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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0/26 00:20:51
Name 후추통
Subject [일반] 호족들의 나라 ⑦ 패왕의 꿈
이제 호족들의 나라는 한편 남았군요. 손책으로 손오편 연작 1부가 끝나게 됩니다. 2부는 손권의 등장과 적벽대전까지 다뤄질 겁니다. 아직, 쿨기는 아껴두시길 바랍니다. ^^

손책이 당면한 진짜 주적은 자신의 아버지 손견을 죽인 유표와 황조였습니다. 한 하늘을 같이 지고 살수 없는 불공대천의 원수(不共戴天之讎)죠. 거기다 유표와 황조가 차지한 형주와 하구, 강하 지역은 중원으로 진출하기 수월한 지역이기도 했습니다.

유표는 유표 나름대로 걱정이 컸습니다. 손책이 오군과 회계, 시상 일대를 차지하게 되면서 과거 손견의 세력권인 형남 4군을 집어삼키려 한다면, 형북의 양양, 강릉을 차지하고 있던 유표의 목줄을 죌수도 있었습니다. 유표는 일단 황조를 하구와 강하를 지키게 함과 동시에 조카 유반과 처남인 채모를 보내서 형남 4개군을 공격하게 합니다. 이 일대가 유표의 세력권으로 편입되고, 내친 김에 유표는 손책이 차지한 예장과 단양을 차지하기 위해 유반과 문빙, 황충을 보내서 시상과 예장 등을 공격하게 합니다. 예장에서는 오경, 단양에서는 능조가 유반군에게 격파당하고 시상과 애현, 구안현 지역이 유표에게 넘어가려고 하자, 손책은 당시 지방의 도적들과 산월을 토벌하던 와중이라 직접 나아갈수가 없었던 상황이라 어느 장수를 보내서 유반을 막도록 합니다.

유반을 막기위해 보낸 장수는 손책군의 용장, 태사자였죠. 태사자는 공격해온 유반을 격파하고 일대의 해혼과 건창현을 공격해 함락시킵니다. 그리고 해혼에 진지를 구축하고 유표군의 공격을 방비하기 시작합니다. 손책 역시 태사자를 건창도위로 삼아 해혼, 건창현 등 6개 현을 통합해 태사자에게 귀속시킵니다. 이후 태사자는 손책에게 건의를 올립니다.

태사자 : 남창의 화흠은 문약한 선비이고, 동지라는 사람은 여릉을 차지하고 태수를 자칭하고 있으며, 파양의 추장 별립종부는 그 세력을 세워서 파양과 상료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거기다 파양과 상료는 재물과 곡식이 풍부한 곳이라 황조나 유훈이 차지할 경우 위험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먼저 차지해야 합니다.

태사자의 보고에 손책은 파양과 상료 뿐만이 아니라 유훈이 가진 여강 일대를 차지할 생각을 합니다. 당시 여강태수 유훈은 원술로부터 손책 대신에 여강을 할양받고, 원술이 죽은 이후 손책에게 의탁하려는 원술의 유신들과 병사들을 붙잡아 휘하 세력으로 편입했고, 원술의 친족들 역시 유훈을 의탁했고, 그나마 유훈에게 대항하던 양주의 대호족 중 하나인 정보(손오의 원로대신 정보가 아닙니다.)는 부하 유엽에 의해서 살해당하고, 유엽은 정보의 세력을 그대로 유훈에게 갖다 바치고 자신은 유훈 아래로 들면서 여강의 가장 강력한 세력이 됩니다.

안그래도 전임 여강태수이던 육강은 여강군에서 인망을 얻던 사람이었고, 오군의 대호족으로서 큰 세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여강의 인심은 손가를 증오하고 있었죠. 손책은 함부로 군대를 움직여 여강을 칠 경우, 병력 손실도 손실이려니와 이길 확률이 낮다고 봅니다. 하지만 북진을 위한 교두보로서의 여강군의 필요성과 유훈이 더 크면 오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죠. 손책은 계책 하나를 세우고, 유훈에게 편지와 많은 보물을 보냅니다.

손책 : 상료의 별립종부는 나한테 개겼는데, 길이 멀고 험해서 치기가 어렵소. 근데 보니까 당신이 상료와 가까이 있고, 당신이 군량이 부족하다는 말을 들었소. 상료는 풍족한 지역이니 그곳을 치는게 어떻겠소?
유훈 : 안그래도 군량이 모자랐는데 잘됐다. 상료를 공격한다!

이때 유훈의 참모인 유엽은 유훈을 뜯어 말립니다.

유엽 : 상료는 작은 지역이지만 그곳은 난공불락의 요새입니다. 만일 열흘 안에 거기 점령 못하면 우리가 쫄릴텐데, 그러면 손책이 이곳 환현을 공격할게 뻔함요.

하지만 유훈은 유엽의 간언을 무시하고 손책의 정전협정을 믿고 바로 군대를 모아 상료를 공격하러 나갑니다. 그러나, 상료는 함부로 떨어지지 않았고, 유훈의 거점인 환이 비자, 손책은 바로 군대를 몰아와 환현을 점령합니다. 그리고 그곳에 있던 교현의 두 딸인 교씨를 포로로 잡고 큰 딸은 자신이, 둘째는 주유의 아내로 삼습니다.

환성이 떨어질 무렵 상료의 별립종부는 유훈의 군대에 크게 패하고 도망가게 됩니다. 이제 상료에 입성하려던 유훈은 환성이 손책에게 떨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환을 되찾으려 나아가려다 기회를 엿보고 있던 태사자에게 격파당하고 겨우 목숨만 건져서 여강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유훈의 세력은 크게 쪼그라들게 되죠. 손책은 바로 유훈을 공격해 강하군 공격을 시도합니다. 그리고 그 진격로 가운데에는 유훈이 있었죠. 유훈은 일단 군사를 보내 손책을 막으려 하지만, 팽택의 손분과 손보에게 격파당하고 황조에게 원군을 요청합니다.

유훈이 지게 되면 다음 목표는 황조가 있는 하구였습니다. 황조는 아들 황역과 부하 태자사(태사자의 오기가 아닙니다.)에게 병력을 주어 유훈을 돕게했죠. 하지만 이미 손책은 유훈을 박살내고 여강을 점령하고, 여강군 일대에서 손책을 지지하던 호족 이술을 여강태수로 삼는 등 후속대책까지 이미 완료한 상황이었습니다. 유훈과 아들 유해는 결국 면식이 있던 조조에게 항복하게 됩니다. 그리고 유엽 역시도 조조 아래 참모가 되죠. 이후 유훈은 조조와 친하다는 것을 믿고 방자하게 굴다가 참형을 당합니다.

손책은 유훈군의 잔당 2천과 전투함 1천척을 거두고 하구의 황조를 공격합니다. 이런 소식을 들은 유표는 황조에게 유호와 한희에게 장창부대 5천의 원병을 급파해 황조를 돕도록 합니다. 수군으로 이루어진 손책군이 육상전에 약할 것이라 판단했지만, 그간 여강군 일대에서 장기간 전투를 벌였던 손책군은 매우 강군이었죠. 황조는 결국 격파당하고 황조의 처자식 7명이 손책에게 포로로 붙잡히고, 하구 역시 손책군에게 잠시 점령당합니다.

유표의 강력한 반격을 우려한 손책은 일단 하구성을 불태우고 철군하고, 돌아가는 길에 화흠에게서 항복을 받아냅니다. 이제, 손책의 앞길을 막을 사람은 없는 듯 보였습니다.

서쪽이 완벽하게 평정되자, 손책은 그 눈을 북쪽으로 돌립니다. 그리고 그의 눈에 띤 것은 서주와 허도. 당시 이 일대를 장악하고 있던 조조는 원소와의 결전에 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쪽을 방비할 여유도, 여건도, 상황도 아니었습니다. 이런 기회를 놓칠 손책이 아니었죠.

손책 : 간웅 조조의 손아귀 아래에서 신음하는 황제를 구출한다!

하지만, 손책은 잦은 외부원정에 내부의 상황을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운명의 서기 200년. 손책에게는 암운이 드리우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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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kSide
12/10/26 00:41
수정 아이콘
이제 손책의 요절만 남았군요 ㅠㅠ
12/10/26 01:14
수정 아이콘
항상 생각하는거지만 손책이 오래살았더라면....
아니 손제리가 손책의 반만 따라갔다면...-_-;;
Je ne sais quoi
12/10/26 01:43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12/10/26 01:46
수정 아이콘
아~주 재밌게 잘 보고 있습니다. 다음편도 기대할께요
꺄르르뭥미
12/10/26 03:15
수정 아이콘
재밌게 잘 봤습니다! 읽으면서, 손견/손책이 죽지 않았다면 판세가 어떻게 바뀌었을까 너무 궁금하네요. 예를 들면 손견이 죽지 않고, 손책이 했던 정복을 2년만 일찍 먼저했더라면 역사는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관도대전도 없었을지 모르고, 유표가 일찍 멸망해서 유비가 의지할 곳도 신야가 아닌 다른데로 알아봐야했을테고... 후추통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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