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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9/19 09: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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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1][우왕]술이야기-발효주 1. 원론
안녕하세요.

저번에 이어서 발효주이야기를 해볼까합니다.

보통 발효주하면 우리가 떠올리는 대표술은 크게 3가지입니다. 맥주, 와인, 막걸리죠.
셋다, 생활환경과 관련이 있습니다.

먼저, 와인은 가장 원초적인 발효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함무라비법전에도 와인에 물타지말라는 내용이 나오죠.(우리나라 맥주는...)
(나중에 세분화되서 모스카토(샴페인), 아이스와인이라던가, 귀부와인 등으로 넘어가면 복잡해지긴 하지만 그건 추후 기회가되면 설명을...)
그 이유는 단당류와 다당류의 차이인데요.

보통 발효주라 함은, 당분을 효모들이 먹고, 알콜과 탄산과 같은 똥(?)을 만들어 내는 것을 발효주라고 합니다.
포도나 과일의 경우, 분자구조상, 먹자마자 단맛을 느낄수가 있지만, 곡물의 경우 씹고뜯고 입에서 계속 아밀라아제등 효소와 만났을때 비로소 단맛을 느낄수 있게 됩니다.  전자를 단당류/후자를 다당류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일정 알콜이상을 넘어가게되면, 똥(?)을 싼 효모들도 취해버려서(?) 활동을 정지하게 되죠. 그렇게되면 더이상 발효과정이 일어나지 않게 됩니다.  그럼 알콜도 더 이상 만들어지지 않게되는거죠.  여기서 술의 도수를 올리고, 단맛을 올리기위해서는 효모들이 안먹는 당분이 필요한데, 그게 막걸리에 넣는 아스파탐과같은 당분입니다.

아무튼, 유럽은 애초에 포도의 특산지들이 많았고, 금방 와인의 특산지가 되게 되었습니다. 또한 병충해가 걸려서 쭈글쭈글하거나 상품이 안되는 포도들을 이용하여 와인을 담구어서 상품으로 만들었다는 설도 존재합니다.(실제로 그냥먹기에는 맛이없거나 외소한 와인포도 품종도 제법 있습니다.)

그리고 이 와인을 발전시킨것이 수도원의 성직자들입니다. 와인은 종교적인 의미로도 많이 쓰이죠. 또한 성직자들은 금욕적인 생활을 해야되니, 시간의 여유가 생기면  와인만들기 하시는 분들이 제법 많았나봅니다. 지금도 수도원들에서 와인을 생산하는곳도 많고, 어떤 수도원에는 최신식 증류기까지 가지고 있다고도 하니... 감히 와인의 아버지라고 말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두번째  맥주는 물과 관련이 있습니다.
독일에 흐르는 강들의 수질은 그리 좋은편이 아니라서, 거르지 않고 먹으면 복통과 질병들이 걸릴수 있는 석회질의 물이라고 합니다. 그렇기때문에 깨끗한 식수를 구하기위해 맥주를 만들었죠.
일단, 발효가 되면 다른 미생물들이 죽게되며 침전물이 생겨서 거르기가 쉽게됩니다. 또한 알콜때문에 오랜기간 저장을 할수 있게되는 부가적인 메리트가 있죠. 그렇기때문에 맥주가 자연적으로 발전했습니다.

마지막 막걸리는 주식인 쌀때문이죠.
위의 두 술과는 다르게, 정말 '막'걸러서 만들어서 건더기가 많은게 특징입니다. 막걸리의 경우, 다당류의 분자구조를 가지고있기때문에 '누룩'을 만들어서 그 다당류의 분자구조를 단당류로 만드는 기술이 필요하기때문에, 고려때부터 만들어졌다고 말하는 학설이 대다수입니다. 배꽃이 떨어질때 누룩을 만들었다고 해서 '이화주'라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보통 추수 때쯤 농주(농사술)이자 제주(제사술)로 만들어서 술같이, 밥같이 먹었다고 합니다.

저번이야기 술의기원과 증류주이야기
https://pgr21.com/pb/pb.php?id=freedom&no=60827&divpage=12&sn=on&keyword=%EC%88%A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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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9/19 09:27
수정 아이콘
술 좋아하는 저 같은 사람들에게는 정말 귀한 글입니다!
15/09/19 10:17
수정 아이콘
역시 술맛은 똥맛이죠! 똥맛이 술맛인건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종이사진
15/09/19 11:00
수정 아이콘
PGR의 정체성에 걸맞는 글입니덩.

[추천]
김오월
15/09/19 14:06
수정 아이콘
저는 청주 같은 발효주를 참 좋아하는데, 한국 발효주 시장의 현실은....
그나마 전통주들의 온라인 판매 덕에 다양한 술을 접할 수 있는게 위안이네요
15/09/19 18:56
수정 아이콘
수요도 문제고... 주류법때문에 많은 술이 사라졌습니다.
밀주로 몇몇은 명맥을 잇고있긴하지만....
똥꼬쪼으기
15/09/19 14:59
수정 아이콘
잘 봤습니다.
술을 좀 더 발효 숙성시키면 식초가 된다고 들었는데요,
식초는 마셔도 알콜 성분이 없어서 취기가 온오르는데, 이건 알코올이 다 증발되어서 그런건지요?
15/09/19 18:54
수정 아이콘
식초는 초산균이라는 효모로 알콜을 먹어서 산 (똥?)을 만들어냅니다. 종류가 달라요.
산적왕루피
15/09/19 21:54
수정 아이콘
와인의 경우, 옛날 막제조하던(씻지도 않은 발로 마구 짓이겨서 만든) 와인이, 쉬어버리면(?) 식초처럼 신 와인이 된다고 하던데 맞는지요?

로마시절에는 그 신 와인도 감지덕지라서 계피나 사탕수수 같은 데코레이션을 넣어 주스처럼 마셨다고 들어서요.


성경에 나오는 예수도 십자가에 못박혔을 때, '꿀물을 다오....'가 아니라 물을 주라고 하니 병사가 식초를 줘서 괴로워했다는 게 실은,

하도 짠해서 병사가 가지고 있던 쉬어버린 와인을 이거라도 드십쇼 하며 준 쉬어버린 와인이 식초로 와전된 것이 아닌가..마 그리 생각을 합니다.
15/09/19 22:23
수정 아이콘
좀 부가적으로 말하자면
알콜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효모는, 당분을먹고 알콜과 가스를 뱉어내구요
식초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효모는, 알콜을 먹고 산을 뱉어냅니다. 두 효모의 종류가 다릅니다.

다만 가정에서는 온도 등 관리를 해주셔야만, 술로 식용할수있는 식초를 만들어낼수 있습니다.
Sydney_Coleman
15/09/19 15:59
수정 아이콘
하.. 함무라비!!
역시 여러모로 훌륭하신 분이셨군요.
15/09/20 02:02
수정 아이콘
[추천] 잘 읽었습니다. 계속 해서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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