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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1/23 11:26:57
Name 후추통
Subject [일반] 위풍 ② 합비, 불길의 땅으로
208년 9월 조조는 드디어 남진을 시작합니다. 형주를 별 저항없이 병합한 조조는 바로 오를 치기 위해 진군합니다. 이러한 조조의 진격에 손권은 항전을 결의하고 주유와 정보를 좌우도독으로 삼아서 유비와 함께 조조를 치게 합니다. 그리고 양 군은 적벽에서 대치하기 시작하죠.손권은 적벽에서의 조조의 압박을 줄이기 위해서 조조의 남동방어선으로 떠오르고 있는 합비를 공격합니다. 전편에서도 언급했지만 유복은 이 일대의 관개시설을 정비해 농업을 장려하고 군둔을 대규모로 개간해 군량 및 기타 군수물자를 충족했죠. 적벽대전 당시에는 이 사업이 대충 마무리 단계인 데다가 적벽대전이 벌어지기 전 양주자사 유복이 병으로 사망했습니다. 그리고 이곳을 바로 이어받은 사람은 그 후계자 장제였습니다.


(거참...구글에 장제를 검색해도 장제보다 더 많이 나오는 추씨...그나마 남편 장제는 유복 후임자 장제보다 더 안나온다는...)

(장제. 이사람은 단순히 손권을 합비에서 막아낸 것도 있지만, 이후로도 남동전선에 있어서는 장제만큼 그 수를 잘 읽어냈던 사람도 없었죠. 거기다가 대쪽같은 인사이기도 했습니다.)

조조가 적벽에서 패하고 돌아갔다는 소식을 들은 손권은 이참에 합비를 점령하고 조조의 남동전선을 붕괴시키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합비가 무너지게 되면 수춘과 함께 서쪽의 예주와 동쪽의 서주가 줄줄히 함락당하게 되죠. 그러나 패전을 당한 조조는 이쪽 방면에 장희에게 병사 천명을 주어 보내줬을 뿐, 더이상의 지원을 하지 않습니다. 아니 하지 못했죠. 만일 더이상 군사를 빼서 이리저리 보내버렸을 경우, 북방의 강자로 떠오른 선비족이나 원소의 잔당세력이 발호할지 몰랐거든요.


(합비와 석성-말릉(후일의 건업)일대가 서로 근접해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좀 떨어져 있는 지대입니다.)

역양에서 상륙한 손권군은 합비를 대대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이미 유복때부터 적의 대규모 공세를 방비하기 위해서 장비를 충실히 보강한 합비성은 말 그대로 철벽의 요새였죠. 오군의 합비 공격은 208년 겨울을 고스란히 까먹고 209년으로 넘어갑니다. 그리고 이릉을 함락하고 조인을 포위한 주유는 손권의 합비 공격을 지원하기 위해서 노숙과 정보를 합비 공격군에 합류시킵니다.

원군에 힘입은 오군의 파상공세는 강력한 합비의 방어를 무너뜨릴 정도였습니다. 실제로 성벽이 무너지는 바람에 함락될뻔 한 적도 있었죠. 그러나 장제는 바로 성벽에 거적을 깔아 긴급히 성벽을 복구했으며, 오군이 야간 기습을 통해 공격하려 하자 비축된 어유로 환하게 불을 켜 야간 기습을 저지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합비의 물자가 점차 소모되면서 장제는 결국 수를 쓰기로 합니다.

조조는 합비가 위기라는 소식을 접하자 장희라는 이에게 군사 1천을 주어서 합비를 지원하도록 합니다만, 장희가 여남에 도착할때 또 유행중이던 역병에 전염되서 군이 더이상 움직일수가 없었죠. 장제는 여기서 수를 씁니다. 장제는 전령 세 조에게 편지를 주어서 각 지역의 수비대장들에게 보냅니다.

"장희 장군이 보기 4만을 이끌고 합비 인근에 도착했으니 절대로 항복하지 말고 끝까지 싸우시오."

당연히 허풍이었죠. 이러한 편지를 휴대하고 각지로 가던 전령 3개 조 중, 1개조는 손권군의 포위망을 뚫었지만 2개 조는 사로잡힙니다. 그리고 이 편지는 손권에게 보여지죠.

손권은 이 편지를 보고 원군이 도착하면 역습을 당할수도 있는 상황, 손권은 긴급히 진채를 파괴하고 본국으로 후퇴합니다. 그리고 이것을 보고받은 조조는 장제를 불러들여 남방 방어에 대한 장제의 의견을 묻습니다.

조조 : 내가 관도에서 원소랑 싸울때 연과 백마의 백성을 이주시켰는데 백성들은 도망가지 않고 적은 침입하지 않았거든? 그래서 회남 땅의 백성들도 이주시키려 하는데 어떻게 해야할까?
장제 : 백성들을 강제로 이주시킨다면 그 땅을 버리고 도망갈겁니다.

이러한 조조의 대책은 청야전술과 비슷합니다. 조조는 그 땅을 차지하게 해도, 납세와 군역의 의무를 진 백성들을 이주시켜서 그 파급력을 줄이는 방식을 자주 썼죠. 장제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조조는 장강과 회수 일대에 살던 사람들을 강제이주 시키려 했는데, 이 지역에 살던 10만의 백성들은 모두 오로 도망가버립니다. 그리고 장제가 업으로 오자, 조조는 그를 직접 마중하는 자리에서 멋쩍게 웃습니다.

조조 : 난 단지 손제리를 피하도록 하려 했는데 오히려 손제리한테 도망갔네. 하하하..

209년 더이상 버틸수 없던 조인은 강릉성을 버리고 양양으로 퇴각합니다. 그리고 주유는 강릉성을 차지하죠. 주유는 강릉성 공략 와중 겨드랑이에 화살을 맞아 부상을 당할 정도로 강력하게 몰아쳤지만 조인은 이릉과 주변의 방어시설을 잃어버렸음에도 1년이나 주유의 공격을 버텨냈죠. 그러나 주유와 손권이 정말 미치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유비가 형남 4군을 날로 집어삼키고 그 일대의 이민족들과 장수,군사들을 흡수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연의에서 유비는 주유와 조인이 서로 박터지게 싸울때 강릉을 집어삼켰다고 하지만 유비는 강릉에는 손도 안댑니다. 오히려 강릉에서 상호간에 박터지게 싸울때 역으로 형남 4군을 낼름 집어 먹은 거죠.

형남 4군은 그 전체를 보자면 형주의 반이긴 했지만 북방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강릉이 꼭 필요하죠.그런데 이 시점에서 구도를 바꿔보겠습니다. 유비가 그의 치소로 삼은 유강구 공안은 장강 남방이고, 강릉은 장강 북방입니다. 그리고 새로 얻은 형남 4군은 공안과 연결되있는 지역이죠. 조조가 유비를 치기 위해선 오가 차지한 강릉을 지나쳐야하죠. 그건 한마디로 말해 조조가 침입해올 경우, 오는 조조 막기 위해서 강릉에서 또 박터지게 조조와 싸워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했습니다. 즉 유비가 형남에서 성장할 동안 오군은 강릉에서 조조와 싸워야한다는 의미이기도 했습니다. 거기다 유기의 후견인이었던 유비는 형주에서 만만치 않은 지지층을 가진 사람이었고, 연의에서처럼 적벽대전 당시 주머니에 손찌르고 이겨라~라고 소리친것이 아닌 직접 전투에도 참여했죠.


(북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남양군(양양,완),강하군(강하,하구),장사군(장사),계양군,영릉군,무릉군,남군(강릉,이릉)입니다.)

말이 형주의 반이지, 당시 오나라가 가진 지역은 남군 중 장강 북쪽의 강릉과 이릉이고, 장강 남쪽의 유강구와 공안,자귀 지역은 유비의 차지였죠. 이걸보면 주유가 피를 토하면서 졸도한 이유를 알만하죠.(연의에서요.)

그리고 업에서 이러한 보고를 받은 조조는 연의에서 뿐만 아니라 정사에서도 글을 쓰다가 붓을 떨어뜨립니다. 이 지역이 유비에게 넘어갔다는 의미는 이 지역을 거점으로 해서 유비가 성장할 경우 유표와는 비교도 안될 강적이 될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했습니다.

오의 경우도 강릉 공략을 담당하던 주유와 노숙은 유비에 대해서 그 견해가 일치했습니다. 유비를 끌어들여서 형주방면에서 오는 조조를 막아내야 한다고요. 그것을 먼저 손권에게 주장해 관철시킨 사람은 노숙이었습니다. 노숙은 유비에게 강릉 일대를 대여해주어 조조를 막게함과 동시에 오는 내부 정리를 하고 합비 등으로 진격할 것을 권합니다. 한마디로 유비는 형주를 통해 조조의 남부 방어선을 공격하게 하고, 우리는 그 사이에 조조의 남동방어선을 붕괴시키자는 의미였죠.

그런데 주유는 거기다가 한술 더 뜹니다. 주유는 유비가 손권을 만나러 왔을때 소를 올립니다.

주유 : 유비는 영웅이고 관우,장비는 용장이니 남의 밑에 오래있을 사람은 아님. 그러니까 유비를 오로 불러다 놓고 유비한테 큰 궁전을 짓고 미녀와 보물을 마구 안겨주어 오에 눌러앉게 하면서 관우 장비등을 제 휘하에 넣으면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임. 그러나 지금 땅을 나눠주면 나중에 큰 후환이 될 것임.

일견 유비에게 땅을 분할하지 말자는 의미인것 같지만, 실제로는 손부인과 혼인책을 쓰는 동시에 유비를 오에 빈객으로 눌러두고 그 세력을 흡수하자는 의미였죠. 그렇게 되면 땅을 나눠주지 않는 형국이니 만큼 땅을 대여한다는 말은 그냥 말뿐인 일이 되죠.

그러나 손권은 조조가 아직 있고, 유비를 자신이 제어할수 없다고 판단해 주유의 이러한 제안을 각하시킵니다. 유비 역시 손권은 윗사람은 높이는데 아랫사람은 업신여기니 그를 따르기 어렵다고 말하면서 형주로 되돌아와버리죠.

형주문제가 그럭저럭 해결되자 손권은 다시 합비 공략에 착수합니다. 손권은 합비를 직접 공격하지 않고, 일단 그 주변을 먼저 붕괴시켜 합비를 고립무원으로 만들어 적은 희생으로 합비를 떨어뜨리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가 주목한 것은 아직까지도 합비 인근에서 조조와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던 호족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호족들은 손권의 의도대로 반란을 일으킵니다. 그리고 이곳에 파견된 사람들은 손권의 의도를 산산조각내버립니다.



장패, 장료에 비해 남동전선의 전공이 가려져 있지만 이 사람이 없었다면 장료가 남동전선에서 활약할 기반은 없었죠.


(연희무쌍. 한번도 본적 없는데...재밌나요?;;)


말이 필요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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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시BBbr
12/11/23 11:28
수정 아이콘
말 타고 있는데 말이 필요할 리가... 가 아니라 료래래 >0<
아 그리고 네이버는 이미지 링크 안 됩니다 ' '); 전 그래서 이글루스에 따로 저장해서 옮기거나 해요
... 되네요?
사티레브
12/11/23 11:39
수정 아이콘
그림들이 안떠 답답답답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나저나 장제 장패 정말 가려진 인물들이죠
장제는 합비 이후 조가에서 승승장구
장패도 훌륭한 장료의 부장(음)이었고
인간흑인대머리남캐
12/11/23 11:41
수정 아이콘
근데 료라이라이는 어디서 처음 나온 말인가요? 창천항로에서 보긴했는데 그거도 어디서 따온 거 같은데..
사티레브
12/11/23 11:44
수정 아이콘
연의거나 실제로 있었던 얘기일거에요
'장료가 온다' 라고 하면 오나라아이들이 울음을 그쳤다는건 창천항로 전에도 있었던얘기거든요

장료는 갑옷을 입고 극(戟)을 들고 선두에 서서 적진을 함몰시켰다. 수십 명을 죽이고 2명의 장수를 베었는데, 자신의 이름을 크게 외치며 보루를 뚫고 들어가 손권의 대장기 아래에까지 이르렀다.
-장료전-
박수흠
12/11/23 15:49
수정 아이콘
저는 궁금한게 왜 삼국지 게임에서는 합비가 안나오나요..?합비가 성 아닌가요?글 잘보고 갑니다 이제 장료의 활약이 나오는건가요?
나중에 만총대 오나라 얘기도 꼭 써주세요 크
트레빌
12/11/23 18:47
수정 아이콘
그럼 209년 당시 형주의 판세가
조조 : 남양
유비 : 남군 일부, 강하, 형남4군
손권 : 남군 일부
이렇게 되는 건가요? 남군 일부에서 강릉성은 누가 차지했는지 알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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