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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9/05 11:30:53
Name 로즈마리
Subject [일반] 소꼽친구에게 설레임을 느껴보다.
-"부모님들끼리 친하다는건 매우 슬픈 일이야...

이렇게 주기적으로 소환당해서 강제 저녁식사에 참석해야되고

결혼안한다고 닥달당할까봐 이 더운날에 도망나와 있어야되고..."




-"너라도 빨리 가라...둘중에 한명이라도 가면 좀 덜 하시지 않을까?"



-"천만에, 너네부모님 나를 못잡아먹어 야단이신데 나는 가고 너는 못가고 있어봐, 너가 장가못가는게 나때문이라고 생각하실껄?"



-"틀린생각은 아냐"


-"....그래 뭐...내가 어릴때 너 두발자전거 타는거 가르쳐주다가 이마랑 턱찢어져서 꼬맨 상처 있지만 지금은 거의 안보이고,


그네에서 뛰어내리기 시켜서 코뼈 다친것도 수술 잘되서 티도 안나는데 못가는게 왜 나때문이냐???"


-".....됐다...관두자..."






늘 대화는 그랬던것 같다,

같은 중,고등학교,대학교는 물론이고 전공까지 같은 아버지를 둔 그녀석과 나는,

기억나지않을만큼 까마득한 어린시절부터 의사소통을 해왔고, 녀석은 세심하고 나는 무심했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고 나서 네가 없었던 적은 지금까지 단 일초도 없었어..."


-"그거야 당연하지, 난8월생이고 넌 11월생이니.....야!!! 나도 그거 읽었거든?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주인공들이 우리랑 비슷한것 같지 않니?"


-"뭣이라고라고라?? 그럼 내가 백혈병걸려서 죽어야되냐??"


-".....됐다 관두자.."







같은대학교를 다니진 않았지만, 우리학교 지척에 녀석의 학교가 있었고, 같은학고 다니는것 마냥 자주 만났다.

대학교 다니던 시절,여자친구와 헤어진후 몇달을 우울해 하며 동굴속에 들어가있는 녀석이

지나치게 감성을 자극하는 멜로 소설을 읽고 더 못 헤어나오는것 같아 위로해주고 싶었다.

늘 그랬듯 대화의 방향을 전환시키는 방법으로...

물론, 실패했던것 같다.






-"근데 너는 왜 결혼을 안하고 있냐?"


-"안하는게 아니라 못하는거야...난...

결혼해서 살림하고 애낳고 애키우고 시부모님앞에서 착한척하고 그런거 못하거든.

그러는 너는 왜 안하고있냐?"




-"너 하는거 보고 그다음에 하려고, 어릴때부터 난 너 하는거 보고 따라서 하면서 컸잖아"






몇달 빨리 태어난데다, 초등학교 5학년때까지 남다른 신체적 발육상태를 자랑하던 나는,

신체적능력이나 정신연령이 모두 녀석보다 앞섰었다.

정신연령은 측정불가한 대목이니 확신할순 없지만 어쨌든,  

신체적능력은 내가 월등하게 앞섰기때문에 대부분의 신체활동을 내가 가르쳤었다.

매우 과격한 방법으로...





같이 스키캠프를 갔다가 리프트에서 빨리 못내리는 그녀석을 잡아당겼다가 잘못 떨어져서 왼쪽다리 골절,


미끄럼틀을 못내려가는걸 내가 답답에서  뒤에서 발로찼는데 그대로 옆으로 떨어져서 오른쪽 팔 골절


철봉에 거꾸로 매달릴때 다리힘으로만 매달리는걸 못하길래 억지로 철봉을 쥔 손을 풀어줬다가 그대로 떨어져서 앞니가 나간적도...


다행스럽게도 유치였기때문에 지금은 사는데 전혀지장없다고 주장해보지만,

녀석의 어머니는 여전히 나를 아프리카밀림에서 온 호랑이보듯 하신다.

그치만 녀석의 어머니도 모르는 사실이 있다.

3형제중 셋째인 녀석은 어릴때부터 집에서 딸 역할을 해왔던터라 얌전하고 조용해서 친구들에게 꽤나 맞고 다녔다.

초등학교 5학년때까지만해도 반에서 키가 제일 컸던 내가

녀석을 때렸던 애들을 모두 불러서 피의 응징을 해주곤 했다는 사실을 아시면 한강에 출몰한 괴물보듯 하실려나....




-"생각해봐, 나한테 넌 매우 중요한 사람이야. 친 가족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거든.

근데 너가 나같은 애를 데리고 와서 결혼한다고 한다면 난 반대야.

나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나는 결혼상대자로 매우 부적합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안면몰수하고 결혼을 한다면 그건 너무 비양심적인 짓이잖아.

평생 배우자에게 죄책감을 가지고 살것 같애. 난 평생 그러고 싶진 않아."



-"내 생각에 너는 나쁘지않은 배우자가 될꺼라고 생각하는데..."


-"어디서 약을 팔어... 나 보내보고 결혼에 대한 간을 보려고 그러냐?"


-"주위에 결혼한 사람 많아서 결혼에 대한 간은 충분히 봤거든요."


-"간 보니까 어때? 체질에 맞을것 같냐?"


-"상대에 따라서?"


-"하긴...나도 상대가 엄청나게 넓은 마음과 이해심을 가지고 있다면 도전해볼만할것 같긴 해."


-"나는...너라면 괜찮을것 같애."


-"너네회사에 돈 엄청나게 잘벌고 키크고 잘생기고 마음이 무진장 넓은 사람 있으면 그말 꼭 전해줘 크크"


-"나는, 너가 말하는 돈을 엄청나게 잘벌고 키크고 잘생기고 마음이 무진장 넓은 사람은 아니지만...

가사일을 못하고 아이를 못낳는다 해도 부모님께 착한척 못한다고 해도 너라면 괜찮을것 같애...평생함께..."



-너도 어지간히 결혼때문에 집에서 스트레스 주는가보네. 아무리 그래도 극단적인 선택은 하지 말..."





-"너는 내가 어때? 나라면 결혼할수 있을것 같니?"



늘 그랬듯이 받아치고 대화의 방향을 전환하고 싶었다.

그러나 이순간만큼은 정말 생각나는 대답이 없었다.



-"너라면....글쎄....생각해본적이 없어서....나쁠것 같진 않지만....아까도 말했지만....너가 나같은애랑 그런다면 난 반대할꺼라고..."

-"내가 괜찮다는데 무슨 상관이야."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앗...이거...지금 고백이냐?"


-"이제 알았냐?"


-"야, 내가 다 가르쳐서 하산시켰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가르쳐야겠네. 고백하는데 너라면 괜찮다니 이런 무례한 고백이 어딨냐?

좋아해, 사랑해 이렇게 확실하게 말해야한다고 했잖아!!!"


-"야,나도 가르쳤지. 남자는 관심없는 여자한테 너라면 결혼할수 있을것 같다 이런식의 이야기는 안 한다고."




순간 녀석과 내 휴대폰이 동시에 울렸다.

부모님들께서 결혼적령기 미혼남녀가 동시에 사라져 잔소리할 대상이 없어졌다는것을 이제서야 아신 모양...




-"아, 들어가봐야겠네."

-"너먼저 들어가봐. 같이들어가면 이상하잖아."

-"야, 같이 나왔는데 따로 들어가면 그게 더 이상하지않냐?"

-"그런가..."

-"너네어머니께는 비밀이야. 요즘 혈압 있으시지않냐? 쓰러지실까봐 걱정된당."

-"뭘 비밀로해?"

-"너 엄마 껌딱지잖아...가서 미주알고주알 다 이야기할것 같애."

-"우리 사귀는거 비밀로 해달라는 말이지?"




-야 조용해해!!!!










월요일인데 야금야금 월도짓을하고 있습니다..


최대한 기억을 되살려 써보려고 했으나....나이가 들었는지....중간에 드문드문 많이 빼먹었네요.

같이 방학숙제하던 기억, 같이 자전거 타고 등하교 했던 기억, 서로 연인에 대한 상담을 했던 기억 등등 많은 이야기를 했었는데..




99프로 논픽션 1프로정도는 픽션입니다.


길고 지루한 글 읽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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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xian
16/09/05 11:35
수정 아이콘
단술 한잔이 생각나는 글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유스티스
16/09/05 11:37
수정 아이콘
성별이 픽션이라거나...
16/09/05 11:50
수정 아이콘
소꼽친구가 아닌 XX친구라거나...
무무무무무무
16/09/05 11:39
수정 아이콘
결말이 픽션....
소야테
16/09/05 11:44
수정 아이콘
우하하 짱짱 재밌어요 굿굿
유리한
16/09/05 11:52
수정 아이콘
어디가 픽션이냐에 따라 죽창을 들지 놓을지...
프로아갤러
16/09/05 11:55
수정 아이콘
죽창을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해...
스테비아
16/09/05 12:13
수정 아이콘
푸허허크크크크크
16/09/05 12:05
수정 아이콘
픽션이 사실은 태어나지 않았던 사람에 대한 망상이었다던가..

이럼 공포인데...
구름과자
16/09/05 12:23
수정 아이콘
죽창각 보고있습니다. 저도 최근 짝사랑 상대에게 고백하고 차여서 매우 부럽기도 하구요.
미네랄배달
16/09/05 12:29
수정 아이콘
이게 뭐야..
어째서 픽션이 99가 아닌거죠?
16/09/05 12:37
수정 아이콘
사귀는 게 픽션일 겁니다. 암요.
파란무테
16/09/05 12:57
수정 아이콘
그러니까 언제 헤어지는건가요오오오오오오!!!!
pgr-292513
16/09/05 13:15
수정 아이콘
성별이 픽션인듯
음란파괴왕
16/09/05 13:21
수정 아이콘
결말이 픽션인거죠?
다크나이트
16/09/05 13:25
수정 아이콘
요새 피지알 분위기 왜이러죠?
정화가 필요합니다.
홍승식
16/09/05 13:29
수정 아이콘
이 무슨 아다치 만화같은 글이랍니까.
아다치 만화에선 소꿉친구랑은 깨지던데. 크크크
드라고나
16/09/05 14:37
수정 아이콘
아다치 만화에서 소꿉친구와 맺어진 거 여럿이죠
홍승식
16/09/05 14:43
수정 아이콘
깨지는 건 명확하게 표현되지만 맺어진 건 은근히 표현되지 않나요?
그럼 안 된겁니다. 크크크
맘대로살리
16/09/05 13:30
수정 아이콘
요새 피지알 분위기 봐서는 총알 한트럭을 더 주문해야 할거 같네요..부들부들.
16/09/05 14:48
수정 아이콘
진즉에 대나무 장사를 해야했는데, 죽창과 혈당약이 필요한 글이네요
공개무시금지
16/09/05 15:12
수정 아이콘
전민희 작가님를 모시고 오고 싶은 글이네요 껄껄
본인이 유부남인건 함정 -_-
카미트리아
16/09/05 16:14
수정 아이콘
전민희 작가님 여자분 아니셨나요?
공개무시금지
16/09/05 16:15
수정 아이콘
네 맞습니다. 커플 브레이커로 유명하신 분이죠 크크크
카미트리아
16/09/05 16:37
수정 아이콘
뭐, 파비안을 마법사로 만들때부터 알아봤지만,
갑자기 유부남이야기를 하셔서 당황했네요
우리는 하나의 빛
16/09/05 15:17
수정 아이콘
어디서 본 적이 있는 전개인데요. 어디서 봤더라..;
-안군-
16/09/05 15:45
수정 아이콘
죽창 장사를 시작해볼까... 요즈음 왠지 수요가 는 것 같은데;;
세인트
16/09/05 16:30
수정 아이콘
일하느라 이제 글 보고 리플 답니다.
소꿉친구는 아니지만, 17년 반을 친구로 지내다가 3개월 연애하고 작년 4월 말에 결혼한 1인입니다.
오랜 친구랑 결혼하니 단점도 많긴 한데, 그래도 장점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흐흐.
논픽션이라시길래 결말이 비슷할까 싶어 글 남깁니다. 화이팅입니다!!
눈바람
16/09/05 17:24
수정 아이콘
이거슨 해로운.. 글은 아닌듯한데 아리송하네요.
축하드립니다!
로즈마리
16/09/05 17:27
수정 아이콘
오전에 잠시 월도짓을 했더니 일이 급 밀려서 이제서야 댓글 달아봅니다.
실제로 저 친구라면 결혼해도 괜찮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연인으로 지내보고 결론을 내기로 했어요^^; 아직은 친구와 연인의 경계에서 머물고 있는 느낌이지만요.
그리고 만약에 이 친구와 결혼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면 이 친구의 어머님이 진심 무섭습니다... 참한척 연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동안의 전적이 너무 화려해서ㅠㅠ
파란아게하
16/09/05 18:59
수정 아이콘
헐 이래서 제가 말합니다
남녀사이에 친구같은건 없어
로즈마리
16/09/06 00:44
수정 아이콘
아주 고전적인 고민인데 저 친구와 연인으로 실패하더라도 친구로 남고 싶어요ㅠ
16/09/05 20:20
수정 아이콘
제가 어렸을 때부터 꿈꾸던 연애네요.
로즈마리
16/09/06 00:43
수정 아이콘
연애는 어릴때부터 설계가 필요합니다(?)
돌고래씨
16/09/05 20:53
수정 아이콘
그러니까 글쓴이가 여자고 남자가 여자한테 고백한거죠?
책을 너무 안읽었나... 읽으면서 계속 성별이 아리송 했네요 크크
로즈마리
16/09/06 00:37
수정 아이콘
제가 필력이 딸려서....혼돈드린점 죄송합니다ㅠ
돌고래씨
16/09/06 00:59
수정 아이콘
남자가 여자를 지켜줬을거라는... 제 고정관념이 문제겠죠 ㅠ
아무튼 달달하시겠네요 축하드립니다 흐흐
근데 고백받고 바로 설레던가요?
오래된 친구를 잃고싶지 않다던가 이별에대한 두려움은 없었나요
로즈마리
16/09/06 21:16
수정 아이콘
처음에는 심쿵해서 별생각이 없었는데 집에 돌아오면서 조금 불안해지긴 했어요.
그치만 어차피 엎질러진 물이라고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구요~!
앓아누워
16/09/05 22:14
수정 아이콘
어머니... 어찌 내 또래 여성 자녀를 둔 친구 한분 못사귀셨습니까...도대체 왜...!!는 제가 늦둥이라 fail. 그나저나 어느문단부터 죽창을 갈면 되는겁니까?
로즈마리
16/09/06 00:36
수정 아이콘
정말 우연하게도 저친구랑 저랑 둘다 늦둥이라...저 친구은 3형제중 막내인데 아버지께서 딸을 원하셔서 셋이나 낳은 집이죠..크크.. 저희집은 저 위로 오빠,언니가 있는데 아버지께서 아들형제를 두고 싶어 한명 더 낳았는데 제가 태어났구요. 저 친구는 집에서 막내지만 저는 동생들이 있다는것이 차이점이긴 하네요.
cluefake
16/09/05 22:39
수정 아이콘
솔직히 저도 어릴때부터 고교때까지 친한 여사친은 몇몇 있었는데..저언혀 여자로 안보입니다. 그냥 뭐 남자랑 체감상 다르질 않아..고로 '사귀고 싶은,사귈만한' 소꿉친구가 있어야지 그게아닌 여자소꿉친구는 남자랑 다를거없어요..
로즈마리
16/09/06 00:42
수정 아이콘
저도 저 일이 있기 전까지는 저 친구가 남자로 느껴진 적은 없었던것 같아요. 예전에 여자친구랑 워터파크 가서 찍은 사진을 싸이월드에 올려놓은걸 본적 있는데, 미끄럼틀을 타면서 찍은 사진을 보고 '나 아니었으면 여자친구랑 저렇게 미끄럼틀도 못탔어 고마운줄 알아라!'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거든요. 어떤 계기로 동성같이 느껴지던 친구가 이성으로 확 다가올수도 있어요~
에바 그린
16/09/05 23:19
수정 아이콘
제가 어릴 때 부터 꿈꾸던 일이라 그런가 글만 보는데도 아주 달달하네요. 꼭 행복한 결론 얻으시길 바랍니다.
로즈마리
16/09/06 00:43
수정 아이콘
행복한 결론이 어떤 결론일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노력해보겠습니다^^
조현영
16/09/06 01:22
수정 아이콘
어머니에게 친구딸 소개해달라고했다가

미쳤냐고 한소리들었는데 너같은놈이만날여자가아니다고 크크
로즈마리
16/09/06 21:17
수정 아이콘
결혼못하고 계란한판 넘어서면 무조건 소개시켜주실거에요! 요즘 저희부모님이 그렇거든요 ㅠ
구르미네
16/09/06 02:11
수정 아이콘
우와 멋진 연애네요! 그런데 로즈마리님이 제가 오래 전에 다른 프로게이머 커뮤니티에서 알던 해피로즈마리님인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혹시 그런 닉네임 사용하신 적 없으신가요?
로즈마리
16/09/06 21:20
수정 아이콘
네..로즈마리라는 닉네임은 피지알에서 처음 썼어요. 사실 피지알에 처음 가입할 당시에는 로즈마리라는 닉네임이 아니었구요..! 그리고 프로게이머 관련 커뮤니티는 피지알 말고는 해본적 없어요!
T.F)Byung4
16/09/07 21:57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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