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호러, 스릴러 소설의 거장 스티븐 킹은 1999년에 하마터면 자동차 사고로 세상을 하직할 뻔한 적이 있었습니다. 집 주변을 산책하고 있을 때 전방주시를 제대로 하지 않은 운전자가 밴 차량으로 킹을 쳤고 킹은 그대로 길 옆 도랑으로 처박히고 말았습니다. 이 사고로부터 회복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린 것으로 압니다. 만약 킹이 그 때 사망했다면 우리는 스티븐 킹 작품이 없는 21세기를 맞이했을 겁니다.
작가의 장르가 장르이다 보니 당시 이 사건과 관련한 여러 가지 소문들도 많았었는데 이 사건과 관련한 몇 가지 팩트들을 모아봤습니다.
1. 사고 이후 스티븐 킹은 본인을 친 차량을 천오백 달러를 주고 사고 운전자로부터 구입합니다. 스티븐 킹이 이 차량을 구매한 이유는 혹시라도 본인이 팬 가운데 하나가 기념으로 이 차량을 구매할까봐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2. 사고 운전자는 브라이언 스미스(Bryan Smith)라는 사람인데 2000년 9월 21일 스티븐 킹의 53세 생일날(!)에 본인의 트레일러에서 숨진 채로 발견됩니다. 사인은 진통제 남용이었습니다. 스티븐 킹은 브라이언 스미스의 사망에 대해 유감을 뜻을 밝히기도 했지요.
3. 브라이언 스미스의 운전경력은 화려(!)했습니다. 1989년부터 1998년 사이에 11차례나 음주운전, 과속으로 적발된 바가 있었습니다. 1998년 한 해 동안에만 세 번이나 운전면허가 정지되었다가 풀렸습니다.
4. 사고 당시 브라이언 스미스는 자신의 개를 차에 태우고 있었는데 개가 맥주가 담긴 아이스박스에 접근하는 것을 막으려고 하다가 자기도 모르게 운전대를 돌리게 되었고 차는 마침 옆을 지나가던 스티븐 킹을 정확하게 겨냥하고 말았습니다.
5. 사고 이후 스티븐 킹의 변호사는 경찰들이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비판을 했습니다. 그는 "경찰들이 스미스의 사고 차량을 압수하고 그에 대해서 약물 검사등도 실시했어야 하는 데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6. 스티븐 킹이 사고를 당했을 때 그는 안경을 착용하고 있었는데 (심한 근시여서 늘 착용하고 있었죠...) 놀랍게도 안경테는 휘어졌지만 렌즈들은 깨지지 않고 고스란히 살아남았습니다. 킹은 사고 후에 테만 바꿔서 그 렌즈들을 그대로 쓰고 다녔습니다. 그는 "우리가 약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꼭 약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사고를 이겨낸 자신도 그렇고 이 안경 렌즈들도 그런 경우에 해당된다"고 말했습니다.
7. 스티븐 킹은 이 사고 후에 발표한 소설인 다크타워 시리즈에 이 사고를 일으킨 인물로부터 영감을 얻어 만들어 낸 캐릭터인 것으로 보이는 인물을 등장시키기도 합니다. 소설 속 인물의 이름은 Bryan Smith였고 소설 속에서 이 브라이언 스미스는 약에 취한 채 운전을 하고 개 때문에 집중력이 흐트러지게 됩니다.
8. 스티븐 킹의 사고는 나중에 Kingdom Hospital이라고 하는 TV 미니시리즈물에도 각색이 되어서 등장하게 됩니다. 이 미니시리즈는 스티븐 킹이 직접 참여를 했는데 주인공이 차에 치이게 되고 운전자는 개 때문에 시선을 뺏겨서 사고가 발생합니다. 시리즈물에 등장했던 병원도 실제 사고 이후 스티븐 킹이 후송되었던 병원이고 사고를 낸 운전자가 정체불명의 약병에서 약을 먹는 장면도 나오는데 실제 스티븐 킹을 친 운전자의 사망과 연관성을 찾을 수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스티븐 킹의 뒤끝을 알 수 있는 것 같기도 하네요...;;)
9. 사고 후 스티븐 킹은 그를 도왔던 응급구조단체와 의료기관에 2십4만 달러를 기부합니다.
10. 스티븐 킹과 사고를 낸 브라이언 스미스는 같은 미들네임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Stephen
Edwin King
Bryan
Edwin Smith
11. 스티븐 킹과 브라이언 스미스는 모두 자식이 세 명이었으며 진통제를 상습 복용했고 코카인과 알코올에 중독이 된 전력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