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5/08/24 00:34:57
Name Elvenblood
Subject [일반] [증시] 8월 셋째주 요약 - 어서 와 correction은 처음이지?




그리스 사태가 끝난 이후 휴가철도 시작되고 나도 휴가도 가고 별로 쓸 내용이 없었는데 오랜만에 재밌는 일이 일어났다. 전세계적으로 금리인하와 양적완화로 인해 마구 찍어낸 easy money로 만들어진 허상된 주식시장이 현재 얼마나 취약한지, 또 행복한 꿈만 꾸고 있던 투자자들에게 패닉이란게 무엇인지 잘 보여줬던 한주 였다.



1440223828 image



20150821 EOD5 0





이번년도 내내 2000~2130 사이만을 횡보하던 미국 S&P가 이틀동안 5%나 빠져버리고 4년만에 제일 큰 하락폭을 기록한 1주일이 되어 버렸다. S&P의 변동성을 보여주는 VIX도 거의 역대급으로 상승했고, 5년 최저를 찍으면서 연일 하락하던 금은 최근 1주일간 엄청난 반등세를 보였다. 미국국채나 Japanese yen, Swiss Franc 같은 안정 자산들도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기름은 아예 30불대로 진입해 버렸다. 진짜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 증시가 하루종일 푹락한 광경도 오랜만에 본다. 아무런 큰 뉴스도 없이 이렇게 세계증시가 추락하고 투자자들을 패닉으로 몰아간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20150821 EOD13 0



20150821 EOD23 0





일단 이번주 수요일날 발표된 FOMC minutes에서 미국 연준이 모두의 예상과는 다르게 현재 미국&세계 경제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다. 이로 인해 12월 만기 유로달러 선물에 암시되어 있던 미국 9월 금리 인상 확률은 수요일 50%에서 현재 33%상태로 떨어진 상태이다. 또 최근 그리스 사태로 인해 미국증시가 패닉할때도 연준은 그에 대한 언급은 없었는데, 이번에 중국 성장세의 둔화와 원자재가격에 하락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한것도 이례적이라 볼수 있다.



(금리인상에 대해 말할때 빠지지 않고 나오는게 유로달러(유로화 X) 선물인데, 이는 미국밖에서의 미국 달러에 대한 금리를 거래하는 파생상품이다. 또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파생상품이기도 하다. 즉 유로달러 선물의 가격을 보면 전세계 시장이 금리인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기 쉽다. 예를들어 12월 만기 유로달러 선물이 99.4에서 99.5로 상승하면 시장이 12월달 예상 금리가 .6%에서 .5%로 하락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잠깐 FOMC minutes이 뭔지 짚고 넘어가기 위해 미국 연준의 시스템에 잠깐 얘기를 해보자. 미국 연준(FED)는 미국의 통화정책을 결정하기 위해 1년에 8번 모이는데 보통 그 달의 3째주 화요일과 수요일, 1박2일 동안 FOMC 멤버들(옐렌의장을 비롯해 각 주의 연방은행 의장들)이 모여서 FOMC meeting을 가진다. 그리고 수요일 1시(미국 중부시간 기준)에 기준금리와 함께 FOMC statement를 발표하고 격미팅(즉 두 미팅당 한번씩) 기자회견을 가진다. 기자회견에는 옐렌의장과의 질의응답 시간이 있고, 가끔씩 예측하지 못한 질문에 대해 FOMC 멤버들의 통화정책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하는 대답들이 나오기 때문에 중요하다. 성명서 발표 3주후에는 그 전 FOMC meeting에서의 minutes(의사록)이 공개된다. 변동성을 트레이딩하는 옵션 트레이더들에게는 기자회견이 있느냐 없느냐, 아니면 성명서(statement)이냐 의사록(minutes)이냐도 옵션 가격 pricing에 큰 영향을 끼친다. 대체적으로 기자회견이 있는 statement> 기자회견이 없는 statement> 의사록 순으로 마켓에 영향이 있는데, 의외로 이번에는 7월 FOMC는 statement보다 minutes에 시장이 더 많이 한 이상한 달이었다. (아 그리고 웃긴점은 원래 오후 1시에 minutes가 나오기로 했는데 어떤 뉴스회사가 엠바고를 풀어버려서 15분전에 유출이 되는 웃지 못할 사건이 일어났다.)



설명은 여기서 마치고, 일단 의외로 dovish한 FOMC minutes으로 금리인상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당황하면서 시장엔 금리인상이 설마?혹시? 미뤄질까하는 불안감으로 가득찼고 그날 즉시 유로달러선물은 급상승, 거의 9월 금리 인상 확률을 7%나 낮춰버렸다. 게다가 목요일날 발표된 중국 제조업지수가 7년 최저를 기록하면서 중국 증시와 기름가격이 하락했고, 그에 따라서 미국증시도 같이 하락했다. 그 다음날 또 다시 중국 증시가 하락하면서 Crude Oil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30불대에 진입해버렸고, S&P는 다시 3% 가량 하락해버렸다. 여태까지 S&P보다 강세를 보였던 NASDAQ이 많이 떨어진것도 흥미롭다. 트위터만 해도 IPO 전 가격 수준으로 30%나 하락해 버렸으니 말이다.



사실 이번 미국증시의 하락장에는 재밌는점이 많다. 아까 말했다시피 4년만의 최악의 주였는데, 그 전까지 미국증시의 5%이상의 correction 원인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나 2013년 양적완화 감소 즉 자국의 문제에 관련된 것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하락은 살짝 dovish한 FOMC minutes에만 기인하기에는 너무 거대하다. 사실 minutes에서도 나온다시피 가장 큰 문제는 세계 경제 둔화, 유럽과 일본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급성장을 하고 있었던 개발도상국들의 둔화가 너무나도 뼈아프다.




20150821 EMFX1



(중국은 말할 것도 없고, 멕시코, 브라질, 터키, 러시아, 인도 등 성장을 주도해야 할 개발도상국들의 통화가 엄청난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 3년 최저를 찍었던 걸로 기억한다). 거의 2008 경제위기급 이상으로 낮아졌다고 보면 된다. 참고로 현재 개발도상국 ETF는 5년 최저치에 머물고 있다.)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전세계 경제가 같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고, 그럼 그런 원자재를 수출하는 국가들(목재, 철강, 구리등을 수출하는 개발도상국들 이상으로 캐나다, 호주, 심지어 이젠 원유 수출국이 된 미국)까지 손해를 보고 다시 또 전세계 경제 둔화를 일으키는 뫼비우스의 띠 말이다. 가장 무서운 점은 지금 상황이 사실 경제 둔화를 타개하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엄청나게 낮추고 돈을 엄청나게 풀어놓은 시점이란 것이다. 다음번 경제 위기가 찾아올때 더 이상 낮출 금리와 풀 돈이 없다는걸 알기 때문에 미국이 반대를 무릎쓰고 금리를 올리려는 건데, 상황이 참 안좋게 됬다.



내가 항상 재미로 보는거지만 CNN에서 보여주는 Fear & Greed Index (http://money.cnn.com/data/fear-and-greed/)라고 있는데(풋/콜 ratio, Moving Average, Volatility, 즉 투자자들의 패닉했을때 같이 움직이는 지표들을 묶어 놓았다) 현재 시장은 엄청난 공포감에 빠져있다고 한다. 2주전 엄청난 탐욕에 빠져있을때랑 대조적이다. 사실 S&P 시장의 변동성이 이렇게 높아진것도 진짜 오랜만이긴한데 2014년 양적완화를 막 끝냈을시의 가격으로 돌아간 거니 사람들이 패닉할만하다. 양적완화 없이는 아무것도 안된다는걸 인정한 꼴이니 참 투자자들도 머리 아프긴할것 같다. 그래도 지금의 변동성 레벨은 개인적으로는 너무 높다고 본다. 거의 몇년사이에 본 옵션가격중 제일 높은거 같으니 말이다. 아무일 없으면 내일 다시 낮아질듯한게 내 의견.



각국 인덱스에 비해서 유로/달러의 변동성은 아직까지 조용하다. 물론 S&P에 비해서 말이다. 많이 움직이기는 했지만 아직 변동성 자체는 10정도로 그리스라던지 유럽 양적완화라던지 다른 이벤트들의 비하면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콜/풋 비율은 거의 1년만에 제일 높다. 즉 사람들이 유로/달러가 더 상승하는것에 엄청나게 걱정을 하고 있단 뜻이다. 사실 이것도 당연한게 헤지펀드들의 공통된 포지션이 유로/달러 숏이니 상승세에 당황하고 있을께 분명하다.



하여튼 재미있는 일주일이었다. 다음주에 중대한 발표는 없는걸로 안다. 1년에 한번하는 Jackson Hole이라는 경제 심포지움이 미국 캔서스 시티에서 목요일부터 시작하는데 작년과는 다르게 옐렌의장이 안나와서 크게 재미는 없을것 같다 .그래도 다른 각국 중앙은행 고위직들이 현재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흥미로운 이야기거리가 될 것 같다.



한국증시하락에 관해서는 북한의 위험도 분명히 있겠지만 그냥 글로벌 경제둔화, 특히 일본의 경제 둔화와 중국의 위안 평가절하 등 아시아 국가들의 트렌드를 따라가는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난 그쪽 전문이 아니기 때문에 패스하겠다.

--

오랜만이네요. 제가 한국말이 서툴고 필력도 별로여서 혹시 문맥상 안 어울리는 부분이 있으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5/08/24 00:56
수정 아이콘
좋은글 감사해요
15/08/24 00:59
수정 아이콘
늘 올리실때마다 감사히 읽고있습니다. 이번 글에도 감사드립니다.
CEO 문도
15/08/24 01:04
수정 아이콘
좋은글 감사합니다. 불판이 없으니 답답하네요. 소나기는 피해야 하나 고민이 많은 밤입니다.
어이!경운기
15/08/24 01:18
수정 아이콘
이정도면 많이 빠졌지 하고 최근에 지수형 els 많이 들어갔는데..
역시 내가 들어가면 더 빠지네요. 역시 내가하는 els는 3년 적금이지...
이사무
15/08/24 04:36
수정 아이콘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다음에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15/08/24 06:15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워3팬..
15/08/24 06:19
수정 아이콘
예전에 맥쿼리님 저를 주식시장에 오게 했는데 옛날 생각나네요
15/08/24 09:51
수정 아이콘
미국 지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350%가 상승했었는데

겨우 이정도 떨어지는건 뭐 아직 무서운장은 시작도 안한듯
Elvenblood
15/08/24 10:08
수정 아이콘
맞는 말씀이시긴한데 4년동안 최악의 주였다는것만으로도 의미 있다고 봅니다. 그것도 6% 정도 빠질만한 별다른 중요한 뉴스가 없는 와중에요.
일체유심조
15/08/24 10:00
수정 아이콘
재미있는글 감사합니다.
Elvenblood
15/08/24 10:28
수정 아이콘
지금 S&P .6% 더 떨어졌네요. 흥미로운 1주일이 될 듯해요.
마스터충달
15/08/24 11:40
수정 아이콘
으으... ㅜㅜ 엘븐블러드님 글을 갈수록 따라가기가 버겁네요.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잘 보고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
15/08/24 12:03
수정 아이콘
환율 좀 떨어지길 기다리다가 현재 미칠것 같네요.
16만불정도 보내야 되서 좀 신중하게 기다렸는데.. 망...

사실 9월 금리 인상확률을 높게 보지 않아서, 9월이 다가올수록 환율이 낮아질거라 예상을 했던건데..
환율이 드디어 낮아지려는 찰나에 1. 록하트의 Hawkish 발언
이게 좀 안정되서 다시 환율이 낮아지려는 찰나에 2. 중국 위안화 절하
이제 생각대로는 안흘러가니 단기로 올라간거라도 내려가면 보내야지.. 라고 생각하는 순간 3. 북한발 리스크.

이제 아무 생각 없습니다. 얼마를 손해보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ㅠㅠ 그냥 손해보고 잊어버리고 싶기도 하고 그러네요..
덴드로븀
15/08/24 12:19
수정 아이콘
오늘도 중국파워가 어마어마하네요. 과연 미국증시가 얼만큼 선방할까요?...;;
15/08/24 15:01
수정 아이콘
언젠가 반등은 하겠지만, 그 이후 국내증시는
또 지겨운 박스권 봉인을 풀지 못하지 않을까
염려스럽습니다.

개인적으로 시장 플레이어들의 학습효과를 믿는편인데, 위기가 올때마다 기술진보가 이뤄져 점점
빠른 시간내 복구를 해왔죠~

불순물 제거를 위한 최적화가 무엇인가
바로 고민이 나오고 어떤지표부터 주목해야
하는지 정답이 나와있고, 거기에 포커스를 우선적으로 맞춰놓으면 가격흐름 주시하다 포지션 계획.

시장이 진정되기 위한 명분이 뭘까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매매는 스타와 같다고 보는데, 6분쯤 상대 앞마당
스캔 뿌려보니 라바가 다 변태중이다?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죠. 일단 대응이 늦어 무탈
피해를 봤다고 치고 일단 방어하다 결국 공격하러 나갈 타이밍을 어떤 판단을 가지고 잡아야할까.
냉정히 생각해봐야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0508 [일반] [스포주의] WWE PPV 섬머슬램 2015 최종확정 대진표 [7] SHIELD6658 15/08/24 6658 0
60507 [일반] [증시] 8월 셋째주 요약 - 어서 와 correction은 처음이지? [15] Elvenblood6038 15/08/24 6038 21
60506 [일반] 이 사람을 주목한다- 민주정책 연구원 부원장, 이범 [26] autopilot7192 15/08/23 7192 0
60505 [일반] [WWE] NXT 테이크오버 브루클린을 보고 [7] 삭제됨4189 15/08/23 4189 0
60504 [일반] 영화 심야식당을 보고 [11] 바위처럼5250 15/08/23 5250 5
60503 [일반] 1차 스코틀랜드 독립 전쟁 이야기 (2) 양떼 속의 늑대 한 마리 [9] 신불해8308 15/08/23 8308 15
60501 [일반] [야구] NC의 괴수 테임즈는 내년에도 NC에 남을 수 있을까요? [59] 어리버리10605 15/08/23 10605 0
60500 [일반] [영화소식] 장동건 차기작 확정, '7년의 밤' [30] 여자친구11422 15/08/23 11422 1
60499 [일반] 니얼 퍼거슨의 키신저전기가 다음달 발간됩니다 [3] 콩콩지4635 15/08/23 4635 1
60498 [일반] [스포없음] <판타스틱4>, 이럴거면 그냥 판권을 넘겼으면. [37] 화이트데이9834 15/08/23 9834 1
60497 [일반] 약국실습 썰 [12] 짱나8518 15/08/23 8518 4
60496 [일반] 인문학은 만병통치약???- 이지성 [76] autopilot14741 15/08/23 14741 0
60495 [일반] [재밌는 책소개]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스압) [37] 즐겁게삽시다5582 15/08/23 5582 11
60494 [일반] (스포있음) 판타스틱4 - 히어로물에 히어로가 없다. [20] aSlLeR5495 15/08/23 5495 3
60493 [일반] 요즘 듣는 노래들 [25] 눈시BBand8127 15/08/22 8127 2
60492 [일반] 홀로 여행의 맛! [10] p.p6344 15/08/22 6344 6
60490 [일반] 1차 스코틀랜드 독립 전쟁 이야기 (1) 역사를 바꾼 음주운전 [10] 신불해7125 15/08/22 7125 19
60487 [일반] [소개] Wasted Johnny's (부제:신난다! 달리자!) [16] *alchemist*3597 15/08/22 3597 2
60486 [일반] 야망의 시대 - 새로운 중국의 부, 진실, 믿음 [11] 콩콩지7215 15/08/22 7215 4
60484 [일반] 제 친할아버지 죽음에 관한 미스테리 [19] 난동수9080 15/08/22 9080 0
60483 [일반] [UFC] 미르코 크로캅.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UFN 79에 출전. [19] The xian6183 15/08/22 6183 1
60482 [일반] [해축] 어제의 bbc 이적가십 및 선수이동 [29] pioren5147 15/08/22 5147 0
60481 [일반] (추가) 폭력적인 맥심 표지를 거부한 모델 [167] FAU31071 15/08/22 31071 6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