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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1/10 16:09:57
Name 靑龍
Link #1 http://blog.naver.com/smh2829/220907489399
Subject [일반] <삼국지> 유비가 빌렸던 시점의 형주.
선주는 오군(吳軍)과 함께 물과 뭍으로 아울러 진격하고, (조공의 군을) 추격해 남군(南郡)에 이르렀다. 이때 또한 질역(疾疫-역병)이 돌아 북군(北軍-조조군)에 사망자가 많자, 조공이 군을 이끌고 되돌아갔다. (주25)
(주 25) [강표전] – 주유가 남군(南郡)태수가 되자 (장강) 남쪽 기슭의 땅을 갈라 유비에게 주었다. 유비는 따로 유강구(油江口)에 영채를 세우고 그 이름을 공안(公安)으로 고쳤다. 북군(北軍-조조군)에 복종한 유표의 관원, 병사 중 다수가 배반하고 유비에게로 와서 투항했다. 유비는 주유가 나누어 준 땅이 작아 백성들을 안돈하기에 부족하다 하여 다시 손권에게서 형주의 몇 개 군(郡)을 빌렸다.

선주는 표를 올려 유기를 형주자사로 삼고 또한 남쪽으로 4군(四郡)을 정벌했다. 무릉(武陵)태수 김선(金旋), 장사(長沙)태수 한현(韓玄), 계양(桂陽)태수 조범(趙範), 영릉(零陵)태수 유도(劉度)가 모두 항복했다. (주26) 여강(廬江)의 뇌서(雷緖)는 부곡 수만 명을 이끌고 계상(稽顙-이마가 땅에 닿도록 절함. 투항함)했다.
유기가 병들어 죽자 군하(群下-뭇 부하)들이 선주를 추대해 형주목으로 삼고 공안(公安)을 다스렸다. 손권이 점차 이를 두려워해 여동생을 시집보내 우호를 굳건히 했다. 선주가 경(京-경구京口)에 이르러 손권을 만나고, 은기(恩紀-은정)를 주무(綢繆-끈끈히 얽어맴)했다.
- 촉지 선주전 -

14년(209년), 주유와 조인이 서로 대치한 지 1년이 넘어, 죽거나 부상당한 자가 매우 많았다. 조인은 성을 버리고 달아났다. 손권은 주유를 남군태수로 삼았다. 유비는 표를 올려 손권에게 거기장군을 대행하도록 하고 서주목을 겸임하도록 했다. 유비는 형주목을 맡아 공안에 주둔했다.
15년(210년), 예장을 분할하여 파양군을 만들고, 장사군을 나누어 한창군을 두었으며, 노숙을 태수로 임명하여 육구에 주둔하도록 했다.
- 오지 오주전 -

후에 유비가 경구로 와서 손권을 알현하고, 주를 관할하기를 청했을 때. 오직 노숙만이 유비에게 땅을 빌려주어 함께 조조에게 대항하도록 손권에게 권유했다. 조조는 손권이 토지를 유비에게 이용하도록 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마침 편지를 쓰고 있었는데 붓을 땅에 떨어뜨렸다.
- 오지 노숙전 -

=================

얼핏 보면 유비가 빌린 형주의 시점을 혼동하기 쉽다.

선주전 강표전 주석을 보면 주유가 남쪽 기슭의 땅을 갈라주고 유비가 이를 공안으로 명명하고 다스렸고 그 땅이 좁아 유비가 형주의 몇개 군을 빌렸다고 되어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강표전은 오나라의 입장을 부각한 사서로 이와 같은 일에선 공정하지않다.

유비가 공안의 땅을 받은 것은 적벽대전과 남군공방전의 보상으로 받았을 것이지 손권 측의 선심으로 받았을리는 만무하다. 유비측이 손권 측과 동맹맺고 조조를 적벽과 오림에서 물리치고 또 남군 공방전에서도 유비가 힘을 보태어 주유가 남군과 의도군을 공략하는데 도움이 되었는데 아무 보상이 없을 수 있겠는가? 공안의 땅은 그와 같은 보상 차원에서 받았다고 봐야 합리적이다. 강표전에서는 유비가 손권에게 형주의 몇개 군을 빌렸다고 했는데 당시 손권은 형주목도 아니었고 실질 소유지도 강하군, 남군, 의도군 정도였던데다 모두 손권 측의 인사가 임명되어있었는데 무슨 형주의 몇개 군을 빌려줄 수가 있는가? 아마 유비가 형남4군을 공략하는데에 있어 손권이나 주유 측과 어떠한 약속이 있었음은 분명한데 그렇다고 형남4군을 오나라에게 빌렸다고 볼 수는 없다.

유비가 형주(남군, 의도군)를 빌린건 유비가 경구로 가서 손권을 만나본 이후의 일이다. 나중의 일을 보고 추측컨데, 유비는 아마도 형주(남군과 의도군)를 빌리는 대가로 형남 3군(장사, 영릉, 계양)의 반환을 담보로 빌렸던게 아닌가 싶다. 남군과 의도군은 전략적 요충지였지만 조조와 접경해있어 부담스러운 지역인데다 후한서 군국지 기준으로 형남3군이 더 알짜배기 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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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다크아칸
17/01/10 16:15
수정 아이콘
양양없는 형주는 팥없는 찐빵...
17/01/10 16:22
수정 아이콘
양양이 주성이나 군성이 된건 유표 시절 이후입니다.
무적다크아칸
17/01/10 16:24
수정 아이콘
항상 양양이 부각되다보니 오해를 했네요. 감사합니다
변태인게어때
17/01/10 16:18
수정 아이콘
이릉대전만 아니였어도 흐흑
무적다크아칸
17/01/10 16:25
수정 아이콘
진짜 상남자 유비...
멸천도
17/01/10 16:21
수정 아이콘
확실히 조조는 유비를 많이 의식했었다는게 여러 에피소드로 남아있네요.
마프리프
17/01/10 16:23
수정 아이콘
내집마련 간신히 했더니 채권추심속도보소 ㅠㅠ 대출인생 흑흑
17/01/10 16:24
수정 아이콘
손권이 뒤통수 친게 빌려준거 안돌려준다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좀 복잡한 문제인가 보군요..
하긴 부동산 문제는 언제나...
Agnus Dei
17/01/10 16:26
수정 아이콘
복잡하게 얽혀있다보니 촉빠vs오빠의 영원한 키배거리이기도 하죠. 서로 니가 더 잘못했다고 싸우는...크크
마프리프
17/01/10 16:30
수정 아이콘
부동산 문제가 관우 댕겅후 형사사건으로 변했으니 명분은 촉빠에게 있다고요!!! 빼애액
그림자명사수
17/01/10 16:36
수정 아이콘
알박기 하고 버틴다고 목을 잘라버렸...
17/01/10 17:03
수정 아이콘
유비든 손권이든 양양을 완전히 먹었더라면 큰그림을 제대로 그려봤을텐데...
17/01/10 17:52
수정 아이콘
제 해석은, 주유 사후 유비가 남군 일부(강릉)를 할양받는 대가로 장사군 일부를 떼어 주었다(한창군)입니다.
나름대로 윈-윈인 셈인데 그 이유는 설명하려면 길어지니 넘어가겠습니다. 어차피 자체설정이라 근거가 명확한 것도 아니고...
17/01/10 17:56
수정 아이콘
오 참신한 해석인데요?
들어보고 싶네요. ^^

그리고 글곰님 혹시 저희 삼덕모임에 함께 하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17/01/10 21:33
수정 아이콘
상세한 내용은 출사 : 삼국지 촉지 제갈량전을 기대해 주세요!
...농담입니다. 마침 그 부분을 연재하고 있는 바람에.

각설하고, 동오의 군부 우두머리격이 주유에서 노숙으로 바뀌면서 동오의 대전략도 크게 변하게 됩니다. 아시다시피 주유는 익주 점령을 시도하려 했죠. 유비가 도움을 안 주니 아무 소용 없었지만요. 반면 노숙은 손유동맹을 최우선시하면서 대 조조 방어전선의 길이를 줄이고 방비를 튼튼히 하려 합니다. 주유의 강릉태수 시절, 강릉과 공안의 위치를 보면 양양방면에서 조조의 육군이 남하할 경우 동오가 유비를 지켜 줘야 합니다. 반면 강릉을 유비에게 주면 어떻게 될까요?

손권이 장사군에서 한창군을 분할한 게 210년인데 이후로도 장사는 여전히 유비의 세력하에 있습니다. 노숙은 처음에 강릉에 주둔했다가 육구로 옮겼고 이후 한창태수가 되죠. 전후경과를 보면 저는 장사군의 일부였던 한창군과 남군의 일부였던 강릉일대를 양 세력이 교환했다고 봅니다. 그 결과, 동오는 장강을 기반으로 하는 수군중심의 방어라인을 구축하게 됩니다. 강릉방면의 육로 방비는 대신 유비가 맡게 되죠. 한창군은 강릉 동남쪽입니다. 유비가 있는 강릉을 격파하지 않는 이상 조조의 군사는 육로로 한창군까지 내려올 수 없습니다. 주유시절과 비교해서 입장이 정반대가 된 거지요.

동오의 이득은 이 점입니다. 방어라인을 좁히고, 꽤 부유한 땅인 장사군 일부를 얻고, 자신없는 육지 지역의 방비를 유비에게 맡기게 됩니다. 잃은 것은? 군사적 요지 강릉을 잃은 건 결국 형주 방면에서 북쪽 양양이나 서쪽 익주로 진출하는 걸 포기했다는 뜻입니다. 강릉 없이는 대규모 원정부대를 뒷받침할 수 없으니까요. 결국 노숙은 주유의 공세적인 대전략을 수세적으로 고친 셈입니다. 물론 완전히 수비에만 전념한 건 아니죠. 아시다시피 형주 방면 대신 다른 방면의 공격로가 있으니까요. 합비.... 합비.

그리고 유비의 이득은 무엇인가? 제갈량의 융중대 계책을 실행하기 위해서, 극단적으로 말해 형주에서 필요한 곳은 두 곳입니다. 익주에서 형주로 나오는 통로인 의도군(남군 서쪽). 그리고 북진하는 대규모 원정대의 보급역할을 해 줄 수 있는 군사적 거점인 강릉. 유비가 진정 천하를 꿈꿨다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강릉을 얻고자 했을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했습니다. 이상입니다.


ps. 그리고 훗날, 그 중차대한 역할을 맡은 남군태수 미방은........
17/01/10 22:15
수정 아이콘
네. 상당히 일리있고 괜찮은 해석과 논리입니다.
그런데 글곰님의 주장에 따르면 주구장창 형주를 달라고 하는 손권의 행보가 걸리는데, 그건 어떤 해석을 갖고 계신지요?
미하라
17/01/10 19:15
수정 아이콘
핵심지역은 강릉이었다고 생각하는게 전국시대 초나라 수도였던 곳이기도 하고 형주 남북과 양자강을 따라 이동하는 동서 수로의 교차점같은 곳이라 군사적으로는 강릉의 중요성이 가장 컸다고 봅니다.

이곳을 지킨 장수의 면면만 봐도 위는 조인, 촉은 관우, 오는 주연...하나같이 자국 최고의 지휘관을 파견해서 지키고자 애쓰려 했던것을 보면 그당시 3국이 모두 하나같이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봐야겠죠.
17/01/10 19:17
수정 아이콘
네. 맞습니다.
군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는 요충지가 분명해요.
해피바스
17/01/10 22:46
수정 아이콘
주연이 대단한 장군이었나보네요. 연의에서는 조운한테 한대맞고 죽는 미니언인데, 연의의 피해자 중 한명인가보네요
미하라
17/01/10 23:08
수정 아이콘
네. 실제로는 육손 사후 이후에까지 생존하면서 강릉을 수십년간 수성해낸 조운보다 더 업적이 많았으면 많았지 절대 꿀리지 않을 인물을 무려 20년이나 일찍 빨리 죽여버리는 바람에 유비, 조조 사후 삼국지연의 분량에 있어서 오나라 비중은 그야말로 안습이 되어버렸죠.

당장 이릉대전 이후 벌어진 위-오 전쟁만 보더라도 하이라이트는 조비가 지원하고 서황, 장합, 조진, 하후상 등 쟁쟁한 장수들이 파견되어 공격한 강릉전투였는데 여기서 주연이 이끄는 오군은 역병에 내란까지 터지는 악조건 속에서 싸울수 있는 병력이라고는 고작 5천명 수준이었는데 이런 상황에서도 주연이 이끄는 군대는 위군을 막아내고 6개월동안 3만명의 병력으로 포위해 공격해도 이기지 못한 위군은 결국 패퇴하고 이로 인해 주연의 명성은 적국에까지 떨쳤다는 기록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연의에서는 주연을 조기퇴갤 시켜버리는 바람에 이 내용이 다 짤려서 주환이 조인을 격퇴한 유수구 전투에 내용이 집중되어 버리는 안습한 상황이 벌어지죠...

실제로는 여몽이 임종 직전에 자기 후임으로 손권에게 추천한것도 주연이었고...뭐 많은 장수들의 연의의 피해자로 언급되지만 개인적으로는 삼국 통틀어서 최대의 피해자라고 생각합니다.
해피바스
17/01/10 20:39
수정 아이콘
그당시 유비와 손권 세력비가 어느정도였나요? 말씀하신것처럼 당당히 주요 군벌로서 신야 강릉 등에서는 패했지만 강하로 후퇴해서 손권과 연합해 조조의 후방을 위협할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연의에 나오는 것처럼 알거지였지만 제갈량이 포장을 잘해서 동맹을 맺고 어부지리로 형주를 탈취하듯 가져와서 손권과 형주문제로 전쟁까지 갔는지 궁금합니다
17/01/10 21:17
수정 아이콘
유비가 손권에 비해 세력이 작았던 건 사실입니다. 그걸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게 적벽 이후 손권을 좌장군보다 높은 거기장군에 추천한 것이죠. 대신 실속은 유비가 죄다 챙긴 느낌입니다만... 여튼 적벽에서의 싸움은 분명 유-손 연합군 대 조조의 대결이었고 이후 주유가 강릉을 탈환하는 데도 유비가 역할을 합니다. 심지어 형남 4군은 모두 유비가 점령했죠. 결코 알거지는 아니었습니다.
헬로비너스나라
17/01/11 09:12
수정 아이콘
재밌네요 다른 이야기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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