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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2/07 10:57:30
Name 후추통
Subject [일반] 덕 있는 자의 땅 ② 익양 전야
에....아무래도 연재는 주기적으로 월,목 정도만 할까 생각중입니다..;  되도록 매일 올리려다보니까 빼먹는 거도 많은거 같아서요;;

물론 중간중간에 별전이나 외전은 두엇번 정도 올릴까 합니다.



손권이 뭘 믿고 형주 전체를 내놓으라고 말한 것일까요? 연의에서는 유기를 내세웠고, 유기가 죽은 후 형주의 지배권을 유비가 대여한 것으로 하자고 합니다. 그러나, 정사에서는 이 언급이 아예 없습니다.

선주전(유비)에는 주유가 할양한 장강 이남의 형주땅으로는 부족해서 손권에게 몇개 군을 대여했다고 나옵니다. 하지만 이 주석은 오서쪽의 주석인 강표전의 내용일 뿐이죠. 거기다 엄연히 바로 밑에는 유기를 형주자사로 삼도록 조정에 표를 올리고 형남 4군을 정벌해 그 땅을 병합했다고 나옵니다. 따라서 오에서 빌려준 땅은 오로지 남군뿐이었죠.

주유와 노숙은 강릉을 대여해주면서 유비를 조조와의 대결에 끌어넣으려 한 겁니다. 연의에서처럼 주유가 제갈량에게 질투를 느껴 유비가 하는일에 사사건건 반대했다면 형남 4군으로 군사를 휘몰아 갔을테죠. 그러나 주유나 노숙은 조조를 놔두고 유비와 싸우는 것은 자살행위라고 봤습니다.





주유와 노숙. 유비를 보는 둘의 시각은 달랐습니다. 주유는 유비를 오의 세력권내로 편입해 흡수해야한다고 주장했고, 노숙은 유비를 일대일의 독립세력으로 봐 항구적 동맹을 통해 공통의 주적인 조조를 타도해야한다고 봤죠. 그렇지만 둘다 손-유 동맹은 지속되어야 하고, 유비를 자극해선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주유와 노숙의 손-유 동맹 지속론을 깨부순 사람은 다름아닌 손권과 여몽이었죠.





안그래도 손권은 유비가 익주를 차지한데에 상당한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214년 주유와 감녕은 손권에게 익주를 차지할 것을 권했고, 익주와 맞닿은 유비에게 자문을 구하죠.

손권 : 주유와 감녕은 나보고 익주 Get! 하라는데 익주 상황은 어떰?

유비 : 유장하고 나는 한의 종실임. 지금 유장은 오에 죄를 지었지만 관대하게 용서좀 해주셈. 안그러면 난 형주 버리고 돗자리 짜러 돌아감요.

선주전의 기록은 좀 다릅니다.

손권 : 미적(장로)는 파와 한땅에서 왕노릇 하며 조조를 돕고있음. 유장은 비리비리 하니 조조가 장로를 도와 촉을 얻으면 형주는 위험해짐. 그러니 먼저 우리가 가서 낼름 삼키자~

이러한 제안에 유비군 내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집니다. 이때 형주의 주부로 있던 은관이라는 사람이 유비에게 진언하죠.

은관 : 만일 우리가 먼저 나아가면 촉군을 이길수 없어서 힘만 쓸것입니다. 그러면 그사이에 제리가 낼름 먹어치우겠죠. 그러니까 우리는 지금 그들이 촉을 치는 것처럼 도와주는 척 하면서 다른 군을 점거해 군사를 일으킬수 없다고 하면 오는 우리 땅을 지나지 못할 것임.

유비는 은관의 진언을 받아들여 손권의 제안을 거절하죠. 그러나 손권은 막무가내로 손유에게 수군을 이끌고 하구에 주둔토록합니다. 그러자 유비는 바로 손유의 진군을 저지하고 "니들이 촉 치면 나 형주 버리고 간다?"를 시전하면서 강릉에는 관우, 자귀에는 장비, 남군에는 제갈량을 배치하고 유비는 무릉에 주둔합니다. 손유가 강행돌파하면 손유동맹이 깨질 상황. 손권은 손유를 불러들입니다.

이러던 와중, 유비가 익주를 집어삼켰다는 이야기를 듣자 손권은 크게 격노합니다. 오죽하면 유비보고 포로같은 놈이 나를 속였다고 하죠.

손권은 유비를 제어할 방법을 찾기 시작합니다. 유비가 익주로 들어설때 손권의 여동생이던 손부인은 교만하고 횡포를 부려서 오의 관리와 병사들과 함께 법을 어기다가 유비가 조운을 시켜 이들을 다스리게 하죠. 손부인은 아두 유선을 데리고 손권에게 가려했고, 손권은 유비의 아들인 유선을 통해 유비를 제어하려합니다. 그러나 이를 안 조운과 장비가 바로 뒤쫓아 유선을 되찾아옵니다.



(2차 창작물에서 오빠들 버리고 내사랑 유비라면서 유비빠되는 손부인이죠. 11에서 손견이 안망해도 유비로 꼬셔오면 미부인이 있더라도 배반안하는..;;..하지만 그녀는 오의 공주나 다름없는 사람이었고, 남편인 유비보다는 오의 입장을 항상 우선시 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유비를 제어하려던 유선납치계획이 실패로 돌아가자, 이 모든 것을 보고 받은 유비는 유비대로 격노합니다. 어찌보면 외가집에 놀러가는 것으로 볼수 있지만, 유비나 손권은 단순히 일개인으로 보기 어렵죠. 국가간의 관계에서 이러한 행동은 엄연한 후계자에 대한 납치와 인질로밖에 볼 수 없습니다.

거기다 오의 말도 안되는 형주 전체 반환요구에 촉의 공분은 하늘을 찌를 듯 했습니다. 특히나 형주는 장기간 오와 반목하던 상황이었죠.

형주와 오의 경계지역 분쟁에서 노숙은 이러한 촉의 적대감을 높이지 않기 위해 항상 우호적으로 잘 덮습니다. 그러나 손권은 계속 사람을 파견해 형주를 내놓으라고 강짜를 부리죠. 이러한 강짜에 질릴대로 질린 유비는 이 요구를 거부합니다.

214년 손권은 실력행사에 나섭니다. 제갈근을 보내 형주를 돌려달라고 요구하면서 엄연한 유비의 세력권인 형남 4군 중 장사,영릉,계양에 태수를 임명해 보내죠. 그러나 이곳을 지키던 관우가 이러한 손권의 행동에 제동을 걸어버립니다. 손권이 임명한 태수들과 관리들을 모두 붙잡아 경계 바깥으로 내쫓아버린 것이죠.

손권은 기다렸다는 듯이 여몽과 선우단, 서충, 손규, 감녕 등과 군사 2만을 파견하고, 노숙에게는 휘하 병사 1만을 거느리고 파구에 주둔케 하며, 손권 자신은 후방인 육구에서 그들을 지원할 태세를 갖춥니다. 이에 유비는 직접 공안으로 내려가고 군사 3만을 관우에게 줘서 익양으로 가게합니다.

군사적 충돌 기미가 극에 달해 있는 상황, 노숙은 손유동맹의 파멸은 양쪽의 파멸이라 인식하고 관우와 직접 면대할 것을 요청합니다.

그들이 대치한 익양에서 관우와 노숙은 서로 만납니다.

뱀발1. 이편에다가 형주전투+이릉대전을 합치니 너무 길고...빼자니 이편이 너무 적고...고민입니다.
뱀발2. 눈시BB님...전 주제 세가지 정도 생각해놨어요~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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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onette
12/12/07 11:08
수정 아이콘
일단 손제리부터 까고 시작합시다
12/12/07 11:29
수정 아이콘
아아.. 이 부분에서는 매번 노숙이 죽은 게 너무 아쉬워져요

사실, 손제리는 일단 까고 봐야되지만, 만약 관우가 번성공략시에 노숙이 살아있어서 같이 합비를 공략하는 모양새가 나왔다면.....

개인적으로도 오 진영에서 제일 좋아하는 인물이 '노숙' 입니다.
눈시BBbr
12/12/07 11:43
수정 아이콘
' ')... 왜 그래여
12/12/07 11:47
수정 아이콘
오하의 아몽이라고 했는데, 책을 열심히 읽어 지력이 상승했지만 대국을 보는 눈까지는 갖추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순망치한의 고사만 한번 더 생각했더라도 형주 뒷치기를 하지는 않았을 텐데요.
물론 여몽보다 더 문제는 역시 손제리지만요. 손제리를 죽입시다 손제리는 나의 원수.
애패는 엄마
12/12/07 11:47
수정 아이콘
근데 오의 입장에서도 통수 맞은 기분이긴 하겠어요. 촉을 먹으려 갈려고 하면 유비가 그러면 형주 버릴 거임하니깐 답이 안 나오는 상황에서 꿀꺽 해버렸으니.
루크레티아
12/12/07 11:58
수정 아이콘
흔히 여몽에 의해서 생겨났다는 고사인 오하아몽, 괄목상대는 그 용례가 다릅니다.
괄목상대는 말 그대로 그 사람의 급성장을 칭찬하는 말이지만, 오하아몽은 '오하의 아몽', 즉 바보일 당시의 여몽을 말합니다. 그래서 제대로 쓰려면 '오하아몽이 아니다' 라고 해야 칭찬이 되죠. 하지만 당시 오에게는 인기만점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아직도 오하의 아몽인 상태였네요.
OneRepublic
12/12/07 12:20
수정 아이콘
전에 연의 읽었을때, 적벽대전에서 유비군이 5000이라고 본거 같은데
유기군 합치면 2만은 되었고, 손권병력감안하면 생각보다
유비란 존재는 손권 입장에서 손을 안잡을수도 칠수도 없었겠네요.
조조부하가 될게 아니라면 말이죠.
삼국지는 그냥 생각없이 그런가보다 하면서 읽었었는데 재밌네요.
이 생각은 이번글보단 저번글에서 더 느꼈었고 잘 읽고 있습니다.
12/12/07 14:15
수정 아이콘
결론적으로 제대로 관리도 못 하고 이득도 별로 없는 땅을 먹으려고 뒤치기해서 동맹깨고 적군 위기 구해주고 후속 전투로 대규모 병력소모하고...
이 정도면 잃는게 꽤 큰 투자였는데 얻은건 이릉, 무릉, 강릉 정도인가요...

애초에 손권의 육상군으로 형북을 가져가는건 불가능했죠. 형남 지키고 다스리는 것만으로도 제일 큰 장수인 육손이 직접 있어야 했는데...

정말이지 "오하아몽이 여기 있네?"군요...
산적왕루피
12/12/07 14:23
수정 아이콘
손제리가 제리인 이유가...왜죠? 끙...
내일은
12/12/07 20:27
수정 아이콘
대국 혹은 지정학을 볼 수 있는 그릇과 눈은 배워서 얻을 수 있는게 아니라는 걸 여몽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천하삼분지계는 유비와 그 세력이 한 나라를 세워 독립하는 의미마 있는게 아니라 오의 입장에서도 너무나도 강대한 조조 세력에 맞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동맹이 생긴다는 것이기 때문에 손씨 일가에게도 중요했는데... 그런 대국을 놓치고 형주 먹겠다고 동맹국 자타공인 넘버2가 공통의 적국 위를 공격하는 동안 뒤치기를 감행하는 말도 안되는 전술을 세운다는게 애초에 글러먹은 겁니다. 전술적으로는 유효한 선택이지만 전략적으로는 결코 해서는 안되는 선택이었습니다. 뭐 형주를 손에 넣는게 손씨 일가에게는 숙원 사업이기는 했습니다만.... 손제리의 4대강 쯤? 그럴 힘과 전력을 가지고 합비를 좀더 열심히 두들기는게 보다 나은 선택이었을 겁니다.
Colossus
12/12/07 23:11
수정 아이콘
익양대치 얘기는 언제 읽어도 재밌네요.
12/12/07 23:28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삼국지에 관한 건 거의 다 알고 있다 생각했는데도
은관에 관한 내용은 처음 본 느낌이네요.

조선사에 빠진 이후로 삼국지에 너무 소홀했던 것인가.. ㅠ.ㅠ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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