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유난스러울 정도로 올해 여름은 대형걸그룹들이 많이 출동한 시즌이었습니다. 그러니만큼 사실 신인에 가깝거나 중소기획사의 아이돌들은 소위 명함도 못내보고 퇴장하기 쉬운 환경이기도 했는데, 그러한 환경을 헤치고 일어선 한 팀. 바로 이 마마무에 대해 일정한 관심이 가지 않는다면 이쪽 방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고 하기 힘들 것입니다.
올해 활동곡 ‘음오아예’를 통해 대중성과 팬덤의 상승 양측 모두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앞으로의 행보에 많은 기대와 시선을 받게 된 그녀들인 만큼, 이번 글의 주인공으로 채택하게 되었습니다.
1.걸그룹 미드필더?
그간 몇번 걸그룹 스포츠 시리즈를 쓰면서 이런저런 포지션을 언급드렸었는데요. 이번은 축구에 비유하게 되었습니다. 보컬을 통한 스코어링을 전술(A), 퍼포먼스를 통한 무대장악을 전술(B). '걸스데이 유라로 보는 걸그룹 파워포워드론'에서 언급한 미모와 피지컬 등을 통한 최소한의 화제생산능력을 수비 등으로 보고 각 전술적 상황에 모두 대응할 수 있는 든든한 허리와 같은 존재를 걸그룹 미드필더로 보려고 합니다.
실제로 이번 비유의 주인공 스포츠인 축구, 그리고 축구장이라고 하는 무대에 있어 미드필더라는 포지션이 갖는 전술적인 역할은 대단히 많습니다. 한 팀의 허리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그 어느 부분에 있어서도 ‘못해도 되는 능력’이라는게 거의 없다시피하기도 하죠. 물론 수비형 미드필더, 공격형 미드필더라는 유형이 존재는 합니다만 주요포지션이라는게 존재하고 자신만의 특장점이라는게 존재할 뿐, 해당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능력이 지나치게 모자라서는 한그룹의 ‘허리’라고 할 수 없을테니까요.
<2002년 월드컵 당시를 돌이켜보면 좋은 미드필더진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도 없겠죠>
마마무의 경우에는 누구 한명 꼬집기 힘들정도로 모든 멤버들이 제가 내린 정의에 충족되기도 하고, 하나의 라인으로서 ‘유기성’까지 갖춘 보기드문 '팀 자체가 하나의 미드필더 라인’으로 보이는 팀이기에, 그 전 시리즈들과는 달리 아예 팀 하나를 통째로 조명해보게 되었습니다.
2.들여다볼 부분
1)스탯의 균형
<팀의 멤버가 4명인데 3명이 고음을 맡고, 2명이 랩을 맡는 팀>
마마무의 강점은 무엇보다, 각분야에 있어서 틀림없는 최고존엄까진 아닐지라도, 걸그룹이 무대에서 갖는 능력이라는 측면에서 있어
그 어느 한부분 빠지는 부분이 없이 고루 균형잡혀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보컬이면 보컬, 랩이면 랩, 퍼포먼스면 퍼포먼스 그 어느 분야에 있어서도
'특정 멤버가 구멍이라서' 다른 멤버에게 부담이 가거나 롤이 몰리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이죠. 꽤나 많은 선대 걸그룹 중 노래원툴이 굉장히 강력한 멤버가 있어 그부분은 검증이 필요없지만 다른 부분의 능력이 전무하다든지, 비주얼 멤버라 미모는 기가막히나 이쁜거 말고는 전혀 다른 스탯을
갖출 수 없는 멤버가 많았던 것에 비하면 마마무 팀원 전원이 갖고 있는 이 균형은 쉽게 보기 힘든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컬능력이 뛰어난 팀의 주요 약점인 퍼포먼스에서도 강점을 가진 팀>
어찌보면 마마무는 '걸그룹'이라기 보다는 미스에스, 가비앤제이, 초기 브라운아이드걸스와 같은 '여성그룹'의 속성을 가지고 있는 팀이기도 한데, 실상 대체로 이러한 그룹들이 '실력이 좋다'는 평을 받기는 해도 일정 수준 이상 팀의 그레이드가 올라가고 팬덤 결집력이 높아지는 부분에 있어 한계를 가졌던 것은 퍼포먼스능력의 부재가 한 요인이었는데, 이점을 극복한 것이 마마무라는 팀의 전술적인 움직임을 넓게 해주는 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2)전술적 유기성
축구의 어느 부분, 크게는 스포츠의 어느 부분이나 마찬가지겠으나 미드필더라인에 있어서 유기성이라는 것은 생명과도 같습니다.
미드필더 라인이 경직되어 있고 상호 유기성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 팀의 중원싸움, 나아가 경기의 승패는 너무나도 뻔한 것이 되기 때문이죠.
상황과 전략에 따라 변화무쌍한 포메이션 변화와 상호연계가 필요한 것이 미드필더 라인이라고 보았을 때, 마마무는 그러한 상호연계와 유기성이라는 면에서 상당히 재밌는 모습을 보여주는 팀이라 할 수 있습니다.
(1)보컬라인을 형성할 때 네명 중 셋(솔라-화사-휘인)이 라인을 서고, 함께 화음을 넣을 때는 래퍼인 문별도 함께 참가가능
(2)랩은 문별이 메인래퍼, 화사가 서브래퍼로서 라인을 형성하고 있지만 무대의 재미와 풍성함을 위해서라면 휘인, 솔라도 참가가능
(3)퍼포먼스는 문별과 휘인이 메인을 잡고 있지만 화사와 솔라 역시 마마무의 팀워크 안에서 소화하는 퍼포먼스까지는 충분히 소화 가능
(4)비주얼적인 측면에서 남성팬 대상 비주얼로는 솔라, 여성팬 대상으로는 문별이 라인을 서지만 팬몰이를 위한 끼라는 측면에서는
휘인, 화사 역시 능력발휘 가능
등등 사실상 스타일이 고정이 될래야 고정이 될 수 없는 전술적 카드의 풍부함과 이를 바탕으로한 유기성을 갖고 있죠.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걸그룹보단 여성그룹의 속성에 더 가까운 이 팀의 진짜 흥미로운 유기성은
바로 '아이돌 기믹을 소화할 수 있는 캐릭터와 케미'입니다. 그 수많은 여성그룹들이 그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도 제대로된
팬덤형성을 못했던 이유 중 하나가 '기믹'소화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과 멤버들간의 관계를 통한 케미발산이라는 점이
정말 잘 안되었기 때문인데 그 점에 있어 마마무는 사실상 신인걸그룹 중 가장 모범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케미발산능력만 보자면 2014년 후반부터 발생한 그 무수한 청순걸그룹보다 에이핑크의 흥행공식에 더 가까운 그룹이라고 할 수 있죠>
3)공간지배력
단순히 노래를 잘하는 것과 무대를 장악할줄 아는 것은 달라도 한참 다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부분에 있어서 마마무의 공간장악능력은 비슷한 데뷔년도의 걸그룹 중 단연 최고라고 할 수 있죠. 무엇보다 이제 막 시작한 신인이 날고기는 선배들과 함께 하는 KBS 불후의 명곡 무대를 단독으로 채울 수 있다는 것은 그 어느면으로 보나 예사능력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애초에 지명도가 낮은 걸그룹이 불후의 명곡에 나가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고 그런 능력이 없었다면 섭외가 되지도 않았겠죠. 여튼, 여러모로 놀라운 팀인 마마무에 있어 가장 놀라운 것은 아마 이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최연장자가 스물다섯, 막내라인은 스물한살 밖에 안된 이 어린팀이 공간을 장악할 줄 안다는 것입니다. 보통은 그저 연습한대로, 프로듀서가 만들어준대로 잘 소화하기에 급급하기 쉬운 '걸그룹'이라는 유형의 팀 안에서는 통상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3. 결론
앞서 충분히 서술한대로, 어떤 전술적 상황과 무대표현에 있어서도 그 누구하나 낭비되거나 버려지는 일 없이 각자 자기 나름대로의 룰을 소화할 수 있어야 모범적인 미드필더라인이라고 할수 있겠는데요. 그런 측면에서 보았을 때 마마무 개개인이 갖고 있는 고른 균형, 그리고 유기성을 바탕으로한 팀의 시너지는 현재 존재하고 있는 여러 걸그룹, 그리고 나아가서는 앞으로 데뷔할 무수한 팀들에게 참고가 될만한 점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봅니다. 전통적인 의미의 걸그룹은 걸그룹대로, 여성그룹은 여성그룹대로 통상 그들이 갖고있지 못한 일면을 모두 갖춘 팀이기에 어느면에서는 '참고할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있기도 하죠. 뭐하나 못하는 것 없는 완벽초인을 점점 더 바라는 요즘 시대를 비추어 본다면 우리는 조금 더 미래에서 만나볼 걸그룹을 미리 만나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4. 그 외 걸그룹의 미드필더라인
1)투애니원 씨엘/공민지 라인
실력파 걸그룹 투애니원의 무대를 책임지는 라인이라고 할 수 있죠. 보컬/퍼포먼스/랩 등 당장의 무대에서 요구되는 무언가를 소화하게 될 때 이 라인이 출격하지 않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이미지적으로 씨엘은 랩, 공민지는 춤에 좀 더 특화된 느낌은 있으나 어느면에서나 롤을 소화하는데 무리가 없고, 그 수준이 걸그룹 내 상급임은 부정하기 힘들다고 보고 있습니다.
2)에이핑크 윤보미/김남주 라인
팀 에이핑크의 전술적 유기성을 책임지는 소위 ‘BnN’라인입니다. 무대에 있어 메인보컬 정은지를 뒷받침하는 보컬라인이자 오하영과 함께 팀의 퍼포먼스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보컬과 댄스, 예능, 비주얼 등 걸그룹에게 요구되는 거의 대부분의 능력치 전반을 살펴볼 때, 에이핑크에서 가장 균형잡힌 능력을 가지고 있는 라인이라고 평할 수 있습니다
3)AOA 혜정/유나 라인
무대 에이스인 초아와 지민, 그리고 비주얼 에이스인 설현을 보좌하는 AOA의 허리라인입니다. 혜정은 장신의 피지컬에서 나오는 포괄적인 의미의 퍼포먼스, 유나는 2번보컬로서의 보컬분담과 팀내 상급의 댄스실력으로 AOA의 무대를 채우는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크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편은 아니라 하더라도, 이 AOA의 숨은 경쟁력과 내공을 상징하는 라인이라고 평할 수 있겠습니다.
4)오마이걸 미미/유아 라인
팀내 제일급인 댄스라인으로서 한명은 랩으로, 한명은 보컬로서 노래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하나의 아이돌팀에 있어 밀도높은 일관성이 중요는 하지만 소화할 수 있는 스펙트럼의 폭과 사용할 수 있는 전술적인 카드의 숫자 역시도 중요하다고 봤을 때, 다소는 몽환적인 음색을 갖고 있는 유아, 그리고 청순걸그룹의 멤버치고는 파워풀한 타입의 랩과 댄스를 갖고 있는 미미의 존재는 아직 신인이고 갈길이 먼 이 팀이 커가는데 중요한 경쟁력 중 한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5. 여담
다소 옛날표현이기는 하지만 10년대 이후 데뷔 걸그룹 중 마마무 만큼 [황금의 4중주]라는 표현을 쓰기에 적절한 팀도 거의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정상급 걸그룹이라고 해도 서로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완전한 분업화가 되어있는 그룹이 정말 많고, 소위 ‘유기성’을 갖추었다고 여길만한 팀이 별로 없기 때문인데요. 올해 ‘음오아예’활동으로 ‘개룡돌’(개천에서 용난 아이돌)이라는 칭호를 얻은 그녀들. 과연 어디까지 성장할지 흥미롭게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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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핑크 이후로 제가 친구들에게 밀고 있는 그룹이네요..
실력파란 이미지가 갖는 숙명? 때문에 비주얼적인 면이 가려져 남심을 잡는데 방해가 되진 않을까 했는데..
음오아예 활동에서 바람을 잘 만나더니 제대로 순항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요즘 여기저기 방송 외적으로 활동하며 열심히 노젓는 것 같은데
다음 앨범에서 소원대로 1위 한번 한다면 팬으로서 기쁠 것 같네요.
마마무를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올랐던 그룹이 투에니원이었습니다. 데뷔 무대부터 사기적였던 무대에서 놀자판은 얘네가 신인이 맞나 싶을 정도였어요. 또 언급하신 씨엘과 공민지의 보컬 컨버전은 진심 쇼킹이었습니다. 랩과 퍼포먼스를 가지고 노는 아이들이 보컬까지 완벽해..음색도 좋아.. 박봄이 단독 고음셔틀에서 벗어난 순간 이 그룹은 한 곡 안에서 멤버의 개인 역량이 최대로 발휘되는 무시무시한 팀이 되버렸다고 생각해요. 어느 걸그룹이 lonely같은 곡들을 소화할 수 있을지..쉽게 안 떠오르네요.
개인적으로 마마무가 조금 걱정이 되는 건 확실히 튀는 점이 없다는 점입니다.수지나 현아같이 이목을 끌 사람이 없죠.그런 점에서 에이핑크랑 비슷한 것 같습니다.노래 스타일이나 팬층이 완전 반대지만 뭔가 글쓴 분 의견처럼 마마무는 에이핑크를 따라갈 것 같습니다.조금 더 여덕몰이를 할 수 있다면 2ne1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요즘 잘 노는 걸그룹 컨셉이 잘 없죠.그쪽만 공략하면 의외로 길이 쉽게 풀릴 것 같습니다.비글미는 에핑에 밀릴 것 같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