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얼마전 첫 디지털 싱글 발매 소식을 알려드렸던 '너와 나의 21세기'입니다.
https://pgr21.com/?b=8&n=60993
(↑해당 게시글 링크)
글을 올리고 나서,
몇몇 분이 댓글 혹은 쪽지로 음원 발매 과정에 대해 여쭤보셨는데요.
마침 '글써서 남 주기' 이벤트도 진행 중이고 하여,
제가 드릴 수 있는 정보를 보다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자 이렇게 글을 쓰게 됐습니다.
음악을 취미로 하고 계신 분은
혼자만 즐기던 취미 생활을 넘어 자신의 창작물을 공식적으로 세상에 내놓아보실 수도 있을 거구요.
음악을 취미로 하지 않는 분이라고 하더라도,
'아, 이런 과정을 통해 음원이 발매 되는 구나'하는 궁금증을 어느 정도는 해소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럼 제가 아는 선에서, 그리고 제 개인적인 경험을 기준으로
알고 있는 내용들을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왕 글 쓰는거, 보다 단계별로 자세하게 설명드리고자 하다보니
분량이 다소 길어져 1부와 2부로 나누어 게재하고자 합니다.
1부에서는 '음원 제작' 과정을, 2부에는 '음원 유통' 과정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개인이 음원을 발매하기까지의 과정
1부: 음원 제작
<1단계: 음악 만들기>
당연한 이야기지만, 음원을 발매하기 위해서는 음악을 만들어야 합니다.
음악을 만든다 함은,
곡조를 만들고(작곡)
노랫말을 붙인 뒤(작사)
악기를 구성하는(편곡) 일련의 과정을 말합니다.
위 세가지 작업을 모두 소화 가능하신 분은 혼자 작업을 하시면 되겠고,
혹은 곡은 내가 쓰고, 노랫말은 다른 사람이 붙여주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아무튼 한 곡이 완성된 형태로 탄생하기까지
필요한 아티스트를 필요한 작업에 투입하는 작업이
바로' 음악을 만든다'는 과정의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2단계: 음원 만들기>
곡조가 있고, 가사가 있는 음악이 만들어지고 나면
그것을 들을 수 있는 음원의 형태로 '구현'시키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사실 위의 1단계까지는 종이와 펜만 있어도 할 수 있는 작업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만,
2단계로 넘어오면서 여러 가지 필요한 장비들이 생기게 됩니다.
거의 최소한으로 필요한 장비들을 한 번 나열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컴퓨터
아마 99%의 작업은 컴퓨터를 통해 이루어지게 될 것입니다.
컴퓨터의 사양이 하이엔드 수준으로 엄청나게 좋을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좋을 수록 좋습니다)
아마 포토샵이나 프리미어 등 그래픽 프로그램이 무난하게 돌아갈 정도의 CPU와 RAM정도면 될 겁니다.
2) 오디오 인터페이스(오디오 카드)
3D 게임을 돌리기 위해 그래픽 카드가 필요하듯이,
음악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오디오 인터페이스 라는 것이 필요합니다.
오디오 인터페이스는 음악 작업을 위한 '허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스피커도 연결되고, 악기도 연결되고, 가상악기도 재생되는 건데요.
어느 분야든 그렇겠지만, 이 장비도 가격대가 10만원 대부터 몇 백만원 대까지 천차만별입니다.
보통 입문자가 사용하기에는 20만원 대 정도면 무리는 없습니다.
저도 현재 30~40만원 대의 장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3) 시퀀싱 프로그램
소위 말하는 '작곡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겁니다.
대표적으로 큐베이스, 로직 등이 있구요. 저는 큐베이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윈도우와 마찬가지로 정품 소프트웨어를 구입하면 상당히 비쌉니다.
큐베이스의 경우 아마 40~50만원 정도 할겁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이걸 정가에 구매해서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어둠의 경로를 이용하라고 말씀드리는 건 아니구요,
저 같은 경우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구입했을 때 무료로 제공된 번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큐베이스의 경우, LE 버전이라고 하여 기능적으로 약간 제한된 버전이 있는데
실질적으로 기본적인 음악 작업을 하는 데는 거의 지장이 없습니다.
4) 모니터 스피커(헤드폰)
말그대로 소리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스피커입니다.
즉, 현 음원의 '표준' 상태의 소리가 어떤지 알 수 있는 장비인데요.
시중에 나온 PC용 스피커 등은 대개 소비자의 취향에 맞게 어느 정도 '튜닝'이 돼있습니다.
게임에 최적화 돼있다든지, 베이스가 강조돼있다든지...
그런 '왜곡' 없이 있는 그대로의 사운드를 들을 수 있는 것이 바로 모니터 스피커입니다.
거기서 나오는 소리를 기준으로 작업을 해야, 원하는 사운드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저는 약 30만원 대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5) 악기
악기에도 수많은 종류가 있지만,
컴퓨터로 작업을 하는 MIDI 음악에서는 기본적으로 '마스터 키보드'를 사용합니다.
'마스터 키보드'는 일반적인 신디사이저처럼 건반의 형태를 하고 있는 악기이지만
그 자체로는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합니다.
대신, 가상악기(VSTi)가 가진 음색을 건반에 덧입혀 나갈 수 있게 해줍니다.
즉, 실제 트럼펫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트럼펫 음색의 가상악기를 시퀀싱 프로그램(위의 3번에서 설명했던)에서 세팅하고
마스터 키보드 건반을 누르면, 트럼펫과 같은 소리가 나는 것이지요.
최근엔 가상악기가 엄청나게 발전을 하면서
웬만한 소리는 가상악기를 통해 다 낼 수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저 역시 '가을엔 전어'에서의 기타 사운드를 가상악기를 활용해 마스터 키보드로 연주했습니다.
이상으로 소개드린 정도의 장비를 갖추게 되면,
원하는 악기를 연주하여 시퀀싱 프로그램에서 합친 뒤 mp3, wav 등 음원 형태로 뽑아내는 작업은 할 수 있습니다.
<3단계: 노래 부르기>
만들어진 음원 위에 보컬을 얹는 단계입니다.
이 역시 홈레코딩용 마이크를 구비해 집에서 간단하게 녹음할 수도 있지만,
방음 등 여러 가지 여건상 여의치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많은 경우, 전문 스튜디오에 가서 녹음을 진행하는데
녹음 부스에서 전문 엔지니어의 가이드를 받으며 진행할 수 있으며
녹음 비용은 약 15~20만원 정도 나옵니다.
<4단계: 믹싱&마스터링>
드디어 모든 악기, 보컬 등 필요한 음원 소스들은 다 갖춰졌습니다.
이제 남은 건 이 소리들을 가장 듣기 좋은 형태로 정리하고 버무리는 작업, 즉 '믹싱'과 '마스터링'입니다.
'믹싱'과 '마스터링'의 경우, 각각 파고들기 시작하면 그 세계가 끝이 없을 정도로 깊이 있는 기술적 영역입니다.
독학을 통해 어느 정도 기본을 익혀서 혼자 작업하는 경우도 있지만,
자신없는 경우 전문 스튜디오에 작업을 의뢰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용은 천차만별이라고 볼 수 있으나, 싸게는 30~40만원 정도에 의뢰할 수 있습니다.
이 작업을 통해 왠지 아마추어티가 팍팍나던 음원이 있어보이게 '확' 달라지는 마법(?)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물론 기본적으로 소스 음원과 보컬이 좋아야 합니다)
이상으로 개인이 음원을 발매하기까지의 과정, 1부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쓰다보니 너무 전문적인 영역인 것 같기도 하고,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실지 의문이가지고 하네요.
혹시 글 내용 중에서 추가적으로 궁금하신 내용이 있다면 댓글이나 쪽지로 언제든지 문의해주셔도 됩니다.
마지막으로, 이미 들어보신 분도 계시겠지만 각종 음원사이트에서 '가을엔 전어' 한 번씩 검색해서 들어보시고
괜찮게 들으셨다면 주변분들에게도 한 번씩 알려주시면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