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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1/02 19:17:14
Name candymove
Subject [일반] 로그원을 보고
한국 개봉 당일 코엑스 엠투관, 토요일 왕아맥, 오늘은 그냥 2D로 로그원을 감상했습니다. 아마 한 번 더 보게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처음 봤을 때는 약간 흥분된 상태에서 봐서 그런지 스토리가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특히 전반부가 좀 산만하다고 느껴졌습니다. 두번째 봤을 때 흥분이 없어진 상태에서 침착하게 보니 의외로 스토리가 짜임새있다고 느꼈습니다. 세번째로 보니 이 정도면 훌륭하다, 감독이 정말 큰일 해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에피8의 라이언 존슨의 어깨가 더더욱 무거워지고 있습니다...쌍제이 부들부들...

스타워즈 세계관을 컨트롤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자유도가 비교적 높은 코믹스에서는 창작자들은 어느 정도 여유를 부릴 수 있습니다. 옛 EU는 논외로 하고 디즈니 인수 이후의 코믹스만 보더라도 영화의 기준에서 보면 영 아니다 싶거나 아슬아슬한 부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팬들은 별로 없습니다. 코믹스라는 매체의 특성을 감안해주기 때문입니다. 저는 오히려 스타워즈 세계관의 여러가지 가능성을 테스트하는 용기있는 시도라고 좋게 봅니다.

소설은 어떨까요. 소설의 종류에 따라 좀 차이가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코믹스에 비하면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됩니다. 특히 작년 출간된 [Bloodline]이나 재작년부터 이어지는 Aftermath시리즈처럼 saga에서 영화의 빈 공간을 메우고 있는 작품들은 루카스필름 스토리그룹의 철저한 통제를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가장 단적으로 [Aftermath: life debt]에서 처음 등장한 Rax는 다른 소설이나 코믹스에서 한 번 쓰고 버리는 그런 캐릭터가 아닙니다. saga 전체의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적 캐릭터가 코믹스에선 나올 수 없지만, 소설에선 가능합니다.

애니메이션도 약간 부담이 있습니다. 코믹스에 비하면 훨씬 많은 자본이 한 에피소드에 투하됩니다. 많은 팬들은 [레벨즈]의 에피소드 하나하나를 코믹스보다는 좀 더 진지하게, 앞으로 나올 saga의 본편 에피 8, 9의 장래와 연관지어 이것저것을 따집니다. 혹시나 망작 에피가 나와 기존 세계관을 허물지는 않을까 노심초사 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아직은 여유가 있습니다. [레벨즈]의 가장 최근 에피에선 에즈라와 몰이 나이트시스터즈의 행성에서 묘한 의식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솔직히 영화를 기준으로 한다면 도저히 영화화될 수 없는 그런 내용입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에선 가능합니다. 바람직한지는 별론이지만요...

그렇다면 영화는 어떨까요. 특히 [깨어난 포스]처럼 오리지널 삼부작의 캐스트들을 그대로 데려와서 [제다이의 귀환] 이후의 이야기를 해야한다는 것은 정말 엄청난 부담일 겁니다. 한 번 찍으면 이건 뭐 되돌릴 수도 없고, 수십년 동안 수많은 팬들의 비판/비난을 견뎌야 합니다. [깨어난 포스]가 띵작인지 망작인지를 논하는 것은 이 글의 범주를 벗어나기 때문에 얘기하지 않겠습니다만, 어찌됐건 쌍제이는 굉장한 부담을 가졌을 것은 확실합니다.

[로그원]의 감독 가레스 에드워즈는 프랜차이즈의 열혈 팬임을 수차례 강조해왔습니다. 하지만 그건 쌍제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열혈 팬이라는 것과 좋은 영화를 만드는 것은 별로 관계가 없을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해냈습니다.

[로그원]의 타임라인을 살펴보면 이 작업이 얼마나 까다로운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익히 알려졌다시피 [새로운 희망] 직전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1977년과 2016년이라는 시간의 갭을 극복해야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제작년도의 차이에 따른 영화 때깔의 차이 뿐만 아니라 그 사이 무수히 축적된 세계관 내의 작품들이라는 세계관적 축적도 수용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물론 스카리프 전투의 마지막에서 적절하게 탄티브4를 구현한 것은 영상미학적으로 적절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뛰어난 것은 [새로운 희망] 당시에는 없었던 서사들을 이 2시간 짜리 영화 한편에 소화시켜 [새로운 희망]으로 가는 연결고리를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촤퍼, 고스트 호 같은 몇몇 이스터 에그들을 얘기하는 것이 아닙니다(물론 얘네들도 아주 적절하게 다뤄졌습니다). 오비완 캐노비, 몬 모스마, 베일 오르가나 등이 야빈 전투 직전에 어떤 상황이었는지 아주 짧은 장면으로 아주 적절하게 처리했습니다. [제다이의 귀환]의 데스스타2, [깨포]의 스타킬러베이스와 더불어 환풍구 드립, 루크가 쏘아올린 작은 공으로 조롱받는 첫 번째 데스스타의 설계 결함은 이 영화의 프리퀄 소설인 [Catalyst]와의 콤비 플레이로 완벽하게 극복되었습니다(스타킬러베이스는 더욱더 안습으로...). 제다를 파괴한 것에 대해 의회 눈치를 보는 베이더의 한 줄 언급은 [새로운 희망]에서 타킨의 "이제 의회는 신경쓸 필요 없소"라는 대사와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며 하나의 세계관임을 만천하에 과시하고 있습니다. 저는 [새로운 희망]을 굉장히 훌륭한 영화라고 생각하지만 몇 가지 아쉽게 생각하는 점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반란군이 인간 일색이라는 점입니다. 특히 엔딩장면은 사람들로 득실거리죠. 이거야 이미 지나간 거라 어쩔 수 없는 거지만, [로그원]은 이 또한 적절하게 반영합니다. 야반기지에는 대부분 인간밖에 없고 외계인도 트윌렉처럼 눈에 띄는 외계인은 안보입니다. 이 또한 좋은 처리였습니다.

이 영화의 진정한 가치는 스타워즈 세계관을 능수능란하게 주물렀다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갑니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깨포]와 완전히 차별화되는 지점인데요... 바로 스타워즈 프랜차이즈가 나아가야할 새로운 방향을 코믹스나 소설이 아닌 영화가 제시했다는 점입니다. 뭐든지 정체되면 부패하기 마련입니다. 조지 루카스는 프리퀄로 엄청난 욕을 먹지만 그래도 한 가지 인정받는 부분은 끊임없이 새로운 기운을 프랜차이즈에 불어넣었다는 점입니다. 다른 잡다한 이야기는 다 빼고 프리퀄 3편만 보죠.. 우선 [보이지 않는 위험] 이 영화야말로 프리퀄이 욕먹는 것의 포문을 열었던 영화인데요... 저는 별로 그러한 비판에 찬성하지 않지만, 그건 그렇다치고 이 영화의 장점을 한 번 얘기해보죠. 비록 그 전의 확장세계관에서 아이디어를 차용한 부분은 있다고 하지만 코러썬트나 제다이 카운슬 등을 시각화해서 지금의 이미지로 정착시킨 건 전적으로 [보이지 않은 위험]의 공로입니다. 오리지널 삼부작에선 상상할 수 없었던 공화국 말기의 모습을 지금 우리가 떠올리는 그 이미지로 구현한 것은 조지 루카스라는 점입니다. 프리퀄 까들도 극찬하는 다스몰이라던가 건간시티 디자인은 더 말할 필요가 없겠죠. [보이지 않는 위험]과 쌍끌이로 욕먹는 [클론의 습격]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비완과 아나킨의 관계, 아나킨과 팰퍼틴의 관계, 아나킨과 파드메의 관계 등의 빌드업은 모두 이 영화의 공입니다. 아나킨 흑화의 복선도 마찬가지구요. 카미노 행성의 디자인, 집단 광선검 난투, 요다가 광선검 들고 싸운다는 개념 등등은 모두 이 영화에서 처음 시각적으로 구현된 것입니다. [시스의 복수]는 더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 영화는 단연코 오리지널 삼부작과 동급입니다. 스카리프 전투 이전에 가장 비주얼적으로 훌륭했던 코러썬트 공방전의 카메라 워크, 존 윌리엄스의 battle of heroes를 배경으로 요다-팰퍼틴/오비완-아나킨의 광선검 듀얼의 교차편집, 오더66의 짧지만 비장한 묘사, 타투인 두 개의 태양을 배경으로 한 완벽한 마무리 등등...

얘기가 갑자기 프리퀄 찬양으로 좀 샜지만 결국 하고싶은 말은 스타워즈 영화의 미덕은 바로 새로운 가능성의 제시와 구현에 있다는 점입니다. 6개의 영화는 그 점에서 나름대로 인정을 받을만하고 7번째 영화는 약간의 논란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로그원]은 어떨까요. 가레스 에드워즈는 스타워즈 세계관을 이렇게 주무르면서 어떤 가능성을 제시하고 싶었던 걸까요.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는 제다이 액션 없는, 2차대전 느낌의 지상전과, 발전된 CG를 적절히 활용한 적절한 우주전... 그 와중에서도 세계관 내의 임팩트 있는 캐릭터를 활용한 임팩트 있는 소소한 띵장면들... 40년에 접어드는 세계관을 차용하면서도 그간의 다른 블록버스터에서 활용된 장르적 요소의 적절한 활용... 그리고 무엇보다도 치루, 베이즈, K, 진, 카시안의 죽음을 처리하는 장면에서 느낄 수 있는 감독의 단호한 의지(갤런 어소의 죽음 부분이 좀 상투적이긴 했지만, 이마저도 다른 블록버스터에 비하면 양반..) 뻔한 얘기지만 [깨포]에서는 볼 수 없었던 것이기 때문에 언급을 안 할 수 없습니다. 망해도 상관없다는 단호한 결의만이 프랜차이즈를 살릴 수 있습니다. [깨포]가 기록한 전대미문의 흥행 성적이라는 다크사이드의 유혹에 디즈니와 라이언 존슨이 넘어갈 것인지, 아니면 어두운 시기(dark times)에 영화 한편으로 새로운 희망이 된 로그원이 포스의 균형을 가져올 것인지.... 에피8 개봉은 올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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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걸음
17/01/02 19:39
수정 아이콘
저도 오늘 아이맥스로 봤는데 진부한 내용도 있었지만 깔끔한 내용 그리고 초반을 제외한.. 개연성 있게 끌고 가는 스토리에 만족했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평이한 영화이기는 하지만 스타워즈 팬들이라면 즐겁게 볼수 있다고 봅니다.
candymove
17/01/02 20:01
수정 아이콘
초반을 제외한...에서 초반이 어떤 걸 말씀하시는지 정확히 모르겠습니다만, 아마 한 번 더 보면 의외로 플롯에 무리가 없다는 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극초반의 어린 시절은 프리퀄 소설인 Catalyst와의 연계 문제가 있기 때문에 약간 진입장벽이 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설탕가루인형
17/01/02 19:39
수정 아이콘
대단한 변주곡이라고 느꼈습니다.
최대한 스타워즈스럽지 않게,
그러나 스타워즈의 자산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
모순 같은 숙제를 매우 만족스럽게 해냈더라구요.
candymove
17/01/02 20:07
수정 아이콘
야심있는 팬보이가 만들면 이런게 나오는구나 싶더라구요.
마스터충달
17/01/02 19:40
수정 아이콘
아.. EP7 보고 <스타워즈>는 이제 팬무비가 되었구나 싶어서 그냥 넘어가려 그랬는데 이거 봐야될 분위기인데요.
하심군
17/01/02 19:49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로그원도 팬무비라고 생각하지만 매우 잘만든 팬무비라고 생각합니다. 현장감이라는 가치를 위해서 미술팀부터 각본까지 모두 자기 욕심은 버리고 희생한 느낌이예요.
candymove
17/01/02 20:06
수정 아이콘
음... 프랜차이즈의 일부 팬들에겐 가뭄의 단비같은 영화입니다. 마스터충달 님께서 무심코 "이제 팬무비가 되었구나"라고 내뱉었을 때 (저를 포함한) 일부 팬들이 느낀 좌절감이란... 쵸즌원이 등장한 느낌? 다시한번 에피8 개봉을 기대감을 갖고 기다릴 수 있는 원동력? 깨포는 시퀄 트릴로지가 완결되었을 때 재평가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팬들에게는...
17/01/02 19:45
수정 아이콘
감독이 괴수 전문가라 그런지 데스 스타 묘사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괴수처럼 무시무시한 전략병기의 위용을 느낄 수 있었네요
candymove
17/01/02 20:00
수정 아이콘
데스스타나 슈퍼스타디스트로이어의 크기 묘사가 좋았다는 평이 많더라구요. 제다 파괴 장면도 좋았지만 스카리프 전투 마지막에 타킨이 하이퍼스페이스로 데스스타를 이동시켜 스카리프의 푸른 하늘에 두둥 등장한 장면은 장관이었습니다.
17/01/02 20:04
수정 아이콘
외전으로는 최고라고 할 수 있었죠. 반면에 깨포는... 돈만 벌고 망하는 길을 가버렸습니다.
역시 스타워즈는 루카스가 만들어야 합니다.
물론 감독은 절대 하면 안 되고, 대사에도 관여하면 안 되지만요.. 크크
candymove
17/01/02 20:12
수정 아이콘
음... 좀 이상한 얘길수도 있지만, 루카스가 만들어서 망하더라도 깨포처럼은 아닐 것 같습니다. 망하는 양상이 다를 것 같아요. 그리고 망하더라고 루카스가 만들어서 망한 것니까 어쩔 수 없다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은데, 디즈니+쌍제이가 각잡고 돈 좀 벌어보자 해서 저런 결과물이 나온 걸 보니 약간 좀 비참해지는...
17/01/02 20:37
수정 아이콘
네 맞아요. 루카스가 했으면 123,456과는 또다른 789의 세계를 보여줬을 겁니다.
그것 만으로도 스타워즈 세계는 더욱 더 공고해지고 새로와지는 거죠.
흥행은 조금 떨어졌을지도 모르지만 스타워즈를 위해서는 그게 더 나았을 거에요.
일단은 에피소드8을 기다려봐야겠죠.
트와이스 나연
17/01/02 20:18
수정 아이콘
스타워즈 영화 작품 중에 다스베이더의 위압감에 압도당하는건 로그원이 유일했던거 같습니다. 짧지만 포스와 숨소리는 정말..
candymove
17/01/02 20:34
수정 아이콘
그런 장면은 짧아야 더 의미 있다는 것까지 파악한 가레스 에드워즈는 스잘알!!
aDayInTheLife
17/01/02 20:20
수정 아이콘
저는 이 영화 최대 미덕은 4-6편의 전투 느낌을 현대적으로 바꾼 점인거 같습니다. 프리퀄이 CG의 과용이었다면 그것보다 훨씬 있을법한 비주얼로 그려낸거 같아요. 다만 저는 깨어난 포스가 (나쁘게 보면) 동어반복에 가까운 영화이었던건 맞지만 단순히 오락영화론 좋았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로그 원이 좀 아쉬웠던 부분은 제가 6편은 다 봤지만 팬은 아니라 그런지 정해진 결말을 위해 캐릭터나 스토리를 소진해야했던거 같아요. 연결 고리가 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던 선택이긴 하지만 초반부의 산만함, 아쉬운 캐릭터 조형이 아쉽더라고요. 팬이 아니다보니 퍼즐을 짜맞추는 상황에서의 짜릿함도 아무래도 덜했던거 같구요.
candymove
17/01/02 20:42
수정 아이콘
엔도 전투가 오리지널 삼부작 중 가장 칭찬받는 전투 장면인데, 우리 귀요미 이웤들이 약간 거슬리죠.. 전투 장면은 로그원의 가장 큰 성취 중 하나라는 점에 공감합니다.

깨포에 대해선 여러가지 생각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극장에서 3번 보고 약간 복잡한 심경이었어요. 가장 크게 실망한 건 영화를 만드는 자세가 너무 안일했다는 점... 창작자의 새로운 창작의지 같은 걸 전혀 느낄 수 없었어요.. 크리티컬하지만 이 점을 빼면 다른 부분은 미덕도 많은 영화라고 생각해요. 최근에 다시 한 번 봤는데 생각보다 재밌더라구요. 8, 9편이 다 나오면 7편의 게으른 서사도 어느정도 복권될 여지가 있기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로그원의 아킬레스건을 정확히 짚어주셨는데요, 이건 새로운 희망의 프리퀄이라는 로그원의 태생적 한계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러한 태생적 한계 내에서는 거의 최대치를 뽑아낸 것이 아닌가... 좋게 평가해주고 싶더라구요. 특히 초반부의 산만함이나 급조된 듯한 캐릭터 조합은 2번째 보니 의외로 거슬리지 않더라구요. 물론 사람마다 느끼는 것이 다르겠지만요.
aDayInTheLife
17/01/02 21:05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쌍제이를 고평가하지만 아직까지는 제2의 누군가로 언급될 수 밖에 없는게 그런 점인거 같아요.
오락 영화 하나는 끝내주게 찍는 감독인데 아직까지는 오락 영화에만 그친 느낌... 그 이상의 뭔가를 보여주거나 혹은 스필버그가 쥬라기 공원이나 죠스를 찍을 때 처럼 오락 영화를 끝장나게 찍는 거면 말그대로 거장의 위치에 올라설거 같긴 한데 아직까지는 기시감이 느껴지거나 플롯의 허점이 눈에 띄는 거 같아요. 딱 앉아서 두시간-두시간 반 보면 와 재밌다. 끝. 개인적으로 미션임파서블3도 스타트렉도 그랬어요. 오히려 제작자였던 클로버필드가 두편 다 좋았고... 깨어난 포스도 전작의 기시감이나 대충 퉁치면서 넘어가는게 눈에 띄기도 하고.. 그래서 훨씬 잘 만든 버전의 '쥬라기 월드' 같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둘 다 개별 영화로도 괜찮지만 전작의 그림자가 너무 드리워져 있는거 같아서. 크크

다만 옹호를 좀 하자면 깨어난 포스의 접근법은 첫 영화의 부담감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해요. 기존 세계관을 날려버리고 새로운 세계관을 만들어야하는 입장에서 깨어난 포스는 eu를 비롯한 기존 세계관을 무시하기도, 인정하기도 애매한 위치에 있던 영화 같거든요.

근데 개인적으로 갈렌 우소야 원래 그런 역할을 할 캐릭터의 느낌이긴 한데 다른 캐릭터는 그런 배우를 데려놓고서 지나치게 기능적으로, 그니까 NPC로 써먹어서 좀 아쉬웠어요...

여담으로 가렛 에드워드 감독은 거대 재난을 되게 인상적으로 찍더라고요. 크크 특히 데스스타나 고질라나 우와 소리가 나올 정도의 거대 재난으로 찍더라고요.
레드후드
17/01/02 20:25
수정 아이콘
저는 스타워즈 프리퀄의 CG가 그리 나쁘지 않았고, 오히려 CG '떡칠'을 잘했다고까지 보는 입장입니다.
스타워즈 프리퀄 3부작이 오늘날 영화계 시각효과에 기여한 공이 어마어마하거든요.
candymove
17/01/02 20:33
수정 아이콘
전 헐리우드 시각효과의 역사에 대해선 잘 모릅니다. 오리지널 삼부작은 확실히 혁신적인 것으로 평가되는 건 알고 있지만 프리퀄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었는데 나름 공헌을 했나보군요... 프리퀄 CG논란은 아무래도 오리지널 팬들의 정서와 연관지어서 생각해야 되는 것 같습니다. 저처럼 오리지널 삼부작을 동시대에 보지 않은 사람들은 2000년대 기준으로 프랜차이즈의 시각효과를 조망하지만, 오리지널의 향수를 동시대에 경험하고 그동안 간직해왔던 사람들은 아무래도 프리퀄이 마땅치 않게 보일수도...

그냥 제 개인적인 느낌은 1편은 아직 기술이 익숙치 않아서인지 좀 과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가장 거슬리는 부분이 바로 나부 전투에서 평원에서 싸우는 부분... 밝은 부분이라 cg사용을 신중하게 했어야 할 것 같은데, 톤이 다소 애니스러운 느낌을 받았습니다. 자자 빙크스도 좀 튀는 면이 있고요.. 2편에선 크게 거슬리는 부분은 없었고, 3편은 전혀 없었습니다.
마파두부
17/01/03 00:29
수정 아이콘
사전정보 없이 그냥 보러갔다가 스타워즈에 왠 견자단 닮은 사람이 나오냐 했더만 진짜 견자단이였더라구요. 근데 영화 특성상 어쩔수 없는 결말이겠지만 매력있고 꽤 괜찮은 캐릭터들이 모조리 사망하는건 역시 좀 안타깝더라구요. ㅠㅠ 암튼 전 재밌게 봤습니다.
candymove
17/01/03 08:47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 것처럼 주요 캐릭터들의 사망은 필연적인 것이었고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보여줄 것이냐 하는 점이었습니다. 그 '어떻게'를 이 정도면 훌륭하게 처리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로그원의 흥행 추이에 따라 코믹스나 소설 등으로 주요 캐릭터들의 프리퀄 격 스토리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루스
17/01/03 01:50
수정 아이콘
다들 재미있다고 해서 보고왔습니다.
저는 재미없었습니다. 그리고 실망했습니다. 시나리오도 액션도 아무것도 좋다라고 생각되는것이 없습니다.
그냥 스타워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냥 볼만한정도
등장 캐랙터들의 개성이 또는 존재감이 영 아니올시다 였습니다. (단 그분은 제외하겠습니다.)
k2도 마찬가지로 호감이 가지 않습니다. 그냥 로봇하나 있어야 하니까 넣어야 해 ..... 이런 느낌입니다.

cg에 대해서는 칭찬을 하고 싶습니다. 예전 오래전 스타워즈를 보는듯한 느낌이 납니다.
cg가 좋은거지 전투씬이 좋은것 아니었습니다. 그냥 싸우는거지 그게 무슨 작전이 있는것도 아니고

2시간의 짧은시간에 여러것을 담으려고 했던 욕심이 과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는 그냥 시나리오 진행을 위해서 이것 저것 다 끼운 느낌도 들구요.
그냥 등장인물들에 비중을 두고 시나리오를 줄이는게 더 좋았을것을 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스포라서 쓰지를 못하겠네요.
너무 호평들만 있는것 같아서.....
candymove
17/01/03 09:01
수정 아이콘
고지에서 바라본다면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말씀해주셨지만 가장 핵심적인 것은 아무래도 욕심이 과했다 끼워맞추기식 퍼즐형 영화다 라는 지적인 것 같은데요... 일리 있는 지적입니다. 저도 첫번째 보고 나서는 비슷한 느낌을 받았기도 했구요. 다만, 이 영화가 saga내에서 갖는 위치의 특수성이 주는 내재적 한계, 비교대상이 깨포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약간 후한 평가도 가능하지 않을까... 이 영화를 영화 한편으로 떼어놓고 본다면 박한 평가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저는 이미 그럴 수는 없기에...

캐릭터에 대해 말씀하신 부분은 좀 더 적극적으로 변론을 하고 싶은데요... 저는 캐릭터들의 개성이나 존재감이 이를테면 오리지널 삼부작의 빅쓰리나 심지어 깨포의 빅쓰리에 비해서도 덜 부각되는 면이 있다는 점은 동감합니다. 다만 그 이유를 끼워맞추기식 스토리 진행에 급급한 것에서 찾을 것이냐에 대해선 좀 다르게 생각합니다. 그렇다기보다는 오히려 이 영화가 새롭게 추구하는 '드라이한' 스타워즈 영화의 결에 맞게끔 적절하게 연출되었다고 생각해요. 가장 백미는 구질구질하지 않게, 깔끔하게 죽는 장면이구요.. K에 대해선... 물론 애초의 설정 자체는 말씀하신 기계적 조합...에 따른 것이겠죠. 그건 뭐 당연한 패턴이니까요.. 문제는 execution인데, 전 너무나 좋은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는 프랜차이즈의 전통 중 하나인 드로이드 유머조차 톤 다운을 했는데 그 결과는 성공적...이라고 평가합니다. 냉소적 드로이드라니...?! 죽음까지 완벽한 마무리...
17/01/03 07:11
수정 아이콘
아소카는 스크린으로 못볼려나요
candymove
17/01/03 09:07
수정 아이콘
그럴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로그원의 주인공들이 죽어야 되는 이유와 마찬가지, 아니 그보다 더 절박한 이유로 아소카/케이난/에즈라는 스카리프 전투 전, 아니 적어도 야빈전투 전에는 죽어야 됩니다. 안그러면 새로운 희망에서 루크의 존재감이 완전히 빛을 잃기 때문에... 하지만 작년에 나온 소설 [아소카]처럼 오더66 직후를 다루는 스핀오프라면 [레벨즈]에서 그녀가 등장하기꺼지 15년 정도의 여유가 있기 때문에 영화화의 가능성은 있을수도... 그러나 지금 스핀오프를 기다리는 이야기나 캐릭터가 너무 많은 상황이라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다만 필로니가 애정을 갖고는 캐릭터기 때문에 애니든 소설이든 코믹스든 뭔가가 더 나올거라는 느낌은 강하게 듭니다.
17/06/04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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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댓글 쓰다 다 날아갔네요 ㅠ 늦었지만 감상에 많이 공감하는 터라 댓글을 남깁니다.
4561237 기존의 스타워즈를 모두 보았지만 루카스 감성인지 70s 감성인지 미국식 개그인지 모를 것이 썩 잘 맞지 않아 팬은 되지 못한 일반인입니다. 로그원에 대한 기대감은 전혀 없었어서 매즈 미켈슨이 나오지 않았다면 안 보고 지나쳤을 것 같아요. 하지만 늦게나마 보길 잘했고, 로그원이 가장 좋았어요.
비극적 "영웅" 서사나 오리엔탈리즘이 은근히 섞인 철학을 풀어내는 루카스의 방식이 항상 공감이 잘 되지 않았었어요. 쌍제이 영화도 좋아하지만 7은 정말이지 마지막 언덕씬 빼면 기억도 안 나고... 로그원은! 다르네요! 우선 현실감 있어서 정말 정말 좋았어요. 기존 시리즈는 어차피 다 짱 센 영웅들이고 오해와 애증에 휩싸여 있어서 보면서도 감정선에서 한 발짝 떨어져 있다고 느꼈는데, 이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평면적일지언정 현실감도 있고 좀 사람 같았어요. 그 동안 엑스트라로만 다뤄지던 이름 없는 이들의 모습과, 정해진 결말을 향해 가되 낭비가 없는 각 캐릭터의 맺음, 지천에 널려 있지만 알아채면 좋고 놓쳐도 거슬리지 않는 기존 시리즈의 숨바꼭질들... 말씀하신대로 켜켜이 쌓여진 세계관을 잘 맺어 한 편의 영화로, 심지어 떡밥으로 미뤄두고 남겨두지 않고 한 편 안에서 잘 마무리 해 낸 감독이 정말 대단합니다. 진부할 수도 있지만 진지 먹자면 원래 스타워즈가 진부한 거 맞는데...
하지만 로그원이 스타워즈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지만 기존 루카스의 작품과 색이 너무 달라서 이게 새로운 시리즈의 흐름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네요. 물론 저는 좋지만 싫어하는 팬들도 제법 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 영화 다 CG 좋지만 그래도 공중전/우주전 장면들 좋았고 어쨌거나 저는 좋았다는 거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candymove
17/06/04 08:53
수정 아이콘
요즘 글이나 댓글을 쓴 적이 없는데 댓글알림이 있어서 놀랐습니다 크크

재밌게 보셨다니 다행이네요. 제 주변에서도 기존 프랜차이즈 팬이 아니지만 로그원은 재밌게 본 경우가 많더라구요. 확실히 잘만든 영화인 갓 같습니다.

몇달전 공개된 에피8 트레일러를 보면 에피8은 적어도 에피7의 길을 가지는 않을 것 같다는 기대가 됩니다. 관계자 인터뷰를 봐도 그렇구요. 다행히 로그원이 기존 팬층과 일반대중 모두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기 때문에 에피8의 운신의 폭이 더더 넓어졌을 수도 있고... 그새 시간이 흘러서 이제 6개월 정도 남았네요... 로그원급 퀄만 뽑혀도 절하고 봅니다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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