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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9/18 17:01:08
Name 만트리안
Subject [일반] 정정당당하게 얻어낸 승리의 기쁨



약 2년에 걸쳐서 정말 저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던 돈과 관련된 문제 (정확히는 가족의 회생/파산 신청 문제입니다)가 있었는데, 어제부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걸 다 했고, 그래도 기대하는 최고로 긍정적인 결과를 냈으며, 무엇보다 혼자서 아무리 생각해도 그 결과를 내는 동안 한번도 치사한짓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 일 때문에 너무 화가 나서 그래서는 안되는데 주위 사람한테 참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답답함에 화도 냈었고, 너무 심적 압박감이 심해서 혼자 술먹고 집에도 안 들어가고 동네에서 방황하면서 모르는 사람한테 하소연하는 추태까지 보여가며 새벽까지 울다 지쳐 들어가는 등 별 짓을 다 했던거 같아요

전문지식도 없는 핏덩어리가 혼자서 너무 끙끙대고 있으니까 고맙게도 주위에서 많은 도움의 손길을 주려 하셨지만 어차피 책임은 제가 져야 할 일이니까 공동 당사자가 아닌 남의 도움을 받고 싶지 않아서 거절했으며

'야 그걸 누가 그렇게 하냐, 그거 다 사문화된거야, 가라로 !@#!@하면 개-꿀이야!' 라는 사도로의 유혹도 치사한짓 하면 이렇게 고생할 일이 분명히 또 다시 생길것이다. 라는 권선징악... 이라기보단 일종의 카르마에 대한 근거 없는 믿음으로 가까스로 이겨내고

누가 도와줘도 모자랄 힘든 상황에 제가 유일하게 도움을 받을 생각이 있으며 실제로도 제일 열심히 도와줘야 할 동반자들이 지뢰 팡팡 밟아가며 손모가지 발모가지 다 날려버릴땐 '다 때려치고 절에 귀의하자 요새 절밥이 그렇게 맛있다던데'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죄 없는 생수병을 걷어차고 애꿎은 바다에다 소리 지르는등의 폭력적인 힐링을 통해 이겨내고 끝까지 최선을 다했습니다.

살면서 무언가 목적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다보면 아 여기선 타협하면 정말로 편하겠다 하는 느낌이 드는 순간이 수도 없이 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로 하여금 정도의 길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흔들리지 않게 나 자신을 지탱해주는 힘의 50%는 바로 그렇게 수많은 타협의 유혹과, 조금만 치사해지면 갈 수 있는 지름길, 사도의 길을 외면하고 때로는 미련해보일만큼 우직하게 곧바로 앞으로 나아가 마침내 시련을 마치고 승리의 깃발을 꽂을때의 잊을 수 없는 기분에서 나오는것 같아요. 

타협하거나 누군가의 일방적인 도움을 받았으면 제가 좀 덜 힘들었거나, 혹은 물질적으로 더 큰 성공을 이룰 수는 있었겠지만 글쎄 지금처럼 온전히 나 스스로 정당하게 이뤄낸 승리의 맛과는 역시 그 기쁨이 비교도 안될거 같아요. 살면서 그렇게 많이 이겨보진 못했지만, 지금 생각하기에는 그럴것 같습니다. 

대놓고 주위에 신내고 기뻐하기엔 성격상 + 이미지 관리상 꺼려지는데, 지금 정말 너무나도 행복합니다. 물론 이 즐거움은 잠시고 이제 또 다음 목표를 위해 또 다시 나 자신과의 지겨운 싸움을 곧 시작해야겠지만, 오늘과 이어질 주말까지는 이 승리감에 좀 취해 있으렵니다. 너무 기쁜데 어디 하소연 할 곳은 없고 피지알에라도 푸념하고 싶었어요 으 별 의미없는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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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9/18 17:06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행복해지세요. 더 행복해지세요.
만트리안
15/09/18 17:16
수정 아이콘
저는 아무리 뭔가 망한 상황에서도 일단 살아만 있으면 행복하기 때문에 ... 좀 더 많은 사람과 함께 행복해지도록 살아보려구요. 고맙습니다.
켈로그김
15/09/18 17:06
수정 아이콘
동감하고 축하드립니다.
돈문제가 정말 사람 잡죠.. 암요.. 저도 잡아먹히고 있는 중이긴 합니다만 크크;;
만트리안
15/09/18 17:18
수정 아이콘
우리는 생전 만져보지도 못한 큰 돈이 지금 우리한테 있다는데 그 돈 어디갔는지 빨리 밝혀내라는데 그 돈이 어디로 샜나 알면 알수록 멘탈이 파괴되더라구요 크크 만져라도 봤으면 덜 억울했을지... 더 억울했을거 같기도 하고
15/09/18 17:09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저도 깝깝한 상황인데 이글읽으니 힘 좀 얻어가는것 같습니다.
만트리안
15/09/18 17:17
수정 아이콘
잘 해결하실거에요. 힘내세요 : )
세인트
15/09/18 17:11
수정 아이콘
내용은 잘 모르지만, '해냈다!' 라는 후련함이 글에서 느껴져서 저도 시원하네요.
고생 많으셨고 축하드립니다.
만트리안
15/09/18 17:13
수정 아이콘
내용은 직계 가족의 파산/회생 신청인데 사실 내용을 자세히 써볼까도 생각했지만 한 세월이 걸릴거 같아서요 크크 나중에 기회가 되면 같은 처지에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 써보고 싶기도 해요.
세츠나
15/09/18 17:14
수정 아이콘
와 축하합니다 무슨 일이든 잘 풀리셨으면 좋겠어요...
만트리안
15/09/18 17:19
수정 아이콘
고맙습니다. : )
네스퀵초코맛
15/09/18 17:32
수정 아이콘
Carpe diem!
천무덕
15/09/18 17:44
수정 아이콘
말머리에 우왕을 붙이셔도 될 만한 업적이네요.
축하드립니다. 내가 쓴게 아닌데 해결해야 하는 것만큼 더럽고 치사한건 없죠. 그래도 버텨내셧으니까 같은 마음가짐으로 사신다면 같은 기간 안에 더 많은 자산이 쌓일듯 해서 부럽네요.
15/09/18 18:00
수정 아이콘
축하드려요~!! 만트리안님의 앞으로 남은 길고 긴 인생 행복으로 가득 차기만을 바랄께요~
Rationale
15/09/18 18:31
수정 아이콘
추천 아끼는 사람인데, 버틸 수가 없습니다.
고생하셨어요. 다 좋은 선덕으로 돌아오실 거에요.
늘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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