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아이맥스 상영관이라는 타이틀을 달고있는 천호 CGV가 개관한지 이제 2주쯤 됐습니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기대하고 있었기에 최대한 빨리 새 아이맥스관을 가보고 싶었으나
개관하자마자 걸린 영화가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였고, 전 이미 봤었고, 두 번 볼 영화는 아니었고...... 해서
<픽셀>의 상영이 시작된 이번주에 다녀왔습니다.
아, 사실 아이맥스 아니라도 일단 스피어X라도 보자는 생각으로 개관한 주 일요일에 가서 <인사이드 아웃>을 봤었지요.
그래서 관심있는 분들, 궁금한 분들을 위해서 간략하게 방문기를 써 봅니다.
첨부한 첫 번째 이미지는 아이맥스 스크린, 두 번째는 스피어X 스크린입니다.
- 아이맥스
첨부한 사진에서도 보실 수 있듯이 일단 스크린의 높이 측면에서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합니다. 사진을 찍던 타이밍에 스크린 앞에 사람이 한 분 서계셔서 그 높이를 대략 느끼실 수 있을겁니다. 게다가 상영관 구조가 입구를 통해 들어가면 스크린 앞쪽으로 가서 다시 올라가는 구조이다보니 상영관에 입장할 때 크게 한 번 놀라게되죠. 저 개인적으로도 이전에 가봤던 가장 큰 아이맥스가 시애틀에 있는 보잉 아이맥스관 (80x60feet) 이었으니 저 수치가 정확하다면 이번에 가봤던 천호 cgv가 경험한 가장 큰 아이맥스 상영관이 됐습니다. 좌석의 경사도 왕십리보다도 더 커서 1.9:1로 상영이 되더라도 앞사람 머리에 방해받는 일은 절대 없을 것 같았습니다. 뭐 나중에라도 레이저가 도입되어서 1.44:1을 틀면 그 땐 약간 가리긴 하겠지만요.
중요한 것은 역시 레이저의 도입인데, 여러 상황을 봤을 때 CGV도 레이저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레이저 도입을 고려하지 않았다면 이 타이밍에 이런 크기와 비율을 가진 상영관을 서울에 만들 이유가 없기도 하죠. 물론 여러가지 사정으로 도입이 무산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특별히 틀어지는 상황이 오지않는 이상은 도입은 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기가 언제냐가 문제이긴 하죠.
그리고 지금의 아이맥스는 2K 상영이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스크린 크기가 커지면 어쩔 수 없이 해상도가 조금 더 낮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해상도가 되면 큰 차이를 못 느끼기도 하고 스크린 크기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별로 느끼지 못했는데 왕십리에 비해서 해상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는 이야기도 제법 있습니다.
천호 IMAX의 장단점을 요약해보면,
장점 : 압도적 스크린 크기. (레이저가 도입이 된다면) 적어도 서울경기 지역에서는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한 영화를 제대로 된 포맷으로 관람가능한 유일한 상영관.
단점 : 레이저 도입 이전에는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해상도 측면에서 불만족이 있을 수 있음.
* 상영이 끝나고 관람객 한 분이 내려가시다가 넘어지셨는데 진짜 죽는거 아닌가 싶었었습니다. 경사가 상당해서 넘어지면 정말로 크게 다칠 수 있으니 갈 계획 있으신 분들은 조심하시길...
- 스피어X
CGV에서 새롭게 선보인 특별관입니다. 첨부한 두 번째 이미지에서 볼 수 있듯이 스크린 자체가 곡면 형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일단 이 특별관 소개를 보면 천정스피커(총9.1채널)와 곡면스크린을 메인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제가 본 영화가 크게 소리에 이점이 없어서 그런건지 일단 사운드 측면에서 특출나다는 느낌은 못 받았습니다. 다만 곡면 스크린은 확실히 특색이 있긴 했어요. 일반 스크린보다 몰입감을 더 높여줄 수 있는, 어느 정도는 아이맥스 느낌이 들게 해주는 상영관이었습니다. 다만 문제는 명확한 단점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죠.
단점들을 좀 정리를 해 보면
1. 곡면 형태상의 문제인지 스크린 양 사이드의 중앙부에 그림자가 생깁니다. 화면 전체가 검은색이나 짙은 회색일 때 특히 명확하게 드러나는데, 양 사이드의 중앙부는 어둡고 상하단은 밝다보니 스크린에 두터운 X자가 그려진 느낌이 듭니다. 처음에 '이래서 스크린 "X"인 것인가...' 싶었었죠;;;
2. 스크린 자체가 비스타비전(1.85:1) 사이즈인데 최상단부로 가면 영상의 가장자리가 스크린과 정확히 일치하지가 않습니다. 이게 말료 표현하자니 좀 어렵긴 한데, 영상의 양쪽 사이드가 스크린의 곡면을 따라서 잘 올라가다가 최상단부로 가면 갑자기 스크린에 일정 여백을 두고 직선으로 올라가버립니다. 눈에 띄게 경계부분이 꺾어져버리는거죠.
3. 이건 애초에 감수하고 들어가야 할 부분이긴 한데, 곡면 스크린이다보니 확실히 화면에 왜곡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다만 이 부분은 이러한 왜곡된 스크린을 통해서 몰입감을 높여줄 수도 있는 것이라서 단점이라고만 말하긴 좀 그렇습니다.
4. 뒤쪽으로 가면 곡면이 주는 몰입감 같은 것은 없을 것 같습니다. 이건 직접 관람한건 아니라서 확언은 할 수 없는데 상영관 처음 들어가서 느낀게 '아 이거 뒤쪽에 앉으면 그냥 일반 상영관이랑 별로 차이도 없는데 스크린은 왜곡된 것 같아더 더 안좋겠다.' 였습니다. 전 다섯번째 줄에서 관람했고, 4,5번째줄이 가장 괜찮은 자리인 것 같습니다.
5. 가격. 가격. 가격.
주말 일반 상영을 기준으로 2D/3D의 가격이 각각 12000/14000원, 프라임존 가격이 15000/17000원 입니다. 지금은 오픈기념으로 프라임존이 3000원 할인이어서 가격차등이 없는것이나 마찬가지이긴 한데, 일단 프라임존이 어디로 설정되어있는지도 나와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생각해보니 비트박스라던가 의자 자체가 달라서 한 상영관 내에서 가격차등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 단순히 좌석의 위치에 따라 차등가격이 책정되어있는 것은 처음 보는 것 같네요.) 할인 적용이 안 된 가격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3D가 아이맥스랑 동일, 2D는 오히려 아이맥스보다 3천원이 비쌉니다.
그러니까 결국 요약을 하면 새로운 특별관이니 한 번 가보고싶다고 하면 말리진 않겠지만 한 번은 가볼만한 곳이라는 추천정도도 하기는 힘든 상영관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긴 합니다.
천호 CGV 자체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정확한 위치를 모르는 분이 더 많을 것 같은데 5호선 굽은다리역에 위치한 홈플러스 건물 4층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8호선 천호역도 아니고 그보다 더 멀어요. 제 거주지가 관악인데, 2호선 남쪽에서 대중교통으로 저길 가려면 잠실에서 8호선으로 갈아타고 천호에서 5호선으로 다시 갈아타거나 잠실역에 내려서 버스를 타야합니다. 그렇다고 주차공간이 충분한 것 같지도 않고, 아무튼 위치적 측면에서는 매우매우 안좋습니다. 물론 거주지가 어디냐에 따라 달라지긴 하겠지만요. 이 위치 하나 때문에라도 사실 레이저가 도입되기 전에는 갈 일이 거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5일 사이에 두 번 다녀왔더니 가기 싫어지더라고요 크크
아이맥스 스크린이 최대이긴 하지만 영화관 자체의 규모는 매우 작은편입니다. 상영관도 6개이고요. 무엇보다도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 다른 최근의 cgv에 비해서 로비가 매우 좁다는 점입니다. 티켓출력기도 세 개 뿐인데다 포토티켓 출력이 가능한 기계가 하나뿐이라서 이 부분도 상당히 문제입니다. 다만, 로비의 화장실 하나는 진짜 넓고 쾌적합니다;;; 아 그리고 주위에 먹을게 그리 많진 않은 것 같았네요.
글을 쓰다보니 뭔가 두서없어진 것 같긴 한데 전체적인 결론을 내려보자면, 가까이 사는 분들이라면 아이맥스는 충분히 갈만한 상영관이고, 레이저가 도입되기 전까지는 힘겹게 먼 거리를 갈 정도 까지는 아니라고 봅니다. 뭐 가는 데 걸리는 시간과 노력이 왕십리와 별로 차이안난다면 왕십리보다 나은 선택일 수는 있겠다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
물론 레이저만 도입된다면,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 된 영화는 적어도 서울/수도권 지역에서는 대안이 없는 상영관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덧.
<픽셀> 기대치를 없애고 가서 그런지 그럭저럭 재밌게 봤습니다. 다만 정작 픽셀들(?)의 침공 장면들 보다 남자/여자 주인공 둘이 주고받는 대사가 훨씬 더 재밌었다는게 문제라면 문제;;
<인사이드 아웃> 픽사를 좋아하시는데 아직 안 보신 분이 계시다면 꼭 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픽사 애니메이션이 월E, UP 순서였는데 개인순위에서 최소 UP은 제친 것 같습니다...
...글을 다 쓰고보니 사진이 옆으로 돌아갔네요;; 나중에 고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