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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1/26 17:25:17
Name 후추통
Subject [일반] 위풍(외전)-旣生瑜 何生亮
하늘이 주유를 내었는데 어찌 또 제갈량을 내었는가!


210년 파구 미주랑 주유가 36세라는 나이로 아깝게 사망합니다.



연의에서는 제갈량에 대한 질투로 인해 분사한 쫌생이(?)로 나오지만, 정사에서의 주유를 이리 평합니다.

주유는 손책에게 좋은 친구로 대우받았고, 태비(오태부인) 또한 손권으로 하여금 형의 예로서 받들게 하였다. 이때 손권의 직위는 장군이었고 그의 부장들과 빈객들의 그에 대한 예절은 오히려 간단했지만, 주유만은 일찍부터 존경을 다하여 신하로서의 예절을 지켰다.

손책이 200년에 요절하고, 손권이 형의 직위를 계승했을때 손권을 지지하던 인사는 장소와 동습 정도였습니다. 장소는 외부인사였고 동습은 회계의 소장파 호족으로서 오 내부에서의 힘은 딱히 강한편은 아니었죠. 만일 주유가 손권의 편을 들지 않고 계승권을 문제삼아 손책의 아들인 손소 등을 편들었다면, 손권은 무리없이 직위를 계승받기는 커녕 목숨마저 위태로웠을 겁니다.

주유는 여강군 서현의 대호족출신으로서 손책을 따라 오를 건설한 개국공신에 손책과는 동서지간이고, 오의 야전사령관이자 손견의 부인이자 손책과 손권의 어머니인 오태부인에게도 아들이라 인정받고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삼국지 시리즈를 통틀어서 주유를 잘 나타내는 일러스트라고 생각하는 삼국지9의 주유)

주유가 자신을 굽히고 손권을 추대함으로서, 손권은 그제서야 오의 진정한 군주로 인정받았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주유에 대한 고마움은 이후 주유와 그 자손들도 우대합니다. 주유가 죽자 손권은 소복을 입고 애도하고, 주유의 영구가 오로 돌아오자 무호로 나가 맞이하며 장례에 드는 모든 비용을 자신이 부담합니다. 거기에 주유의 집안 빈객들에게는 부세와 요역을 매기지 않도록했습니다. 이러한 대우는 정보가 죽은 후 정보의 가문에도 이어지지만, 주유의 단순한 빈객들에게조차 세금징수와 요역징발을 면제시켜 주었다면, 그 친족에 대한 대우는 상상을 초월할테죠.

주유는 2남 1녀의 자녀를 두고 있었는데 주유의 딸은 손권의 태자였던 손등에게 시집을 갑니다. 장남인 주순은 손권의 딸을 아내로 맞았는데, 이 여자가 그 유명한 손노반이죠.


(손노반에 대해서는 나중에 서술할 일이 많습니다만, 이 여자를 평한다면..한마디로...참..)

주순은 아버지인 주유의 풍모가 있다고 평을 받았고 기도위로 있다가 아버지와 똑같이 요절합니다. 그리고 주유의 차남 주윤은 흥업도위로 있으면서 손가의 종실의 딸을 부인으로 맞았고, 아버지의 후광을 믿으면서 죄를 범하다가 제갈근과 보즐이 그를 죄줄 것을 상소하자 주유때문에라도 벌을 줄수 없다고 거부하다가 주연,전종까지 글을 올리자 그제서야 벌을 줄 정도였습니다.(이러한 자식의 패드립의 최대 희생자는 한당이죠;)

이러한 주유에 대한 고마움은 주유의 조카 주준이 낙하산으로 편장군으로 임명되 관리와 병사 1천여명을 통솔할 정도였습니다.

연의에서는 제갈량에 대한 질투가 유비에 대한 증오로 옮겨붙은 듯 한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그러나 주유는 노숙과 함께 친유비파였고, 이러한 주유와 노숙의 친유비성향은 노숙이 죽을때까지 직접적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진 않았죠.

하지만 주유같은 경우 유비를 단순히 조조를 쳐부술때까지의 이용대상으로 봤다면, 노숙은 동맹자 관계로서 힘을 연합해야 할 세력으로 봤죠. 이러한 노숙의 대촉인식은 이후 육손에게 이어지죠.

주유의 천하이분지계, 즉 주유는 오가 차지할수 있다고 봤죠. 하지만 주유가 이를 실행하려던 와중에 병사하면서 이는 물거품이 됩니다. 손권은 이후 사촌 손유등을 보내서 촉을 병합하려는 시도를 합니다만 유비에 의해 저지되기도 하죠.

글쎄요. 이러한 오의 촉 병합 시도는 불가능했을 거라 봅니다. 합비와 북양주 지역은 여전히 조조의 땅이고, 형북 남양군 등이 아직 조조의 세력권내에 있거니와 과연 오 전체의 경제력이 촉과의 전쟁을 버텨줄수 있었는지는 저로서는 의문입니다. 유비가 내부 호족들과 촉 내의 외부인사파들의 지원을 받았음에도 촉군을 먹어치우는데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고, 본거지에서의 어떠한 내부소요도 없었지만, 오의 경우는 내부에서의 내응이 있으리라는 보장도 없고, 거기다가 오 내부의 반대세력과 산월을 비롯한 이민족들의 반란 준동이 항시 있다는 점을 본다면...글쎄요...

주유가 죽기 직전, 주유는 손권에게 편지를 보내 자신의 후임으로 노숙을 추천합니다. 손권 역시 노숙을 분무교위로 임명하고 주유의 병사 4천과 봉읍 네현도 노숙에게 주었죠.


(충격과 공포의 진사골무쌍7의 노숙....이사람이 노숙이라고????)

노숙에 관한 건 아마도 형주공방전에 관한 글에서 나올테니 이만 줄이겠습니다.

주유는 살아있을때도 죽었을때도 오의 앞날에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친유비파인 주유와 노숙이 사망한 이후, 그 뒤를 이은 여몽은 완벽한 악재를 만들었고, 이는 오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을 일시 상실하게 만들었죠.

그리고 그 뒤를 이은 육손은 방향은 비교적 바로잡았지만, 군주인 손권의 사이코패스 짓은 그마저도 두손 두발 다 들게 만들어버렸죠.

P.S 주유가 죽었을때, 이분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을까요? 연의에서처럼 앞을 막는 대적이 죽었기 때문에 그는 일시적 해방감을 느꼈을까요? 알수 없는 일입니다.


(충격과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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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리
12/11/26 17:30
수정 아이콘
콩라인의 조상급이죠. 제목으로 쓰신 한자어는 실제 중국에서도 꽤나 유명한 말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설탕가루인형형
12/11/26 18:03
수정 아이콘
저게..노숙이라니...OTL
포프의대모험
12/11/26 18:47
수정 아이콘
관우를 주겨서 역사에 크게 한줄 남긴거 보고 여몽 꽤 대단한놈이군.. 했는데 오나라엔 악재였나요?
오나라가 형주 먹을려고 예전부터 전전긍긍 했던거같은데 여몽이 결국 냠냠해준거라고 생각했거든요
12/11/26 20:43
수정 아이콘
먹을때 먹더라도 잘 먹어야죠. 결과적으로 오는 형주에 대한 완벽한 지배권도, 위에 대한 압박도 얻지 못 한채 동맹국의 신뢰와 병력만 잃은 셈이죠.
병력도 부족한데 방어선이 늘어난건 보너스...
루크레티아
12/11/26 18:53
수정 아이콘
주유의 죽음을 안 제갈량의 심정은 딱 연의에서의 표현과 같았을 것 같습니다. 애초에 주유는 워낙에 오의 기둥 같은 존재이니 제갈량의 역량으로 다루기 힘든 존재였죠. 차라리 굴러온 돌이지만 후계자가 된 노숙이 다루기도 쉬웠을 테고요.

제갈량이 아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그런 노숙이 너무 빨리 횡사를 해버린 것이겠죠.
지금뭐하고있니
12/11/26 20:38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삼국시대에 가장 완벽했던 남자가 아닌가 싶습니다.

왕을 보좌할 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고, 먼 미래를 두고 전략을 준비할 능력도 갖추었고, 삼군을 총괄해 지휘하는 능력은 으뜸이라 할만했고, 음률에조차 조예가 깊었으며, 무일푼의 손책에게 달려올 만큼, 그리고 이후 다시 무일푼에 가까웠던 손권에게 달려올 만큼 충의로웠으며, 주랑이라 불릴만큼 빼어난 용모에, 이교라 불릴만큼의 부인까지...후덜덜(야구로 치면 이건 5툴이 아니라 외모에 부인까지 더 해 7툴..^^)

기생유, 하생량 이라는 말보다
하늘이여, 주유를 내었으면서, 어찌 이리 빨리 거둬가십니까. 가 더 어울릴 장수라고 봅니다.

ps. 가입 후 첫 댓글인데, 후추통님의 글을 재밌게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12/11/26 23:04
수정 아이콘
전 주유야말로 오히려 연의의 가장 큰 수혜자라고 느껴지는데..흐흐

연의가 생기기 전까지 주유의 존재감이란 중국 역사에서 거의 미미했죠.
제갈량이야 촉 멸망부터 꾸준히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고 최고의 재상 중 하나로 인정받았으나
주유의 경우엔 그런 게 전무하다 연의로 인해 그 역대급 재상인 제갈량의 라이벌로 일약 스타가 된 케이스라고 생각합니다.

현대에 와선 주유가 그렇게 찌질한 인물이 아니래..하며 그 평가가 오히려 실제 능력보다 부풀려진 케이스가 아닌가..
하는 느낌까지 듭니다.

그리고 주유의 경우엔 친유비파라기보단, 유비를 과소평가했다가 더 적절치 않았나 싶네요.
손권에게 올린 상소 내용을 보면 조조도 하지 못한 유비를 묶어 놓은 일을 자신은 할 수 있다는 식의 이야기와 함께
관우와 장비를 자기 뜻대로 부릴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어쩌면 유비만 우습게 본 게 아니라 천하를 우습게 본 인물.
거꾸로 말하면 스스로를 너무 과대평가해 능력 이상의 일을 하려했던 인물.. 이라 전 평가합니다.

전쟁은 잘했을지 모르겠지만 현실을 읽는 눈은 너무 부족했으며,
그렇게 힘들게 얻은 강릉에 대한 지배권을 유비에게 너무나 손쉽게 넘겨준 주유에 비해
유비를 적절히 압박해 무력충돌없이 형남 절반을 얻어내고 손유동맹도 지속 시키면서도
손유동맹의 방향이 서로가 아닌 조조에게라는 궁극적 목표를 잃지 않게 만든 건 오히려 노숙이었죠.

개인적으로 약간은 망상에 사로잡혔던 주유보단
현실적이고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하려했던 노숙을 일찍 잃은 게 손권에게 훨씬 커다란 악재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지금뭐하고있니
12/11/27 00:55
수정 아이콘
저랑 생각이 조금 다르시네요.

주유가 연의 전에 어느 정도 평가를 받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관도 이후에 천하를 다 움켜쥐었다고 생각했던 조조가 적벽에서 졌고, 적벽에서 조조를 이긴 건, 유비와 주유였죠. 무일푼의 손책을 보좌해 불과 3여년 만에 양주를 집어삼킨 것도 주유의 군공이었구요. 위나라 최고 무장이던 조인을 상대로 강릉을 얻어낸 것도 역시 주유였죠.

주유가 연의로 인해 그 전보다 얼마나 더 유명세를 탔는지는 모르겟지만, 연의로 인해 '찌질함'과 '소인배'가 되어 버리죠. 조인과 싸워 이겨서 강릉을 얻어낸 것은 본인인데, 강릉은 제갈량이 주유를 일부러 고생시키고 주유-조인의 전투를 이용해 피 한 방울 안 흘리고 차지하는 걸로 나오며, 심지어 자기는 제갈량에 미치지 못 하는 걸 억울해 '분사'에 가까운 죽음을 맞는데, 제갈량은 배타고 유유자적하게 와서는 조문하고 방통을 빼가는 크리까지...;;;조조와의 개전을 앞두고도 제갈량이 개사한 동작부에 자기 부인 이름이 올라있다는 말에 격분해서 개전의 의지를 다지는 등, 철저히 제갈량 손바닥 안에서 노는 캐릭으로 전락했는데, 이 정도면 차라리 안 유명한 게 낫지 않나요, 정사에 군공이 분명히 있는데, 유명해진 것은 군공이 아니라, 오명으로 유명해졌으니...

더불어 주유가 강릉을 얻은 후에 유비에게 준 건, 지극히 당연한 계책이었다고 봅니다.
강릉을 힘들게 얻었는데, 형남은 이미 유비가 차지했고, 형북은 조조의 손아귀에 있었죠. 손권에게 떨어질 땅이야 강릉과 이릉 언저리 뿐이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 손권만 별로 크지도 않은, 실익도 별로 없는 땅을 차지하고선 조조와 유비 사이에서 완충대 역할을 해야 하는셈이죠, 자기 돈, 자기 군사를 들여서...그런 역할을 할 필요가 있나요? 그래서 강릉을 유비에게 빌려준 거죠. 어차피 조조를 혼자서 상대할 수는 없으니, 동맹은 필요하고, 그 동맹에게 빚을 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를 이용해 자신의 땅의 안위를 지키는 계책이죠. 이렇게 되면 손오가 항상 갖던 장강의 이점은 유비라는 동맹이 강릉을 지키게 함으로써 안전이 보장되면서도 자신들은 그 땅이 조조에게 넘어가는 걸 방지하기 위해 군비를 쓸 필요가 없게 되고, 자연히 나머지 하나의 국경인 합비 쪽에 신경을 더 쓸 수 있게 되니까요. 제 생각으로는 아주 좋은 계책같은데 말입니다.

노숙이 유비를 압박했다고 하지만, 결국 형남의 절반을 내준 것은 노숙의 압박이나 유연한 외교 때문이 아니라, 조조가 한중으로 군을 이끌고 왔기 때문입니다. 노숙이 아니라, 주유가 그 자리에 계속 있었다고 한들, 유비가 형남을 움켜쥐고 있을 상황이 아니었죠. 실제로 그 전에 익양에서 땅을 달라는 손오와 주기 싫다는 유비가 직접 대치하기도 했구요.
12/11/27 01:10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너구리구너
12/11/27 09:29
수정 아이콘
제목을 보자마자 날두가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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