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1/08/18 18:17:04
Name 나른한오후
Subject [일반] 다 받아 낼껄 그랬나? (나홀로 전자소송후기)
2년여에 걸친 소송끝에 공사대금을 받아냈습니다!

못받을줄 알고 그냥 놓고 있었는데 통장을 압류 해놓은것을 풀어 달라며

조금 깍아주면 현금으로 전액 내일까지 이체해준다는말에 솔깃해서 15%정도 깍아주기로하고

30분뒤에 통장으로 받아냈습니다!!

... 받고 보니 너무 깍아줬나?

통장 압류풀어 달라는거보니 로또라도 걸렸나..?

내 소송비용과 소송에 들어간 시간.. 노력은...? 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못받은것도 허다하니 이것이라도 만족을 해야겠지요.
(소송 5개이상을 이겼으나 1000만원짜리 조정후 400만원만 받은게 다입니다)



그 과정과 후기를 간략하게나마 적어봅니다.

2년전 1360여만원의 공사 대금을 몇달동안 받지 못하게 돼자

인터넷을 뒤져가며 소송을 시작하게 됩니다.

소송을 시작하게 되면 혼자서도 가능하지만 대리및 맡아서 해주는

법무사와 변호사가 있습니다.

법무사와 변호사의 차이는

법무사는 서류를 대신 접수해주고 자문을 해줍니다. 그리고 횟수마다 비용을 받습니다
하지만 소송에 관해서 대리하거나 책임을 져주지 않습니다.

변호사는 서류및 대신 법정에도 출석 해주고 소송에 관하여 책임을 집니다.
대신 비용이 비쌉니다... 최소 500이상


저의 경우 못받은 공사대금이 여러개가 있다보니 인터넷보고 직접해보자 라고 생각하며
인터넷을 뒤져가며 나홀로 전자소송을 하게됩니다.


- 전자소송의 장점
만약 전자소송이 아니었다면 엄두를 내지 못했을것입니다.
틀린내용이나 수정해야 할사항은 보정서를 내서 관련내용을 수정해야 하는데 만약 전자가 아니라 법원을 들락날락 했다면
수십번도 넘게 법원을 다녀야 하나 법원에서 만나기 전까지 모든 과정을 집에서 인터넷으로 가능합니다.


1) 전자소송의 시작
일단 상대방에 대한정보를 알아내야합니다.
모르는 사람에게 소송을 걸수는 없으니까요
저의 경우 전화번호와 이름만 알고 있었기에 소송서류를 제출하고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알수 없으니
사실조회를 신청하게 됍니다. SK,LG,KT 3곳에 이 번호로 이런 이름을 가진사람이 가입돼 있다면
소송에 사용해야 하니 알려 달라며 서류를 보내게 됩니다.
만약 본인이름으로 휴대폰을 가입해 있다면 상대방에 관한 간략한 신상정보를 알려줍니다.
본인 명의가 아니라면 은행에 입금된 내역이나 계좌번호로도 조회가 가능합니다.

2) 이제 상대방에 대한 신상정보를 알게되니 상대방을 특정하고 상대방의 주소로 소송서류를 보내게 됩니다.
언제.어디서.누가.무엇을.어떻게.왜 라며 육하원칙에 따라 상황을 서술하고
관련된 증거를 제출하게 됩니다.

3)이제 상대방은 소송서류를 받게 됩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소송에 대해서 수긍하지 못한다면
증거와 각종 자료를 통한 지루한 싸움이 시작됍니다.
서로 반론을 제기하고
(상대는 누수로 인한 하자비가 공사대금보다 많아서 공사비를 못준다!) vs
(우리는 누수로 인한 공사비는 부풀려져 있다. 누수로 인한 하자비는 100만원도 안된다!)
라며 각종 사진및 증명서 내용등등을 4~5달에 걸쳐서 법원을 출석해가며 서류를 내고 갑론을박을 하게 됩니다.

4) 법원 출석만 5번정도하고 (서류 제출이 미흡하다.. 그러면 제출후 한달뒤에 다시 뵙겠습니다. 라며 기일을 잡게 됩니다)
이렇게 몇번을 하다가 서로 제출할 서류및 증거가 다 떨어지고 나면 일단 조정위원회를 거치게 됩니다.

5) 조정위원회를 열게되면 여기서는 서로 어느정도 타협을 보라며 양쪽에서 적절한 금액을 합희를 종용합니다.
1300만원이면 한 900만원에 합의 보시고 서로 양보 해라며 타협안을 냅니다.
만약 여기서 타협이 되지 않으면 이제 판결로 들어가게 됩니다.

6) 판결전에 마지막으로 합의를 보라고 합니다만 서로 금액차가 큽니다.
저희는 1200만원이상은 받아야 한다.. 상대는 800이상은 안된다.

7)판결이 납니다.
판사가 누수로 인한 피해금액을 서로 주장하는 바가 다르니 상대방에게 누수 법원감정평가를 할것이냐고 묻습니다.
(이것은 법원에서 정해준 업체에서 전문가가 파견을 나가 실제로 피해상황에 대해서 법원을 대신해서 중립에서
금액을 감정해줍니다. 비용은 300~600만원정도 소요가 됩니다.)

8) 상대방은 감정평가로 인해 추가비용이 들어가고 소송도 지게되면 이중으로 돈이 들어가다보니
법원감정평가를 하지않고 포기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누수로 인한 피해상황을 증명하지 못했기 때문에
저희가 이기게 됩니다.


9) 승소하였습니다.. 하지만 2달이 넘도록 상대방은 돈을 입금하지 않습니다.

10) 상대방의 계좌를 압류합니다.
상대방의 재산에 뭐뭐 있는지 제출하라고 서류를 제출함과 동시에 합니다.
상대방의 재산을 알고 있다면 그것을 압류하면 되지만 모르기 때문에 은행7곳을
압류하게 됩니다.

11)그리고 상대방이 큰돈이 생기던지.. 로또가 되던지.. 기다리게 됩니다.
상대방에게 재산이 없거나 배째라거나 하게되면 못받습니다.
계좌압류도 최소한의 생활금액 180만원은 압류못하게 돼어 있으니 상대방이 마냥 불편하기 만을 기다립니다.
전두환 전대통령의 재산이 29만원이던가요? 마누라 명의든 자식명의든 재산이 본인앞이 아니면
압류고 나발이고 소송 이겨봐야 아무 소용없습니다.

그뒤

재산명시 (상대방에게 재산 뭐뭐있나 적어내라.. -> 아무것도 없다고 적어내도 처벌할수 없습니다.)

재산조회(재산이 뭐뭐 있나 돈을주고 여기저기에 서류를 제출합니다. 은행.보험.토지.자동차.. 하지만 없습니다)

6개월뒤 채무불이행 등재를 올리면 이제 마냥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본은 생명과도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사기꾼에 대해서 처벌이 너무 관대하고 피해자에 대한 구제도 없으며
수백억 사기를 쳐도 본인앞으로 재산이 없으면 집행도 할수 없고 감빵조금 살다가 나와서
떵떵거리며 사는 너무 불합리한것 같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1/08/18 18:24
수정 아이콘
고생하셨습니다.
할매순대국
21/08/18 18:27
수정 아이콘
고생하셨습니다. 마지막 말은 공감합니다. 자본주의 기반이 되는 신뢰에 대해 너무 낮은 가치가 매겨져 있는 사회입니다
VictoryFood
21/08/18 18:31
수정 아이콘
생생한 경험 감사합니다.
스크랩해놓고 필요하면 또 봐야 겠어요.
칠리콩까르네
21/08/18 18:38
수정 아이콘
소액사건 채권회수 머리아픈일이죠
Cafe_Seokguram
21/08/18 19:19
수정 아이콘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정의구현에 가까운 결말이긴 한데...읽는 제가 다 머리가 아파옵니다...
21/08/18 19:27
수정 아이콘
돈받아내기가 참 어렵군요..
21/08/18 20:04
수정 아이콘
고생하셨고, 존경스럽습니다!
김소현
21/08/18 20:45
수정 아이콘
저도 지금 홀로 전자소송중인데 생각보다 간단하더라고요.
회사에서는 간단한것도 그냥 거래하는 법무사나 변호사 이용했는데 그럴 필요가 별로 없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군
21/08/18 21:17
수정 아이콘
솔직히 한국에서 성범죄 처벌이 어쩌구 하는데 찐은 사기죠뭐...
갬숭개
21/08/18 22:23
수정 아이콘
백번 공감합니다
싶어요싶어요
21/08/18 22:22
수정 아이콘
계좌압류는 비용이 얼마나 드하나요? 소송에 이기고도 정작 돈 못받는 경우가 많더군요... 강제집행을 나라에서 좀 간편하게 바꿔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른한오후
21/08/19 01:54
수정 아이콘
압류자체는 송달료 6000원정도 은행별로 들어서 큰비용이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은행 7곳이면 48000원정도)
갬숭개
21/08/18 22:23
수정 아이콘
고생 많으셨습니다
21/08/18 23:53
수정 아이콘
고생하셨습니다.사기꾼들에 대해 뭔가 더 큰 제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1/08/19 00:07
수정 아이콘
고생하셨습니다. 저도 2천만원정도 받아야할 돈이 있어서 소송 고민중인데 벌써 막막하네요.
죽력고
21/08/19 07:41
수정 아이콘
통장압류가 무서운게 거래정지된 통장엔 입금조차 안되거든요. 압류되면 거래정지가 되겠죠..? 제가 직장에서 회계일하는데 사람이건 기업이건 돈입금하다가 거래정지된 통장 저희한테 줘서 입금 안들어가는게 1년에 1회 정도는 꼭 나옵니다.
수타군
21/08/19 09:55
수정 아이콘
고생 하셨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3010 [일반] 무너진 아프간을 보고 생각난 아랍의 봄의 시작점 [46] 나주꿀17535 21/08/18 17535 13
93009 [일반] 핫한 그 분 하니까 생각나는 혼밥 논란 [30] 옥수수뿌리15684 21/08/18 15684 4
93008 [일반] 다 받아 낼껄 그랬나? (나홀로 전자소송후기) [17] 나른한오후18432 21/08/18 18432 34
93007 [일반] z폴드 사용후기. 모기장따위는 단점이 아니다. [32] 아타락시아114556 21/08/18 14556 6
93006 [일반] 스티븐 킹을 거의 죽일 뻔 했던 자동차 사고... [13] 우주전쟁13797 21/08/18 13797 7
93005 [일반] 미국이 전 국민 대상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을 준비중이라고 합니다. [43] 김은동18684 21/08/18 18684 7
93004 [일반] 미드 영드 캐드 코미디 추천작 몇개 [5] azrock11428 21/08/18 11428 6
93003 [정치] 에이, 요즘 세상에 간첩이 어디 있어요? 그 후 이야기 [66] 나주꿀19342 21/08/18 19342 0
93002 [일반] 코로나로 인한 부동산가치 변동(뇌피셜) [43] Right13681 21/08/18 13681 0
93001 [정치] 카불 함락을 민족해방이라고 찬양하는 국내 모 인사 [202] aurelius25170 21/08/18 25170 0
93000 [일반] [보건] 델타변이 이후의 이스라엘과 타이완 [76] 어강됴리21397 21/08/18 21397 7
92999 [정치] 이준석 대표와 원희룡 후보의 녹취록 공방 [254] relax29124 21/08/18 29124 0
92998 [정치] 20대~40대 백신 예약률이 진짜 부진한걸까? [136] 여기18355 21/08/18 18355 0
92997 [정치] 부실대학에 생긴 꼬리표 [29] 밀리어20550 21/08/18 20550 0
92995 [일반] 갤럭시Z 플립3 사전예약했습니다. [28] 포제13411 21/08/18 13411 7
92994 [일반] [스포] "괴물사변" 리뷰: 괜찮은 어반 판타지 [19] Farce18240 21/08/17 18240 3
92992 [정치] 허경영, 안철수에 단일화 제안 [46] 계피말고시나몬14272 21/08/17 14272 0
92991 [일반] 와인과 나의 케미스트리 (2) - 타닌 [2] 짬뽕순두부10534 21/08/17 10534 11
92990 [정치] 민주당 “국민참여재판, 성범죄 무죄율 너무 높아”…관련법 개정 추진 [76] 미뉴잇17012 21/08/17 17012 0
92989 [정치] 서울 아파트 값이 한달만에 평균 2억이 올랐습니다. [97] Leeka18830 21/08/17 18830 0
92988 [정치] 최근 2주간 국민의힘 대선후보 여론조사 동향 [30] 제르18546 21/08/17 18546 0
92986 [정치] Again 1975 in Saigon: 아프간 카불의 파장 [53] 옥수수뿌리18756 21/08/17 18756 0
92984 [일반] 과잉 걱정일 수도 있지만, 능력주의를 극복할 방법을 찾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막 쓰는 건 아니지만 대충 화두를 던지고자 쓰는 글?) [149] 차라리꽉눌러붙을17579 21/08/17 17579 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