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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18 22:49
제가 의문이 들었던 씬이 두가지가 있는데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 걸까요?
1. 유아인의 유년시절로 추측되는 어린아이가 흠뻑젖은채로 불타는 비닐하우스를 바라보는 씬. 2. 벤이 두번째 여자에게 화장을 시키기전, 눈에 렌즈를 끼는 씬.
18/05/18 22:58
제 생각에 관객 혼란용이 몇개 있는 것 같은데, 그 중 하나가 종수집에 전화오면 말없이 끊는 장면이었습니다. 결국은 친모가 한 것으로 추측이 되는건데, 은근 긴장감을 유도했던 것인데 결국은 별 의미없는 걸로 생각했습니다.
우선 2번이 위와 비슷한 취지 아닐까 합니다. 저는 화장을 해주는게 일종이 제물을 받칠 때 성의를 표하는 의식 같은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렌즈를 낄 정도로 벤이 스스로 정화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1번은 불타는 비닐하우스는 벤이 비닐하우스 태울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꿈에서도 나올 정도니까요. 그런데 흠뻑 젖은 어린 아이의 모습은 악몽을 상징하는 거 아닐까요? 땀에 흠뻑 젖은.
18/05/18 23:00
제가 읽어본 후기 중에 가장 인상적이였던 부분...
-벤이 해미를 죽였는지 안죽였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정답도 없다. 확실한건 종수가 벤을 칼로 찌르고 태워버렸다는 것. 가난에 대한 열등감과 꽤 그럴듯한 '분노'의 원인이 결합되었을때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현시대 젊은이들의 분노)
18/05/18 23:44
나름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크크..
몇가지 유추해보면 1. 벤에게 살해당했다.(벤 집안의 시계, 비닐하우스 등) 2. 자살(여행갈때도 안하던 집안 청소, 떠나고싶다, 그레이트헝거에 대한 암시 등) 3. 빚쟁이(혹은 벤)에게 납치 후 인신매매(모델의 증언, 카드빚, 잠적 후 종수에게 걸려왔던 쫒기는듯한 전화 등)
18/05/18 23:03
벤을 이창동 혹은 상업적 성공을 거둔 예술가라 하고 종수를 지망생이라고 해석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벤이 말하잖아요. 뼛 속까지 울리는 베이스를 느끼라고 불에 태우고 옷을 벗는다->데미안 소설에서처럼 새가 알을 깨고 나온 거죠. 벤이 종수에게 칼 맞고 종수를 끌어 안은 그 장면이 묘하게 따듯한 포옹처럼 느껴졌던 게 선배 예술가의 응원이라 생각되기도 합니다.
18/05/18 23:32
저는 옷을 태우는 행위가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나쁜 버릇같이 느껴지더군요. 아버지의 칼로 벤을 죽인것도 그렇고, 어머니가 가출하던 날 어머니의 옷을 태우게 했다는 것도 그렇고.. 뭔가 부분적으로 부자지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것도 같긴한데.. 잘 모르겠네요 크크
18/05/18 23:16
버닝은 계급과 욕망에 관한 영화로 저는 읽었습니다....계급에 대한 열등감은 자신의 욕망조차 떳떳하게 드러내지 못 하게 합니다....변호사의 얘기처럼 성질 죽이고 자존심을 버려야 살 수 있습니다...그걸 어긴 아버지처럼 되지 않기 위해 다른 남자가 자기 여자를 뺏는 것도 묵인 합니다....어딘지 모르는 비닐하우스를 지키는 것처럼 그의 욕망의 대상은 공허하며 존재하는지도 모르는 우물과 고양이처럼 모호하기만 합니다...꿈속에서 비닐하우스를 태워버린 그는 자기를 버린 어머니의 전화를 받고 만나지만 돈500을 구걸하는 하찮은 사람일 뿐 입니다...모호했던 욕망의 대상은 우물과 고양이의 실존으로 구체화 됩니다...
마침내 그는 당당하게 그녀를 상상하며 자위를 할 수 있고 이제는 글을 쓸 수 있습니다...남은 것은 아버지가 은밀히 남겨 놓은 칼로 그놈을 없애는 것이죠... 돈을 열심히 벌어서 가난하지만 아프리카에 가는 것과 아무 것도 안 하면서 부모의 돈으로 아프리카에 가는 것 어느 것이 허영인가? 한 푼도 없지만 포크너를 좋아해서 소설을 쓰고 싶어 하는 것과 포르세를 세워두고 카페에서 포크너를 보는 것 어느 것이 허세인가?...
18/05/18 23:32
충분히 그렇게 읽히라고 의도한 장면이 많죠.
종수가 해미와 벤을 태우고 곱창집에 가서 한참 술마시는데 벤 친구가 포르쉐를 가지고 옵니다. 저는 그거 보고 술 자리 중간 즈음에 몰래 전화해서 포르쉐 가지고 오라고 했겠구나 싶더군요. 그리고 자연스럽게 계산하죠. 그 전에 해미하고 종수가 술 마실 때 종수가 계산하면서 영수증을 물끄러미 보는 것과 굉장히 대조됩니다.
18/05/18 23:40
아무 정보 없이 그냥 봤습니다. 왜이렇게 성적인 이야기가 주우욱 이어지는가에 대한 답을 엔딩 후 원작에서 찾았습니다.
물론 하루카도 읽어 본 적이 없습니다만, 워낙 그 쪽으로 유명하다는 건 알고 있으니까 아 그렇구나 하고 이해를... 해미 배우가 신인이라는데 계속 벗는(....)것 때문만은 아닌, 본능적인 요염함이 묻어나옵니다. 그렇게 예쁜상은 아닌데 처음부터 끝까지 요염하더라구요. 제 눈에만 그렇게 비친 지는 몰라도. 다음 작품이 매우 기대됩니다. 뭐 벤이 해미를 죽인 건 맞겠죠. 단지 벤은 이미 종수의 차도 직접 타고 왔으니 알고 있으며 매일 자기를 미행하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죠. 마치 나에게서는 아무것도 건질 것이 없을 것이니 니 마음대로 해 보렴. 해미도, 내 본질도. 아무것도 찾을 수 없을 거야. 하면서 일부러 유도하는 듯이 보였습니다. 초반에 말했던 노는것도 일이다 라는 것처럼 그 역시 하나의 유희에 지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 너무 놀다가(?) 소시민의 죽창에 쓰러지고 그 역시도 비닐하우스가 되죠. 종수는.....하루카같은 대 문호가 되었을 겁니다. 잡히지만 않았다면 말이죠. 아니면 벤의 모든 것을 자기가 탈취한 채로 자신이 벤이 되어버리는 그런 결말도 있겠죠. 역시 잡히지만 않았다면 말이죠. 뭐...비닐하우스 하나 탄 거니까 딱히 관심을 안 가질 지도 모르겠습니다. 뭔가 담담한데 몰입되는 희한한 감성은 처음이네요. 본 후에 오히려 할 이야기가, 곱씹을 거리가 많이지는 것이 신기한 영화입니다. 지금도 여러분의 리뷰 의견 다 보면서 아 이건 이렇게 해석되는구나 하면서 재밌어 하고 있네요.
18/05/18 23:46
여자가 노출한 채 춤추는데 가슴에 눈이 안 가는 건 처음이었습니다.
분명 느리고 지루한데 눈을 뗄 수 없었네요. 몇 몇 장면은 너무나 인상적이어서 머리에서 잊히지 않을 것만 같습니다.
18/05/18 23:55
저는 종수가 엄마를 만났을때 엄마의 대사 중 “젊었으면 장기라도 팔았을텐데”라는 말이 기억에 남더군요. 해미와의 마지막 통화는 무언가에 쫓기는 듯한 앰비언스였어요. 나레이터 모델을 불규칙적으로 했던 사람이 얼굴을 못알아볼 정도로 고치는 수준의 성형수술에 그 비싼 아프리카 여행이 가능했을까요? 게다가 동료 나레이터 모델의 대사처럼 여자는 돈이 많이 들죠. 단지 카드빚만 있었던건 아닐겁니다.
18/05/19 01:15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벤이 해미를 죽였는지에 대한 실체는 별 상관 없다고 봤습니다. 감독은 여러 단서를 통해 노골적으로 그걸 숨기고 있고요. 벤은 해미(욕망)를 갈구하는 종수를 의도적으로 혼돈에 빠트리는 존재죠. 벤 뿐만 아니라 종수 주변의 모든 것들은 종수를 혼란스럽게 합니다. 종수는 한 세대를 대표하고 그 세대를 둘러싼 미스터리 또는 그 미스터리를 양산하는 것들 자체가 영화의 주제라고 생각해요.
18/05/19 01:59
저는
화장 해준다는게 동음이의어를 사용한 의도한 장면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는 영화 `화장` 에서 사용된바있습니다) 화장실에 화장품이랑 세트로 같이 있는건 유물이구요. 그리고 벤이 해미를 죽인게 합당한 추리라고 봐요 1.방을 이렇게 치울애가 아닌데 -> 남이 치웠음을 암시.(집주인 생각처럼 여행간것처럼 보이게.) -> 그리고 그다음에 바로 보여주는 분홍색 캐리어 2. 고양이를 보일아하고 부르고나서 종수는 고양이를 보일이로 확신하고 이 이후에 물어볼게 있어서 오지 않았느냔 벤의 말에 냉담한태도로 바껴서 그냥 가버립니다. 적어도 이때부턴 종수는 벤이 살인을했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18/05/20 11:07
고양이를 찾은 후 바로 가는게 아니라 벤 친구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죠. 벤의 새로운 여자와 그녀를 바라보는 벤의 태도(하품)를 보면서 그녀가 해미의 대체제라는 것을 알게 됨. 종수는 비닐하우스 방화의 의미(연쇄살인)를 확신. 그리고 이후에 슬쩍 사라지고 벤이 주차장으로 따라나오죠.
18/05/19 08:19
저는 벤이라는 캐릭터를 신자유주의 혹은 자본주의 체제 자체로 놓고 보았는데, 대체로 예술에 대한 영화로 해석하시는 분이 더 많더군요. 아무튼 좋은 영화인건 틀림 없는 것 같아요.
18/05/19 15:00
감독 인터뷰를 보면 메인 주제는 가난,자본 뭐 그런 거고 서브로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 예술과 문화에 대한 상징도 배치해 놨다는 뉘앙스 던데 님 해석도 맞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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