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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2/24 18:06
짝사랑으로 인한 상사병은 없었어요. 어린 시절에는 이성에 관심이 없었고, 나이들어선 '이 사람이 좋다!'하는데 각 재봐서 안될거 같다 싶으면 쿨하게 포기하는 포기남이라서 짝사랑은 해 번 적이 없네요.
다만, 첫사랑과 이별 후 일주일간 식음을 전폐했던 이불찰만한 기억은 있네요. 지독한 이별 후유증을 한번 겪고나니, 내성이 생겨서인지 그 이후부터는 이별해도 별로 어렵지 않아서 좋더군요.
16/12/24 18:23
누가 본문 제목의 질문을 했을때, 처음에는 1년이나 2년 같은 숫자개념, 혹은 다른 사람과 만나면? 오랜 시간이 지나면? 같은 불분명한 의미를 많이 말했는데....
살아가면서 문득 생각해보니 연애가 아닌 이유로 삶이 고달퍼질 때 상사병 혹은 첫사랑, 짝사랑 등의 감정이 메말라지더군요. 애틋한 생일의 추억도, 누군가와의 기념일, 동창회, 모임, 미팅, 끊없는 상상력 등 수많은 일화도 삶의 고달픔과 마주하다보면 잊고 지내게 됩니다. 물론 언젠가는 그런 감정이 다시금 되살아나겠지만, 현재로서는 굉장히 사치스러운 생각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가물가물 한 것 같아요.
16/12/24 18:42
다음 사랑이 시작되기전까지죠 뭐. 저도 고등학교 3년 내내 만난 첫 여자친구랑 수능보고나서 헤어지고 후유증으로 몇년 고생했지만 다음 사랑 시작하니까 싹 날아가더라구요.
16/12/24 20:38
저는 먹고 살만하면 오래가고 바닥을 긁을 땐 정말 짧았습니다.
당장 끼니를 걱정하고 잠잘곳을 걱정하는 상태면 상사병이고 나발이고 없더라구요. 대신 여유 좀 있고 상황이 무난무난하면 겁나 오래갔었습니다. 근데 그것도 30대 초반이야기이고 지금이야 뭐 만나도 그냥~ 헤어져도 그냥~ 그렇습니다. 좋으면서도 싫으네요.
16/12/24 21:26
어....방년 37입니다. 10년전에 연하후배와 교제하다 거하게 차이고 학업에 몰두해 10년간 연애를 멀리하며 공부만 하고살았습니다. 올해 새로운 직장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 같이 밥먹고 놀러다니고 6개월을 만났는데 지난주 금요일에 여자친구가 생겼다고 저에게 웃으면서 이야기 하더군요....
멘탈이 완전히 무너졌다 월요일날 차분히 다시 이야기할 기회가 있어 그가 저에게 했던말중에 "우리가 사귀는줄 아셨어요?"라는 말이 일주일 내내 귀에 맴도네요.... 오늘 메리크리스마스라는 해맑은 인사도 들었답니다... 저보고 기운 내시라고요....
16/12/24 22:43
제가 연애를 해본지 너무 오래되어서 만나서 재밌고 대화하고 이걸 반복하면서 천천히 깊어지는 70년대 연애인줄 알았나봐요...친구들한테 물어보니 제가 천연기념물 이더라는 결론이라 저혼자 착각한게 맞구나 싶습니다. 그래서 저 말이 더 맴도는것 같아요
16/12/24 22:13
스킨십도 하면서 놀러다닌 사이셨었나요? 그럼 그 남자는 진짜 너무한 거 아닌가요..
저도 비슷한 경우가 몇 번 있었는데 남녀 친구 사이로써 당연히 같이 할 수 있는 행동과 썸 관계에서 하는 행동을 잘 구분하지 못하겠어요.
16/12/24 23:38
음.. 저도 무 스킨십에 온갖 대화와 놀러다님을 마음이 있는 걸로 착각한 적이 오래되지 않은 과거에 있어서 여쭤본 거예요.
좀 더 지난 과거엔 오히려 제가 상대를 그렇게 착각하게 만든 적도 있었고요.. 설사 연애에 다가가는 스타일이 다를지라도 상대가 헷갈렸다면, 그리고 그걸 상대에게 표현했다면 "우리가......" 이 말은 정말 예의가 아닌 말이라고 봐요. 한 사람이 헷갈렸다면 그 사람 잘못이 아니라 상대에게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더라고요. 아무튼 저 분은 아니었어요. 진짜 날아님과 맞는 사람이 있다고 믿습니다. 실제 천천히 깊어지는 연애로 결혼까지 간 경우를 여럿 봤으니까요. 그리고 절대 날아님 잘못 아니니 자책하지는 마시길.
16/12/25 16:39
너무하네요... 그 말이 듣는 사람에게 얼마나 상처가 될지 생각을 아예 안 한 것 같아요. 이런 건 세대고 천연기념물이고 없이 사람에 대한 예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새해에는 더 좋은 분, 더 좋은 인연 만나시길 바랍니다.
16/12/24 21:39
사랑을 좋아하는 것과 다른 특별한 감정으로 정의한다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사랑하는 사람과의 차이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잘 설명하지 못하겠더라고요. 경향상 그나마 맞아보이는건 '좋아하는데 섹스도 하고싶다' 정도? 하지만 좋아하고 섹스했다고 사랑하는 관계는 아닌 것 같았어요.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마음 깊이 좋아하고 공감해서 그사람이 좋아하는 것이라면 나도 같이 좋아하고 싶고 뭐든 같이 하고싶고 때로는 존경스러운 인간성으로 닮고도 싶은 사람'이 딱 한 명 있었는데 그사람과는 사랑한 것 같네요. 서로 사랑하지 않을 때까지 연애했으니 상사병은 없었던 것 같네요..하하
16/12/24 22:13
크어억....
지금도 자려고 누웠다가 계속 그 친구 얼굴이 떠올라서 한참을 힘들어 하다 피쟐을 켰는데 갑자기 제 이야기가 딱 써있네요 ㅠㅠ 벌써 3년째 좋아하고 있습니다 이 친구도 저를 친구로서 좋고 그 관계로 끝까지 가자는 입장이고... 참 힘드네요. 내가 그렇게 매력 없나 싶고 자괴감도 들고 내가 언젠가 과연 연애 할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한 1년 동안 진짜 내가 할수 있는거 다 한거 같은데 이 친구는 저를 진짜 마음 맞는 마음 털어놓을수 있는 좋은 친구... 그 정도로만 보더라더요... 연애의 고수 님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할지 알려주세요 ㅠㅠ
16/12/24 22:53
연애는 자기일만 아니면 객관적으로 보입니다. 지금 저도그렇지만 제대로 차여야 마음정리도 되고 다른 좋은사람도 눈에 들어온답니다. 확실히 마음을 이야기하고 차이시는게
지난 3년의 아픔을 치유해줄 누군가를 받아드릴 마음을 만들어 줍니다. 피지알 연말 상사병 모임 해야하나요 ..
16/12/24 22:44
벌써 몇년이 지났는데 이젠 그런 사람이 있었나 싶게.희미해요
저를 보고 웃는 모습만 잊혀지질않네요 그 사람 후로 몇번 연애도 하고 이래저래 많은 사람을 만났지만 그 사람과의 이별만큼 힘들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 전에도 연애는 했었지만 그런 적은 처음이었어요 태어나 처음 남자에게 고백했고 영화보러가자던지 이야기도 처음 해봤고 매주 금요일 2시간씩 하던 통화가 참 좋았어요. 주말 이틀은 늘 같이 있었고 담배 피는 남자를 극도로 싫어하던 저였는데 담배마저 용인하게 되더라구요. 차탈때 문을 열어준다던지 의자를 빼준다던지 신발을 신겨주던 모습도 다 좋았어요. 일에 집중하는 옆모습이 참 멋있다고 생각하고 푹 빠졌었더랬죠. 만나기로 하는 날이면 며칠전부터 옷을 고르고 피곤에 찌들어 있다가도 세수하고 화장을 처음부터 하기도 했어요. 쌀쌀한 가을날 처음 손잡고 거리를 걸었을 때의 떨림. 애플민트를 좋아하던 입맛. 2살이나 많았고 상사였지만 이름을 불러대고 반말하는 저를 귀엽게 봐주던 모습.. 잊혀졌다 생각했는데 아니었네요. 몇년이 흘렀지만 기억나네요. 참 많이 울고 그리워했는데 시간이 지나니 살만 하더라구요. 새로운 사랑도 생기고 20대 초반의 어렸던 제가 이제는 20대 후반이 되었구요. 그 사람은 내년 30이네요. 뭘 하면서 지낼까요. 이제는 핸드폰 번호마저 모르는 사인데.. 마지막으로 들었던 소식이 전혀 연고없는 곳에서 사업을 시작했다들었는데 그 사람이라면 즐겁게 잘해내고 있을것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누구를 만나 사랑하고 있을지 어떤 모습으로 지내는지 상황은 괜찮아졌는지 그 때 왜 날 내버려둔건지... 물어보고 싶어요. 참 어리고 귀엽다고 자주 쓰다듬어줬었는데 나 이만큼 컸다고 이제 니가 그때 하던 말도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됐다고 말하고 싶어요. 하지만 지금 다시 만나도 저는 그 사람을 사랑할것 같아서 만나고 싶지 않아요. 한편으로는 안만나는게 더 아름다울것 같기도 하구요. 그런 사람은 다시 없을거라 생각해요. 누구나 잊지못하고 맘에 담아두는 사람 하나쯤은 있지않겠어요? 그런 사람이 있었고 또 좋은 사람이었음에 감사합니다.
16/12/24 22:48
2010년 첫사랑의 망령을 떨쳐내는데 거의 6년, 아니 7년이 걸렸습니다.
개인적인 흑역사일수도 있는데 그래도 이 모진 풍파를 겪으면서 내면이 많이 성숙했고, 자신을 소중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나보다 많이 앞서가는 그 상대방을 보면서 정말 많이 좌절도 하고 열등감에 쩔어 살기도 했습니다만 아닌건 아닌거라는 마음을 갖는게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미 끝나버린 사이, 되돌릴 수 없는 사이, 잘 될 수 없는 사이, 모든걸 씁쓸하지만 받아들이셔야 합니다. 저도 정말 지독하게 괴로웠습니다만, 그 방법이 최선이더군요.. 사람은 사람으로 잊어야 한다는 말도 참 상투적이지만.. 맞는 말 같습니다..
16/12/25 03:23
전 저만큼 첫사랑 잘 잊은 남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첫사랑 쉽게 잊었죠.
중3때였습니다. 고등학교 입학하고 여름방학 땐가 헤어졌죠. 그 이후로 재수생 시절까지 연애를 일절 안했는데도 공부랑 게임에 묻혀 손톱만큼도 생각 안났어요. 하긴 뭐 나이가 나이인지라 사랑이라기보다는 둘 다 호기심100%인 연애였던것 같지만.. 오히려 가장 후유증이 클 것 같았던건 바로 전 연애였죠.. 딱 1년이 채 못되게 사귀었지만 내가 차인 입장이라 그런지 한 3년 갈것같더군요 그리고서는 딱 반년 솔로로 지내다 새 연애 시작했고 지금은 이브날에 가평와있어요. 전여친? 이제 얼굴도 흐릿합니다. 제가 원래 그런것같아요. 후유증 후폭풍 전부 남 얘기였죠.. 금사빠라 그렇습니다. 아마 알게되면 다들 싫어하겠지만 전 그래도 이번을 마지막 사랑으로만들려고 노력중입니다 흐흐
16/12/25 15:39
다른 일을 못할 정도로 누군가를 미친듯이 좋아하지도 않고, 좋아한 사람들은 대부분 사귀게 되었고, 헤어질때는 항상 제 마음이 식어 헤어지고, 이후 다른 사람을 만나는 텀이 짧다보니 상사병 올 틈이 없었습니다.
다만 한 명 정말 좋아했지만 사귀지 못한 한 사람이 생각나긴 하는데 이건 상사병이 아니라 성욕에서 나온거 같습니다. 즐거운 시간을 가진 후 팔베게를 해 주며 옛날에 왜 날 그렇게 밀어냈냐며 가볍게 타박하려는 로망이 있었는데 상대의 결혼으로 무산되었습니다 아아.. 지금 만나는 사람은 헤어지면 평생 잊지 못하겠다고 생각이 들긴 하는데 이것도 또 모르겠죠. 예전 사람들 만날 때도 비슷하게 생각했지만 지금은 이미 까맣게 잊어버렸으니..
16/12/26 14:10
평균 2년 9개월이요.
언제나 상사병의 막장까지 간 후에 벗어나게 되더라고요. 제 이런 성향을 이젠 저도 알아서 짝사랑도 썸도 웬만하면 처음부터 각이 안 나오면 단호히 정리합니다. 희한하게 진짜 사귀던 연인들에 대해서는 헤어지면 크게 미련 안 부리다가 정리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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