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2/12/17 11:14:20
Name 후추통
Subject [일반] 덕 있는 자의 땅 ⑤ 내부의 적
관우가 번성을 포위하고 우금과 7군을 전멸시키자 형주자사인 호수와 남양태수 부방은 관우에게 몽땅 항복합니다. 호수와  부방은 조조에 의해서 각각 형주자사와 남양태수로 임명되어 있었는데, 사마의는 조조에게 호수와 부방이 성격적 결함이 커 변경의 땅을 맡기기엔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죠. 그러나 조조는 이들을 각기 형주와 남양으로 가게 해 조인을 후원하도록 하지만 조인과 만총이 번성에서 포위당하자 바로 관우에게 항복합니다.

번성은 번성대로 상황히 좋질 못했습니다. 폭우로 인한 관우의 수공으로 인해 번성이 전무 물에 잠기고, 번성 외곽에 배치했던 구원군으로 왔던 우금의 7군과 주력군인 방덕군이 모두 물에 쓸려가버렸기 때문이죠. 조인전의 기록에는 조인은 수천 군사로 번성을 겨우겨우 지키고 있었는데 성에서 물에 잠기지 않은 부분이 수판(2척이 1판), 그러니까 성벽의 대부분 물에 잠겼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관우군이 화공을 비롯한 지속적인 기습과 야습으로 인해 그나마 수몰되지 않았던 군량 역시 고갈되어 가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조인 아래의 장수들은 번성을 버리고 퇴각할 것을 건의하죠. 그러나 조인을 보좌하고 있던 만총은 그 의견에 반대를 표시합니다.

만총 : 번성은 저지대입니다. 당연히 고지대에서 흐르는 물은 속도가 빠르기때문에 오래 지속될수 없습니다. 관우의 군대 중 일부는 겹현(허창의 인근)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허창 남쪽 백성들은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관우가 이곳을 함락하려 하는 것은 배후의 위험을 차단하기 위함입니다. 그를 무시하고 이곳을 버리고 도망간다면 형주 일대는 다시는 위의 땅이 될 수없습니다!



(만총 백녕. 조조가 연주를 장악할때 조조에게 출사한 조조의 개국공신 중 한명이죠. 연의에서의 비중은 거의 공기에 가까웠지만, 법 집행이 엄격했고 군사적 재능 역시 상당히 뛰어났습니다. 거기다 조휴 등이 리타이어 하면서 비어버린 남동전선 방어를 맡은 사람이기도 했죠.)

조조는 당장 급한 불을 끄기 위해서 완을 지키고 있던 서황에게 서상, 여건과 군사를 주어서 번성을 구원토록 합니다.

모든 일이 돌아가고 있던 손권은 관우를 후원 할 뜻을 내비쳤지만, 일부러 빠르게 나아가지 않고 일부러 길을 지체하고 주부를 보내서 관우에게 늦을거라고 말하죠. 안그래도 조인과 만총의 방어에 짜증이 나있던 관우는 주부에게 벌컥 화를 냅니다.

관우 : 오소리 새끼가 감히 나를 능멸하는 것이냐? 번성이 함락되고 난 뒤에는 네놈들 차례일 것이다!!

.....제리, 강아지에 이은 오소리....

지금까지 관우전의 주석인 전략에 나온 기록입니다. 하지만 배송지는 여몽전에 근거를 들어서 관우는 손권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았고 손권은 갈거라고 확답을 주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거기다 주석으로 인용된 구절은 손권이 사자를 보내 자신의 아들과 관우의 딸을 결혼시키기를 바란다고 했다가 관우에게 거절당하죠. 연의에서는 관우는 결혼을 권하는 손권의 사신에게 이렇게 말하죠.

관우 : 호랑이가 감히 개의 자식과 결혼하겠는가!

사실 이 제안은 거의 인질요구나 다름없었습니다. 일단 정사-연의 양쪽의 손권의 결혼 의사 표시는 사실이었던 듯 합니다. 그렇다면 손권이 아들 중 누구와 관우의 딸을 결혼시키려 했을까요?

당시 손권의 아들이 둘 있었습니다.바로 손등과 손려죠. 관우의 딸에 대해서는 그 존재가 나오지만 나이가 몇살인지는 나와있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일단 추정을 해보죠.

연의에서 관우의 양자로 나오는 관평은 정사에서는 양자라는 언급이 없습니다. 유봉이 유비의 양자였다고 기록한 점을 본다면, 아무래도 친자가 확실한 듯 합니다. 219년에 관평의 나이는 41살, 장년입니다.



(항상 젊은 장수로 나오지만 죽을 당시에는 장년인 41살...)

거기다 213년에 처 조씨(일설에는 조운의 딸이라는 기록이 있습니다.)사이에 아들인 관월이 태어나 있었죠. (관흥의 나이에 대해서는 실제로는 잘 나오지 않았습니다. 약관의 나이에 시중,중감군이 되었다가 몇해 뒤에 죽었다고만 나오니까요.)

그렇다면 일단 219년 당시에 그 텀을 엄청나게 높게 잡아도 관우의 딸의 나이는 10대 후반~20대 초반이라는 추정이 가능하죠.

그렇다면 손권의 아들인 손등과 손려의 나이는 어떻게 될까요?

손등은 209년 생, 손려는 213년 생입니다. 따라서 손등을 기준으로 잡아도 손등은 10~11살, 손려는 6~7살 정도 됩니다. 자 나이를 아무리 높게 잡아도 손등을 기준으로 하면 10대 초반과 20대 초반의 10년 터울이고, 손려를 기준으로 잡으면 아예 애랑 어른이 결혼하는 겁니다. 물론 유비와 손부인의 나이를 감안하면 이 차이가 문제가 되진 않겠죠. 그러나 손부인의 위치는 엄연히 손권의 동생입니다.(기록을 검색해봤는데, 손견의 사망년도가 192년인데 위키백과에는 손부인의 생년이 194년이더군요...뭐지?)

따라서 관우와 손권과의 결혼은 그 목표가 너무나도 뻔히 보이는 것이었죠. 관우의 딸을 결혼을 빙자한 인질로 삼겠다는 것이었죠. 이러한 얕은 수가 뻔히 보이고, 자기 자식을 인질로 삼겠다는데 얼씨구나 하고 받아들일 부모가 어디있겠습니까.



(민간 전승에는 이회의 아들과 결혼하고 남중을 교화하는 데 힘썼기 때문에 남중 사람들이 관씨댁 아가씨라고 불리면서 친하게 왕래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관우의 승승장구에 육구를 지키던 여몽은 병이 있다고 하면서 손권이 있는 건업으로 갑니다. 그러나 이미 여몽은 그 이전부터 관우와 촉을 전부 오가 병합해야 한다고 생각한 사람이었죠. 노숙이 여전히 살아있던 와중, 여몽은 손권에게 말합니다.

여몽 : 손교에게 남군을 지키게 하고 반장은 백제에 주둔하며 장흠에게 유격병 1만을 주어 장강을 순찰하게 하면서 적이 내려오면 대응하게 하고, 저는 양양을 지킨다면 조조에 대해서 걱정할 필요가 없고 관우 역시 필요 없을 것입니다.

여몽의 이 말은 손유동맹의 파기와 함께 형주 뿐만 아니라 익주까지 오가 차지해야 한다는 의미였죠. 여몽의 이 말에 안그래도 유비-관우에게 빡쳐있던 손권은 그 계획을 수립합니다. 그리고 번성이 함락 직전에 들어가자 여몽은 다시 손권에게 말합니다.

여몽 : 지금 조조는 유주와 기주를 위무하고 내부 상황을 정리하느라 이쪽으로 눈 돌릴 틈이 없습니다. 서주가 비었으니 가면 이길수 있습니다만, 지세가 육지와 통하고 기병이 움직일만한 곳이라 서주를 얻는 다 하더라도 조조가 이곳을 되찾으러 오느라 싸우기만 할 것입니다.

아까 전까지만 해도 육상 전력으로는 조조와 싸워볼만하다는 여몽이 이제와서 말을 바꿔버린 것이죠. 어쨌든 그 내용은 형주를 차지해야 한다는 뜻은 일맥상통하는 바였습니다.

여몽은 일단 육구로 돌아와 자신의 내심을 숨기면서 관우와 통교하면서 우의를 닦습니다. 우리 주군이 너무하네 어쩌네 하는 식으로 했겠죠. 관우는 이러한 여몽의 뻔히 보이는 수작을 알지만 당장은 친교를 쌓아가면서 실제로는 병사를 충실히 해 공안과 남군에 충분한 병력을 남겨두어 오군을 방비하도록 합니다. 거기다 각 장강변을 따라서 오가 움직일 경우에 대비해 군영을 만들어 두고 병력과 관측소를 설치하죠.

번성 공략에 앞서, 관우는 남군 태수 미방을 강릉에 두고, 장군인 사인(부사인으로 알고 있지만 다른 기록에서는 성이 사, 이름이 인인 사인입니다.)은 공안에 두어 그 땅을 지키도록 합니다. 관우전의 기록에는 미방과 사인은 관우가 자신을 업신여긴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기록을 보면 미방과 사인은 후방에서 군수물자 보급을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거기다 그들, 특히 미방은 남군 성 내의 화재를 진압하지 못해 병기를 몽땅 다 태워버렸다는 기록이 오록에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의 죄는 당장 죽어도 마땅하지만, 앞에 적군을 두고 있었고 거기다 미방의 경우 그의 형 미축은 장기간 유비를 따라다니며 자금 지원을 해왔던 공신중의 공신이었습니다.

관우는 일단 이러한 미방의 죄를 차후에 논죄하기로 하고 번성으로 출격했죠. 그리고 관우의 대승은 미방에게는 큰 공포로 다가왔습니다. 만일 이대로 전투가 끝나면 관우는 당연히 자신의 목을 신속히 몸과 분리해 줄 터였죠.

손권은 이제 형주를 차지할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몽이 병을 가장하면서 건업으로 왔을때 누군가 여몽을 문병온 사람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다음편은 육손에 대해서 언급해볼까 합니다. 사실 이때부터 육손이 포텐을 뻥뻥 터뜨려댔으니까요.(근데 이때쯤 육손의 나이는 30대 후반~40대 초반... orz)


뱀발 1. https://pgr21.com/?b=8&n=41102  
(댓글좀!! ㅠㅠ)
뱀발 2. 저글에 음악도 붙였어요!! 자동재생이 아니에요 ㅠㅠ 댓글좀!!(굽신굽신)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래몽래인
12/12/17 11:26
수정 아이콘
항상 감사히 잘 보고있습니다. 빵빵 터트려주세요.
Siriuslee
12/12/17 14:09
수정 아이콘
관평의 생년은 미상으로 알고 있는데요.
219년에 죽을때 41세라면 생년을 179년으로 잡으신건데..

유비 생년인 161년과 비교해보면, 너무 이른게 아닌가 싶습니다.
관공의 생년도 미상이긴 하지만, 유비와 동년배로 잡는다면..
(물론 거병전에 아들이 있었고, 나중에 자리를 잡은 후 합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뭐 정확한것은 알 수 없지만
양자가 아니라 관공의 아들이 맞다면,
유비세력이 서주에서 자리를 잡았을때 혹은
형주로 와서 세력을 잡았을때 정도가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감모여재
12/12/17 16:09
수정 아이콘
이마이즈미 준노스케의 '관우' 라는 책에 보면 관우와 관평의 나이를 여러 연구자들이 추적하는 과정이 나오는데 거기서 관우는 160년생 관평은 178년 생으로 추론했던 기억이 납니다. 관심있으면 찾아보셔도 좋을것 같아요.
(근데 이 책에서는 장비의 출생년도를 무려 173년으로 추측하고 있더군요. )
루크레티아
12/12/17 14:47
수정 아이콘
관우가 늦장가를 들었다는 이야기가 꽤나 있던데, 당시의 늦장가를 감안하면 관평의 나이가 40대에 이르진 않았을 것 같네요.
12/12/17 17:37
수정 아이콘
관우 입장에서는 좀 어이가 없었다고 보이는게 손부인이 유선이랑 오나라로 가서 유선이 인질될 뻔한게 불과 몇 년 전인데 또 결혼 이야기 꺼내면 당연히 인질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겠죠.

물론 거기서 오소리를 언급해버린건 외교상 실례지만 이전부터 손권이 해왔던 태도들을 생각해보면 오소리 소리 안 들었어도 뒷통수는 때렸을 것 같습니다. 그거 막으라고 개국공신급 인사에게 지키라고 해놨더니 뒷통수를 치질 않나...
.Fantasystar.
12/12/17 18:15
수정 아이콘
한마디로 손권이 불난집에 부채질한게 아니라 기름을 부은격이었죠
그동안 손권의 말도 안되는 형주반환 요구는 물론이고 유선을 오나라로 납치하려는 시도까지 있었는데 관우 입장에선 (특히 관우의 성격적인 부분까지 합해져서) 정말 제대로 빡칠수밖에 없었다고 생각되네요
헤나투
12/12/17 19:07
수정 아이콘
연재글을 통해서 손권의 업적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네요 크크.

다음글이 기대되네요!
지금뭐하고있니
12/12/18 01:08
수정 아이콘
잘 봤습니다.

이 국면에서 관우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던 게,
유비군은 적벽 대전 당시 강하의 유기군을 합치고도 고작 2만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이후 형남 4군을 취하고, 강릉을 빌렸는데, 여기서 1차 익주정벌군이 빠져나가고, 1차 원정군이 교착에 빠지자, 다시 장비-조운-제갈이 2차 원정군을 끌고 갑니다. 물론 이후 시간이 걸리지만, 형주군 자체가 상당히 적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되거든요. (애초에 인구가 주로 몰려 있던 양양과 북형주는 조조의 땅인 걸 감안한다면..) 그럼 대체 관우는 얼마의 군을 이끌고, 북형주군과 우금의 7군(당시 허도 주변의 모든 군을 합한)을 상대하고, 다시 서황이 한중에서 끌고 온 군을 또 상대한다는 건지.....;;;;

진짜 이 국면에서 관우는 엄청났던 거 같습니다. 결국 실패하게 되지만....제리...;;;
Marionette
12/12/18 12:11
수정 아이콘
손제리를 본격적으로 까야될 시간이 다가오고 있군요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1300 [일반] 오늘의 적, 내일의 적 (序) 미치광이 풀 샐러드 [2] 후추통5076 12/12/27 5076 0
41219 [일반] 동북공정의 시작, 연변정풍운동 [3] 후추통6720 12/12/22 6720 0
41158 [일반] 덕 있는 자의 땅(끝) 잠룡미비(潛龍未飛) [6] 후추통7143 12/12/20 7143 1
41112 [일반] 도배일지 모르지만 죄송합니다. 인터넷 정부규제 관련글 [11] 후추통5488 12/12/17 5488 0
41110 [일반] 덕 있는 자의 땅 ⑤ 내부의 적 [9] 후추통6179 12/12/17 6179 1
41102 [일반] 천명을 논하라! [1] 후추통5392 12/12/16 5392 0
41089 [일반] 외쳐! 제갈승상!!!(부제 : 전쟁이다!!!) [54] 후추통10682 12/12/15 10682 1
41086 [일반] 애국이 정치적 색깔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안타깝다? [15] 후추통5018 12/12/15 5018 0
41056 [일반] 연평도 포격징후 내부보고 있었다. [39] 후추통6222 12/12/14 6222 1
41048 [일반] 덕 있는 자의 땅 ④ 한수의 탁류 [46] 후추통6724 12/12/13 6724 0
40976 [일반] 덕 있는 자의 땅 ③ 익양의 불길은 껐으나 [9] 후추통8395 12/12/11 8395 0
40964 [일반] 에휴우우.... [11] 후추통5252 12/12/10 5252 0
40924 [일반] 걸프사가 박정희 정권에 4백만달러를 제공. [2] 후추통5974 12/12/08 5974 0
40903 [일반] 덕 있는 자의 땅 ② 익양 전야 [23] 후추통6649 12/12/07 6649 1
40886 [일반] 덕있는 자의 땅 ① 형주 [17] 후추통12724 12/12/06 12724 0
40831 [일반] 덕있는 자의 땅(서)-노숙 자경 [24] 후추통7130 12/12/04 7130 2
40806 [일반] 위풍(끝)-용두사미 [9] 후추통5295 12/12/03 5295 0
40740 [일반] 위풍 ④ 공포, 遼來來 [8] 후추통9985 12/11/29 9985 0
40711 [일반] 황장엽과 북한 민주화? [17] 후추통6386 12/11/28 6386 0
40685 [일반] 위풍(외전)-旣生瑜 何生亮 [20] 후추통7679 12/11/26 7679 0
40680 [일반] 위풍 ③ 서전(序戰) [12] 후추통7114 12/11/26 7114 0
40673 [일반] 전두환의 차명재산 목록이 폭로되었습니다. [22] 후추통9388 12/11/26 9388 0
40603 [일반] 위풍 ② 합비, 불길의 땅으로 [13] 후추통7410 12/11/23 7410 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