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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8/15 04:39:28
Name 좋아요
Subject [일반] 여자아이돌 투수론 1편 - 아이유로 보는 투수의 미덕
0.들어가며

걸그룹, 여자아이돌을 다루는 시리즈를 하게 되면서 드디어 ‘그’ 아이유를 다루게 되었네요.  여자아이돌 전체로 치면 소녀시대와 함께 넘버 원투를 가리는 위치이자, 단독영향력으로만 치면 그 누구도 아이돌레벨에선 범접하기 힘든 클래스에 올라선 아이유이기에 언젠가 한번은 손님으로 모셨을 법한데 마침 이 글을 통해 만나보게 되었군요.

이것이 1편인 이유는 시리즈로 여자아이돌과 야구의 핵심 포지션인 투수를 분야별로 다루기 위함인데 오늘은 아이돌의 ‘보컬’이라는 측면에서 야구의 투수와 상관관계를 따져보려고 합니다.


1. 선정의 이유와 다루고자 하는 것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오늘은 아이돌의 보컬을 야구의 투수와 비교해 심층적(?)으로 다루어 볼 것입니다. 아마 대한민국에서 여자아이돌, 그리고 여자아이돌의 보컬을 다룬다고 하면 아이유를 빼놓을 수 없는게 너무 당연할텐데요. 아이돌인 동시에 탈아이돌급으로 높히 평가받고 있으며, 현재는 감히 그 나이대에선 상상하기 힘든 커리어를 보유한 그녀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 글의 핵심 손님으로서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해 선정했습니다.

다루고자하는 면은 투수하면 떠오르는 능력치들 중 일부를 아이돌의 보컬과 비교 및 비유하는 것인데요. 해당 비유에 맞춰 아이유라는 여자아이돌이 어느정도 능력을 갖고 있는지 필자나름대로 써보려고 합니다.


2. 상세내용

1)구속 = 고음


<굳이 두말이 필요없는 아이유의 대표브랜드 ‘3단고음’>

보컬도 그렇고 투수도 그렇고 호사가 내지 서브컬쳐계에서 수치를 단순화시켜 비교분석하기를 은근히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그것으로 강력함에 순위를 매기고자 하는 시도도 흔히 있는 편이죠.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숫자놀음인데 그 숫자놀음에 있어 대표적인게 보컬은 고음, 투수는 구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수라면 몇옥타브 얼마가 나오는지, 투수라면 시속140km가 나오는지, 150km가 나오는지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죠. 이부분에 있어서 아이유는 ‘사용하길 즐기는 편’이냐고 하면 그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한명의 보컬, 그리고 오늘 비유할 투수로서 부족하지 않은 구속을 가진 강속구 투수라고 할만합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 3단고음의 좋은날, 그리고 거기에 못지 않은 너랑나 활동을 할수 있을리가 없었을테니까요. 특히 좋은날의 대히트는 걸그룹계에 ‘고음도 세일즈포인트다’라는 것을 각인시킨 활동이었던데다가 소위 ‘몇단고음’이라는 하나의 단어를 정착시킨 계기가 되었는데 이정도면 꽤나 ‘포스있는’ 투수로서 부족함이 없지 않나 싶습니다.


<데뷔곡에 ‘단수가 있는 고음’ 신공을 펼쳐주신 2011년 에이핑크와 2012년 헬로비너스>


2)구위 = 음색


<아이유의 숨겨진 명곡 중 하나인 ‘레인드롭’>

단순히 구속으로만 표현할 수 없는 공의 위력과 무브먼트를 표현하는 단어가 바로 구위죠. 그래서 같은 투심패스트볼이라 해도 투수에 따라 그 무브먼트와 위력이 천지차이가 나기도 하는데요. 이점을 보컬에 비유하자면 저는 음색을 선택하고 싶습니다. 왜냐면 사람을 끌어당기는 음색은 같은 고음, 같은 표현이라고 해도 퍼지는 울림이 다르기 때문이죠. 실제로 성대결절로 고유의 음색을 잃어버린 보컬리스트, 어깨 및 팔부상 등으로 구위를 잃어버린 투수의 경우 부진이 길어지거나 아예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는 점에서 이 부분을 무시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합니다. 부상에서 회복되어 똑같은 구질(창법)의 똑같은 구속의 공(고음)을 던져도 ‘그 맛’이 안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있어서도 공통된 면이 있는데요.


<그녀의 초기 자작곡 ‘콩나물송’>

아이유하면 역시 강점으로 그 특유의 음색을 빼놓을 수가 없겠죠.  싱어송라이터로서 그녀의 입지가 단단해지는 면도 보컬능력, 작사작곡능력과 함께 이 모든 것에 특별한 색을 입히는 그녀만의 음색이 한몫한다고 필자는 보고 있습니다.


<초기 아이유를 널리 알렸던 아이돌노래 어쿠스틱 버전>


3)구질 = 창법


<있잖아 / 금요일에 만나요 / 입술사이(50cm) / 계란프라이>

쉽게 표현되지 않는 부분이긴 하지만, 소위 보컬에도 정통파 보컬이 있고 개성파 보컬이 있죠. 그리고 야구의 구질(직구&변화구)만큼 다양한 창법이 존재하는데요. 같은 가수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노래는 제각기 다른 목소리가 느껴진다 싶을 정도 다양한 변화가 느껴지죠.
가수라면 응당 다 그래야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어떤 감정, 어떤 장르든 자신의 바운더리 안으로 끌어들여 소화하는 가수들이 많고, 그 가수들이 통상 ‘대체될 수 없는 음색’을 갖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대체할 수 없는 음색’을 갖고 있음에도 다양한 변화구를 통해 맞춰잡는 그녀의 스타일은 여자아이돌로서 상당히 재밌는 경향이라고 할만합니다.


4)커맨드 = 곡해석능력


<직접 작사하기도 했지만, 종전보다 더 높은 곡해석능력을 보여준 ‘봄사랑벚꽃말고’>

원하는 존에 공을 제대로 꽂아넣을 수 있는 능력을 통칭 야구에서 커맨드라고 부릅니다. 아무리 뛰어난 구속, 아무리 다양한 변화구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여기서 망하면 이도저도 아닌 투수가 되기 십상인데요. 가수 역시 객관적으로 아무리 튼튼하고 다양한 창법을 소화할 수 있는 목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감정’을 제대로, 자신이 의도한대로 꽂아넣을 수 없고, 곡을 제대로 해석할 수 없다면 더 높은 클래스로 올라갈 수 없다고 볼 수 있죠. 이점에서 봐도 아이유는 여자아이돌, 나아가서 아이돌 전체를 통틀어 탑클래스의 곡해석능력을 가진 가수라 할 수 있습니다. 이부분을 높히 평가해 탈아이돌급이다라고 평하는 평론가와 아티스트들이 있을 정도니까 말이죠.


<더 잘부르는 가수가 있다해도 ‘이것만큼’은 아이유가 답이고 아이유의 해석이 답이다라고 할 수 있는 ‘잔소리’>


5)볼배합 = 컨셉전환력


<좋은날의 성공이후 누구도 쉽게 예상하기 힘들었던 선택. 나만 몰랐던 이야기>

회사의 선택이었을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그녀와 그녀의 기획은 쉽게 생각하지 못할 볼배합이 종종 눈에 들어왔습니다. 특히 라이징스타가 되었던 시절의 아이유를 돌이켜보면 ‘좋은날’ 이후의 아이유가 낼 후속곡은 ‘좋은날2’가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았으니까요. 그러나 거기서 아이유는 한발짝 쉬는 선택인 ‘나만 몰랐던 이야기’를 선택하고 그 이후에 다시 ‘너랑나’를 선택하는 배합을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이런 볼배합은 그녀가 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죠.


<어린 소녀의 오랜감성. 너의 의미>

회사 로엔과 아이유의 선택은 그런 의미에서 항상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생각하는 면이 있는데요. 최근으로 비유하자면 ‘금요일에 만나요’에서 사랑에 빠진 현대여성을 세련되게 표현한 그녀가 그 다음으로 선택한 것이 리메이크앨범 ‘꽃갈피’였던 점도 그녀를 ‘명민한 아티스트’로 부르게 하는 이유가 됩니다. 한참 잘될 때 한발짝 쉬는 선택으로 최고의 강점을 쉽게 소모하지 않을 수 있게 하고, 이루어놓은 성공의 자산을 ‘선택하는 것 자체가 성공일 수 밖에 없는’ 수를 두는데 쓰는 모습을 보여주니까 말이죠. 가깝게 히트곡을 생산한 잘나가는 20대 초반 여가수가 기성세대, 추억의 음악과 소통하려는 자세를 보여준다. 이 얼마나 멋진 그림입니까. 이정도 그림을 또 ‘너의 의미’처럼 성공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가수라면 현재로선 아이유 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렇다면 그녀는 볼배합’도’ 훌륭한 가수라고 할 수 있겠죠.


3. 기타



<초기 아이유의 메들리 시리즈>

수비력 = 최소한의 화제생산능력과 위기관리능력


<드라마 프로듀사의 인기캐릭터였던 신디>

이전 시리즈에서 ‘수비력’ 이야기를 몇번했고 그를 ‘최소한의 화제생산능력’으로 규정한바가 있는데 데뷔초부터 ‘기타치는 아이유’로 나이답지 않은 가창력을 보여준 면이나, 아이유 특유의 캐릭터, 년차수가 쌓임에 따라 성장한 미모 등등 어느면으로 따져봐도 그녀는 ‘수비력도 훌륭한’ 투수라고 할수 있을 것입니다.


<라디오 게스트 시절 아이유>

이점은 앞선 보컬능력들과 결합해 몇번 분명히 존재했던 위기들을 넘기는 힘이 되었는데요. 사실상 여자아이돌이 그정도 위기를 겪고도 현재 위치에 올라선다는 것 자체가 어지간해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봤을 때 그녀의 위기관리능력은 무사만루에 삼중살을 터뜨릴 수 있는 수준이 아닐까 싶네요.


<재야에서 그녀의 얼굴을 알리는데 큰 공헌을 했던 특유의 웃음소리>


4. 마치며

일종의 찬양글마냥 되기는 했지만 ‘최소’ 아이돌레벨에서의 아이유가 이정도 찬양(!)을 받는 것은 아마 그렇게 부당한 대우라고 하긴 힘들 것입니다. 한번 음원냈다하면 무조건 1위에 지붕돌파, 줄세우기는 기본이며, 유동성이 심한 음원시장에서 장기간 동안 탑100안에 드는 롱런곡을 몇곡이나 갖고 있고, 단일 연예인으로서의 영향력도 그에 준한다고 할만한 아이돌이 별로 없거나 아예 없으니까요. 가장 놀라운 것은 데뷔년차도 꽤 쌓였고 무수한 히트곡을 가졌으며, 커리어도 남부럽지 않은 그녀의 나이가 이제 올해 23살이라는 것. 과연 10년뒤의 아이유는 어떤 모습이고 어떤 클래스를 보여줄지, 무섭기도 하고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지금의 성장세가 앞으로도 이어진다면 필자가 어떤 상상을 하든, 그 이상을 보여줄 것같은 그녀. 그래도 상상하고 또 기대해보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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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 내 유일��
15/08/15 05:00
수정 아이콘
좋아요님의 글 항상 재미있게 잘보고 있습니다. 이번엔 아이유네요.

글 내용에 대부분 동의하구요. 아이유는 저보다 19살이나 어린 친구지만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쟁쟁한 날고 긴다는 연습생들이 혼자는 안되서 그룹으로 떼지어 나와 패키지안의 하나의 매력으로 승부하는게 대세인 요즘인데 무려 혼자서...!!
본문내용대로 겨우 23살 짜리가 엄청난 일을 지금까지 해왔고 앞으로도 해나갈거라는거... 존경심이 들 지경입니다.

아이유를 데뷔때부터 응원했고 그와 영혼의 파트너, 소울메이트^^ 인 유인나씨도 응원합니다. 아이유인나 화이팅~!! ^___^ b
노름꾼
15/08/15 05:37
수정 아이콘
시스타 효린으로 비슷한 주제를 적은 걸 기사로 봤는데 좋아요님이 쓰신 거군요. 아이유 정말 좋아하는데 기분 좋은 글이네요.
기적소리
15/08/15 07:12
수정 아이콘
미아때 부터 팬질중인데 좋은 글 감사드려요.
일체유심조
15/08/15 07:35
수정 아이콘
222
제가 우연히 길거리에서 미아를 듣고 이름도 모르고 제목도 몰라서 잠시 들은 가사로 엄청 검색해서 겨우 찾아냈던 기억이 있네요.
미아도 진짜 괜찮은곡인데 왜 망했는지...
15/08/15 08:53
수정 아이콘
본문에도 있지만 아이유라는 아티스트의 저력을 보여준게 역설적이게도 꽃등심 사건이죠
여자 아이돌에게 가장 치명적인 스캔들을 오로지
실력으로 딛고 일어서는걸 보며 이 친구는 진짜라고 느꼈네요
공허진
15/08/15 09:49
수정 아이콘
회사의 전략이라기 보다는 아이유 개인의 돌발적인 전략의 비중이 좀더 많다는 생각이 드는게 로엔에서 뜬 가수가 아이유 뿐이 없지요

회사측과 의견 대립이 좀 있다는 말을 스스로도 좀 하기도 했고요

전에 아이온 행사에서 열 받아서 금만나 일부를 공개한것도 회사측에 대한 항의와 더불어 자작곡에 대한 반응까지 보려는 고도의 전략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또한 예전 고현정쇼에서 ' 팬들의 뒤통수를 칠 것이다' 라고 하길래 뭔가 있다고 생각했더니 얼마뒤 병문안 사건이 터지더군요
아이유가 실수? 로 사진을 올렸다는데 제 생각은 일부러 그런거 같습니다

그 사건을 계기로 요정을 강요하는 팬들을 떨꿔내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방향쪽으로 선회 하거든요
은혁에게도 한방먹인 느낌이 들기도 했고요

주간아이돌 레전드인 아이유편에서 랜덤플레이 댄스와 뽕망치맞기를 연결시켜보면 꽤 재미 있습니다

완벽하게 랜덤성공직 전 24시간이 모자라를 틀어서 억지로 실패시키자 잠시뒤 뽕망치맞기에서 일부러 쎄게 맞는 상황을 연출하고 정형돈을 무릎꿀리는걸 보고 설계가 기가 막히더군요

이번 무도에서도 박명수를 선택하고 스스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하고 방송 분량을 확보하기도 합니다
가요제 편을 유심히 보면 마지막은 다 아이유 분량이 나갑니다

본문처럼 투수에 비교한다면 구속 150을 던지는 클로져 이상용?
이촌동 그 길
15/08/15 10:06
수정 아이콘
뒤통수 칠거다라는 말은 곡의 음악 컨셉 관련해서 한말로 고쇼 나오기 한참 전쯤에도 인터뷰에서 한 말이었고, 트위터 사진도 일부러 올린게 아니라 yfrog라는 사진 연동 계정에 실수로 올라간거입니다.. 머리가 좋은건 맞는거 같지만 진정한 더지니어스 상용갓처럼 그렇게 모든 행동을 계산적으로 하는편은 아니라고 봅니다. 오히려 사고쳐놓고 '원래 그러려고 했어' 이렇게 보이려고 하는 편인거 같아요 크크
Eirena Enchantress
15/08/15 09:49
수정 아이콘
위의 항목 중에 에일리에게 부족한게 곡해석력이라고 생각했는데,
얼마전 최군방송을 보고 그 이유를 알겠더군요. 자기가 부른 노래가사를 이해 못했다고....

곡해석력이라는게 좋은 프로듀싱을 받으면 어느 정도까지 커버되는 부분이기도 한데,
금만나 녹음 비하인드 영상을 봤을때, 그냥 아이유 본인의 곡해석력이 탁월한거더군요,
꽃보다할배
15/08/15 11:37
수정 아이콘
가수 아이유야 현재 젊은 가수 중엔 단연 원탑이고 주목할 점은 배우 아이유죠
프로듀사를 보고 느낀건데 날고 기는 미모 아이돌이 많음에도 아이유가 배우로써 차후 대박칠 마스크이고 연기력도 일취월장 할듯 합니다 요즘 진짜 물올랐고 배우 아이유라고 해도 먹힐만큼 이쁘더군요
엣날엔 이정돈 아니고 신봉선도 오버렙되곤 했는데 너무 이뻐졌어요
15/08/15 11:41
수정 아이콘
예전부터 관심 가질 기회만 주어지면 한번 꽂힐 것 같은 가수였는데, 금만, 봄사벚 등 여러 히트곡은 들으면서도 확 꽂힐 기회는 안 오더군요.
그러다가 이번에 프로듀사에 삽입된 '마음'이라는 곡 때문에 관심이 생겨서 앨범 수록곡들 다 들어보고나서 요즘 제대로 꽂혔네요.
살다보면 다른 일 하면서 동시에 노래를 듣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유 노래는 집중해서 들어야 제맛인 것 같아요. 어찌나 목소리에서 그렇게 꿀이 좔좔 떨어지는지..
아리마스
15/08/15 12:08
수정 아이콘
아이유는 여태 까지 봤던 아이돌 중에서 가장 영악하고 조숙해 보입니다.
사람이 성장하는 계기가 고난이라고 하는데, 어린 나이에 집안일로 이리저리 전학을 가고 가족들이 찢겨서 동생과 할머니 집에서 살고 그와 중에 친척들의 거침없는 비아냥을 듣고, 무대에 올려주겠다며 사기를 당하고, 그 덕에 유일하게 의지하던 할머니가 우는 꼴을 보고.. 보통 멘탈 로는 무너져버렸거나 한참 삐뚤어졌을 법도 한데 기어이 역경을 극복해나갔지요. 외모는 분명 동안 입니다 만, 일반인 중에서 이 정도의 시련을 경험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선배 가수들이 아이유를 칭찬하면서 언급하는 것이 감정의 깊이와 곡 해석 능력인데, 이는 오히려 무난하고 평범하게 부유하고 행복하게 자라면서 가수 준비를 했던 이지은 이라면 힘들었을지도 모릅니다. 자작곡인 길 잃은 강아지를 들어보면 알 수 있는 것처럼, 나이 답지 않은 깊은 감수성을 가지고 있지요.

결과론 적이지만 아이유 입장에서는 로앤이라는 듣보(물론 그 자체론 거대한 회사이긴 하지만)에서 빠른 나이에 데뷔한 것도 큰 덕을 보았습니다. 물론 회사가 그런 좋은 의도를 가진 건 아니라 그냥 돈 벌려고 미친 듯이 행사를 보낸 거지만 그 덕에 다른 사람들이 연습실에서 보낼 때 엄청난 실전 경험치를 가지게 되었지요 .

회사의 말마따라 (아이유가 데뷔한 건 회사 내에서 밀어주던 '그룹'이 아직 덜 여물어서 일단 한 명을 가수로 내보내야 하는데, 나이도 어리니까 망해도 여러 번 도전 할 수 있는 아이유가 제격 이였다고 합니다) 1집은 나름 호평 받은 것 치고는 뜨지 못했지만, 어쨋거나 어리니까 꾸역꾸역 도전해가면서 결국 정상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개인적으로 여자가 여자를 [[영약하다]]라면서 비판하는 것은 여자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찬사라고 보는데. 아이유는 대단히 영악하고 현명한 면이 있습니다. 스스로가 팬들과의 소통을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알고 있고, 또 그것을 잘 수행해나가고 있는 게 아이유 입니다. 이른바 아이돌의 역 조공 사례를 봐도 그렇고, 끈임 없이 공식 카폐 에서 소통을 하는 것도 그렇고 여러 이벤트나 선물을 주는 것도 그렇습니다. 하는 방법은 누구나 알지만, 지속하기 힘든 것을 계속해서 잘 이어나가고 있지요. 어쨋 건 지금 아이유 하면 금요일에 만나요 가 떠오르는 싱어송 아티스트 느낌이지만, 그전에 3단고음이나 마시멜로우를 부르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의 호응을 얻지는 못했을 겁니다.

아이돌에게 최고의 악영향인 [[스캔들]]에 휘말리고, 드라마에 투입되면서, 한동안 아이유의 자리는 공석 이였지만, 그 시간 동안 결국 아무도 아이유의 자리를 탈환하거나 가져오진 못했다는 것만 봐도, 이 가수가 가진 저력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엔 프로듀서로 연기력도 된다는 것을 보여 주었구요. 이미 어린 나이에, 좋은날 이후에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한 아이유지만, 여기가 끝이라는 생각이 들진 않습니다.
*alchemist*
15/08/15 15:32
수정 아이콘
윽.. 아리마스 님께서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일부 해주셨네요.

저도 아이유가 참으로 영악한 친구다..라는 생각을 많이합니다.(절대 나쁜 의미로 하는 말이 아닙니닷!)
자기가 어떻게 노래하면 주변 아티스트 및 대중에게 먹혀 들어가는지 의식이든 무의식이든 알고 있는 친구입니다.
저도 그게 고생에서 비롯된 거라고 보고 있구요...
15/08/19 02:02
수정 아이콘
아리마스님이나 알케미스트님은 영악한 댓글을 쓰시네요. 영악한 스탈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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