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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29 12:44
조금은 칙칙하긴 한데.. 음 어느 정도의 어두움을 생각하신 걸까요? 그렇게 어둡지는 않다고는 느끼지만 확실하지 않아서요.
22/06/29 12:46
음, 일단 드라마를 못봤긴 한데요. 수사극의 탈을 쓴 멜로의 느낌이 좀 나고, 어른들의 쓸쓸함이 조금 묻어나오는 정도라 어둡진 않다. 정도로 정리드리고 싶어요.
22/06/29 12:51
잔인한건 박찬욱 감독 영화 중에서는 제일 순한 맛이긴 한데 다른 묘사는 15세 걸맞는 묘사가 있어서 임산부께서 같이 가신다면 그건 좀.. 싶네요.
시체에 벌레들이 달라붙는 거도 있어서..
22/06/29 13:11
재미도 있었고, 독특한 연출도 괜찮았는데 좀 늘어지는게 아쉽더라구요. 마무리가...후반부 탕웨이의 행동의 동기가 좀 부족해보이는 연출이랄까.....출연진 모르고 가면 소소한 재미가 될 배우들의 등장과 대사들로 중반 이후까지는 지루하지 않았네요.
22/06/29 13:37
아이폰 쓰시는분들은 폰 전원 끄고 봐야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크크 (아직 못봤지만 아마도 대사중에 '시리야' 하고 부르는게 있는 모양이죠?)
22/06/29 17:04
김승옥의 소설 '무진기행'과 이를 영화화한 김수용 감독의 '안개'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음은 박찬욱 감독이 이미 여려차례 밝힌 바 있죠.
심지어는 음악도 '안개'의 주제곡을 그대로! 김승옥 작가의 초기 작품들, 특히 '무진기행'을 무척 좋아하는 제 입장에서는 더더욱 즐거운 영화 감상이었습니다. 물론 영화 자체로도 아주아주 훌륭하구요. 박찬욱 감독이 좋아하는 음식이라는 평양냉면 같은 영화, 겨자를 살짝 곁들인. + 애플은 협찬이었다고...크크
22/06/29 17:39
저도 오늘 보고 왔습니다.
김태용 감독은 좀 더 욕 먹어도 될거 같습니다.. 그렇게 해놨는데도 탕웨이가 진짜 미친듯이 이쁘더군요 애플은 일부러 넣었다고 들었습니다. 같은 취향임을 보여주는 장치라고 하더라구요. 혹시나 보러 가시는 분들 여자분들이시라면 시리가 켜질수도 있으니 조심하세요 크크
22/06/29 23:28
그래서 아이폰은 안버리고 갤럭시는 바다로 집어 던진건지도.. 탕웨이는 진짜 정말 이쁩니다… 초반과 후반의 매력이 완전 달라요. 김태용 감독은 분명 전생이 안중근 의사 일겁니다…
22/06/30 08:31
1회차를 같이봤는데 제가 캐치하는 영화적 장치(초밥-핫도그의 대비 같은...)를 동행은 전혀 이해못하는 걸 보고 호불호는 많이 갈리겠다 싶더라구요.
동행이 연애에 쑥맥이라 유독 그런건지. 계속 불친절한 영화라고 투덜대더라구요. 2회차는 서래에 포커스를 맞춰 보면 새로운 게 보인다고 하니 곧 2회차 보러 갈 예정입니다.
22/06/30 09:02
오히려 저는 이게 박찬욱 감독님 영화 중에 가장 대중적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물론 허들은 여전하지만 가장 잘 보이는 영화라고 해야할까요.
2회차도 재밌게 보세요!
22/06/30 17:19
전 그냥 서래가 매우 짜증났습니다
끝까지 이기적으로 굴어요 초반부는 박해일 가지고 논 거고(사랑이 조금 있었을 수 있지만) 후반부는 미결로 남고 싶다는 자신의 욕심으로 타인의 감정 따위 신경 안쓰고 자기가 영화 주인공인 것처럼 행동하는 이기적인 모습에 굉장히 빡쳤습니다(실제로 영화 주인공이지만...) 이기적으로 굴고 남자가 자기한테 매달리는 모습 보면서 만족감을 느끼고 다른 사람 감정 신경 안 쓰고 그러면서 자기는 비련에 찬 주인공이고 제 기준에선 여성형 가스라이팅의 정수였습니다 크크
22/06/30 17:42
흐흐흐흐.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죠.
저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별이라는 소재, 사랑이라는 소재는 본인이 주인공인 영화와 같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그게 로맨스든 치정극이든, 사람에게 모두들 감정이입하는 그런 성격의 것이요. 그렇기 때문에 서래가 그렇게 구는 것도 어떻게 보면 본인이 주인공처럼 구는, 그런 성격의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물론 정확한 정서와 생각은 작가와 감독의 것이겠지만요. 흐흐
22/07/01 14:05
송서래와 장해준의 관계는 관할 살인사건의 주요 용의자와 수사관으로부터 비롯되었기 때문에 둘이 느끼는 감정선은 혼탁할 수 밖에 없으니까요. 더구나 장해준은 롱디 주말부부지만 혼인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에서 만난 두 사람의 애정 관계가 순탄할 수 없기 때문에 더 답답함을 느껴신게 아닐까 싶지만서도 크크
당신이 사랑한다고 말할 때 당신의 사랑이 끝났고, 당신의 사랑이 끝났을 때 제 사랑이 시작되었습니다 라는 마지막 송서래의 고백을 보자면 이게 일방이 상대에게 강요하는 이기적이고 비뚤어진 사랑이라고 보기 보다는... 여러가지로 얽히고 꼬인 현실 속에서 이룰 수 없는 사랑의 모습이지 않을까 싶어요 전. 장해준은 살인사건 수사 속에서 의심과 연심을 동시에 가지고 접근하며 강렬하게 반응하면서도 선을 지키다가 마침내 혐의없음으로 수사종결이 되자 송서래와 연애적인 관계를 갖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송서래가 꾸민 살인이었음을 깨닫고 송서래의 죄를 덮어주기로 하면서 사랑했음을 고백하고 그로 인해 자신이 '붕괴'되었음을 토로하며 사랑을 끝냅니다. 자신이 품위있을 수 있었던 것은 자신에 대한 자부심에서 비롯된다며 그것이 무너지고 깨졌고 장해준을 헤어질 결심을 한거죠. 송서래는 이 고백의 순간을 녹음하고 그 순간이 영원처럼 남아 그 순간을 반복합니다. 공교롭게도 장해준이 붕괴되며 사랑을 끝낸 그 순간이 송서래에게는 지독한 사랑의 시작이었으며 결코 그 순간에서 떠날 수 없는 후회로 남았겠죠. 송서래가 임호진이 죽게끔 만든 것은 장해준이 이별의 순간에 했던 말 때문이었을겁니다. 송서래가 '붕괴'될 수 있는 증거가 담긴 휴대폰을 없애라고 한 장해준의 조언대로 이번엔 반대로 송서래는 장해준(의 혼인관계 등)이 더 이상 '붕괴'되지 않게 하기 위해 임호진이 장해준 아내에게 알리겠다는 협박을 막기 위해 사철성을 자극해서 죽게 만든거죠. 그리고는 송서래는 자신을 '바다에 던져서' 마지막 증거를 없앴다고도 볼 수 있을거 같아요. 장해준이 미결사건의 사진과 파일들을 자신의 집에 걸어두고 두고두고 들여다보는 것처럼, 자신이 장해준과 헤어지던 날 녹음을 들으며 끊임없이 반복해서 회상했던 것처럼, 자신의 헤어질 결심으로 장해준도 자신처럼 다시 사랑을 시작하고 기억해주겠지 하며 바다에 스스로를 던져버린거라고 봐요.
22/07/01 14:33
Rorschach님이 나눔해주신 표로 어젯밤에 보고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 또는 연애감정이라는게 물리적으로 더이상 만나지 않음으로 관계를 끝낼 수는 있지만 감정적인 부분에서는 그렇지 못한 거라는 거... <당신이 사랑한다고 말할 때 당신의 사랑이 끝났고, 당신의 사랑이 끝났을 때 제 사랑이 시작되었습니다.> 라는 마지막 송서래의 중국어 대사가 마음에 남았는데요. 그토록 장해준 곁을 멤돌며 괴롭히는 것처럼 보였던 송서래의 행동에 대한 답이 되는 것 같아서요. 순간이 영원이 된다는 말도 생각나고. 모순형용 같아 보이는 저 말이 확 와닿았거든요. 파도처럼 오는 사랑 잉크처럼 점점 퍼져가는 사랑... 어쨌든 장해준이 송서래를 계속 사랑하려면 자신의 붕괴를 막을 수 없었기 때문에 사랑했음을 고백하고 송서래의 범죄를 덮어주고 증거물인 휴대폰도 가져다 놓고 없애라고 조언하고 떠납니다. 이 이별의 순간이 <헤어질 결심>을 통해 발생하는 사건의 지평선이 되어 자신의 머릿속에 남아 사랑하는 감정도 이별을 해야만하는 이유들도 반복되는 영원으로 남게 됩니다. 장해준의 '붕괴'라는 말이 송서래 안에 억겁처럼 남아서 이포에서 현 남편인 임호신과 함께 재회한 장해준이 더는 '붕괴'되지 않게 하기 위해 또 다시 살인멸구 합니다. 그리고 본인 마저 바다에 던지면서 그 이별의 순간이 자신에게 남았던 것처럼 장해준에게도 남기를 바라며... 저는 말씀하신 타이밍보다는 억겁처럼 반추하게 되는 영원토록 남는 어떤 순간에 대한, 그 순간을 통해 자신의 모든 사고와 감정이 무게중심을 잃고 빨려들어가버리는 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랜만에 영화 너무 재밌게 봤네요 전. 브로커도 볼만했었는데 헤어질 결심은 진짜 너무 재밌어서 좋았습니다. 화장실 타일에서 마저도 미감을 뽑아내려하는 역시 박찬욱이야... 하며 봤습니다 크크 중간중간 웃기는 장면들도 많았고... 헤헤
22/07/01 14:40
저는 브로커가 오히려 아쉬운 만큼 이 영화가 더 좋았어요.
제가 말한 순간, 이라는 단어는 어쩌면 말씀하신것 처럼 모든 시간이 그 사람으로 채워지는 그런 시간들을 말하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저도 2주 연속으로 탑건, 헤어질 결심. 두편 모두 너무 좋았던 영화를 봐서 좋네요. 흐흐
22/07/24 12:08
박찬욱 감독 영화 거의 다봤고 좋아했는데 헤어질 결심은 요즘 너무 바빠서 못보다가 어제 겨우 봤습니다. 보기 전엔 흥행부진이란 얘기 듣고 ???하면서 얼른 자원사격 해야겠다란 심정으로 갔는데… 솔직히 관객수가 왜 그런지 이해가 갔습니다. 서사구조는 괜찮은데 그걸 구현하는 스토리텔링이 좀 약했던거 같아요. 개별 장면, 부분들은 괜찮지만 그것들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유기성, 짜임새가 부족한 느낌?
정작 충분히 빌드업 해야할 부분(박과 탕이 서로 깊어지는 과정)은 너무 빠르게 진행되고 몇몇 부분은 늘어져서 전체적인 템포와 흐름이 매끄럽지 않고 개연성이 부족하단 평으로 이어졌던거 같아요
22/07/24 16:35
네. 전체적인 영화 만듦새에 비해 관객수는 부족한 느낌입니다. 대중성을 확보하기 위해 박감독님의 장기인 폭력과 섹스 묘사를 대폭 줄였다는데 차라리 박해일의 혼란한 심리를 그걸 통해 처절하게 묘사했으면 영화의 주제가 더 와닿았을거 같아요.
22/07/24 22:09
이상하게도 저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좋아하진 않습니다. 아 명탐정의 규칙 빼구요. 근데 이 영화는 되게 좋더라구요.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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