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물탄와플입니다. 잉여력 포텐이 폭발하던 시즌에 제가 좋아하는 인디가수 글을 미친듯이 내뱉다가, 갑자기 또 바빠져서 전혀 다음 소개글을 못쓰고 있었네요. 너무 늦지 않게, 끊기지 않게 글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오늘은 특정 가수를 소개하기 보다, 2016년 한해동안 저와 함께한 노래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플레이리스트는 아무래도 저의 삶과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에, 노래를 소개해드리면서 제 이야기도 같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격변의 한 가운데를 걸어가는 한 해였습니다. (국가적으로도 마찬가지였지만요... 내 4분기 돌려내라)
장범준 2집 수록곡 '그녀가 곁에 없다면' 입니다. 오랫동안 만나던 여자친구와 원거리 연애를 하게 되면서, 참 많이 들었던 곡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짧은 시간이겠지만 저에게는 참 긴 시간이었습니다.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다는 것이 이렇게 힘든건가, 그렇게 떨어져 지내면서 여자친구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이 노래가 대변해주었습니다.
[떨어져 있어도 난 너를 이해하고 믿어주며 영원히 널 닮아가며 너만을 사랑해야지]
네, 그리고 헤어졌습니다. 여친이 귀국하고 돌아오고 거의 바로 헤어졌습니다. 떨어져있는 시간동안 서로가 어느 정도 예감을 하고 있었습니다. 몸이 떨어져 있던 시간이 길어서였을까요, 제 삶의 패턴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똑같이 출근하고, 퇴근하고, 공부했지만.. 지나는 길에서 묻어나는 기억에 갑자기 무너지는 마음과 감정은 어찌할 수 없었습니다. '깊이 아래로' 가라앉아 버리곤 했습니다.
그래서 어반자카파의 '널 사랑하지 않아'를 맨 처음 들었을 때와, 이별 이후에 들었을 때 저에게 닿는 의미가 달라졌습니다. 단순히 같은 가사를 반복하던 뻔한 노래에서, 널 사랑하지 않는다며 끊임없이 되뇌이는, 진심이라고 자신에게 이야기하며 절규하는 이야기로 말이죠.
[우리 자주 걷던 길 위에요 다시 꽃이 피는 계절이죠 시간 참 빨라요 그댄 아마도 아직 추워할 거야 추위에 약하던 모습 지금도 나는 기억해요]
그렇게 저의 첫 연애를 끝내고 있습니다.
이별 전후 수개월동안, 저는 제 마음과 감정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일에 무던해지고자 노력했습니다. 일적으로는 작년부터 준비하던 중요한 발표가 있어서 좋은 마무리를 하기 위해 제 일에 매진하였습니다. 그런다고, 무던해질 일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무튼 어찌어찌 발표는 끝나게 되었습니다.
[아무런 표정 내가 짓고 있지 않아도 슬퍼 보이지 않는 건 도대체 왜일까 더 이상 어떤 모든 일 앞에서도 아무렇지 않기 때문일까]
그리고, 2017년에는 지금 속한 곳을 떠나 한동안 백수로 지내게 되었습니다. 오묘한 기대감과 긴장감을 동시에 가지고 연말을 맞이했습니다. 1년 전의 저는 지금의 저를 예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슬슬 결혼준비를 생각하고 있었을거고, 당연히 지금 속한 곳에서 몇 년은 더 있을 거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겠지요. 이후의 안정적인 삶을 꿈꾸고 있었을겁니다. 하지만 저는 관계에서도, 일에서도 다시 광야에 서게 되었습니다. 내년은 또 어떤 해가 될지, 제가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 예상도 안되네요.
아래의 노래들은 2016년 힘든 시기를 지나는 저에게 힘이 되어준 노래들입니다. 피잘러 분들께도 힘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2017년은 우리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