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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 기간동안 일시적으로 사용되는 게시판입니다.
Date |
2014/06/07 08:49:49 |
Name |
솔로13년차 |
Subject |
[일반] 꼭 투표하세요 (수정됨) |
이제 선거열기가 좀 잦아든 느낌입니다. 이번 선거와는 관련이 없는, 선거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선거 전에 할 말이 아닌 것 같아서 기다렸습니다.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투표하는 것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댓글로는 몇 번 썼던 이야기입니다. 투표를 강요해서는 안된다는 거죠. 논란이 될 수도 있는 말이지만요.
투표는 소중한 권리입니다. 특히 그나마 꾸준히 진행됐던 총선과 다르게 대선과 지선은 누군가는 목숨까지 던져가며 투쟁했고 그 결과로 쟁취한 정말 너무나도 값진, 소중한 권리입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투표는 국가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정말 소중한 것이죠.
하지만 어디까지나 권리입니다. 유권자들에게는 투표를 하지 않을 권리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투표를 할 권리가 있는 것이죠. 투표를 하는 쪽이 주어진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고, 투표를 하지 않는 사람들은 행사하지 않는 것이죠. 다른 사람의 권리에 대해서 왈가왈부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내게 너무나 소중한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신에게 소중하다고 해서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그것을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죠. 종교에 비유하면 전도입니다. 아마 기독교인들의 전도행위에 불편했던 사람들이라면 그 심정을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아마 그 이상일거에요. 전도라면 전도하는 상대가 아는 사람일 경우 미안한 정도에 머무르고 그저 귀찮을 뿐이지만, 투표는 '옳다'는 것이 누구인지 정해져있는거나 다름없는 문제라 귀찮다고 그걸 표현할 수도 없으니까요.
소중함의 차이는 각자에게 선택이 주어지는 겁니다. 기껏해야 30분 투자해서 투표하고 오는 일이 힘드냐라고 할 수도 있으나, 어떤 사람들에겐 어차피 1표로 당락이 결정될 것도 아니고, 1표로 투표율이 표가 나는 것도 아니고, 1표로 정당들의 정책이 자신 위주로 바뀔 것도 아닌데 휴식시간 30분, 또는 롤 한 판과 바꾸는 것이 아깝다고 볼 수도 있는 거죠. 그건 마땅히 그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물론, 소중한 투표에 대해서 설득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서 투표하라고만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을 찍도록 설득할 수 있겠죠. 하지만 이것에 대해서 상대방이 귀찮을 것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내가 옳은 것이어서 상대방을 계몽시킨다는 입장은 버려야합니다. 피지알에서 본 댓글중에 동생에게 투표하라고 보내면서 아이스크림값을 쥐어줬다는 댓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상대방의 귀찮음'을 이해해야한다는 거에요.
단순히 투표를 장려하는 선에서 그치지도 않습니다. 투표의 소중함을 강조한 나머지, 투표 외의 참정권은 무시하는 경향도 있죠. 예를들어 '투표하지 않은 사람은 정치인 까지도 마라'라는 말을 합니다. 정치인 까는 자격은 투표하는 사람에게 있다는 거죠. 투표가 매우 중요하지만, 투표의 중요성을 강조하다가 다른 참정권은 개무시하는 발언이죠.
또 있습니다. 집회등의 시위를 하면, 선거를 통해 뽑힌 사람에 대해서 부당하다고 말하는 거죠. 불만이 있으면 다음 선거까지 꾹 참고있다가 투표로 말하라는 겁니다. 이것은 반대로 다른 참정권을 무시하기 위해서 투표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것이죠. 그러한 논리로서의 주장이 아니더라도, 가볍게는 기고, 시위등 능동적으로 정치에 참여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투표했으면 됐지 뭘 저렇게까지 하냐라는 평가가 내려지기도 합니다. 투표가 소중한 만큼 다른 참정권도 소중하죠.
민주적인 정의로서 투표를 독려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도 정치참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나쁘지 않은 행동입니다. 상대방의 귀찮음만 이해한다면요. 그런데 사실 그러한 사회적 의의만을 바라고 투표를 독려하지는 않죠. 그런 사람이 있는가하면 아닌 사람도 많습니다. 결국 '내가 지지하는 후보를 지지해 달라'라는 투표 독려인거죠.
'누구를 찍더라도 상관없다, 투표하는 것이 민주시민으로서의 소중한 가치다.'라고 말을 하지만, 대체로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야권지지자입니다. 대체로 투표율이 올라가면 야권이 유리하거니와, 저런 말을 하거나 투표율 공약을 내거는 사람들은 평소에 야권지지를 밝힌 사람들이 많고, 그 사람들을 보고 투표할 사람들은 아무래도 야권지지 성향이 강하니까요. '투표하세요'는 정말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바를 수 밖에 없는 명제입니다. 이것을 이용해 사실상의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죠. 사실상 자기 지지자를 결집시키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입니다. 이게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목적이 있다는 거죠.
잘못된 것을 보고 참을 수가 없어 시위도하고, 기고도하면서 기다리던 선거를 맞이하여 자신의 표를 통해 심판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은 한 표나, 사전투표제여서 어디서든 투표할 수 있다니까 여자친구가 같이 투표하러가자고 해서 여친 손에 이끌려 투표장에 가서 아무렇게나 찍고 나온 한 표나 똑같습니다.
전자의 사람들은 사실 아쉽죠. 사실 한 표로 정권을 심판한다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표가 모여야죠. 그래서 모으는 행위를 하는 겁니다. 내가 찍고 싶은 사람을 찍어줘. 괜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 혹은 그것이 규모가 커졌을 때 선거법에 위반될 수 있어서 피하고 있지만요. 표를 모으는데 가장 쉬운 수단이 돈이고, 직접주지 않더라도 고용을 해서 할 수 있기 때문에 돈 없는 사람도 출마할 수 있게하기위해서 법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런 부정한 것이 아니라면, 선거법에 위반되는 것이 아니라면 자신이 지지하는 사람을 위해서 표를 모아도 됩니다. 그것도 정치에 참여하는 권리죠.
정리하며 요약을 하겠습니다.
여러분, 투표하십시요. 투표를 독려하세요. 그리고 은근슬쩍 자신이 지지하는 사람에게 투표하도록 유도하세요. 그것은 절대 틀리지 않은, 바른 정치참여입니다.
다만, 상대방이 귀찮아한다는 것을 나쁘다 하지말고 이해하세요. 그리고 투표를 강조하기 위해서 다른 참정권을 무시하지 마세요.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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