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는분도 계시겠지만 저는 코레일에 근무하는 직원입니다.

우리 역 특성상 만취고객이 자주 실려오고 제가 이 역에서 근무한지가 2년정도가 되가는 관계로 어느정도 만취고객 응대하는 법도
수준급에 달했다 생각되기에 평소엔 난동을 부려도 어찌어찌 잘 달래서 집으로 보내는 상황이었는데..
오늘도 역시나 자정이 넘어서 만취 고객이 차량기지로 들어가야 하는 전동차 내부에서 일어나질 않아 기관사님이 헬프를 요청하시더군요.
서울쪽 역들은 공익요원들이 상주해 있기에 대부분 만취자들은 공익요원이 처리를 하지만 불행하게도 우리역엔 딱 한명 있는 공익요원이
오후 6시면 퇴근하고 없기에 항상 제가 모든 만취자들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라 어쩔수 없이 내려가서 살살 달래서 고객을 깨워
모시고 나왔죠.

여기까진 좋았습니다.
이제 승차권을 게이트에 찍고 나가기만 하면 되는데 게이트 입구에서 갑자기 짜증을 내더라구요.
씨x놈아, x같은 새x끼가 내가 술이 취했는데 어쩌라고! 하면서 화를 내길래 이러지 마시고 어서 가셔서 주무시라고 좋게 얘길 하는데
갑자기 지갑에서 오만원짜리를 꺼내더니 제 면상에 집어던지더라구요?
"고객님. 타실때 찍으셨던 카드로 그냥 하차처리 하고 가시면 됩니다"라고 말씀드렸더니
이번엔 쓰고있던 모자를 제 얼굴에 집어던지며 또 욕지거리..
황당해서 말도 못하고 있는데 집어던졌던 오만원짜리를 집어드는가 싶더니 그대로 제 뺨을 갈기더라구요 ;;

태어나 40년 넘게 살면서 부모님에게도 한번 맞아본 적이 없는 따귀를 맞고나니 이게 참..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꼭지가 돌아버려 주먹을 날리지 않은게 참 용하도록 잘 참았다 싶네요.

평소에도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에게 침을 뱉는것도 당해보고 발길질로 채이기도 해봤지만 그냥 그러려니하고 웃어 넘겼고
야간에 경찰분들 바쁘신거 뻔히 아는 상황이라 웬만하면 112 신고도 안하지만 이번엔 도저히 못참겠더군요.

피지알 여러분들은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전철역 입구부터 역사 내부에 cctv로 찍히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그 인간도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찍혔기에 경찰분들 보시더니 뭐 말도 없이 바로 변호사 선임 어쩌고..하면서 현행범으로 연행.
(지하철이나 기차역에서 스킨쉽 자재해 주세요. 다 찍힙니다 ;;)

결론은 뭐,,방금 전까지 조서 작성하고 와서 마감작업 끝내고 아직 진정되지 않은 가슴을 눌러가며 글을 올립니다.

이런 상황이 처음이라 그런데 만약 합의같은거 봐야한다면 어찌 해야하는지..
솔직히 돈은 별로 필요도 없고 그 인간(경찰서 가서 보니 저보다 2살 많더군요 ;;) 인실x좀 겪어보게 하고 싶은데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겠네요.

술먹어서 기억이 하나도 안난다고 경찰서에서 딱 잡아떼던데 이런 경우에도 심신미약으로 인해 별로 처벌받지 않는 건가요?
(저는 손가락 하나 꼼짝하지 않고 그냥 서서 맞기만 한게 전부 cctv에 찍혀있는 상황)

경험자분들이나 법 관련 잘 알고 계시는 분들 조언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추가. 혹시나 질문 게시판으로 이동해야 하는 글이라면 운영자님께서 처리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