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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8/07 15:44:04
Name 하고싶은대로
Subject [일반] 버스에서 본 그녀의 뒷태는 아름다웠다.

나는 사람을 보는것을 좋아한다. 솔직히 말하면, 예쁜 여자를 보는것을 좋아한다. 남자니까 당연한 걸까? 가끔 남자도 뚫어져라 보기는 하지만, 그건 옷 스타일이나 부러움의 시선일 뿐이다.

오늘은 미용실을 갔다왔다. 자른 머리가 너무나 마음에 들어서 자신감은 100배 상승한 상태였지만, 주위에 지나다니는 여자들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어차피 헌팅은 나에겐 거리가 먼 얘기니까 굳이 예쁜 여자를 봐봤자, 속만 쓰릴 뿐이겠지. 약국에 들러서 약을 사는데 약사가 내게 농담을 던진다. 이것은 머리의 효과인가? 갑자기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라는 노래가 떠오른다. 나름대로 멋을 부린 마담에게~ 실없이 던지는 농담사이로~나는 자신감의 표시로 씨익 웃어준다.

집에 가기위해 버스를 탔다. 너무나 더운 날씨였기 때문에 지친 나는 승객들 스캔도 안하고 내리는 문 바로 옆자리에 앉았다. 오늘은 재수가 좋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자리다. 앉자마자 기분이 좋아진 나는 버스에 타는 사람들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음...오늘은 남자도 여자도 별로구나. 재미있는 사람도 없네. 그렇게 한두정거장이 지나고 지루해질 쯔음에 어떤 여자가 나를 한번 쓰윽 쳐다보고 문 앞에 섰다. 뒷태가 굉장히 훌륭하다. 키도 크고 다리도 길다. 시선을 올려본다. 머리도 내가 좋아하는 굵은 웨이브. 흰티. 다시 시선을 내려보니 짧은 바지. 다리도 굉장히 예쁘다. 문득, 저 여자를 따라 내려서 번호를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래도 난 안될거야. 안되겠지. 안된다. 그런데 이상하다. 저 여자는 어디서 나온걸까. 나는 저런 여자가 타는 것을 본적이 없는데. 이런 저런 생각하는 동안, 그 여자가 내릴때가 되었다. 그런데 어? 안 내린다. 뭐지? 그리고 다음 정거장에도 내리지 않는다.

버스는 내가 내릴 곳으로 출발하고 있었다. 제발, 나와 같이 내려줘. 그럼 내가 번호 물어볼게. 이번만큼은 후회 안할래. 기도하며 그 여자 옆에 섰다. 그 여자가 나를 다시 쓱 쳐다본다. 나도 쓱 봤지만, 오래 볼수는 없다. 화장이 굉장히 짙고, 꽤 예쁜 얼굴 같다는 것만 생각하고 있는데 그 여자가 벨을 누른다. 이게 웬일이지. 이건 번호를 물어봐야돼! 이건 굉장한 일이야! 헌팅각이 나오고 있으므로 나는 내려서 물어보기로 결심했다. 멘트는 뭘로하지? 어디선가 봤는데, 멘트는 기본멘트가 제일 좋다고 했다. 그래. 오늘의 나는 굉장히 멋지니까 기본 멘트로 가자. 맘에 들어서 그러는데 번호좀 주세요. 혹시 이 근처에 사세요?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거부당하는 것부터 머리속에 그려지지만, 그래도 흐뭇하다. 생각속의 행복이 이런것일까? 착각이든, 상상이든 지금 이 순간 나는 너무 행복하다.

그리고 그 여자가 버스카드를 찍었다.

거리를 걸으면서 이상형에 가까운 여자들을 몇차례 본적이 있다. 하지만, 번호를 물어본적은 별로 없다. 난 지금 너무 행색이 초라해. 나는 +5cm 아이템을 안차고 나왔어. 다음에 더 좋은 여자가 있겠지. 라는 변명만 늘어놓고선 포기하기 일쑤였다. 그리곤, 몇시간동안은 후회하곤 했었다. 어차피 안 볼 사람들인데 말이지.

다음엔 절대 후회하지 않으리라. 해보고나서 후회하지. 안해보고 후회하진 않으리라. 그렇게 다짐하던 나인데, 계속 주저하고 있다. 그녀는 먼저 버스를 내려서 잠시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내가 내리고 걷자 그 뒤를 따라오기 시작했다. 이건 대체 무슨 경우인가? 내 착각이겠지. 내 착각일거야. 라고 생각하며, 번호를 물어보고 싶은 마음을 계속 억누르고 있었다. 억눌러야만 한다. 나는 갑자기 방향을 틀었고, 그 여자는 잠시 놀란듯 하다가 가던길을 가기 시작했다. 그래. 내 착각이 맞네. 허탈한 마음에 나는 집으로 향했다.

너무나 아쉽다. 아까 왔던길을 다시 돌아갔다. 그녀를 찾고 싶었다. 그래선 안되는데 그녀를 찾고 싶었다. 분명, 1분도 채 안되는 시간 같은데 그녀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마치, 여름날의 신기루처럼 그녀는 사라지고 없었다.

그래. 어차피 잘된 일임에 분명하다. 이번만큼은 핑계를 댈수가 있다. 나의 착각이 분명할거다. +5cm 아이템도 없었다. 다음에 더 좋은 여자가 있을 것이다. 난 다시 합리화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 집을 나서기전 이어폰을 가져올까 말까 고민하던 나를 원망한다. 차라리 그 소리를 듣지 않았다면, 좋았을 것이다. 그럼 아무 생각없이 이번만큼은 들이댔을 테니까.

나의 버스카드 소리와 그녀의 버스카드 소리는 왜 다른걸까.
띡. 띠딕.

더운 여름날의 신기루가 사라짐과 함께 미안한 마음이 피어오르며, 나는 여자친구의 전화를 받았다.
오늘은 더 잘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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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8/07 15:49
수정 아이콘
양다리 + 아청아청 .......
15/08/07 15:50
수정 아이콘
막줄 .. -_-+

이런 날씨에 광역도발을 걸다니 용감하시군요 ..
Darwin4078
15/08/07 15:50
수정 아이콘
하여튼 있는 사람이 더해요.
세인트
15/08/07 15:56
수정 아이콘
여자친구분 번호나 카톡아이디가 시급합니다.
여보세요! 여기 이 분이 말이죠!!
15/08/07 15:59
수정 아이콘
예쁜 여자를 보는것을 좋아한다. +1
15/08/07 16:00
수정 아이콘
아.. 덥다..
오쇼 라즈니쉬
15/08/07 16:00
수정 아이콘
보고싶은대로
스테비아
15/08/07 16:01
수정 아이콘
아직 어리니까 누나는 좀 힘들겠죠. 예쁜 사랑 하세요.

내가 제대로 이해했을거야!!크하하하 우와 천둥번개닷 뭐지
벌렸죠스플리터
15/08/07 16:05
수정 아이콘
교통카드야 성인이라도 청소년카드 쓰시는 분들이 종종 있어서..
하지만 부들부들..
lupin188
15/08/07 16:16
수정 아이콘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 들어왔습니다.
여기 들어 올 사람은 따로 있는데...
15/08/07 16:29
수정 아이콘
유부라 그런가...
좋을 때구나라는 생각밖에는...
공허진
15/08/07 16:30
수정 아이콘
2015년판 구운몽 인가요?
15/08/07 16:32
수정 아이콘
유부라 그런가...
좋을 때구나라는 생각밖에는...(2)
15/08/07 16:49
수정 아이콘
화장한 꽤 얼굴예쁘고 뒤태가 아름다운 미성년자라....
리듬파워근성
15/08/07 16:52
수정 아이콘
주님 오늘도 정의로운 악플러가 되는 걸 허락해 주세요
세인트
15/08/07 17:00
수정 아이콘
성자의 이름으로 허하노라!
15/08/07 16:59
수정 아이콘
양다리 + 아청아청 .......(2)
다비드 데 헤아
15/08/07 17:08
수정 아이콘
막줄만 아니었어도.. 아 괜히봤다
주니뭐해
15/08/07 17:14
수정 아이콘
이런 글 좋아합니다 크크크크
순규하라민아쑥
15/08/07 17:19
수정 아이콘
레이드 멤버 모집합니다. 힐러 탱커 필요없이 극딜로 녹입니다.
Miyun_86
15/08/07 17:20
수정 아이콘
딜러 자원합니다.
Frameshift
15/08/07 18:21
수정 아이콘
도적 손요
Fanatic[Jin]
15/08/07 21:06
수정 아이콘
마이 야스오 가능합니다.

올 치명타룬 갱플도 대기중입니다.
15/08/07 22:50
수정 아이콘
탱커도 공격력이 쩔수 있다는걸 보여드리겠습니다
15/08/07 17:21
수정 아이콘
역시나 기승전여친.............하아.....
*alchemist*
15/08/07 17:30
수정 아이콘
어머님! 이분도 크레모아 선물 드려야겠어요!
ㅜㅜㅜㅜ
Hellscream
15/08/07 17:32
수정 아이콘
이런 분들을 응징하기 위해 이 시대의 순정남 일리단님이 부활하시는겁니다!
15/08/07 17:44
수정 아이콘
음.. 글 좋구요
로맨스 + 반전 + 염장 = 추천드립니다.
15/08/07 17:59
수정 아이콘
아 덥다...(2)
endogeneity
15/08/07 18:11
수정 아이콘
그녀의 일기

"오늘은 날이 더워서 시원하게 입고 나왔는데 버스에서 왠 여친 절대 없게 생긴 놈이 자꾸 뒤에서 흘끔대서 기분을 잡쳤다. 가끔씩 째려봐서 눈치를 주는데도 못알아먹는지 실실댄다. 심지어 그놈이랑 같은 정류장에서 내리는데 이놈 먼저 가라고 잠깐 기다렸더니 갑자기 방향을 휙 꺽어 되돌아오는거다. 깜놀 ㅡㅡ^ 하여간 세상엔 별 놈이 다 있다. 어 오빠!! >.< 오늘은 뭐하고 놀까 자기양 히힛 (뒷부분 생략)"
스위든
15/08/07 19:07
수정 아이콘
막줄.....
아청+양다리로 신고하고싶네요 ...부들부들
박현준
15/08/07 19:11
수정 아이콘
띡. 띠딕이 소리가 다른 이유가 청소년이라서 인가요?
15/08/07 20:50
수정 아이콘
그런거 같습니다 크크
焰星緋帝
15/08/08 01:22
수정 아이콘
저도 사람 보는 거 좋아하는데요... 예전에 뒷모습이 너무 예쁜 아가씨를 봤어요. 겨울이었지만 미니스커트에 부츠도 예쁘게 신고... 전철역이었던 것 같은데...암튼 앞모습이 너무나 궁금해서 슬금슬금... 앞으로... 앞으로....

할머니였습니다.
진짜예요.
긴 생머리에 예쁜 미니스커트를 입고 멋진 부츠를 신은 그분은... 할머니였어요.
못생겼다 그런 게 아니라...
진짜 할머니였어요.

전 아저씨인가 봐요....
15/08/08 03:59
수정 아이콘
여자친구 있어도 당연히 예쁜여자 쳐다보게되죠. 근데 헌팅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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