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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9/06 07:10:00
Name CoMbI CoLa
Subject [일반] 집 근처 어느 PC방 이야기
경어체 생략하고 쓰겠습니다.

토요일(어제) 아침에 서울에 갔다가 인천으로 돌아오니 오후 3시가 좀 넘었다.
친구와 5시에 집 근처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집에 갔다가 다시 나오기 싫어서 1시간 정도를 밖에서 때우기로 했다.

나는 원래 PC방을 잘 안간다.
차라리 돈 조금 더 보태서 카페에서 시간을 때우는 편인데, 오랜만에 PC방에 가보기로 했다.
그래서 이사온지 5년이 넘었는데 처음으로 집 근처 PC방을 찾아갔다.

PC방 문을 열기도 전에 무시무시한 소음이 들렸왔다.
어린 친구들이 아주 난장판을 벌이고 있었다.
몇 명은 의자위에 올라가서 방방 뛰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고, 욕은 또 엄청나게 하면서...

잠시 이곳을 들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데, 뒤에서 어떤 아주머니가
"안쪽에 조용한 자리 있으니까 들어가요" 라고 하시는 바람에 나도 모르게 문을 열고 들어갔다.
알고보니 아주머니가 사장님이셨다.

그런데 그 PC방은 칸막이가 절반만 막혀있었고, 안쪽자리라는게 큰 의미가 없을 것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흡연실이 없었다, 아니 아예 칸막이 한쪽 전체가 흡연실이었다.

나는 비흡연자이지만, 담배 냄새에 별로 민감하지 않아서 길가에서 피는 사람에게도 별 감정이 없는 편인데,
이건 좀 심했다. 담배 냄새가 문제가 아니라 거의 숨이 막힐지경이었다.

아무리 PC방을 안가도 그건 혼자일 때의 이야기이고, 친구들과 게임을 할 때는 당연히 PC방에 간다.
그리고 작년부터 흡연실 이외에는 담배를 피우면 안되는 것도 당연히 알고 있다.

머릿속으로 오만가지 생각과 고민을 하다가 그냥 1시간 때우기로 했다.
그리고 컴퓨터를 켰는데, 메인보드 화면에 나오는 글자가 아주 잠깐이었지만 내 눈에 박혔다.

Intel Core 2 Duo E8400
Geforce 8800 Ultra

설마 2015년 PC방에 이런 컴퓨터가 있을리가.... 잘못 본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윈도우 부팅을 기다리는데 내가 잘못 본게 아니라는걸 깨달았다.
부팅이 한 세월 걸렸다. 그냥 웃음이 나왔고 혹시나해서 옆에 있는 PC를 켜보았다.
메인보드 화면이 나왔고, 나는 전원 버튼을 꾹 눌렀다.

부팅은 완료되었는데, 사양을 낮추면 대부분의 게임은 돌아가겠지만 이걸로 게임을 돌리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POP TV로 지난주 개콘 1편을 보고 4시 40분에 정리했다.

다행히도 요금은 시간당 비회원 1000원, 회원 700원이었다.
계산하면서 슬며시 사장님께 요즘 흡연실 없어도 상관없나봐요? 라고 물으니

공식적으로는 전체 금연인데 몇몇 손님들이 그냥 피우시는거라고 했다.
그리고 벽을 가리키시면서 저기 금연이라고 적혀있다고, 아래에는 흡연시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고 써놨다고 했다.

아, 그러시냐고 하고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온 순간 옷에 담배 냄새가 배겼다는걸 깨달았다.
그리고 좀 있다 만날 친구가 담배 냄새에 질색한다는 것도 생각났다.

재빨리 집에 가서 옷을 갈아입고 약속시간에는 늦었다.
결국, 저녁밥은 내가 샀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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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9/06 08:11
수정 아이콘
올해 설날 연휴때 고향 친구들과 술을 마시러 가기전에 베이스캠프로 삼던 본가의 피시방(촌동네)에 들어갔었는데 피시방안에 온통 담배연기로 가득찼고 담배냄새도 엄청나서 이게 뭔가하고 보니 재떨이대신 종이컵을 주면서 줄담배를 피우더군요... 오랜만에 이런 풍경을 보고 충격이었습니다. 결국 5분도 못견디고 밖에서 기다린다하고 나왔는데 짧은 시간이었는데도 불쾌한 담배냄새가 온몸에 배여서 짜증나더군요...
서울에서 제가 최근 동네단골 피시방이든 어쩌다 들어가게 되는 시내나 다른 동네 피시방을 가도 흡연 부스가 따로 설치되어있어서 몇시간을 게임을 해도 몸에 담배냄새가 전혀 안배었던 기억이 있어서 정말 놀랍더군요...
실제로 친구들 말로는 단속같은거 안한다고하면서 우스갯소리로 저보고 신고 좀 해달라고 하더군요
15/09/06 08:13
수정 아이콘
pc방은 사장이 꾸준히 관리(pc업그레이드, 키보드/마우스/헤드셋 관리 등등)를 해줘야 하는 사업인데
그냥 PC방 차리고 2-3년 장사하다가 망하고 같은 자리에 다시 들어서는 경우가 너무 많음
브라운
15/09/06 09:13
수정 아이콘
레드오션이 되는만큼 철저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워보이더군요.
학교 근처에 사는지라 피시방이 많은데, 6년?째 단골로 가는 곳이 있습니다.
피시방 금연화되기 이전에 이미 금연 피시방을 선언하셨던 곳인데..
저희가 피시방 오픈 당시에 친구들이랑 카오스에 미쳐서 피시방 이용시간 탑3에 2명이 들정도로 많이 갔었는데
사장님께서 항상 물어보시더군요. 불편한 점이 무엇인지.. 당시에 카오스하면 카오스원이라는 유틸이 필수였는데, 그런것도 다 깔아주시고..
지금은 자리가 없어서 못갑니다. 2층까지 확장도 하셨던데 한번씩 만나면 늘 물어보시고..
아마 오래 잘될 것 같아요.

비슷한 맥락에서 당구장도 금연당구장이 좀 많이 생기면 좋지 않을까 싶은데.. 아쉬워요. 흐흐
Fanatic[Jin]
15/09/06 14:55
수정 아이콘
저도 학생시절때 비슷한 이유로 한 피씨방만 갔네요 크크

각종게임에 필요한 유틸 다 깔려있고 키보드 마우스를 사장님이 직접 관리하니...상태 좋았고요 크크
할머니
15/09/07 02:47
수정 아이콘
혹시 포그네?
브라운
15/09/07 20:48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 제가 다니는 곳의 포그네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정공법
15/09/06 09:47
수정 아이콘
근처에 피시방이 새로 생겼는데
pc300대에 시간당 500원인데 관리좀 잘 되서 오래갔으면 좋겠습니다 크크
15/09/06 10:34
수정 아이콘
그런 피시방 우리동네에도 있었는데 주위피시방이 다 망하더라구요 그 다음에는 가격 정상화가 이루어 지던.....
방과후티타임
15/09/06 09:47
수정 아이콘
모든 자영업이 다 그렇지만,
사장님이 그 업종을 좋아하고 열정을 가지고 있어야 되는것 같습니다. 게임 좋아하고 손님들이랑 같이 게임도 해주고 하는 사장님 있는 피씨방이 컴퓨터는 물론 다른 관리도 잘 하더군요.
15/09/06 10:45
수정 아이콘
딱 나겜이네요. 크크
다레니안
15/09/06 11:01
수정 아이콘
동네에 한 pc방이 흡연방조하자 흡연자손님들이 그쪽으로 몰렸고 자연스레 근처 다른 pc방도 흡연방조가 되더군요. 구청에 민원넣으면 보건소에 연락하라하고 보건소에 연락하니 접수되었다고만 하고...
하긴 보건소 공무원들이 pc방 돌아다니며 순찰하는 것도 웃기긴하네요. 크크
흡연단속 담당이 경찰이 아닌 보건소 공무원인 이유가 대체 뭔지...
하심군
15/09/06 11:09
수정 아이콘
집근처 피씨방중에 윈XP를 돌리는 곳이 있더군요. 그것도 부산 범내골 고시촌 구역인데...
스무디킹
15/09/06 11:57
수정 아이콘
만날 친구가 담배냄새를 싫어해서 옷을 갈아입고 만날정도라면..
여자분이군요.
대문과드래곤
15/09/06 12:18
수정 아이콘
와우.. 예리하시군요
'어쩌다 담배냄새가 배었는데 네가 싫어할까봐 옷 갈아입고 오느라 늦었다' 고 했다면 호감이 업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안암증기광
15/09/06 14:24
수정 아이콘
잘하셨습니다 그 만한 정성을 계속 보여주신다면 연애의 평화는 물론 가정의 평화도 문제 없으리라 여겨집니다
대문과드래곤
15/09/06 15:08
수정 아이콘
이런.. 오해되게 문장을 썼네요. 저는 작성자님이 아니지만 축복 감사합니다. 흐흐 입에 미소가 지어지는군요.
CoMbI CoLa
15/09/06 14:36
수정 아이콘
안타깝지만 (?) 남자입니다.
정말 몸서리 칠 정도로 싫어하는 녀석이라 상의만 갈아입었습니다.
이진아
15/09/06 20:31
수정 아이콘
왜 안타깝습니까?
CoMbI CoLa
15/09/06 22:03
수정 아이콘
칙칙한 남자친구보다는 여자친구와의 약속이 당연히 더 좋은거 아니겠....
이진아
15/09/06 22:37
수정 아이콘
아 꼭 남자친구분과의 만남을 칙칙하게만 여기지 말고 새로운 시각으로 볼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뻘플이었습니다
RedDragon
15/09/06 14:20
수정 아이콘
잠실쪽 거주하는데 저희쪽은 다행히 쾌적한 분위기입니다. 지역별로 케바케인 것 같아요.
요샌 PC 세팅 클린하게 되어있고 마우스 키보드 마우스패드도 신식인 곳이 찾아보면 꽤 있어서 그런 곳만 골라가고 있습니다.
안암증기광
15/09/06 14:30
수정 아이콘
보면 원래 어떤 업종이든 최소한 감가상각 만큼은 재투자가 되야 영구무성장;; 모형이라도 되는건데 그게 잘 안 지켜지는 곳이 많더라고요 애초에 오래 할 생각이 없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아예 돈이 안 나오는 건지.. 피시방은 거의 근 2년간 안 가봤지만 제 기억으로는 알바생의 처우와 지도 수준에 많이 갈렸던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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