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1/08/12 15:00:24
Name Serapium
Subject [일반] [스포없음] 우주전쟁(War of the Worlds, 2019) 드라마 영업글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SF쪽 드라마 중에 수작이라고 생각할 만한 작품이 나와서 소개드리려 글씁니다.

먼저 어떤 작품인지 확실히 알려드려야 하는데, 2019년 '우주전쟁'이라는 타이틀의 드라마는 2개가 있습니다. 하나는 영국 BBC에서 나온거고, 다른 하나는 FOX와 CANAL+가 손잡고 만든 영국/프랑스 합작 드라마입니다. 이 중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작품은 후자입니다.

w1

트라이포드 보이는 이거 아니고

w2

이 작품 입니다. 시즌2까지 나와있고, 시즌1은 왓챠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시즌2는 잘 구글링 해보면 어디선가 구하실 수 있을겁니다..)

저는 프리즌브레이크 이후 그 매력에 푹 빠져서 많은 미드를 보아왔습니다. 그중에서도 에이전트 오브 쉴드, 배틀스타 갤럭티카, 빅뱅이론, 프린지, 터미네이터, 스타게이트 시리즈, 스타트렉 시리즈, 만달로리안 포함 스타워즈 관련 드라마들, 수퍼내츄럴, 원헌드레드, 웨스트월드, 워킹데드, 로스트, 익스팬스, 폴링스카이즈, 안드로메다, 샐배이션, 기묘한 이야기, 블랙미러, 인투더다크 등등 뭔가 현실과 동떨어져있는 드라마들을 선호합니다.

헌데 제가 이런쪽 드라마들을 보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재밌게 본 드라마는 손에 꼽습니다. 당장 위에 열거한 드라마들 중에서만 봐도 처음부터 완결까지 몰입해서 본 드라마는 딱 하나 배틀스타 갤럭티카 뿐이네요. 나머지들은 보통
1) 떡밥만 던지다 제대로 수거를 못하거나
2) 무리수를 던져서 이야기가 산으로 가거나
3) 꿈도 희망도 없어져서 루즈해지거나
정도의 이유로 재미가 없어지더군요.

그런데!

우주전쟁은 다릅니다. 솔직히 시즌1 마지막 장면을 봤을때, 재밌긴한데 이거 좀 워킹데드+폴링스카이즈 느낌이라 뒤로가면 재미없어지겠는데... 싶었습니다. 그러나 시즌2를 끝까지 본 지금, 이렇게 무거운 pgr 글쓰기 버튼을 눌렀습니다.

대략의 시놉시스를 이야기하자면
프랑스의 한 천문학자가 특이한 신호를 발견하고, 머지않아 외계의 무언가가 지구 곳곳에 추락합니다. 이게 뭘까 연구하던 과학자들(주인공 할아버지 포함)은 이내 그것이 EMP를 이용한 대량살상무기라는 걸 알게 되지만 너무 늦었습니다. 무기는 작동하고 우연히 EMP 방호가 가능한 곳에 숨었던 몇몇을 제외한 인류는 몰살되고, 그나마 살아남은 인류도 개같이 생긴(문자 그대로 개 처럼 생겼습니다..) 로봇에 하나하나 사냥당하는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이들은 대체 왜, 어떻게 이런 짓을 벌이는 걸까요?

이 드라마가 가장 맘에 들었던 부분은 깔끔한 떡밥 수거입니다. 여태 다른 드라마에서 정체모를 떡밥은 별거 아니거나 너무 별것이라서 개연성이 없거나 해서 실망스러운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실 우주전쟁도 시즌1까지만해도 그런 길을 걷게 되지 않을까 걱정스러웠습니다만, 시즌2에서 아주 그럴듯하면서도 파격적으로 떡밥 회수를 하더군요. 어찌보면 허탈하기도 한게, 원작 우주전쟁의 결말과 느낌이 비슷합니다.

w1

더하여 훌륭한 연출도 맘에 들었습니다. 특히 차가 길게 늘어선 고속도로에서 무기작동씬은... 과학적으로는 말이 안되지만 멋을 위해 용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조선으로 카이주를 후려치던 집시데인저가 생각나게 하더군요. 등장인물들을 적재적소에 죽여가며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도, 나는 전설이다가 생각나는 황량한 도시의 영상미도 꽤 괜찮았습니다. 큰틀에서 말도 안되는 과학적 설정은 없으면서도, 재미를 위해 자잘한 설정을 과감히 무시하는 균형도 좋았습니다. 선량함과 개인의 욕망사이에서 왔다갔다하는 주연, 언제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발암캐 등 주조연가릴것없이 개성있고 입체적인 캐릭터들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세상에! 좋은게 이렇게 많다니!

아, 원작 우주전쟁과의 연관점은... 거의 없습니다. 있긴있는데 이정도면 오마쥬 선에서 그친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목만 빌려와서 제목에 대한 해석을 달리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겟네요.

w3

단점이라면, 배우들 연기가 좀... 글쎄요 프랑스 작품은 이런식인가요? 특히 총격전 같은 액션씬에서 연기가 별로다 싶은게 꽤 있었습니다. 싸운다 -> 죽는다 가 아닌 싸운다 -> 죽을 자세를 잡는다 -> 죽는다 이런 식이랄까요. 전반적으로 프랑스쪽 배우들의 연기가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나마 주연배우 가브리엘 번(위 사진의 맨 왼쪽 배우입니다), 그리고 스포일러가 될까 밝히기 어려운 한 명은 연기가 훌륭해서 몰입이 끊기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스포를 안하면서 영업글을 쓰는게 쉽지 않았습니다만, 국내 웹에 거의 정보가 없길래 더 많은 분들이 저와 같은 재미를 공유하시면 좋겠다는 생각에 글을 올려보았습니다. (더 많은 분들이 보시면 시즌2도 왓챠에서 방영해주겠지요) 모자란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혹시 왓챠에서 시즌1보고 흐음... 하신 분들은 시즌2를 어떻게든 구해서 보셨으면 좋겠네요. 한글자막은 없지만 영자막은 구할 수 있을 테고, 영어 대사가 아주 쉽습니다. 물론 물리학, 천문학 이야기 나올때는 어렵긴 한데 그건 한글로 봐도 똑같이 어려울게 분명(..)하기 때문에 걱정안하셔도 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샤카르카
21/08/12 15:41
수정 아이콘
밀러스크로싱의 그 가브리엘 번이 나오는군요..! 소개글 잘 봤습니다.
Serapium
21/08/12 16:54
수정 아이콘
네, 그 배우가 나름 유명하신 분이더군요. 안그래도 드라마 보면서 이분 연기짬(?)좀 되겠는데 싶었습니다 흐흐
AkiraYuki
21/08/12 15:43
수정 아이콘
추천 감사합니다. 마침 왓챠 결제 중인데 한 번 봐야겠네요.
Serapium
21/08/12 16:55
수정 아이콘
영업성공! 근데 시즌1끝나면 시즌2 마려우실겁니다...
군림천하
21/08/12 16:04
수정 아이콘
트라이포드 보이는거 쿠팡플레이에 있던데 혹시 보셨나요.
Serapium
21/08/12 16:56
수정 아이콘
어 안봤습니다. 그쪽은 좀더 오리지널 우주전쟁에 충실한 묘사라고 하는거 같은데, 제가 오리지널 우주전쟁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요. 당시로는 훌륭한 작품이었지만 지금은 조금...올드한 것 같아서 흐흐
pc방 점장
21/08/12 16:08
수정 아이콘
왓챠에서 시즌1 재밌게 봤는데 시즌 2는 없나보네요?
Serapium
21/08/12 16:57
수정 아이콘
왓챠에 시즌2 없습니다. 저는 미국에서 올해 5월인가 방영했다고 해서 정보의 바다를 뒤져서 찾아봤구요.
닉언급금지
21/08/12 16:39
수정 아이콘
저 드라마인 줄 알고 넷플릭스에 있는 우주전쟁 애니를 의외로 재밌게 봤습니다. 크크
Serapium
21/08/12 16:57
수정 아이콘
이게 애니도 있었군요...
This-Plus
21/08/12 17:31
수정 아이콘
오오 보겠습니다.
Serapium
21/08/12 18:11
수정 아이콘
영업 성공!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크크
이유진
21/08/12 19:28
수정 아이콘
영업성공 +1
Serapium
21/08/12 20:41
수정 아이콘
와! 벌써 3명!
어바웃타임
21/08/14 23:59
수정 아이콘
보고 있는데 재밌네요. 시즌2 누가 번역 좀....
태바리
21/08/17 01:09
수정 아이콘
덕분에 시즌1 방금 다 봤습니다. 시즌2 내놓으시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2934 [일반] 혼자 잘 살고 있습니다!! [37] 디에아스타14182 21/08/13 14182 15
92933 [일반] 간단한 폴드3, 워치4 클래식 실물 후기 [52] 아타락시아117287 21/08/13 17287 3
92932 [일반] 프라이팬을 피해 불 속으로 [14] 삭제됨12330 21/08/13 12330 13
92931 [일반] 리마인드 피지알(군대) [6] toheaven13102 21/08/13 13102 2
92930 [일반] 전지구적 온도 1.5도 상승의 미래와 대처 [13] 비와이12506 21/08/13 12506 15
92929 [일반] IPCC 이번 보고서를 조금 쉽게 이해해보자! (기후변화에 대한 쉬운 이해) [2] 트와이스정연11483 21/08/13 11483 10
92928 [정치] 윤석열 "우한 바이러스..중국발 입국 통제했어야" [182] echo off24998 21/08/12 24998 0
92927 [일반] 백신이 모자라요.......(정보글) [29] 불꽃매딕18344 21/08/12 18344 48
92926 [일반] 번역]3차 세계 대전이 일어난다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4차 대전은? [11] 나주꿀15156 21/08/12 15156 11
92925 [일반] 환경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적 협력 가능성에 비관적인 이유. [60] FC12312 21/08/12 12312 4
92924 [일반] 지지네요 지지지지 베이비베이비 [6] style14981 21/08/12 14981 0
92923 [일반] 사는게 힘드네요. 하소연 좀 하고 가겠습니다. [200] 키작은나무21536 21/08/12 21536 266
92922 [일반]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지구 [55] 비와이22956 21/08/12 22956 46
92921 [일반] [외교] 환구시보, 러시아와 함께 리투아니아를 징벌해야 [26] aurelius14350 21/08/12 14350 4
92920 [일반] [스포없음] 우주전쟁(War of the Worlds, 2019) 드라마 영업글 [16] Serapium15019 21/08/12 15019 2
92919 [일반] 가끔 즐기는 온라인 게임:) 그리고 코로나뉴스 [18] toheaven11891 21/08/12 11891 0
92918 [일반] 갤럭시 Z플립 3 결제하고 왔습니다. (사진) [69] k`17808 21/08/12 17808 4
92917 [일반] 2차 접종까지 끝내고 왔습니다. (1차 az-2차 화이자) [28] 네오크로우15793 21/08/12 15793 3
92916 [일반] <논문> 델타 변이에 대한 Covid-19 백신들의 효능 [64] 찬공기20148 21/08/12 20148 5
92915 [일반] 금일부터 AZ 820만명 대상 2차접종 시작, 최종 백신 접종률에 대한 생각 [75] 여기15195 21/08/12 15195 4
92914 [일반] [인물] 중국의 자유주의자, 추안핑(儲安平) [4] aurelius11955 21/08/12 11955 6
92913 [일반] 우리는 지구온난화를 믿는가 [141] 삭제됨23550 21/08/12 23550 30
92912 [일반] 당신의 머지포인트는 안녕하십니까? [81] 카루오스19496 21/08/12 19496 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