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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1/05 00:54:55
Name ZeroOne
Subject [일반] 너의 이름은 후기, 세월호 참사가 생각나네요 (스포)





일본에서 엄청난 흥행을 거두었던 '너의 이름은'이 1월4일 국내개봉하였고 개봉하자마자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보고 나서 확실히 느낀게 일본에서 1600만명 대 흥행할만한 영화라는 느낌이 드네요.



일본 애니메이션의 현 거장이라면 신카이 마코토 그리고 호소다 마모루 두명을 들 수 가 있는데 그동안 두명에 대한 개인적인 느낌은

호소다 마모루 - 작화는 신카이 마코토보다 딸리지만 스토리가 재미있다

신카이 마코토 - 작화만 뛰어날뿐 스토리가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

였습니다.



신카이 마코토에 대해선 솔직히 이름값에 비해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별을 쫒는 아이, 언어의 정원을 진짜 재미없게 봐서요.
작화만 뛰어날뿐 서사는 정말 지루한 감독이라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너의 이름은은 스토리나 짜임새 그리고 깨알같은 유머가 훨씬 발전했더군요. 그동안 그림만 이쁠뿐 내용은 진짜 별거없고 지루하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너의 이름은은 그러한 신카이 마코토의 단점을 많이 극복했습니다.

일단 재미가 있고 사람을 몰입하게 만드네요. 작화가 뛰어난거야 원래부터 모두에게 인정받았던건데 거기에 이야기가 재미가 있으니 사람을 확 빨려들어가게 만듭니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게 상당히 호소다 마모루 스럽게 바뀌었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림체도 그렇고 서사도 그렇고 유머도 그렇고 뭔가 호소다 마모루 느낌이 많이 났어요. 마지막에 미즈하가 뛰어가다 걸려 넘어져 좀 오버해서 구를때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마코토가 달리다가 넘어져서 오버해서 구르는 느낌이 많이 들더군요.


그동안 신카이 마코토의 단점이라고 지적되는것이 지루한 서사였는데 이게 극복되어 신카이 마코토의 작화 + 호소다 마모루의 서사, 유머가 결합된 어떤 완전체를 본 느낌입니다.



이로서 신카이 마코토는 몇몇 매니아들만의 감독이 아닌 많은 관객들의 마음을 잡는 대중적인 감독으로 진일보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시간을 넘나든다는 소재도 그렇고 좀 느낌이 비슷한데 개인적으로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보다 너의 이름은을 더 높이 쳐주고 싶네요.



무엇보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특히 10대와 20대를 겨냥해 만들자는 생각으로 만든 작품이었고 이 작품을 통해 도호쿠 대지진을 겪으면서 상처를 입은 일본인들에게 치유를 주고 싶었다"라고 밝혔는데 도호쿠 대지진을 겪은 일본인들에게는 더욱더 와닿는 작품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듭니다.


일본의 한 평론가가 다음과 같이 평을 했는데

3・11だけではない、本作は歴史の全ての災害で失われた人々へのレクイエムであり、悲しみも喜びも背負ってこれからの時代を生きていく若者へのエールと希望を高らかに謳いあげた傑作だ。
도호쿠 대지진뿐만 아니라, 이 작품은 역사에 기록된 모든 재난에서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바치는 진혼곡이자, 슬픔도 기쁨도 짊어진 채 앞으로 이 시대를 살아갈 젊은이들에게 성원과 희망을 소리 높여 불러주는 걸작이다.


대지진을 겪었던 일본인들에게는 이 애니가 단순한 애니가 아닌 자신들의 아픔을 치유해주는 진혼곡으로 다가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고등학생이 발전소를 터트리는 부분은 좀 무리수이긴 했는데 이는 도호쿠 대지진 당시 참사를 키웠던 도쿄전력을 박살낸다는 의미로 본다면 일본인들에게 상당한 카타르시스를 주었을거라고 보네요.


그리고 일본인들만큼이나 한국인들에게도 와닿을수 있는게

한국인도 도호쿠 대지진은 아니더라도 일본인 못지않은 아픔을 겪었으니까요.

바로 세월호 사건인데 혜성이 떨어져서 생긴 참사를 세월호 참사에 연관지어 생각한다면 비슷한점이 꽤 있더군요.
특히 주인공들이 혜성이 떨어진다고 빨리 사람들 대피하라고 하는데 그와중에 가만히 있어라라고 하는 윗사람들을 보면 세월호 참사의 모습이 연상되어 울컥합니다. 사망자 및 실종자가 500명이라는것도 세월호 생각이 나구요.

뭐 영화는 결국 사람들이 다 피하면서 모두가 생존하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데

이 영화는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상흔을 가진 사람들을 치유해주는 진혼곡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점에서 시간을 달리는 소녀보다 더 높게 평가하고 싶네요.



한국에서도 지금 예매율 1위를 달성하고 있고 입소문도 좋고 딱히 볼만한 다른 영화도 없기에 계속 흥행할것으로 보입니다. 아마 일본 애니메이션중 가장 높은 흥행을 기록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합니다. 그리고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한국도 일본처럼 참사로 인한 아픔이 있기 때문에 이 영화가 더욱더 잘 와닿을거라고 보네요.






노래는 진짜 신카이 마코토 작품답게 좋았는데 특히 이 오프닝이 좋더군요.  
RADWIMPS 라는 일본의 락밴드가 너의 이름은의 전체 음악을 맡았는데 이번에 확실히 머릿속에 각인이 되었습니다.






p.s

http://www.bbc.com/culture/story/20161215-the-10-best-films-of-2016

BBC에서는 "2016년 한해 최고의 영화 10" 에서 10위로 너의 이름은을 선정했네요.

아카데미 시상식도 노리고 있는거 같은데 전 충분히 가능하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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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17/01/05 01:00
수정 아이콘
감독이 만엽집을 읽더니 스토리 구성이 진보한듯한 느낌입니다.
물만난고기
17/01/05 01:13
수정 아이콘
신카이 마코토 그 특유의 뒤로 갈 수록 처지는 네러티브는 여타 그의 작품과 비교했을 때 많이 바뀌었다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많이 바뀐건 무미건조했던 그의 캐릭터가 아닐까 싶네요. 초속 5cm의 남녀주인공들과 비교한다면 훨씬 생동감있게 변했죠. 그리고 또 하나 변했다고 느껴지는 장면은 지금껏 약간 부정적인 뉘앙스의 결말의 분위기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긍정의 에너지가 보인다는 점이고요. 이 부분 때문에 대지진을 경험한 일본의 대중들이 위안을 받을 수 있었겠죠.
아유아유
17/01/05 01:25
수정 아이콘
이거 러브라이브 극장판 흥행기록 넘었나요? 하하;;
시네라스
17/01/05 01:49
수정 아이콘
비교가 안되죠 러브라이브 같은 작품은 보통 심야 애니메이션의 카테코리 안에서 논해지지만, 이 작품은 일본 역대 흥행 4위에 올라간 작품이기 때문에;; 센과 치히로, 타이타닉, 겨울왕국 그 다음이더군요.
시라카와 미야코
17/01/05 01:50
수정 아이콘
일본에서 러브라이브 극장판 흥행 최종기록은 28.6억 엔으로 심야 애니메이션 중에는 1위지만
너의 이름은.은 12월 25일 집계로 213억 엔으로 일본 박스오피스 전체 흥행기록 4위에 있습니다.
그 위로는 겨울왕국(255억 엔), 타이타닉(262억 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308억 엔)입니다.
일본의 극장 애니메이션 흥행기록은 50위까지 30억 엔이 넘을 정도로, 심야 애니메이션과 그 외의 차이는 아직 어마어마 합니다.
아유아유
17/01/05 08:49
수정 아이콘
알려주셔서 다들 감사합니다~ 하하
레이스티븐슨
17/01/05 01:28
수정 아이콘
저는 언어의 정원이 제일 재미있었는데요 흐흐
저 신경쓰여요
17/01/05 01:32
수정 아이콘
저는 이번에 너의 이름은을 더 재밌게 보긴 했지만 저도 신카이 마코토의 전작 중에서는 언어의 정원이 제일... 흐흐
레이스티븐슨
17/01/05 01:37
수정 아이콘
별의목소리 같은 분위기도 좋았구요
비오는 그... 느낌이 더좋았습니다
사실 이건 별거 아니고
사실 그... 강력했던 벚꽃엔딩만 아니라면야
뭐든지 재미나네요 크크크
저 신경쓰여요
17/01/05 01:45
수정 아이콘
사실 저도 그게 컸습니다 흐흐 신카이 마코토의 다른 작품들은 암만 행복회로를 돌려도 답이 안 나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언어의 정원은 오픈 엔딩이긴 하지만 사실 그냥 봐도 해피 엔딩이고 반드시 나쁜 식으로 보려면 오히려 불행회로를 돌려야 할 정도라서... 단지 그것만으로도 일단 전 정말 좋았네요. 작품적으로도 감정 과잉이라는 감상이 객관적으로 보면 이해가 되기는 하지만 제 기준으로는 충분히 그럴 만도 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저 신경쓰여요
17/01/05 01:41
수정 아이콘
이번 너의 이름은 정말 재밌었습니다. 감동적이기도 했구요... 어쩜 그렇게 인물들이 사랑스럽고 살아 숨쉬는지 몰라요. 영화만 봐도 그런데 소설을 읽으면 더 그렇습니다. 신카이 마코토 작품은 원래 농담 섞어서 상술이라고 할 정도로 소설이 완성을 시켜주니 다들 꼭 한 번 읽어 보세요. 본편을 읽을 여유는 없다면 외전만이라도...

다만 순수한 감상으로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타키와 미츠하가 그렇게 마음을 주고 받으며 웃고 울었던 시간들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 점이네요.ㅠㅠ 시공도 뛰어넘고 죽음도 뛰어넘어서 재회한 두 사람이니까 이 정도는 어쩔 수 없는 공물이라는 생각도 들지만요. 열린 결말도 열린 결말 나름이라 감독이 이야기를 감당을 못해서 흐지부지 끝내버린 게 눈에 보이는 경우도 있는데 너의 이름은은 결말까지도 참 좋았습니다.
카스가 아유무
17/01/05 02:13
수정 아이콘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그에 부족하지 않게 너무 만족해버려서 정말 좋았습니다. 조만간 다시 한 번 더 보려고 생각중입니다. 이거랑 별개로 원래 래드윔프스 알고 있었는데 모르고 봤다가 OST전곡이 래드윔프스 노래라 이것도 정말 좋았습니다. 너무 좋아요.
곧미남
17/01/05 08:02
수정 아이콘
결국 이 영화가 우리보다는 일본에 더 다가오는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상흔이겠죠 그래도 가만히 있어라
대사가 나올땐 울컥 하더라는 진짜 차세대는 나도 있어!!! 라고 외쳐준 신카이 마코토의 멋진 영화였습니다. 저도 한번 더..
17/01/05 09:00
수정 아이콘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먹힐수 있는게 우리나라도 비슷한 상흔이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가만히 있어라라는 대사가 나올땐 저도 세월호 생각이 확 나서 울컥하더군요. 주인공들이 빨리 사람들 대피하라고 하는데 그와중에 가만히 있어라라고 하는 윗사람들 보며 세월호 참사의 모습이 연상되었습니다. 사망자 및 실종자가 500명인것도 그렇구요. 뭐 영화는 결국 사람들이 다 피하면서 모두가 생존하는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만요.

이 영화는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상흔을 가진 사람들을 치유해주는 진혼곡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깜디아
17/01/05 10:52
수정 아이콘
너의 이름은. 이 제 넘버1 애니메이션이 되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초속 5cm 였었죠. 이건 또 이것 나름대로 저에게 상당한 임팩트를 줬던 작품이라...
저 신경쓰여요
17/01/05 11:26
수정 아이콘
고등학생이 변전소를 터뜨리는 부분은 텟시가 지방 건설회사(소설에 나오지만, 사내 민주주의 따위는 전혀 관심이 없고 오히려 피가 이어진 후계자가 있어야 일하는 사람들이 안심한다고 할 정도의) 아들이라는 점에서 어떻게든 이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작품 초반에도 주말에 발파 작업을 도우라고 했고... 전문가가 아니라도 원하는만큼 세밀한 폭파가 어렵지 그냥 막 터뜨리는 거라면 어깨 너머로 배우고 해본 적도 있다면 가능한 일 같아요. 본래라면 아무리 그래도 그런 친구가 우연히 옆에 딱 있었다는 건 좀 그렇지 않아? 할 텐데 미츠하가 은근한 괴롭힘을 당하는 원인인 이장인 미츠하 아버지와 토건 사장인 텟시 아버지의 관계를 생각하면 나름 공들인 부분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제가 오히려 걱정했던 건 피차 고등학생인데 미츠하의 뜬구름 잡는 소리를 믿고 변전소를 터뜨리는 중범죄를 저지를 정도로 깊은 인간적인 관계를 가진 게 가능할까 하는 점을 지적 받지 않을까 하는 거였는데 의외로 인터넷에서 이 부분은 언급이 거의 안 되더군요. 그래서 다시 생각해 보니 저런 똘기를 발산하는 건 오히려 소꿉친구이자 고등학생이라서 가능한 건가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흐흐 나이 들어 직장 동료로 만난 사이였다면 부탁도 못할 것이고 들어주지도 않겠지요. 외전 소설에선 텟시 1인칭으로 이 점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미츠하, 사야와의 평소 관계도 나옵니다. 단순히 폭발 담당의 친구A가 아니라 텟시의 인간적인 면모를 볼 수 있는... 기승전 소설 추천(?)
17/01/05 11:46
수정 아이콘
저역시 텟시가 폭파가 가능한가 여부는 상관없이 텟시가 미즈하의 뜬구름 잡는 소리를 믿고 변전소를 터트리는 중범죄를 저지르는게 솔직히 좀 개연성 없다고 느껴졌네요. 뭐 이부분은 소설에 자세히 나와서 텟시가 왜 미즈하의 말을 그렇게 믿게 되는가가 잘 나온다고 하는데...

전 개인적으로 그렇게 무리수를 둬가며 변전소를 폭파시키는게 도호쿠 대지진때 참사를 더 키운 도쿄전력을 폭파시킨다는 상징이 아닌가 싶더군요. 도쿄전력을 그렇게 폭파시킴으로서 일본인들에게 카타르시스와 대리만족을 주려고 한게 아니었는지...
그래서 정전을 원했다면 그냥 선을 자르는 연출을 한게 아니라 대놓고 폭파 연출을 넣은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 신경쓰여요
17/01/05 12:16
수정 아이콘
하긴 듣고 보니 정말 그 말씀도 일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미츠하에게 협력하는 것까지는 그렇다 치고, 그 수단은 왜 폭발이어야 했는가? 라고 묻는다면... 작품 내에서 이유를 찾자면 화려하고 단순한 것에 이끌리는 10대의 치기와 고양감의 결과다, 폭발을 크게 일으킴으로써 화재를 일으켜 축제를 중지시키고 고등학교로의 피난 선동을 보다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다(작품 내적으로만 보면 이게 가장 그럴 듯한 느낌입니다. 정전과 폭음과 산 너머의 화재 연기를 보여주고서도 - 당연하게도 - 피난 선동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정전만이었다면 더 어려웠겠죠) 할 수도 있겠지만... 말씀하신 부분도 분명히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감독 자신부터가 인터뷰 등에서 재난을 겪은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한 마음이 있었다고 밝혔는데, '무서운 대재해에서 살아남는 것', '새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은 결말로써 충족이 되었지만 당시 느꼈던 갈 곳 없는 분노는... 말씀하신 것처럼 작은 변전소나마 폭발시킴으로써 카타르시스를 느끼도록 하지 않았는가 생각되네요. 미츠하가 마지막엔 결국 마을 이장인 아버지를 설득시킨 것도 작품 내적으로는 아버지와의 화해의 계기이자 생존의 마지막 퍼즐이었지만 외적으로는 국민이 재해 대응에 책임을 가진 사람의 무사안일함을(사실 혜성 낙하를 예상 못했다고 무사안일하다 하면 아버지가 억울하긴 하지만ㅠ) 설득하고 바꾸는 모습을 그린 것일지도...
니시노 나나세
17/01/05 17:34
수정 아이콘
유게글보다 자게글을 뒤늦게 보네요.

전 정말 재밌게 봤네요.

한동안 영화를 무거운주제를 소재로한 영화만보다 분위기 전환겸 애니메이션봤는데

와.. 밖에 안나오네요.

미츠하는 목소리가 너무 사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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