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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1/09 13:26
[140]인간이 인공지능에게 패배한 이래, 바둑은 인공지능들의 복마전이 되었다. 하지만 컴퓨터끼리의 대결에 대중은 관심을 잃어갔다. 바둑협회에서는 안드로이드를 만들어 사람인 양 투입해, 극적인 승리를 연출한다. 바둑은 부흥했다. 인간의 탈을 쓴 기계로 인해.
트위터는 정말 데단해 딱 140자를 세준다니까
17/01/09 13:37
[140]
“맛있나?” 남자가 묻자 여자가 눈을 찡그렸다. “너무 짜. 엄마가 나이가 들어서 혀가 둔해졌나 봐.” “유감이군.” 여자가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가져다줘서 고마워.” 남자는 긴 침묵으로 대답했다. 마침내 그녀가 식사를 마치자 남자가 신호했다. 그녀는 양팔을 붙들린 채 사형장으로 끌려갔다.
17/01/09 13:41
[140]
하늘은 푸른데, 텅빈 카페에서 차가운 주홍색 아이스티만을 소리없이 바라보며, 맺지못한 로맨스를 되뇌인다. 너에게로, 그대에게로. ------------------------------------------------------- 리을은 나쁜 자음이에요.
17/01/09 19:46
[추천]
 ̄ヽ、 _ノ ̄ ̄ ̄ ̄ ̄ ̄ ̄ ̄ ̄ ̄ ̄ ̄ ̄ ̄ ̄ ̄ ̄ ̄ ̄ ̄ ̄ ̄ ̄ `'ー '´ O o 。 ,. -ー冖'⌒'ー-、 ,ノ \ / ,r‐へへく⌒'¬、 ヽ {ノ へ.._、 ,,/~` 〉 } ,r=-、 /プ ̄`y'¨Y´ ̄ヽ--―}j=く /,ミ=/ ノ/レ'>-〈_ュ`ー‐' リ,イ} 〃 / / _勺 イ;;∵r;==、、∴'∵; シ 〃 / ,/ └' ノ \ こ¨` ノ{ー--、〃__/ 人__/ー┬ 个-、__,,.. ‐'´ 〃`ァーァー\ . / |/ |::::::|、 〃/:::::/ ヽ / | |::::::|\、_________/' /:::::/〃
17/01/09 13:43
[140] 입버릇처럼 대통령이 되고 싶다던 한 소년이 있었다. 성인이 된 소년의 꿈은 공무원으로, 다시 평범한 직장인으로 바뀌었다.
눈이 내리던 어느 날, 남자는 눈앞에 웃고 있는 작은 천사의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되었다.
17/01/17 10:30
축하합니다. "bbq 황금올리브치킨 반반 + 콜라 1.25L"에 당첨되셨습니다. 쪽지로 전번 남겨주시면 카톡으로 기프티콘 보내드리겠습니다.
17/01/09 13:45
[140] '이과형' 절약이 좋다. 가계부나 장부, 대차대조표의 순익을 늘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엔트로피의 증가를 늦추기 위한 절약. 자린고비는 틀렸다. 조기를 보아도 영양은 섭취되지 않고, 식사중 고개를 드는 것은 불필요한 열량낭비다. <32세, 무직>
17/01/09 13:49
[140] 왜인지 그녀는 싸구려 커피점에서 산 아메리카노와 함께 후라이드치킨을 먹는 것을 좋아했다. 느끼하지 않냐는 물음에 '그래서'라고 답을 하곤 했다.
내 앞의 소녀는 언제나 콜라를 외쳐대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이내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 고개를 돌렸다.
17/01/09 13:50
[140] 제자가 물었다. "불초 제자가 선을 깨달을 선문답은 무엇이 있겠습니까?" 고승이 답했다. "선문답이 어디 있는가? 선은 문도 없고 답도 없고 선도 없다." -「법성 스님의 현대인을 위한 50가지 선문답」, 대불출판사, 18000원
17/01/09 13:53
[140] Loving You 한 걸음 더 다가갈까. 서성이던 내 맘에 그녀가. 소나기처럼 내려와. Loving You 두근대는 오늘 이 밤. 밤 하늘에 물든 우리. 길고 긴 추억의 시작. 한 여름 사랑의 시작.
표절도 괜찮나요? ..
17/01/09 14:05
[140]
90년대초 시작된 이 전염병은 21세기에 폭발적으로 퍼졌다. 이것에 감염된 인간은 자제심을 잃고, 부끄러움을 잊으며, 쾌락과 본능만을 추구하고 타인에게 매우 공격적이 된다. 백신도 개발되었으나, 현재로썬 절망적이다. 바이러스의 이름은 '익명', 백신의 이름은 'SNS', 이 곳은 '인터넷'이다. -------------------------------------------------------------------------------- 개행을 빼면 278바이트, 글자수만 세면 그것보다 적겠지만 기준이 글자 수인지, 바이트 수인지 몰라서 일단 안전빵으로 140자=280 바이트 기준으로 편집해서 올립니다. (덕택에 여기 저기 뭉텅뭉텅 잘라서 줄였네요)
17/01/09 21:13
후 그러게여 한창 인터넷 실명제로 떠들썩할 때, 누가 봐도 이건 말도 안되지만 자기 이름 걸면 익명 뒤에 숨어서 폭언 욕설 다 안할 줄 알았더니..
17/01/09 14:09
[140] 며칠째 갈아입지 못한 팬티가 반창고처럼 엉덩이에 붙어있다.
돈이 없어서, 집에 들어가지 못해서가 아니다. 자고나면 느껴지는 기분좋은 건조감에 갈아입는 것을 미룬 탓이다. 단지 불운은 그 며칠동안 평생치의 여난이 몰렸다는 것이다. 잊지 마. 노력한 사람이 항상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성공한 사람은 예외없이 노력했다는 것을.
17/01/09 14:11
[140]
인류는 멸망했고 지구 밖 그와 그녀만이 유일한 생존자였다. 그날이 와 우주선은 지구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랑... 해볼까?" 그가 말했다. "아무래도 넌 아니야." 그녀는 우주선의 문을 열었다.
17/01/09 14:11
[140]
"16세 정모양 강간살인사건 피의자 징역5년" - 반복되는 솜방망이 처벌 논란 (법원 안) 오열하고 있는 어머니와 그 옆에서 말을 잇지 못하는 아버지. 수없이 터지는 플래시.. 멀끔히 차려입은 신사가 취재진을 뚫고 아버지에게 다가가 명함을 건넨다. - 정의로운 사회, 사설재판- - 대신 해결해 드립니다.- -복수 .INC- -사장 김복수- "아버님, 많이 억울하시죠? 기다리겠습니다."
17/01/09 14:13
[140]
하고 싶다. 하고 싶다. 하고 싶다. 하고 싶다. 하고 싶다. 하고 싶다. 하고 싶다. 하고 싶다. 하고 싶다. 하고 싶다. 하고 싶다. 하고 싶다. 하고 싶다. 하고 싶다. 하고 싶다. 하고 싶다. 하고 싶다. 하고 싶다. 하고 싶다. 하고 싶다. 하고 싶다. 하고 싶다. 하고 싶다. 하고 싶다. 하고 싶다. 하고 싶다. 하고 싶다. 하고 있어도 하고 싶다.
17/01/09 14:17
[140]
침묵이 흘렀다. 이런 이야기를 들어도 되는 걸까? “아무튼 자네도 이 이야기를 들은 이상 큰 의무를 지게 되었네.” 다시 긴 침묵이 흘렀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는 비장하게 속삭였다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를 위하여” 그는 권총을 품에 넣고 문을 나갔다.
17/01/09 14:19
[140 아님]
"사람이 언제 꿈을 포기하는 줄 아니?" "도저히 꿈을 이룰 수 없을 때인가요? 사는 게 힘들어 꿈꿀 겨를조차 없을 때인가요?" "아니. 자식의 꿈이 더 반짝이는 걸 봤을 때란다." 예전에 썼던 거 함 투척해봅니다. 치킨값 좀 아껴볼까 해서 그런 건 아닙니다 크크크 (제 껀 당첨 안 시킴요;;)
17/01/09 14:19
[140]
"여태까지 미안했어. 오늘 남은 하루 너만을 위해 살께." 그는 큰 다짐하듯 말했다. "고작 남은 하루? 오빠 나랑 얘기 좀 해." 그녀는 실망한 듯 했다. 어느 하루살이 커플의 사랑이야기
17/01/09 14:23
[140]
"성님. 내 그리 말할 때 좀 듣지 그러셨소? 20년 우정 아니우?" 재구는 한숨만 내쉴 따름이다. 만득은 고기를 헤집으며 말했다. "장헌이 핵교 댕길 때도 코빼기도 안 내비쳤다면서. 좀 전에 아지매도 뵙고 왔소. 이제 이 생활 그만허고 식구들이랑 같이 있어야 하지 않겄소?" 재구가 숨쉬지 않는 것을 확인한 만득은 칼을 뽑아 챙기고 방을 나섰다.
17/01/09 14:26
[140] “다 해가 140자 맞심다. 넉자짜리 서른 다섯개. 할배 할매들꺼 맨치로 여덟자 아이고 넉자. 이제 막 젖뗀 얼라들이라 넉자도 낙낙할낍니다. 아! 그 머꼬, 그 오동나무로 해주이소! 우리 얼라들 그짝 가서는 기 좀 펴고 살구로. 개안심다. 내 인자 돈 필요 없심다…”
17/01/09 14:27
[140]
두만강 푸른물에 노젓는 빨간머리앤 이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상냥하고 귀여운 검은별 검은별 검은별 나타났다 사라지고 잡혔다가 사라지네 뒤를쫒는 그림자는 장고 장고 장고장고장고 머나먼 우주의 별나라 뉴텍사스 신비한 게륨광석 노리는 우주의 여왕 쉬라 밥떠먹던 숟가락 높이들고 윙윙윙 착하고 부지런한 율리시스가 왔다 드넓은 우주에서 촛불잔치를 벌려보자 촛불잔치야 호 나는 대관령이좋아 신선하고 깨끗한 밍키밍키 요술공주 밍키 나는야 가지고 있지요 무쇠팔 무쇠다리 로켓트 펀치
17/01/09 14:28
[140]동전은 왜 그렇게 꼭 쥐고 있었니?
붕어빵 판돈 받으실때 장갑 벗으시길래 따뜻한 돈 드리려고요. 굳은살과 상처로 가득한 손바닥이 흐물흐물 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17/01/09 14:35
[140] 우린 둘 다 버스 안에 있었다.
할머니는 무거운 짐을 든 채 힘겹게 올라오고 있었고 나는 그저 스마트폰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다. 우린 둘 다 같지만 다른 공간에 있었다.
17/01/09 19:28
[추천]
주변 사람들이 날 욕하기 시작했다. "젊은 놈이 저래서야 쯧쯧." 나는 억울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랫동안 다리를 꼬고 있었더니 다리가 저렸다. 나는 절룩거리며 뒷자리로 갔다. "학생 미안해..." 잠시 후 하차할 때가 되었다. 다리는 멀쩡했지만, 나는 여전히 절룩거렸다.
17/01/09 14:47
늦었네요.ㅠㅠ
[140] 나는 시간을 쪼개 너를 만나러 가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모든 시간이 너로 가득 차 있었다.
17/01/09 19:26
[추천] 시간과 공간은 뗄 수 없습니다. 고로 너는 모든 공간도 채우고 있겠군요. 즉 너란 우주를 가득 채운 '암흑 물질'이었습니다. (이상 이과충)
17/01/09 14:53
[140] "언제 부턴가 시간을 지내지 않고 보내고 있더라?"
베드에 한 남자가 누워있고 주변에는 사람들이 울고 있었다. "시간 더럽게 안 간다. 잘 지내라. 너희는 시간을 지냈으면 좋겠다."
17/01/09 15:14
[140]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어쩔줄 몰라 두리번거리는 사람들, 오랜만인듯 반갑게 인사하는 사람들... 몇 번 겪어서 익숙해질만도 한데 아직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지금부터 제 2017학년도 학위수여식을 시작하겠습니다. 모두 정면에 있는 국기를 향해..." 내 꿈은 오늘 장례식을 치룬다.
17/01/09 19:15
[추천] 사람들은 취업하고, 바쁘게 살면서 꿈을 잊는 걸 안타까워 하죠. 하지만 저처럼 졸업 후에 꿈만 남은 사람보다는 낫습니다...
17/01/09 20:50
사실 보내고 나니 그렇게 서글프지도 않더라구요.
20년동안 꾼 꿈인데... 대신 새로운 꿈을 꾸고 있어서 그런것 같습니다. 충달님의 꿈을 응원합니다. 언젠가 밝게 빛나셨으면 좋겠어요
17/01/09 15:15
[140]
10 9 8 7 6 5 4 3 2 1초 "희망찬 2017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1 2 3 4 5 6 7 8 9 10일째에도 희망찬 2017년은 도착하지 않는다는 것을. TV속 세상도, 핸드폰속 세상도 여전히 똑같았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happy new year인걸까. 도대체 누가, 무엇이 달라진걸까? 아!!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개… 세다가 지쳐버린, 빠진 머리카락 수만큼 낯설어진 내가 거울속에 있었다.
17/01/09 15:18
[140]
그녀를 많이 좋아했던건 아니었다. 주고 싶은 만큼만 사랑을 주던 나를 점점 더 사랑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헤어짐을 고했다. 아프면 감정적이 된다더니 꼭 맞는 말이었다. 나는 희고 앙상한 손을 부여잡고 울고 싶은 만큼만 울었다.
17/01/09 19:12
[추천]
그녀가 말했다. "울음이 그칠 때까지만 있어줄게" ... ... ... "그때 그 소리를 해서 이 영감탱이랑 여지껏 살고 있다우"
17/01/09 15:22
[140] 외딴 집에 찾아온 손님은 말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불과 30분 전에는 시끄럽게 떠들던 사람이었다. 자신의 얘기로 시끄럽게 떠들던 손님의 첫 질문은 왜 나의 닉네임이 '업보'인지 묻는 것이었고 나의 마지막 말은 아직도 그것이 궁금하냐는 물음이었다.
17/01/09 15:33
[140]
없는 살림에 입 하나 줄여보겠다며 불쑥 집을 떠난지 3년. 오랜만에 돌아 온 집에선 눅눅하지만 푸근한 냄새가 난다. 버스를 타고 내려서도 이십분 정도를 더 올라야 하는 집이기에 목이 말랐던 나는 냉장고 문을 열었다. "엄마 냉장고에 우유 먹어도 되요?" 어머니는 눈 시울이 붉어지며 말씀 하셨다. "당연히 되지... 뭘 그런거 까지 물어봐."
17/01/09 15:48
[140] 내가 태어난지 오늘로 벌써 만 11688일. 나는 드디어 동자공을 터득하였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지만, 내가 가진 가장 강력한 마법의 이름은 바로 절대명령. 나는 언제 어디에서라도 내가 원하는 두 생물을 영원히 갈라놓을 수 있지. 지금 지나가는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이 커플.....너희로 정했어!
17/01/09 15:52
[140]"언니, 전번에 우리집 왔었지?" 하고 그녀가 나에게 묻는다. 어쩐지 들뜬 목소리다.
"우리집?" 그녀는 눈을 살갑게 뜨며 커피를 한모금 마신다. "목사님이랑 같이 기도하러 왔었잖아." 그녀의 이름은 순실이라 했다. 최목사님의 딸이었다.
17/01/09 15:57
[140]
“고작 5년 형이라니! 이건 불공평해!” 남자가 노호했다. “하지만 아버님.” 신사는 조용히 지적했다. “합의해주셨지 않습니까.” “내 딸을 살해했으니 보상은 해야지! 하지만 돈으로 목숨을 살 수는 없어!” 그러면 왜 합의해 주었느냐고 묻는 대신, 신사는 남자가 살고 있는 두 평짜리 고시원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ps. 위의 언뜻 유재석 님 글을 읽고 생각나서 써 봤습니다.
17/01/09 15:58
[140]
사랑한다고 좀더 말할걸. 묻기 전부터 사랑한다고. 흔들리는 너의 마음에 사랑한다고. 다 괜찮다고, 사랑한다고. 날이 선 겨울바람이 살을 엔다. 왼손에 남긴 온기도 간데없다. 빈 운동장을 나는 혼자서 돌았다.
17/01/09 19:04
[추천]
사랑한다고 말했다. 묻기 전부터 사랑한다고. 흔들리는 너의 눈동자에 사랑한다고. 다 괜찮다고, 사랑한다고. 날이 선 겨울바람이 살을 엔다. 왼손에 남긴 온기도 간데없다. 빈 연병장을 나는 혼자서 돌았다. 사건사례 : 한 사병이 여간부에게 고백했다 연병장 돌은 이야기...
17/01/09 16:02
[140]
"야 이여자도 나한테 좋아요 눌렀다 이거좀봐" 내가 득의양양하게 말했다 친구가 알려준 초간단 소개 어플 한장의 사진과 간단한 자기소개. 서로 좋아요를 누르면 연결된다. 역시 크라스는 영원하지. 가입하자마자 매칭이라니. 한달동안 매칭이 되지 않던 친구가 화면을 보고 말했다 "야 밑에글 안읽었냐?? 얘 트렌스젠더잖아 푸하하" 예쁜 그녀에게서 메세지가 날아오기 시작한다. 나의 핸드폰 투척기
17/01/09 16:04
[140] 우리집 고양이 덕구는 말을 잘 듣는다. 이를 테면 누워 있는 녀석에게 “누워 있어”, 빈 밥그릇 내밀며 “밥 먹지 마”, 품에 끌어 안고 "뛰쳐 나가" 같은 것들 말이다. 그래서 오늘 한 번 말해 볼까 한다. "그만 아파"
17/01/09 16:06
[140]
"힘 내. 할 수 있어." 그녀가 듣도록 나는 더 크게 외쳤다. "힘 내! 넌 할 수 있어!" 마침내, 그녀는 꿈을 향해 달려갔다. 내 응원 덕분이라고는 하지 않겠다. 하지만, 그녀의 등을 떠밀어 준 산들바람 정도는 되지 않았을까? 나는 자조 섞인 웃음과 함께 극장 문을 열고 나갔다. 뒤에서 소리가 들렸다. "─저 녀석, 『혼모노』다…!"
17/01/09 16:20
[140]
너는 인사동 그 골목을 지날 것이다 머리 위로 빛이 쏟아지고 어린아이들이 공 튀기는 소리가 어렴풋이 되돌아오던 그 길을 걸을 것이다 금이 간 벽화가 그곳에서 너를 기다릴 것이다. 너는 오래된 골동품 가게 앞에 잠시 머뭇거리다가, 다시 멈추지 않는 사람들 속으로 빨려들어갈 것이다 나는 너보다 먼저 너를 추억하며 모퉁이를 돈다 먼 훗날 네가 나를 떠올리게 할 이 길은 눈부신 풍경이다
17/01/09 16:37
[140]
1번타자 이용규가 볼넷으로 나가요 2번타자 김원섭은 번트로 2루로 보내죠 3번타자 종범신을 볼넷으로 걸러요 4번타자 최희섭이 병살타를 날리죠. 모두 이렇게....소주를 마시죠. 2007~2008 kia~
17/01/09 16:48
[140]
별 일 없는 퇴근길이다. 아니, 조금은 기분 좋은 퇴근길이라고 봐도 좋을 거 같다.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퇴근 하는 건 거의 한 달 만의 일이니 말이다. 퇴근 시간이 지나 있어서 조금은 한적한 지하철 안, 그리고 눈에 들어오는 어딘가 불안해 보이는 한 여자의 손에 들려 있는 커피. "어라." 불안하다고 생각한 그 순간에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지하철이 출발하며 커피가 내 옷에 쏟아진다. 그리고 미안해하며 나를 바라보는 여자의 표정. 왜 하필 이런 곳에서 이런 상황에서 만나냐, 군대 가기 전 고백했다 차였던 첫 사랑을.
17/01/09 16:58
[140]
글 쓰는 혼, 기백이 있다면 영혼의 거울 속에 비친 그 모습은 얼굴을 푹 수그렸다. 대체 무슨.... 창작을 한단 말인가. 아니 어디서 감히, 우리가 창작을 한단 말인가? 2017년의 현실이 허구보다 끔찍하고,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인데... 뭐가, 이보다 더 생생할 수 있단 말이냐.
17/01/09 17:13
[140]
바꿀 수 없는 끔찍한 미래를 본 선견자는 절규했다. "신이시어! 저에게 이런 미래를 보게 하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짧은 침묵이 흐른 뒤에 신은 대답했다. "니가 보고 싶다고 했지 않느냐?"
17/01/09 17:45
[140]
타인은 지옥이야. 지옥이고 말고. 난 중얼중얼 거릴 뿐 입 밖으로는 뱉지 않았다. 그런데도 그때마다 주변사람이 한명씩 사라졌다. 넌 영원히 아웃이다. 너 같은 놈이 잘되나 보자. 재수없는 놈 같은 말들이 대신 남았다. 그리고 그렇게 나는 해방되었다.
17/01/09 18:59
[140]
사람을 찾습니다. 이름:심청(여자,만68세) 인상착의: 키154cm, 몸무게 40kg,마른편임. 검정색 패팅,트레이닝바지,흰색고무신 특징:말을 하지 못함.알츠하이머
17/01/09 19:23
[140]
엉덩이 사이가 땀이 베인 듯 끈적거렸다. 털은 땀에 뭉쳐 피부를 사정없이 쪼아대었다. 아니, 어쩌면 그것은 땀이 아니라 떠나면서도 채 닦아내지 못한 찌꺼기였을지도 모른다. 끝을 앞두고 가장 신경쓰이는 것이 항문이라는 건 사실은 아직도 뱉어내지 못한 찌꺼기가 숙변처럼 남아있기 때문이었을까. 그래도 상관없다. 변기는 여느 때처럼 흔적 하나 남기지 않고 나를 씻어내 줄 테니까. 그렇게 아직도 뱉어내지 못한 나의 숙변은 하늘부터 땅으로 긴 무지개를 그려내었다. 술을 좀 먹었더니 오랜만에 중2병이 폭발하는 느낌이군요
17/01/09 19:43
[140]
소중함이란 곁에 있을 때는 느끼지 못하지만 정작 사라지면 그 존재감을 찾아 수 없이 방황해. 그래도 찾지 못하면 존재 자체를 부정하기까지 하지. 그러니까 명심해 한 번 마음이 떠난 이성과 모발은 돌아오지 않아. ----------------------------------- 꼭.. 지켜주세요...
17/01/09 20:17
[140]
그의 첫번째 사랑은 순수했었다. 뒷자리에 앉은 키큰 소녀에 대한 호기심이었을지도.. 그의 두번째 사랑은 동경이었다. 도서관 앞자리에 마주 앉은 4학년 선배는 지적이었다. 그의 세번째 사랑은 연민이었다. 진로를 고민하는 동아리 후배가 안쓰러웠다. 그의 네번째 사랑은 행복이었다. 그렇기에 그녀의 결혼을 축하해주었다.
17/01/09 20:29
[140]
그리던 그녀의 그윽한 눈빛에 그리도 좋았던 그때 그 시절에 그 마음 들킬까 그저 바라 보다 그자리 그대로 그렇게 굳어갔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그립지나 말았어야 했다
17/01/09 21:14
[140]
남루한 연갈색 트렌치코트, 몇가닥 남지않은 희끗한 머리카락. 지하철 옆자리에 앉은 굳은 표정의 어르신은 답장을 기다리시는지 몇번이고 자신의 핸드폰을 확인한다. 받는 사람 : 아드님 같이 저녁 먹자
17/01/09 22:12
[140]
소년은 고등학생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사고로 죽게 되었다 깨어나보니 거대한 용이 그에게 말을 걸었다 띠링 '용과의 대화, 퀘스트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알수 없는 뜨거운 힘이 느껴지는데. 어느날 남고생이 판타지세계로 넘어가 시작된 용과 함께하는 레벨업!
17/01/09 23:18
[140]
미안해 내 재생능력은 이제 한계 소멸돼 버린 꿈의 재생 그딴 건 이제 불가능해 너무 쉽게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정말이지 그동안 꽤 많이 힘들었어 그만 포기 할게 이제 그만둘래 그냥 현실 앞에 무릎 꿇고 살아 갈래 어차피 처음부터 예정되었던 패배 이정도 한 걸로 만족하고 떠나갈게. ============================================================================= Nell-Movie 제가 좋아하는 가사 입니다. 그냥 적고 싶어 졌어요 방금 정글한판 하고 왔습니다..
17/01/09 23:46
[140]
마지막 호모 사피언스의 눈에는 공포가 가득 새겨져 있었다. 그는 결코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으리라. 그에게 자비로운 죽음을 내리기 위해, 잠시나마 물질계로 돌아온 정보생명체는 불쌍한 자신의 선조를 내려다보았다. "부디. 네안데르탈에게 안부를."
17/01/09 23:55
[140]
시한부 선고를 받고 아들에게 부탁했다. 그녀를 구해달라고. 사별한 아내보다 먼저 떠오른, 자살로 인연을 끝낸 그녀를. 문자가 왔다. 지금 타임머신 안에 들어왔어요. 얄궂은 일에 따라준 아들이 퍽 고마웠다. 몇분 뒤 외동딸이 방으로 들어왔다. ******** 140자 압박이 엄청나네요... 그냥 타임 패러독스 이야기입니다.
17/01/10 00:15
[140]
"진짜 못쓰겠네.. 도무지" 충달은 두 줄을 못쓰고 있던 차였다. "대충해! 어차피 붙지도 못할 거.." 어느새 방에 온 여동생의 조소 어린 한 마디. "야, 닭치고 좋은 말 할 때 나가라, 죽기 싫으면" - 동생은 입을 삐쭉 내밀더니 나가버렸다. 본인이 심했음을 깨닫고 거실로 갔을 땐 최애하는 bbq 황금올리브치킨 빈 상자만이 그를 반겼다
17/01/10 01:19
[140] 나는 수영을 위해 아밀레이스, 펩신, 유화, 트립신, 라이페이스, 말테이스 그리고 펩티데이스의 공격을 다 견뎠다.
그리고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 희마[항]의 [문] 앞에 서서 당당히 다이빙을 하였다. 하지만 나를 기다린건 백옥의 수영장이 아닌 차가운 나무 바닥이었다. - 꼬마 호랑이의 친구 변모씨
17/01/10 05:12
[140]
글은 쉽게 쓰는 거래서 아! 라고 쓰니 아? 라고 되물어온다. 고민 끝에 진해거국미환경이라고 적었다. 그제야 아! 라고 탄식해온다. 이런 똥 같은 경우를 봤나 똥이야 똥! 이라 하자 3살 베기 딸과 30살 베기 마누라가 해맑게 웃는다. 아, 글이란 이런 거구나.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런 이 글을 뒤늦게야 발견하다니 대기번호가 많을 것 같지만 일단 쪽지는 보내놓겠습니다. 후후후후후
17/01/10 16:47
혹시나 뭔가 있나 했습니다 ^^;; '헤메로 빼까빼까'처럼 주문 같은 소리였다면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싶네요. (합평하면 이런 식으로 해요)
17/01/15 20:16
[140]
아버지는 늘 말씀하셨다. 세상은 거짓으로 가득차있으니 누구도 믿지 말고 너 자신의 주관을 믿으라고. 그 조언은 내 인생에 큰 도움을 줬다. 지금까지는. 하지만 도저히 판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멈춰버린 주관을 어떻게 작동시켜야 하는지는 가르쳐 주지 않으셨다. 아아, 아버지. 이제 저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피로물든 내 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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