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하~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무한도전 가요제 현장 관람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했지만...
결국에는 근처에도 가보지 못하고 노래도 듣지 못한 불운의 사나이 CrazY_BoY입니다...ㅠ_ㅠ
정말 13일의 목요일은 너무나 스펙타클하고 화려했습니다...
별별 사람들도 많이 봤으며, 저도 과연 저럴 수 있을까라는 생각까지 들게 하는 상황들도 많이 나와서 당황스럽기도 했고요...
뭐 그래도 하루를 화려하게 보낸 저의 이야기를 나름 기억을 떠올려 일기 형식으로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진은... 죄송합니다...ㅠㅠ 그냥 멍때리는 시간이 많아서 사진은... 없이 텍스트로만 풀어쓰도록 할테니 이 점 양해 부탁드리며,
pgr 게시물 링크도 많이 있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또한 편의상 반말체로 작성한다는 점 이해와 양해를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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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8월 13일 07:00
전날 친구네 집에서 맥주 파티를 하고 잠이 들었지만 오늘따라 왠지 따사로운 햇살에 저절로 눈이 떠졌다.
오늘 평창에 가는 것에 대한 설렘 때문인가? 룰루랄라 신나게 일어나 출근 전 쿨쿨 자고 있는 친구에게 인사를 하며 서둘러 집으로 갔다.
집에 도착하니 어느덧 오전 8시!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씻고, 옷을 입고, 만발의 준비를 한 뒤, 오전 9시 지하철에 올라선다.
종합운동장역에는 9:55분에 도착했다. 5분전까지 탑승하라고 해서 사실은 조금 긴장했다. 하지만 버스는 정확히 10시에 왔다.
셔틀버스 탑승 후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여유를 즐기고 있을 때 나는 뜻밖의 게시물들을 pgr에서 보게 된다.
https://pgr21.com/?b=10&n=248565
https://pgr21.com/?b=10&n=248566
2015년 8월 13일 10:10
순간 내 정신은 멍해졌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아무 생각이 없었다.
아... 셔틀버스는 이미 탑승했고 이미 출발하고 있는데... 지금이라도 세워서 내릴까라는 고민에 빠졌지만...
이미 난 돌아올 수 없는 도로로 진입했던 것이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상황을 정리하는 게시글을 발견했다.
https://pgr21.com/?b=10&n=248571
후... 나의 무한도전 가요제는 이렇게 물 건너 가는 것인가. 나는 원통함을 감출 수 없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셔틀버스에 타지 않았을 것을, 이럴줄 알았으면 셔틀버스 예약을 하지 않았을 것을,
이럴줄 알았으면 그냥 김태호 PD님 말을 들었을 것을... 수많은 후회를 해보지만 이미 영동고속도로로 진입하는 셔틀버스 안에서
나는 그저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아... 오늘은 어쩐지 아침 햇살이 참 따사롭다 했어...
https://pgr21.com/?b=10&n=248572
설상가상 영동고속도로는 정체와 서행을 반복하며 내 마음을 들었다 놨다 했다.
셔틀버스에 타고 있는 사람들은 이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부족했던 잠을 청해보거나 웃고 떠들었다.
왠지 이 세상에 나 혼자만 있는 거 같다는 그런 느낌...
2015년 8월 13일 12:05
휴게소 도착... 심지어 20분 뒤에 출발한단다... 1분 1초가 부족한 상황에서 휴게소라니!!!
모든걸 해탈해버린 나는 석고상처럼 굳어버린 채 멍때리기를 반복했다.
고속도로의 교통 상황이 좋지 않자 13:10 결국 진부 I.C로 빠져나와 국도로 진입했다.
때마침 그때 쏟아지는 소나기... 내 마음과 같았다. 이것은 나의 눈물이 아니었던건가... 라는 이상한 생각까지 하면서...
2015년 8월 13일 13:40
드디어 초입 부분 진입!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진입했지만...
https://pgr21.com/?b=10&n=248585
이 현수막을 그 자리에서 10분 동안 보았다. 차가 너무 많아서 전진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을 뿐... 더욱 더 경악하게 만든 현장을 목격하고 말았다.
https://pgr21.com/?b=10&n=248586
입장 마감이라 돌아가라고 한다. 아...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아예 초입 부분부터 막아놓고 들어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며,
나는 그저 좌절과 헛웃음만 나올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더욱 더 나를 좌절시키는 것은 따로 있었다. 리조트에서 서울로 출발하는 셔틀버스는 밤 11시에 있는 것...
또 한번 실소가 터져나왔다. 하... 더 중요한 것은 내가 내린 지점에서 셔틀버스를 탑승해야 하는 알펜시아 웰컴센터로 가려면 걸어서 1시간...
하... 하지만 나는 선택할 수 있는게 별로 없었다. 지도를 보니 웰컴센터로 가다보면 반대편에 큰길로 스키점프대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구가 있다는 것을 알고, 나는 또 한번 조그만한 희망을 가지고 1시간 평창 대장정을 시작했다.
왠지 모르게 너무 더웠다. 그냥 걷고, 또 걸었다. 땀은 비오듯이 흐르지만 살기 위해서는 이 방법 뿐이라는 생각으로 걸었다.
그리고 마침내 스키점프대 큰 길 입구에 도착하기 이르렀다.
2015년 8월 13일 15:00
하지만 여기 상황은 더욱 더 참혹했다. 1차 현장에서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입구 앞에서 들어가지 못하고 대기 중이었던 것이다.
이미 앞 도로 상황은 불법주차들로 인해 교통 혼잡, 많은 인원들이 몰리다 보니 인원 또한 혼잡했다.
정말 혼돈의 카오스였다. 입구를 막고 있는 관계자분들과 시민들의 언쟁, 어떻게든 뚫고 들어가려는 의지...
아수라장이 되어 있는 상황을 보면서 내가 생각했던 일말의 희망은 접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여기서 나는 또 한번 좌절의 순간을 맛보게 된다. 셔틀버스 회사 측에서 문자가 하나 왔던 것이다.
- 서울행(귀가)차량을 이용하실 분은 하차하셨던 CU편의점 앞으로 15시 20분까지 만석 출발합니다.. -
아... 이건... 뭐... 1시간 걸려서 열심히 걸어왔는데 맨 처음 내린 곳에서 서울로 출발한다니!!!!!!!!!!!!!!!!!!!!!!!!!!!!!!!
또 다시 나는 분노에 휩싸였다. 아...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거기에 있을 걸, 난 역시 바보 멍청이였어 라는 생각들이 가득했다.
https://pgr21.com/?b=10&n=248598
이 사진을 남긴채 나는 이 상황을 정리하고 생각하기 위해 알펜시아 내부에 있는 롯XX아로 가기로 결정했다.
2015년 8월 13일 16:20
알펜시아 내부 롯XX아 진입, 사람들이 많을 줄 알았는데 별로 없었다. 한끼도 먹지 못해 햄버거 하나라도 까먹어야겠다는 생각으로
BigFire버거세트와 토가 네번 나온다는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
햄버거를 먹으면서도 드는 생각은 밤 11시까지 뭐하며 버티지 라는 생각이 가득했다.
2015년 8월 13일 16:50
알펜시아 내 오락실에 들어갔다. 여기서 좀 버텨볼까 하고 말이다.
혼자서 두더지 게임을 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그냥 하고 싶어졌다.
두더지를 타격해야지만 이 상황을 조금이나마 완화시킬 것이라고 생각했던 건 아닐런지...
열심히 두더지 게임도 하고, 1945도 하고, 펌프도 하고, 별 짓을 다해봤지만 시간은 17:20...
후... 이젠 게임도 재미없다. 아까 그 현장으로 다시 가볼까라는 생각으로 다시 그 현장에 갔다.
2015년 8월 13일 17:30
나는 다시 그 현장으로 갔다. 하지만 아까 상황과는 다른 상황이 펼쳐진 것을 확인했다.
앞에 바글바글하던 사람들이 다 입구를 통과해 오르막길을 오르고 있었다.
아... 결국에는 관계자분들도 포기하고 열었구나 라는 생각에 순간 나도 올라가볼까라는 생각을 해봤지만...
어차피 4만명 풀로 다 찼는데 올라가봤자 헛수고네 하면서 모든걸 포기하고 그냥 이 현장을 지켜보기로 했다.
그 1시간 사이에 막고 열고를 수차례 반복하면서 관계자들과 시민들의 언쟁을 꾸준했다.
참 이 상황이 그저 안타까울 수 밖에 없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 참...
https://pgr21.com/?b=10&n=248612
그 사이에 입구를 막는 것에 대한 분노인지는 모르겠지만 등산을 하시는 분들이 갑자기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등산을 하기에 이르렀다. 가족 단위로 오신분들도 있어 아이 손을 잡고 등산을 하는 모습을 보니 뭔가... 짠했다.
그저 이렇게 힘들게 올라가셨으니 현장을 못보시더라도 음악이라도 들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2015년 8월 13일 18:46
나는 이 시간 또 한번의 문자를 셔틀버스 회사 측으로부터 받게 된다.
- 8/13 서울행 귀가차량은 알펜시아 리조트내 웰컴센터 앞에서 출발합니다.(21시부터 차량은 만석 출발) -
오!! 21시에 집에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나는 그 순간 결정을 내리게 된다.
"그래! 결심했어! 20:00까지 그 현장에서 기다린 후에 현장에서 나오는 음악이 잘 들린다면 그 음악이라도 듣고 23시에 가겠지만...
음악이 잘 안들린다면 바로 셔틀버스를 타러 가겠어!"
이런 결정을 내린 후 나는 하염없이 그 현장에서 기다림을 청했다.
19:00를 넘긴 시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입구를 통과해 오르막길을 오르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많은 사람들을 지켜봤는데 역시나 가족 단위분들이 정말 많이 오신거 같다. 부디 원하시는 목적을 이루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또 한번 했다.
2015년 8월 13일 20:00
드디어 결전의 시간! 얼핏 들리는 사람들의 함성 소리! 그리고 검은 하늘에 나타난 조명 불빛!
그리고 나오는 음악 소리..........................는 잘 들리지 않았다. 그냥 음악의 비트만 느껴질 정도의 소리만 나에게 들린 것이다.
하... 그래... 난 여기까지인가봐... 결국 모든걸 포기한채 현장 입구에서 장사를 시작한 회오리감자를 하나 사들고 냠냠하면서
모든걸 내려놓은 채 알펜시아 웰컴센터로 향했다.
2015년 8월 13일 20:50
셔틀버스가 보였다. 주저없이 탑승했다. 근데... 느낌이 좋지 않았다. 만석 출발이라고 했는데... 버스에는 고작 8명...
아... 이거 그렇다면... 결국엔 공연 종료 예정 시간인 22시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결국에는 어차피 23시에 출발하는 거였잖아!!!!!!!!!!!!!!!!!!!!!!!!!!!!!!!!!!!!!!!!!!!!!!!!!!!!!!!!!!
또 한번 실소가 터진 채 셔틀버스 맨 뒷자리에서 멍때리기를 시전했다.
설상가상 핸드폰 배터리도 방전된채 아무것도 할게 없었다.
22:10분, 가요제의 종료를 알리는 폭죽 세리머니와 함께 모든 가요제 일정이 종료되었다.
하지만 나의 서울 복귀 스토리는 아직 종료되지 않았다.
2015년 8월 13일 23:00
드디어 버스 만석 후 출발~! 많이 피곤했던지 난 바로 버스에서 골아 떨어졌다.
얼마나 지났을까 목적지인 종합운동장역에 도착했다. 시간은 새벽 1:20분...
피곤한 몸을 이끌고 터덜터덜 걸어 신천역 근처에 있는 PC방에 입성해 지금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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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면서 오늘 비로소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과연 2년 뒤에 또 한번 무한도전 가요제가 열린다면 난 과연 그 현장에 다시 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김태호 PD님 말을 잘 듣자! 다음주 집에서 에어컨 바람에 치킨 시켜놓고 편하게 본방사수 하겠습니다!!! ~_~
저는 아직 지하철 시간이 되지 않은 관계로 PC방에서 좀 더 버텨보도록 하겠습니다.
부족하지만 긴 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