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RTH(삶)과 DEATH(죽음) 사이에 있다는 CHICKEN교의 충실한 교원이자 한편으로는 이러저러한 걸그룹들을 두루두루 좋아하는 편인 저는 어느날 별 시덥지 않은 생각 하나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무엇인고하니 온국민이 좋아하는 치킨을 100% 즐기기 위해서는 그와 궁합이 좋은 음료가 필요하다는 점과 하나의 걸그룹이 세상에 사랑받기 위한 면은 주되게 선보이는 세일즈 포인트가 정말 중요하지만, 그 이면에 그 세일즈포인트가 소비자에게 주는 부담을 덜어내는 이면의 포인트가 있어야함이 상호 일치하지 않는가 하는 것이죠. 이러한 발상에서 출발한 글인데 무리수 내지 의미과다부여형 글이 될지, 공감형 글이 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냅다 질러보도록 하겠습니다.
1. 치킨, 그리고 걸그룹
대걸그룹시대와 치킨이 소위 '치느님'으로 격상된 시기가 일치하는지 어떤지는 사실 필자는 잘 모릅니다. 그러나 하나 분명한 것은 어느 시점 이후로 걸그룹이 치킨광고를 찍는 것은 인기의 척도 내지 그 어떤 상징적인 무언가처럼 되었다는 것이죠. 실제로 최소 이름한번은 들어봤다 싶은 걸그룹들의 경우에 치킨 광고를 안찍은 경우는 정말 흔치 않았죠.
<이분야의 전설이라고 할 수 있는 소위 '굽네시대'>
근데 하나 재밌는 것은 치킨프랜차이즈와 걸그룹에는 그외에도 좀 공통점 아닌 공통점이 있는 것이 있죠. 어느 기점 이후로 정말 다양해지고, 엄청나게 많아져서 완전히 레드오션 시장이 되었다는 점이 첫번째. 거기서 거기 같아보이지만 다들 깨알같이 그 나름대로의 다른 모양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두번째. 이런 팽창성에도 불구하고 전국민이 즐기는 해당분야의 유력콘텐츠 위치를 제법 오랫동안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 마지막 세번째 정도 되겠네요. 한쪽은 외식시장에서, 한쪽은 음악시장에서 말이죠. 이런 점을 비추어 볼 때 치킨, 나아가 치맥과 걸그룹을 연결지어 생각해본다는 점이 막 그렇게 이상할 것같지는 않기도 합니다. 뭐 이상하게 생각하신다해도 어쩔 수 없고 제 나름대로는 '양념반 후라이드반 무많이'하게 아래의 글을 전개시키도록 해봐야겠죠.
2. 걸그룹과 치맥, 무엇으로 연결할 것인가
크게는 두가지입니다 먼저는 치킨을 세일즈포인트, 즉 컨셉 내지 노래와 같이 1차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요소들을 중점비유해서 볼 것이고 맥주는 명분 내지 정당화요소, 이를테면 반전매력이나 실력 등 깊게 팔 수록 소비자에게 다가오는 부분들을 중점비유하려고 합니다. 치킨과 맥주가 각각 걸그룹에게 있어 어떤 부분에 해당되는지에 대해 분야별로 간단히 살펴보는 것으로 글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3. 치킨과 걸그룹
1)치킨의 맛 - 노래
노래고 치킨이고 간에 일단은 맛있어야 소비자들이 먹어주는 것은 불변의 진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서술할 다른 부분이 모두다 함량미달이라 해도 일단 치킨이 맛있고 노래가 괜찮으면 그 업장과 그룹은 최소 '맛'에 관해선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죠. 반대로 모든 것이 완벽해도 여기서 수가 틀리면 애초에 '치킨을 파는 업장'이라는 타이틀 조차 위태로우니. 그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비운의 명곡도 일단은 '명곡'이라야 들을 수 있는 호칭인 법>
다만, 의외로 '좋은 점수'를 받는 것과 그래서 잘되는 것은 생각보다 그렇게 완벽하게 일치하지는 못합니다. 장사게 잘되는 최소조건이기는 한데 '확률을 고정시키는 조건'은 아닌 셈이죠. 정말 맛있는 집인데 왜 이렇게 장사가 안될까 싶은 집을 안겪어본 것도 아니고, 노래가 대중에게 선택되어 떳다가 그 다음곡이 선택받지 못해 추락하고 잊혀지는 경우도 봐온 우리 입장에선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니 참 여러모로 신경을 안쓸 수도, 여기에만 신경쓸수도 없는 노릇이긴 하죠.
<잠재된 기대치와 주목도가 높은 상황에서 노래까지 좋으면 어떻게 폭발하는지 보여주었던 아이유의 '좋은날'>
그렇다보니 솜씨좋은 주방장, 내지 검증된 레시피를 많이 찾게 되는데 이것은 최소한의 퀄리티와 시장점유력을 보장하는 긍정적인 신호가 되기도 했지만 '맛'의 획일화라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치킨의 경우에는 그래도 맛만 좋으면 그게 뭐 어떠냐하긴 하지만 음악의 경우에는 사정이 약간 다르죠. 맛을 내는 셰프를 우리가 잘아는 용감한 형제, 이단옆차기, 신사동 호랭이 등 스타작곡가들로 생각해보신다면 어느정도 이해가 가실지도 모르겠는데요.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레시피 표절만 아니라면 우리는 이 비판을 함에도 스타셰프들이 내는 '맛'을 주로 찾게 됩니다. 그것이 소비자인 우리의 모습이죠.
2)치킨의 종류 및 메뉴 - 컨셉
치킨의 '맛'이 좀 포괄적인 개념이라면 이쪽은 좀 눈에 보이는 구체성이 있는 분야라 할만합니다. 저는 걸그룹의 컨셉을 '대중이 그들을 어떻게 즐겨야할지 제시하는 가이드라인' 정도로 보고 있는데요. 치킨집에 메뉴를 '맛있는 치킨'이라고 명명할 수 없고 걸그룹이 자기노래를 소개할 때 '그냥 좋은 노래'가져왔습니다라고 할수 없는 것과 이를 좀 상통하게 보고 있습니다. 치킨으로 치면 양념이냐 후라이드냐, 걸그룹으로 치면 청순이냐 섹시냐 정도의 분류표 내지 가이드라인은 있어줘야 '우리가 무엇'인지 소개할 수 있으니까요. 나는 양념반 후라이드반이야, 나는 양념도 아니고 후라이드도 아니고 갈릭이야, 나는 아예 튀기지 않고 구운닭이야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요.
<아마 근 몇년 사이 가장 강력한 컨셉형 히트곡이라 불릴법한 크레용팝의 '빠빠빠'>
그렇다보니 치킨의 종류와 메뉴는 맛하고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집니다. 어떤 종류의 치킨요리를 할지 결정을 해야 그에 맞는 '맛'을 낼 수 있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걸그룹의 노래와 컨셉도 이와 마찬가지죠. 노래와 컨셉이 맞지 않으면 작곡가와 시연자인 걸그룹 본인들은 만족할 작업물이 나올지는 몰라도 거의 90% ~ 99% 망하게 되어있으니까요. 그냥 방향만 달라도 망할 수 있는데 컨셉의 퀄리티까지 안좋다면 뭐 말할 것도 없을테고. 그런만큼 대중의 기호에 들어갈만한, 가독성있고 퀄리티있고 생동감있는 컨셉을 뽑아내는 것은 치킨집에서 팔게 될 치킨메뉴를 선정하고 고심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라 할 것입니다.
4. 맥주와 걸그룹
1)맥주의 질 - 실력
<제법 여러번 예로 들었지만 충분히 그러도 남을 위아래 강제mr제거 무대>
이런 치킨, 아무리 맛있어도 아무것도 안마시면서 먹을 수는 없죠. 미성년 딱지 떼신 성인들에게 있어 국민 음료는 단연 맥주일텐데요.
이 맥주의 역할을 하는 것은 누가 뭐래도 걸그룹에게 있어선 단연 '실력'일 것입니다. 실력파 걸그룹이라는 단어가 걸그룹 시장에선 마치
'프리미엄 브랜드'마냥 된 것이 오래인지라 그 어떤 강한 컨셉에 대한 반발과 부담감도 반감시키고 호감으로 변하게 만들어주는 요인이 되는데요.
실력이 있다고 다 뜨는 것은 아닌 점을 생각하면 여러모로 아이러니하면서 상통하는 면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엠알제거라는 문화가 정착되어 있다보니 걸그룹에게 실력논란이란 뗄래야 뗼 수 없는 것이 되었습니다>
반대로 아무리 노래가 좋고 컨셉이 좋아도 여기서 점수가 많이 깎이면 마음놓고 즐기는데 다소간의 방해요소가 되는데요. 이런 점에서 보았을 때
걸그룹에게 실력이란 당위요소나 선악이 아니라 '중요한 비즈니스 요소'인 셈이죠. 호감을 사고 마음을 끌어당기는게 최우선인 사업에서 그 '인력'을
소비자 개인의 호감 내지 타인의 시선에 의해 방해당하는 것이니 말이죠.
2)치킨과의 궁합 - 반전매력
다만, 한국맥주에 대해 비판이 많아도 '치맥'을 즐기기 위해는 적합한 맥주다라는 여론이 있듯이, 객관적인 퀄리티도 분명 중요하지만
치킨과 궁합이 잘맞는 종류이나, 소비자의 취향에 잘맞는 맥주이냐도 꽤나 중요한 부분일텐데요. 제가 이부분에서 꼽는 것은 바로
반전매력입니다. 사실상 이 걸그룹을 치맥에 비유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이기도 하죠.
<센컨셉의 대표주자 중 한명이지만 예능에서는 전혀 다른 캐릭터를 보여주는 현아>
이 반전매력이란 쉽게 말하면 '강한 컨셉의 이면에 존재하는 독특함과 친근함'을 말하는데요. 컨셉의 퀄리티와 진함이 크면 클수록,
반전매력의 존재는 더 크게 다가오게 되는 것이 걸그룹 시장을 소비하는 소비자들의 경향이 아닐까 합니다.
청순컨셉을 한다고 샤랄라거리는게 아니라 그 어느팀 못지 않게 친근하고 털털한 모습을 보이거나, 섹시컨셉을 하지만 평상시모습은
그와는 완전히 딴판이거나, 센컨셉을 하지만 들여다보면 여린면이 있고 귀여운면도 있는 그런 모습들에서 우리는 좀 더 '맛의 풍부함'을 느끼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이런 모습들을 효과적으로 잘 드러낸 팀이 정상급으로 평가받고 롱런도 하고 있으니. 그냥 필자 개인의 생각만은 아닐 것이라 생각되네요.
<에이핑크가 리얼리티에서 보여주는 반전매력은, 결과적으로 그들이 '요정'은 아닐지언정 '순수돌'은 분명함을 설득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다만 한가지 중요한 것은 이 반전매력이라는 것이 격차가 큰 것은 좋지만 세일즈포인트인 노래와 컨셉의 본질마저 헤쳐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소제목의 이름에 '궁합'을 넣어둔 것이죠. 이 반전매력이란 결국은 '치킨'의 부작용을 중화하고 강점을 좀더 시원하게 즐길 수 있게 만드는
그 어떤 것이어야 하니까요. 매우 까다로운 조건일 수는 있겠으나 그것을 해내야 그걸 진짜 반전'매력'이라고 할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이는 소비자의 성향과 시대적 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으니 무엇이 정답이라고 할수는 없지만 말이죠.
'위아래'로 떳지만 LE와 솔지를 중심으로 '실력파 걸그룹'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해낸 사례이기도 합니다. 벗벗TV, EXID의 쇼타임 등에서
거침없고 솔직한 매력을 보여준 것은 덤. 어찌보면 치맥형 아이돌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겠죠.
2)나인뮤지스 : 무대를 런웨이로 만든다는 늘씬하고 도도한 8등신 걸그룹. 그러나 무대만 벗어나면 세상가장 친근한 걸그룹으로
변신합니다. 나뮤캐스트를 통해 보여주는 그녀들의 털털함이란 때때로 다소 과해보이기까지 하는 면이 있죠. 8명이라는 다소 많은
숫자만큼이나 멤버 개개인의 실력도 결코 녹록치 않은 그룹. '완성형 치맥'이 되기 위해 그녀들에게 남은 것은 이제 '뜨는 것' 단 한가지
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3)포미닛 : 투애니원과 함께 센언니 컨셉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걸그룹. 그러나 청춘불패, 꽃다발, 주간아이돌 등에서 보여진 그녀들은
세기는 커녕 언니같아보이지 않는 친근함이 있습니다. 그러나 올해 '미쳐'활동에서 보여준 것처럼 아무리 예능에서 망가져도 무대에서는
제대로 각잡아주는 그녀들. 걸크러쉬가 일어나지 않을 수 없는 그룹이라 할만합니다.
4)에이핑크 : 데뷔하자마자 리얼리티를 통해 청순돌 이미지를 모두 내려놓은 기념비적인 걸그룹이죠. 그와 동시에 청순장인이라 할 정도로
데뷔 이후 줄곧 청순컨셉을 유지해온 정말 아이러니한 그룹. 그 어디서도 굳이 일부러 드러내거나 말하고 다니지는 않지만 사실
걸그룹으로서의 실력은 그 어느팀 못지 않게 탄탄해져 있는 팀이기도 합니다.
5. 결론
워낙 흔들리지 않는 대세다보니 뛰어드는 업체도, 팀도 많고 많은 것이 이번시간에 비유한 치킨(+맥주)과 걸그룹인데 결국은 철저한 시장조사와 자기나름대로의 경쟁력강화, 마케팅 등 기본적인 사업성공의 미덕을 충실히 따라야 '잘될 수도 있는' 것이라는 점에서 세상에 쉬운 것, '생각하지 않고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하나도 없음을 느낍니다. 성공할만한 아이템에도 그 위력만한 부작용이 있어 이를 보완해줄 수 있는 무엇인가도 함께 생각해야한다니 말이죠. 그런 점에서 무수히 많은 치킨프랜차이즈들이 망하고, 수많은 걸그룹들이 대중에게 얼굴도장 한번 찍지 못한채 사라져 간것도 무리는 아닐 것입니다. 다만 그렇다고 '우린 안될거야 아마'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치킨도 맥주도 훌륭한 성공사업자들의 요인을 잘살펴서 자신에게 맞게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이 글을 어떻게 마칠까 고민해봤는데, 창업을 꿈꾸거나, 아이돌을 기획하고 있거나, 아직 못뜬 걸그룹들, 아이돌을 꿈꾸시는 분들 모두 힘내시라는
다소 생뚱맞고 훈훈한 대승적인 메시지로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치킨은 항상 옳습니다. 치멘.
6. 여담
감히 그 '카트리나와 투아모리의 상관관계'를 패러디한 제목을 뽑아봤는데 돌맞는거 아닌가 모르겠네요?-_-a
그래도 치느님 글(?)이니깐 너그럽게 봐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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