가려 했고, 이는 결국 오군에 의해 격파당하는 결과를 가져왔죠. 조조 역시 두 번이나 유수구를 공격했지만 실패한 이유는 유수구의 정면 방어를 뚫기 어려웠고, 수군 전력이 오에 직접 맞서 싸울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러한 수군 전력의 부족은 중로군을 이끈 조휴의 상황도 좋지 않게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문빙이 강하성을 함락했고, 장패가 서릉의 오군을 격파하고 오군의 물자등을 불태우면서 초기에 피해를 주긴 했지만 직접적으로 서릉이 위군 손에 넘어가지 않았고, 오군의 여범과 서성이 기상 악화로 막대한 비전투 손실을 입으면서 수전으로 들어가긴 했지만, 전종과 하제 수군이 전장에 참여하면서 위 수군이 격파당했죠.

불난 집에 도적질 하러 들어가긴 했지만, 직접 불이 난 것은 담벼락 정도에 불과했고, 집 안에는 무시무시한 맹견과 함정이 파여 있는 마당에 칼만 들고 들어간 강도가 맹견에게 물리고 함정에 빠진 격이었죠.

조비는 이러한 실패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조비는 직접 자신이 군을 이끌고 오 정벌에 나서게 됩니다. 224년 8월, 조비가 제작한 배를 타고 수군을 이끌고 광릉으로 나아가려 하자, 상서로 있던 장제가 광릉으로 나아가면 장강 하류에서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야 하니 그 불편이 배가 된다하여 반대합니다. 그러나 조비는 장제의 주장을 무시하고 진격했고 이 지역을 지키고 있던 서성은 위성계(僞城計)로 전투가 벌어지기 전에 조비를 쫓아내버리죠. 거기다 수로가 불편해 위 수군의 전선들이 나아가기 어렵게 되서 조비를 지원하기 어려워지죠.



조비는 결국 남진을 중지하고 퇴각하기로 결정합니다. 조비를 따라왔던 참모들은 이 기회에 광릉 남쪽에 병력을 남겨 둔전을 만들어 차후에 오 정벌의 거점으로 쓰자고 주장하지만 장제는 이 지역은 유수구와 가깝고 북쪽으로는 회수가 있어 이곳은 자칫 오군에게 공격당하기 쉬운 지역이기 때문에 병력을 남기면 오군에게 전멸당할 것이라고 말해 이 계획을 중지시킵니다. 육로로 회군하던 조비는 장제에게 수군을 맡겨 전선들을 다시 모아서 수습하라고 명령했는데, 장제는 흩어져 있던 전선들을 모으기 위해서 땅을 파서 수로로 만들고 배를 끌어 모으게 하면서 일대의 주민들에게 제방을 수리해 호수에서 수로로 이어지는 지역을 막아버려 물을 채운 뒤에 제방을 한번에 열어 회수 방향으로 나가게 합니다. 이것을 본 조비는 장제에게 말하죠.

조비 : 나는 배를 회수할수 없어 절반정도를 태워버리려고 했는데 경은 뒤에 남아서 남은 배를 전부 수습했고 여기까지에 이르렀소.



(1차 합비공방전 당시 오군을 막았고, 이후로도 합비와 여강군 일대에 관한 것은 장제의 판단을 따를 사람이 없었습니다. 이 지역에 대한 장제의 판단은 거의 100% 정답이라고 할 정도로 이후로도 장제의 판단은 백발 백중을 자랑했죠.)

이렇게 또 작살난 조비는 성질이 나서 225년 3월, 토로거라는 운하를 개통했고 24일에는 10만의 군사를 일으켜 오를 치러 나아가기로 합니다. 이때 6월에는 청주 이성군의 병사였던 채방이라는 이가 반란을 일으켜 태수 서질을 죽이자, 조비는 둔기교위로 있던 임복과 보병교위 단소를 청주자사 왕릉에게 주어 이 반란을 토벌하게 했죠. 이러한 반란에도 불구하고 8월에는 수군을 회수로 보내고, 육군은 서주를 통해 광릉으로 나아갑니다. 이 군사는 10만을 넘었고, 이들을 통해 동순대라는 누대를 만들고 장강 가에서 열병한 후 장강을 넘어 공격하려 했지만 갑자기 혹한이 몰아쳐 수로가 얼어서 수군을 보낼 수가 없어서 결국 퇴각합니다. 자신이 두번이나 군을 이끌고 남정을 나섰지만 아예 공격을 해보지도 못하고 퇴각해버려서 얼굴에 먹칠을 하게 되죠. 그리고 226년 5월 16일 중군대장군 조진, 진군대장군 진군, 정동대장군 조휴, 무군대장군 사마의를 불러 유조를 남기고 다음날 17일 사망합니다.



조비 : 망할 오나라! 망할 손제리! 망할 장강!!!!



손권 : 조비놈이 죽었다고? 으흐흐흐!!


뱀발 1. 오나라 연작을 잠깐 끊어갈까 하는데 보시는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정사만 파다보니 지금 머리가 뒤죽박죽이라서 미치겠어요 ㅠㅠ
뱀발 2. 지금 생각하고 있는 건 종교 문제쪽을 써볼까 하는데....어찌 생각하시나요.
뱀발 3. 개인적으로 장제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졌으면...근데 말년이 조큼 안습이고 후손도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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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의벽
13/02/21 00:49
수정 아이콘
조비.. 흐 빠릿빠릿한 맛이 있었는데...끝이 참 어울리지 않는것 같습니다.

오두미교나 뭐 이런거 쓰실건가요?
후추통
13/02/21 09:43
수정 아이콘
삼국시대는 아닙니다. 아무래도 약간 뒤의 사건들이 많을거 같네요.
루크레티아
13/02/21 01:27
수정 아이콘
손제리 까는 맛이 찰지긴 한데, 종교 쪽도 좋네요.
황건당이나 오두미교는 겉핥기 수준으로만 알고 있어서..
후추통
13/02/21 09:43
수정 아이콘
황건당이나 오두미도는 나중에 다룰겁니다.
13/02/21 01:53
수정 아이콘
불난 집에 들어가 도둑질을 하랬는데 불로 들어가 버렸네요
설탕가루인형형
13/02/21 09:32
수정 아이콘
진군대장군 진군은 뭔가 웃기네요. 크크
후추통
13/02/21 10:20
수정 아이콘
~대장군이 붙어도 그 직급은 대장군이 최고위입니다. 그런데 진군은 대부분 행정직에 있었는데, 진군전에는 조비가 죽고 조예가 즉위한 이후 조진, 사마의, 조휴와 같이 부를 설치한 것으로 봐서는 진군대장군이라는 직위는 아무래도 부를 설치하게 해서 조예를 보좌하게 한 듯 합니다. 이후에 진군이 현재의 건교부 장관인 사공 직위에 오른 것을 본다면 말이죠.
Je ne sais quoi
13/02/21 09:45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제레인트
13/02/21 13:00
수정 아이콘
잘 봤습니다! 근데 위가 다른곳을 칠만한 곳이 있었나요? 어차피 공격할 곳은 그쪽들밖에 없지 않았나 싶긴 합니다

P.S 결과적으로는 이 전쟁은 오가 강하성만 겨우겨우 얻어내고 수군이 격파되어 퇴각하고(조휴), --> 에서 오가 아니라 위 인거 같은데 확인부탁드려요
후추통
13/02/21 15:16
수정 아이콘
수정했습니다. 몇번을 봐도 오타&오기는 항상 발견되네요 ㅠㅠ
카서스
13/02/21 21:06
수정 아이콘
여포에 대해서 쓰시는건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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