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온 컴온>은 흑백 영화입니다. 질감은 굉장히 따뜻하고 전반적으로 굉장히 '해상도가 높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 흑백입니다. 영화의 주인공, '조니'는 전미를 돌아다니며 아이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합니다. '미래가 어떻게 될 것 같은지', '갖고 싶은 초능력이 있다면 무엇인지' 등등. 다양한 질문들을 던지면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리고, 오래 전에 연락이 끊겼던 여동생으로부터 잠깐 조카, 제시를 봐줄 수 있겠냐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영화는 로드 무비의 모습을 따왔지만, 이동이 중요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LA의 해변과 바다, 따뜻한 햇살이 등장하지만, 뉴욕의 분주함과 겨울 눈이 등장하지만, 뉴올리언스의 퍼레이드가 등장하지만요. 다양한 질문들은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뒤죽박죽이라는 생각도 들거든요. 갑자기 등장하는 책의 구절들도 그렇습니다. 저는 영화가 질문들을 '일반화'하려고 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미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아이들의 그런 이야기로요.
영화 상에서 제가 떠올린 두 번째 주제는 '부재'였습니다. 제시는 밤마다 고아인척 합니다. 일종의 역할 놀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그 행동이 부모의 부재를 뜻하는 고아라는 점은 눈길이 가더라구요. 비슷하게 영화에서 메인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부모의 자리가 빠져있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한 아이의 '내가 오빠 역할인지, 아빠 역할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최선을 다할 거다'라는 얘기가 울림을 갖게 되구요.
영화는 쉬운 주제를, 쉽게 표현하려고 합니다.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다.라고 정리할 수 있는 주제를 두 시간 조금 안되는 시간 동안 표현하려고 할 뿐이죠. 우리는 모두 어린 시절이 있었고, 어떤 것들은 기억하고, 잊어버리면서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들은 알게 모르게 사람의 행동과 생각에, 그리고 결국은 삶에 영향을 끼치며 구성해 갑니다. 결국, 우리는 우리의 기억의 결과물입니다. 하지만, 어떤 것들은 까먹지 말아야할 것들도, 기록하여 기억해야할 것도 있겠지요. <컴온 컴온>이 다루고 있는 이야기는 그런 것들에 대한 영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p.s. 호아킨 피닉스는 개인적 취향이지만 이번 영화처럼 따뜻한 표정을 짓는 영화가 좋네요. <그녀>처럼이요.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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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일주일에 영화만 두편을 보고 있네요. 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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