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5/09/03 15:07:14
Name 김연아
Subject [일반] [클래식] 듣기 쉬운 피아노 독주곡 10선 - 1
어제는 제 취향의 곡들을 쫘악 올렸는데, 사실 익숙하지 않은 분들께는 듣기 어려운 곡이 더 많았죠. 그래서 이번엔 대놓고 듣기 쉬운 곡들로 추천해봅니다. 광고라든가 드라마 등에 삽입곡들로 워낙 많이 쓰여 익숙한 곡들이 대부분이에요. 제 생각에는 옛날 곡들이라고 꼭 쉽지도 않고, 최근 곡들이라고 꼭 어렵지도 않아요. 혹시 클래식 들으려고 도전하시는 분들은 어쩐지 모짜르트가 만만해라면서 모짜르트부터 듣고 그러진 마세요. 귀에 잘 안 들어오는 모짜르트 곡도 분명히 있습니다. 이를테면, 너무 유명해서 모짜르트 레퀴엠부터 시작하다가 '아씨 어려운데..' 하시는 분들도 분명히 계시구요. 클래식 음악에서 듣기 쉬운 곡들은 과연 귀에 쏙쏙 들어오는 멜로디가 있느냐 없느냐에 달렸다고 보거든요. 어디든 많이 삽입될 정도니 그런 멜로디는 보장합니다. 저의 부연 설명은 완전 헛소리이니 되도록 음악에 집중하세요 크크

1. 모짜르트 피아노 소나타 16번


초등학교 때 피아노 좀 친다하는 친구가 교실에서 연주하곤 하는 곡이죠. 누구나 한 번 쯤 들어봤을 사랑스런 멜로디입니다.

2. 쇼팽 녹턴 2번


운명같은 사랑을 하던 그들이 사소한 오해로 헤어진 후 2년만에 다시 만나 촉촉한 눈으로 서로를 보며 담담히 안부를 물어볼 때, 그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죠. 끝없이 로맨틱하면서 어딘가 모르게 기쁘고 또 어딘가 모르게 슬픈...

3. 쇼팽 왈츠 Op. 64 2번


쓸쓸한 가을 날씨에 버버리 코트를 입은 남자/여자가 홀로 우수에 찬 표정으로 쓸쓸히 광장 옆 길을 걸어가는 등 뒤를 비추어 줍니다. 낙엽도 한 두 장쯤 떨어지고. 그러다가 옆 광장을 비추어 주면 밝은 연인들이 사랑에 찬 표정으로 서로 바라보기도 하고, 쾌할한 청년들이 모여서 담소를 나누고, 밝은 어린이들이 광장을 뛰놀죠. 주인공의 얼굴과 광장의 모습이 교차 편집되면서 주인공의 감정을 끌어올릴 때 흘러나올 법한 곡이랄까요.

4. 쇼팽 즉흥 환상곡


자기를 떠나가는 여자의 뒷모습을 보면서 온갖 감정이 복받쳐 오르는 남자, 묵묵히 떠나보내주려던 그녀를 뒤쫓아가 안아버립니다. 과연 그녀의 대답은 예스 오어 노? 말해 예스 오 노!! 말해 예스 오 노!! 광고에서도 진짜 끝내주게 잘 쓰이죠.

이런 영상을 보면 행복하지 않습니까? 이런 곡을 배경으로 건반 위에 넘실대는 손을 보고 흥분하는 제가 이상한 겁니까?

5. 멘델스존 무언가 중 6번 봄의 노래


멘델스존은 제가 참 싫어하는 작곡가입니다. 재수가 없어요. 그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할아버지는 계몽주의 철학의 선구자격인 모제스 멘델스존이었고, 그의 아버지는 함부르크에서 금융업으로 크게 성공하여 부유한 은행가 집안으로 만든 인물입니다. 그래서 멘델스존은 어릴 때부터 다양한 공들인 교육을 받았는데, 수학, 역사, 지리 등등 학문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보였다지요. 아우 재수없어. 하지만, 멘델스존은 결국 음악을 택했고 그의 천재성을 유감없이 발휘하죠. 워낙 행복한 삶을 산 탓인지, 혁신적이었던 당대의 음악가들에 비하면 아주 보수적이었고, 모짜르트나 슈베르트처럼 밝음 속에 묘하게 숨겨진 멜랑꼴리한 느낌이라던가 깊이를 전 별로 느끼지 못해요. 그래서 전 별로 안 좋아합니다만... 이 곡은 너무나 인기있는 곡이죠.

6. 리스트 파가니니 대연습곡 중 3번 라 캄파넬라


위대한 피아니스트에게 가장 큰 영감을 준 사람은, 다름 아닌 유명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작곡가인 파가니니였는데요, 리스트는 자신이 피아노계의 파가니니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그의 바이올린 곡들을 편곡하여 파가니니 대연습곡(파가니니에 의한 초절기교 연습곡)을 만들게 되죠.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이 곡입니다. 피아노 연주자들이 쌍욕을 하는 곡입니다.

7. 리스트 사랑의 꿈 3번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랑하라. 사랑의 꿈 3번은 이런 제목의 가곡을 편곡한 곡이에요. 쇼팽의 녹턴과 쌍을 이룰 만한 곡인데, 그 감성이 묘하게 다르죠. 조용히 사랑을 시작하며 서로를 바라보는 남녀의 두 눈에 사랑의 감정이 벅차오르는 순간으로 어울리는 노래가 아닌가 싶어요. 여러분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랑합시다. 그러니까 상대를 줘! 상대를 달라고!!!!

8. 슈만 어린이 정경 중 7번 꿈


부연 설명이 따로 필요할까 싶네요. 정겨운 어린 시절 어떤 꿈을 꾸었나 회상해 보시길.

9. 드뷔시 베르거마스크 모음곡 중 3번 달빛


너무나 영화에 많이 삽입이 되어서 설명하기도 귀찮네요. 대충 아무 장면, 아무 CF에 갖다 붙여도 어울리는 마성의 곡입니다. 한적한 마을, 까맣고 희뿌연 밤, 그 중턱에 떠오른 달과 달무리, 그리고 흩어지는 달빛이 어우러진 감상적인 밤이 떠오릅니다.

10. 에릭 사티 짐노페디 No. 1


이 곡은 이상하게 유난히 우리나라 영화랑 CF에 엄청나게 쓰인 느낌입니다. 오늘 소개한 곡 중 가장 차분해지는 느낌의 노래가 아닌가 싶어요. 클래식이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강하다지만, 속에 감정이 가득하다든가, 낭만성이 넘치면 묘하게 기분이 흔들리기 쉬운데, 이 노래는 마음 깊은 곳으로 침잠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불대가리
15/09/03 15:52
수정 아이콘
좋아요
10번은 클래식인지 모르고있었네요 작곡하신분은 유명한 분인가요?
김연아
15/09/03 16:23
수정 아이콘
초거장 취급받는 정도는 아니고 적당히 유명하신 분이랄까요.
사실 저도 짐노페디 밖에 몰라요 흐흐흐
15/09/03 16:09
수정 아이콘
요즘 차에서 듣고 싶은 쪽이었는데
여기 딱!
감사합니다.
김연아
15/09/03 16:24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기온 내려가고 바람 불기 시작하면 듣기 딱 좋죠~!
15/09/03 16:27
수정 아이콘
혹시 앨범도 몇개 추천해주실 수 있을까요?
장르는 상관없고 그냥 듣기 좋은 피아노 솔로면 됩니다.
김연아
15/09/03 17:04
수정 아이콘
구하실 수 있을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http://www.yes24.com/24/goods/2135415?scode=032&OzSrank=21

http://www.yes24.com/24/Goods/14914346?Acode=101

http://www.yes24.com/24/goods/2296359?scode=032&OzSrank=2

http://www.yes24.com/24/goods/236194?scode=032&OzSrank=14

http://www.yes24.com/24/goods/172325?scode=032&OzSrank=2

일단 대충 4개 골라봤는데요.
사실 요새 클래식 음반이 2 for 1이라든가 전집류가 싸게 방출되는게 많아서, 오프라인 매장에서 찬찬히 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으실 거에요.

그리고 위의 곡들이 모여 있다... 이런 음반은 찾기가 쉽지 않아요. 곡 좀 섞여 있는 거 원하시면 유명 실황 음반을 뒤적여 보시길~
15/09/03 16:52
수정 아이콘
6번 라캄파넬라는 윤디리가 흰 양복 입고 연주하는 영상도 정말 좋습니다. 곡명대로 작은 종소리가 들리는듯합니다!!!
김연아
15/09/03 16:58
수정 아이콘
방금 듣고 와서 영상 바꿨습니다. 끝내주네요.
15/09/03 19:39
수정 아이콘
제가 몇백번 돌려본 영상입니다 크크크 라캄파넬라 연주영상중에 최고로 좋아합니다. 앨범의 정갈한 연주보다도 초반에는 멜로디를 느끼면서 치는듯하고 후반엔 폭풍처럼 더 몰아치는 느낌이랑 그 때 실수와 그럴 때 보이는 표정때문에도 더 좋은것같아요. 가끔 페달 밟는 소리가 거슬리긴 하지만요
가장자리
15/09/03 16:54
수정 아이콘
3. 쇼팽 왈츠 Op. 64 2번 C# minor !!!! 이겁니다, 이거 크크크
영화 라붐2에서 끝무렵에 소피 막소의 동생이 이 곡에 맞춰 춤을 추는 장면이 나옵니다.
저는 영화는 내용을 다 잊어먹었는데 그 장면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때 이 곡에 꽃혀서 레코드 가게에 가서 카세트를 샀습니다. 그리고부터 왈츠를 듣기시작했다능.
김연아
15/09/03 16:58
수정 아이콘
BGM의 위엄이죠 크크크.
라붐 2는 안 봤는데, 이거이거 봐야 하나....
가장자리
15/09/03 17:04
수정 아이콘
영화는 안 보셔도 될 듯(ㅡ,ㅡ) 합니다. 소피 막소 얼굴 보고싶으시면 보시고요 크크
혹시나 해서 유튜브 검색해봤더니 떡하고 전편이 있습니다만, 제가 말씀드린 장면은 끝에, 그리니까 약 1시간40분 쯤부터 나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aHaVYe9yFw
김연아
15/09/03 17:11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크크크
사실 볼 생각없었는데, 덕분에 그 장면만 보겠네요~
15/09/03 17:49
수정 아이콘
1번 곡은 은 오랜만에 들어보네요. 저한태 추억의 곡입니다.
피아노 학원에서 체르니 과정을 배운 분들은 알 만한 곡이죠.
선생한태 혼나가면서 더듬 더듬 치던게 생각나네요. 크크크
역시 거장이 치면 이렇게 다르군요.

짐노페디 오랜만에 들어보는데 역시 좋네요.
사티 곡 중에서 그노시엔느 5번도 유명합니다.
뭐 우리나라에서도 가전제품 광고 BGM 으로 많이 쓰이는 것 같아요.
들으시면 아. 이거 하실 거예요.
https://www.youtube.com/watch?v=riXxMqR0Tqc
김연아
15/09/03 21:22
수정 아이콘
전 첨 들어요
좋은 곡 소개 감사합니다~
표절작곡가
15/09/03 19:59
수정 아이콘
맨델스존님은 저희 학교 설립자세요..
(라이프치히 음대)

우리 멘델스존님이 뭔 잘못했다고
이런 박한 평가가....ㅜㅜ
흥칫뿡~~
김연아
15/09/03 21:21
수정 아이콘
라이프치히 음대시군요
뭘 잘못했다기 보단 모든 걸 잘 하는 다 가진 재섭는 분이죠 크크
다람쥐룰루
15/09/03 23:26
수정 아이콘
크....어렸을때 피아노선생님이 이부분은 살살쳐라 이부분은 점점 세게 여기서 여리게 이런소리 왜 했는지 이해가 안갔는데....나이들어서 알게됐지만 그걸 칠 능력은 없어졌죠...
조셉고든레빗
15/09/04 02:58
수정 아이콘
달빛너무좋죠. 가장좋아하는곡입니다. 어느상황에서 들어도 좋아요. 피아노치는데 감정들을 표현하는게 엄청어렵더군요ㅠ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0733 [일반] 새누리 "네이버·다음, 여권에 더 부정적"…국감 불러 따진다 [189] 알베르토12999 15/09/03 12999 5
60732 [일반] 난민을 혐오하는 독일, 난민을 환영하는 독일 [28] Dj KOZE8774 15/09/03 8774 2
60731 [일반] 요즘 주목하고 있는 신예 기타리스트 '안중재' [9] jjohny=쿠마15130 15/09/03 15130 0
60730 [일반] . [13] 삭제됨4353 15/09/03 4353 1
60729 [일반] [짤평] <앤트맨> - 히어로 무비? 케이퍼 무비? 인터스텔라?? [66] 마스터충달7038 15/09/03 7038 2
60728 [일반] 치열함이 역대급인 2016 삼성라이온즈 주전 외야수 경쟁 [26] karalove5689 15/09/03 5689 1
60727 [일반] IQ검사의 트라우마 [60] 카서스8418 15/09/03 8418 3
60726 [일반] [클래식] 듣기 쉬운 피아노 독주곡 10선 - 1 [19] 김연아5642 15/09/03 5642 6
60725 [일반] 맥심 표지 문제가 국제적인 이슈로 번져가고 있네요. [182] 카랑카15706 15/09/03 15706 5
60724 [일반] 소니 Xperia Z5 시리즈 및 세계 최초 4K UHD 스마트폰 발표 [49] CoMbI CoLa8459 15/09/03 8459 0
60723 [일반] 결국 서피스3을 질렀습니다. [68] SYN isana10859 15/09/03 10859 0
60722 [일반] [야구] 프리미어12 메이저리거 합류불발 [72] 이홍기9438 15/09/03 9438 0
60721 [일반] 어제 납치당했던 것 같은 이야기 [31] 퐁퐁퐁퐁5711 15/09/03 5711 7
60720 [일반]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본회의 도중에 왜 '조건만남'을 검색했을까? [46] 마빠이10437 15/09/03 10437 2
60719 [일반] 박원순, MBC 관계자 검찰 고발 [205] lamite13098 15/09/03 13098 2
60717 [일반] (스압+영상) 내맘대로 만들어보는 무한도전 가요제 [4] 태연­4898 15/09/03 4898 0
60716 [일반] 10년 동안의 고독. [28] 주머니속에그거..5729 15/09/03 5729 5
60715 [일반] 1 [220] 삭제됨19623 15/09/02 19623 2
60714 [일반] 다시 시작하며. 제리타임! [15] 후추통7565 15/09/02 7565 10
60713 [일반] [책추천] 종말: 나치독일의 저항과 파멸, 1944-1945 [3] aurelius4429 15/09/02 4429 6
60712 댓글잠금 [일반] 박주신 사건이 흥미로워졌네요. [405] 박주신24233 15/09/02 24233 8
60711 [일반] 취업했습니다!! [45] 암네의일기6397 15/09/02 6397 8
60710 [일반] [클래식] 내가 즐겨 듣는 피아노 독주곡 10곡 [37] 김연아5256 15/09/02 5256 8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