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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1/02 03:14
저쪽 장르에 익숙하면 새로운점은 없는데 전반적으로 잘만들긴 한거같습니다. 작화야 최상이고
그리고 익숙치 않은 대중에겐 상당히 신선하게 다가오지 않을지 원래도 꽤 흥미보장되던 소재들이니
17/01/02 09:34
클리셰를 적당히 써먹으면서 몇번의 비틀기로 속도를 끌어올린 느낌이 좀 있더라고요. 굉장히 대중적이라는데 공감합니다.
17/01/02 03:36
저는 많이 좋게 보고왔습니다
요몇년간 봤던 일본애니메이션중에는 최고 였고 올해 개봉한 외국영화중에서도 다섯손가락 안에 들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미적이나 기술적인 부분은 전혀 못보는 한낱 대중의 시각이지만요 크크 굉장히 대중적인 영화라 남녀노소 누구나 푹빠질수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너무 뻔한 이야기도 아니고 과하게 신파적이지도 않구요 추천합니다^^
17/01/02 09:35
저는 일본 애니를 잘 안봤는데 그럼에도 인상적이더라고요. 특히 처음 본 신카이 마코토 작품이었는데 좋았습니다. 크크
17/01/02 03:56
치밀한 영화는 아닙니다.개연성 없거나 영화니까 넘어가는 부분이 존재합니다.그치만 노래나 작화,연출 모두 제 기준에선 대만족이었습니다.좀 치밀하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영화를 즐기는데는요.
17/01/02 04:19
마지막 장면에서 초속5cm가 생각나더군요.
'와 신카이 마코토 이사람... 전작을 복선으로 쓰고있어!' 저의 인생영화가 되버렸습니다. 물론 또 보러 갈 겁니다
17/01/02 04:48
여자친구랑 둘이 보고왔는데 저도 여자친구도 그냥 평작으로 평했습니다.
소재랑 소재의 사용법이 너무 뻔해서 익숙하신 분들에게는 식상하게 느껴져서 좀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습니다. 같은 맥락으로 대중성은 있겠다 싶었습니다. 흥행의 이유는 확실히 알겠습니다. 그리고 작화가.. 3D처리 한 부분도 좀 어색했고 고정된 배경작화와 동화의 갭도 커서 몰입에 방해가 됬습니다. (남주가 입고 있는 옷과 바닥에 떨어져 있는 옷의 그림체 차이라던가..) 여러모로 아 이거 좀 저예산이군 하는 느낌입니다. 보러가기 전 기대치가 워낙 높았어서 안좋은 평을 달긴 했지만 그래도 재밌게는 봤습니다. 별점 주라면 3.5/5점 줄 수 있습니다.
17/01/02 09:38
배경의 디테일함은 인상적인데 일반 작화의 차이는 좀 있더라고요. 그래도 저는 3d처리한 배경도 괜찮은 것 같더라고요. 다만 감독이 처음으로 1억엔을 넘은 작품이라고 하긴 하더라고요. 저예산 삘 조금은 납니다. 크크
17/01/02 07:52
여자친구가 일본인이고 본국에서 꽤 인기있었다고 해서 같이 봤습니다.
제가 어떤 분야든 이야기에 굉장히 집중하는 편인데, 스토리에 구멍이 뻥뻥 뚫렸고 개연성은 저 멀리 날아갔더군요. 그러나 스토리에 대해 생각하지 않아도 되도록 연출은 잘 했다는 느낌입니다. 보는데 거슬리지는 않았고, 치밀함과 별개로 '재미'가 있었어요. 개인적으로는 여주인공 목소리가 너무 좋았습니다. 전문 성우가 아닌 것 같기는 한데 내내 목소리가 캐릭터를 너무 잘 표현했고 좋았어요. 그러나 여자친구는 재미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무슨 얘기인지 잘 모르겠다고 음악에 관해서 아쉬운점이 하나 있는데. 영화 전체적으로 가녀린(?) 남성 보컬의 노래를 여기저기 남발하는 느낌이 들었다는 겁니다. 정확하게 어느 부분에 몇곡이나 삽입된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처음엔 별 생각 없다가 뒤로 가면 갈수록 '또?' 이런 느낌이 들더군요. 특히 후반부 유성 사태때 나온 보컬 곡은 몰입에 정말 방해가 됐습니다. 게다가 같은 목소리가 엔딩 크레딧에 또 나와서 여운을 느낄수가 없더군요. 보컬곡은 엔딩에 임팩트 있게 딱 주고, 이야기 진행중에는 연주곡이 깔리는게 몰입감을 부여하는데 더 효과적이지 않나 라고 생각해봅니다.
17/01/02 08:48
치밀하지 않아도 충분히 관객을 끌고가는 힘이 있죠
개인적으로 친구들이랑 전파재킹을하는 부분은 좀 아쉬웠어요. 그래도 작화도 뛰어나고 감정선도 좋고 중간에 음악으로 이야기를 진행하는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신카이 답지않은 해피엔딩도요. 최고의 장면은 유성씬이랑 황혼녘에 남주가 눈물을 흘리며 외치는 장면이죠 이때 감정이 최고조에 달한거 같습니다. 물론 엔딩도 좋았습니다 흐흐 저는 4.5/5점 줍니당 여운이 너무 짙게 남아서 힘들었네요 키리노 나마에와!!
17/01/02 08:53
신사로 향할 때 단풍 작화에 감탄했고 작품 후반부 육교에서
타키와 미츠하가 못 알아채고 지나칠 땐 초속5cm가 떠오르며 추적자의 아주머니가 대사 날릴 때 느낌을 다시 한번 받았습니다. 입에서 저도 모르게 '아' 라는 안타까움이 터져나왔는데 엔딩이 해피엔딩이라 좋았네요. 신카이 마코토 감독 자신의 작품들을 좋은 방향으로 다 섞어놓은 느낌이었습니다. 기회되면 한번 더 보러가고 싶어요.
17/01/02 09:42
전작들을 좀 찾아봐야겠네요. 흐흐 저도 기회되면 다시 보고픈 영화였습니다. 기분 좋은 느낌을 이리저리 섞은 영화였어요.
17/01/02 09:21
이 사람 같은 소재 같은 연출을 다른방식으로 잘 우려먹습니다
일단 철덕이어서 도시를 표현할 때 기차, 기차역이 자주 등장하고 별의 목소리 이후 계속 등장했던 우주 모티프 거의 모든 작품에서 등장하는 시간,공간적 거리 - 특히 구름의 저편,약속의 장소가 떠오르더군요 초속 5cm에서 등장했던 뮤직비디오 연출 등등 매 작품마다 재밌는 연출을 하나씩 더해가면서 다른 느낌으로 사골처럼 잘 우려먹고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도시를 따뜻하게 표현하는게 마음에 듭니다 (이전 작품들도 그랬지만) 이번작품에서는 눈 오는 장면이 그렇죠 스토리에서 구멍이 여기저기 있어 이번 작품은 점수를 높게 줄 수는 없지만 예전 작품들에서 보였던 단점들을 다음 작품에서는 하나하나 보완해 나가는걸보면 차기작은 더 좋아질거라 기대가 됩니다 저도 3.5/5 주겠습니다
17/01/02 09:46
공간을 어떻게 써먹는지가 재미있더라고요. 흐흐 전작을 보신 분들이 좋아할만한 장면들이 여기저기 있다고 하던데 저는 전작도 숨겨 놓은 것도 몽땅 놓쳤죠. 크크
17/01/02 09:54
반전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내용도 소소하게 재밌고 연출도 깔끔하다고 느꼈는데
반전 이후에 급격하게 영화가 힘을 주면서 조금 답답하게 느껴졌네요 그러니까 이전까지 보이지 않던 개연성 구멍까지 한번에 보이는 느낌이랄까... 시나리오도, 작화도 엄청난데 후반부는 조금 감정 과잉같달까... 그래도 재밌게 무난히 볼 수 있는 영화같습니다
17/01/02 10:00
세세하고 탄탄한 스토리는 아니고 결말은 약간 감정 과잉 직전인데 저는 속도감이나 긍정적 에너지가 좋아서 아무렴 어때 싶더라고요. 크크
17/01/02 10:01
개연성을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보내긴 했지만
그걸 커버하는 매력이 있더군요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라라랜드보다 몇십 배나 감명을 받았습니다 (라라랜드는 스토리구도가 예상이 뻔해서 너무 지루했는데, 너의 이름은 초속 5cm가 생각나서 마지막까지 ...)
17/01/02 10:53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저는 영화도 보고 본편, 외전 소설도 읽었는데 영화에서는 연출과 속도감을 위해 일부러 개연성을 희생시킨 부분이 몇 있더군요. 아니, 잘은 모르겠지만 이 경우에는 핍진성이라고 하나요? 영화만 봐서는 미츠하와 미츠하의 친구들의 성장 환경과 마음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아서 몇몇 과감한 행동에서의 당위가 부족한 감이 있는데, 소설을 읽으니 이해가 가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조악한 비유지만 영화는 운전 자체는 재미있지만 한 번씩 덜커덩! 하고 크게 요동치는 부분이 있다면 소설은 완벽하게 부드럽게 이어지지는 않지만 덜컹 하는 정도로 납득이 가더라고 해야 할 것 같네요.(물론 몇몇 부분은 소설을 봐도 전혀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미츠하가 꽤 적극적으로 도쿄의 삶을 누렸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의 차이를 깨닫지 못하는 부분이라든가...)
예컨대 미츠하 같은 경우는 영화만 보면 단순히 시골 마을에 질린 평범한 여고생처럼 보이지만, 소설을 보니 성장 과정과 주위 환경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꽤 몰려 있는, 압력을 받아 깨지기 직전의 유리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트페미들이 지적하는 요소 중 하나인 미츠하의 상대적인 수동성은 미츠하가 여자 캐릭터라서가 아니라 그런 삶을 살아 왔기 때문이라고 느꼈네요. 여기서 더 억지를 부린다면 왜 하필 여자인 미츠하가 그런 삶을 살게 만들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여기는 이래저래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일본의 전통 문화인 '무녀' 개념과도 이어져 있는데 어쩌겠습니까. 여기서 또 억지를 부린다면 무녀라는 개념 자체가 여혐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조선시대 궁중 암투극이 여자들이 남자 왕의 총애를 얻기 위해 싸우는 내용이니 여혐이라고 암만 우겨 봐야 그렇다고 조선시대 여왕의 총애를 얻기 위해 싸우는 남자 후궁들의 이야기를 그릴 수는 없잖아요. 아니, 굳이 만들려면 만들 수야 있겠지만 주제의식이 확 바뀌어버릴 텐데 일반적인 드라마를 그리기 위해서 그렇게까지 할 이유는 없죠... 이 영화를 재밌게 보신 분들이라면 소설도 한 번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특히 외전을요. 각 에피소드를 통해서 미츠하의 주변 인물들이 단순한 장치가 아니라 그들 나름대로의 인생을 걷고 고민하는 인간들이라고 느꼈습니다. 영화는 영화로서만 평가해야 하니 소설을 읽고 '평가'를 바꾸어 보시라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또 다른 즐거움'을 소설을 통해 느끼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 드리는 추천이에요 흐흐
17/01/02 11:32
아무래도 소설과 영화는 분량이나 묘사의 차이가 있으니까요. 단편은 영화로 만들기 너무 짧고, 장편은 영화로 만들기 너무 길죠. 크크
아마 말씀하신 부분은 핍진성이라고 해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힌트가 될만한 부분을 대충 눈가리고 아웅 식으로 넘어간 부분들이 있죠. 뭐 여혐은 잘 모르겠긴 한데 아예 수동적 여성상이 아닌건 아닌데 그렇다고 그걸 딴지 걸긴 좀 애매하지 않나? 싶어요. 말씀하신대로 전통의 개념과 이어진 이야기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동시에 이야기의 결말이 서로의 절박함, 간절함이 이어지는 영화이기도 하니까요. 다만 그런 디테일한 점들이 영화상에서는 포기한 부분들이고 약간은 핍진성이나 개연성 양면에서 부족하기도 합니다.
17/01/02 11:58
아 핍진성이 맞군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흐흐 소설을 읽으면 미츠하의 캐릭터성은 단순히 전통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그냥 현재 미츠하가 처한 삶 자체가 사방에서 압력을 받고, 어떻게든 하루하루 견디는 느낌이 들어서... 인물상 자체는 충분히 납득이 가더군요. 구체적으로는 쓸 수 없지만 아버지에게서, 주변 친구들에게서 끊임없이 상처 받고 마을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면서 완벽한 자신을 연기해야만 하는 사춘기 학생이 대범하고 능동적이면 그게 더 이상하지요.(첫플의 막문단에도 썼지만, 소설에는 다 나오니까 영화의 평가를 달리 해야 한다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영화만 봤을 때 미츠하가 수동적으로 보이는 이유가 관객에게 다 느껴지지 않는다면 그건 영화의 단점이죠.) 그래서 이 영화를 재밌게 보신 분들에게는 소설도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이때 미츠하는, 타키는, 텟시는, 사야는, 아버지는 이런 마음이었구나 하는 것을 깊게 느끼게 해주더라구요. 특히 외전이...
다시 영화로 돌아와서, 사실 영화 자체는 말씀하신 점들에서 얼기설기 된 부분이 많기는 한데, 저는 내려놓고 보니 괜찮았습니다. 마치 최종병기 그녀를 보면서 개연성을 찾지는 않는 것처럼... 감독이 인터뷰에서 원래는 타키와 미츠하가 사랑에 빠지게 된 경위도 설정해두었지만 사랑을 하는 데 이유는 필요 없다고 생각해서 폐기했다고 하는데, 아마 영화의 다른 장점을 위해 어느 정도는 개연성, 핍진성 측면의 단점을 감수한 것이 아닌가 싶네요.
17/01/02 12:02
핍진성은 사실성 혹은 그럴듯함 정도의 의미라고 보시면 될거 같아요. 전에 충달님 짤평에서도 언급이 되었죠. 크크
오히려 후반부를 생각하면 조금은 더 빠르게 이야기를 매듭짓는게 좋은 선택이었을 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정서의 힘으로 메꾸려는 영화다 보니 그 에너지가 없어지면 영화의 매력이 없어졌진 않을까 싶기도 하거든요.
17/01/02 12:08
어쩌면 아슬아슬하게 단점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어디까지나 제 생각에는 그렇습니다. 줄이려면 줄일 수도 있었겠지만 단점이 될 정도로 길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늘인 건 아마 지난 작품들을 본 팬들에 대한 팬서비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후반부의 몇몇 장면들은 신카이 마코토의 지난 작품들의 주요 장면이 오버랩 되는 것이라... 지난 작품들을 보지 않으셨다면 이번 기회에 보시는 것도 좋겠네요 흐흐
17/01/02 13:05
음... 제가 아직 영화를 안 봤지만, 인물의 동기나 스토리에 관한 내용이라면 개연성이 맞을 겁니다. 핍진성이라면 설정이나 리얼리티와 관련한 부분이고요.
광선검이 말이 됨? = 핍진성 아빠라는 게 말이 됨? = 개연성 뭐 이런 느낌이죠. 그런데 사실 이래저래 얽히고 섥히는 개념인지라... 예를 들어 <스타워즈 7>에서 스톰 트루퍼가 광선검을 사용하는 장면은 핍진성의 문제인지 개연성의 문제인지 명확히 구분하기가 참 애매합니다;;;;;
17/01/02 13:24
앗,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소설에서 사용하는 핍진성과 영화에서 사용하는 핍진성이 조금 다른 개념인가요? 저도 핍진성이랑 개연성 개념이 너무 어려워서 조금 찾아 보기는 했었거든요.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10&oid=038&aid=0002488090 요 링크에서는 폭력적인 아버지에게 시달리던 아들이 폭력적인 아버지가 된 이야기를 그릴 때 무의미한 나날 중 꾸었던 꿈이라든가 비가 내리면 어디론가 뛰어가던 시간들 등 스토리에서 빼도 상관없는 묘사들, 잉여 부분까지 세밀하게 묘사해야만 핍진성이 담보된다고 설명하고 http://www.kbmaeil.com/news/articleView.html?idxno=341456 요 링크에서도 마찬가지 관점에서 단순히 있음직해 보이는 이야기에 구체적이고 섬세한 표현을 더해서('나는 그 여자가 좋아'라고 말하면 단순한 개연성, '코를 찡긋하며 웃던 그 모습에도 미칠 지경이었지'라고 말하면 핍진성) 핍진성이 완성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아마 장르적 특성이 달라서 같은 용어라도 다른 식으로 사용되는 건가도 싶네요 흐흐
17/01/02 13:51
소설에서는 묘사의 디테일로 핍진성을 많이 판단하죠. 이게 다른 말로 박진감, 생생함 등으로도 쓰이는데 얼마나 피부에 와닿게 표현하는지 따지는 셈이죠. 말씀하신 "성장 환경"을 예로 들자면, 소설에서 이 성장환경을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면 당위성, 개연성이 부족한 셈이고, 성장환경을 언급하되 그저 "몹시 몰려있었다." 정도로만 넘어가면 핍진성이 부족한 것이죠.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몰려있었는지 구체적인 묘사가 있다면 핍진성을 살린 셈이고요.
영화는 아무래도 영상물이다 보니 핍진성에 있어 비서사적 요소가 강해집니다. 핍진성의 극단적 예시를 들자면 <쥬라기 공원>과 <티라노의 발톱>을 들 수 있습니다. 딱 봐도 진짜 같은 것과 인형같은 것의 차이죠. <쥬라기 공원>에서 공룡을 부활시킨 생명공학 기술이 그럴듯하냐 아니냐도 핍진성의 영역입니다. (이쯤 되면 꽤나 서사적 요소가 되었죠) 그런데 해몬드 할아버지가 공룡을 부활시킨 이유가 "공룡을 통한 세계 정복이었다."라는 설정이 된다면 이건 핍진성이 아니라 개연성의 문제가 됩니다. 같은 설정 놀음이지만 구분이 달라지죠. 좀 헷갈리죠? 그래서 저는 의문사로 구분합니다. 왜(why)로 물어보면 개연성의 문제고, 어떻게(how)로 물어보면 핍진성의 문제가 되죠. "어떻게 공룡을 부활시켜?"의 문제이니 핍진성이고, "왜 세계를 정복하는데?"가 되니 개연성의 문제가 됩니다. 문제는 "왜 스톰 트루퍼가 광선검을 쓸 수 있지?", "어떻게 스톰 트루퍼가 광선검을 쓸 수 있지?"처럼 둘 다 되어버리는 식으로 곤란한 경우가 존재한다는 점이네요;;
17/01/02 14:59
오오 그렇군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소설과 영화의 핍진성의 차이에 대해 말씀해주신 부분과 둘째 링크의 설명을 연관지어서 정말 진지하게 생각해 봤는데,
소설에서는 '소시민 A가 세상을 목숨 바쳐 구한다'는 이야기를 쓸 때 소시민 A가 왜(why) 목숨 바쳐 세상을 구했냐는 질문에 '소시민 A는 경찰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정의로운 성격을 가지고 있으니까'로 끝내고 '아무리 그래도 평범한 소시민 A가 어떻게 그런 선택을 할만큼 정의로운 성격을 가지게 되었는지, 그 정의로운 성격이 실은 경찰인 아버지가 범인에게 잔인하게 살해 당한 어릴적 트라우마에 관련된 강박증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를 충실하게 묘사하지 못한다면 개연성은 있으되 핍진성이 없는 것이고, 영화에서는 '소시민 A가 세상을 목숨 바쳐 구한다'는 이야기를 쓸 때 소시민 A가 왜(why) 목숨 바쳐 세상을 구했냐는 질문에 '소시민 A는 경찰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정의로운 성격을 가지고 있으니까'만으로 끝내고 '아무리 그래도 평범한 소시민 A가 어떻게 그런 선택을 할만큼 정의로운 성격을 가지게 되었는지, 그 정의로운 성격이 실은 실은 경찰인 아버지가 범인에게 잔인하게 살해 당한 어릴적 트라우마에 관련된 강박증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를 충실하게 묘사하지 못한다면 개연성부터가 없는 것이고, 핍진성의 여부는 '소시민 A가 어떻게(how) 어떤 수단을 통해서 세상을 구했는가'를 설득력 있게 말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된다......라고 생각하면 될까요?
17/01/02 15:08
엄... 영화에서도 내러티브의 핍진성이라 볼 수 있으니까요;;
말씀하신 정의로운 성격을 갖게된 연유를 개연성의 관점에서 풀어가느냐, 핍진성의 관점에서 풀어가느냐도 또 달라집니다. 자 위에 막대를 세우고 "소설은 5cm까지 개연성이고, 영화는 3cm까지만 개연성이야." 이렇게 나눌 수는 없다고 봅니다. 소설에서도 갑자기 슈퍼파워가 생겨나 세상을 구했다고 치면 개연성 없는 것이 되고, 그냥 뭐 어쩌다 보니 세상 구했다고 치면 핍진성 없는 게 되고 뭐 그렇습니다. 각 인과관계마다 어떤 물음이 걸리는가를 생각하며 구분하면 좋을 듯 하고 제일 좋은 것은 극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만 구분하는 겁니다. 이건 개연성이고 이건 핍진성이라고 구분하기 위해 억지로 경계를 짓기 보다는, 각 요소가 개연성이나 핍진성으로 작동하며 극을 어떻게 탄탄하게 만드는지를 따지는 게 중요합니다. 장르를 억지로 구분하는 것보다 장르적 요소가 극을 어떻게 꾸며주는지 따져보는 게 더 중요한 것처럼 말이죠.
17/01/02 15:25
이렇게 친절하게 부연 설명까지 달아주시니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링크에서는 감성적인 부분에서 설득력을 가지게 하는 것이 핍진성이라고 하니 기술적인 측면의 광선검의 예시와 비교했을 때 하나의 관점으로는 이해가 안 되어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자로 재듯이 억지로 선을 긋고 나누어 보려 하다가 아 이건 너무 어렵다... 라고 생각했는데 그것 자체가 틀렸던 것 같아요. 여러 관점으로 바라보면서 그때그때 무엇을 더 중시해서 보느냐가 중요할 따름이지 소설에서는 반드시 이것, 영화에서는 반드시 저것이라고 구분 짓고 볼 필요가 없었던 듯하네요. 답변 감사합니다!
17/01/02 15:32
이게 광선검 같은 경우는 과학적으로 따져보면 실제로는 만들 수 없는 물건이거든요. 빛이 발산하지 않고 일정 길이까지만 뻗어나온다는 게 말이 안 되죠. 그래서 "에이 이게 뭐야 만화도 아니고. 만화보다 현실성이 더 떨어지네." 이런 소리가 나오면 핍진성 즉, 그럴듯함이 꽝이 되는 겁니다. 티라노의 발톱을 보며 "저게 무슨 공룡이야 인형탈 쓰고 벌벌 거리는 거지."라고 하는 것도 공룡의 그럴듯함이 없어져버리는 셈이죠. 또는 영화 <사도>를 보며 "노인 분장이 엉성해서 확 깬다." 이것도 핍진성의 문제가 됩니다. 지금 말씀드린 부분은 현실성, 재현성에 관련한 부분이라 비서사적이라 그나마 구분은 쉬워요.
그런데 "성장 환경"같이 서사적 요소라면 확실히 구분하기 어렵긴 합니다. 아... 진짜 영화 보고 만나서 차마시면서 얘기했음 좋겠네요. 글로 쓰려니깐 저도 답답 크크크크크크
17/01/02 15:54
정말 어렵기는 하네요 크크크크 선생님은 좋은 비유로 잘 가르쳐주시는데 학생이 지식이 없으니까 더더욱...ㅠㅠ
우선 대략적으로는 이야기의 내적인 정합성을 따지는 것은 개연성,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질 만하냐 어떠냐의 문제는 핍진성이라고 생각하면 될까요? 단지 단순히 과학적, 기술적으로 재현 가능한가를 따졌을 때 그럴싸함을 따지는 것 또한 핍진성의 영역이지만, 서사적인 측면에서 사람들이 현실적으로 이게 말이 돼? 라는 의문을 가진다면 그 또한 핍진성의 영역에 들어갈 수 있고, 그런 경우에는 구분이 어려워진다는... 극단적인 예로는 초인, 괴인의 비현실적인 개념을 받아들이는 독자라 하더라도 마블 유니버스에 '떴다 럭키맨'에 등장하는 럭키맨이 정식 크로스오버로 참전해서 끝없는 행운으로 사건을 해결해버린다면 이 행운의 연발을 이야기의 흐름을 망가뜨리는 개연성의 파괴라고 봐야 할지 초인으로서의 힘이 비현실적으로 강할 뿐인 핍진성의 파괴라고 봐야 할지 애매할 것 같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네요 흐흐
17/01/02 16:14
오오 이 댓글의 말씀은 제 생각과 완전히 똑같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저도 야매 독학인지라 이제 우리 둘다 틀렸을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크크크크크크
17/01/02 16:20
흐흐흐흐 정말 감사합니다. 그러나 저는 완전 문외한일 뿐이지만 말씀해주신 부분들에 논리가 매우매우 확연히 서 있다는 것이 느껴져서, 설령 말씀해주신 부분들이 주류 개념과 조금 다르다고 해도(물론 그렇지 않을 거라고 믿습니다!) 이것이 내 관점이고 내가 영화를 이해하는 방식이고 즐기는 방식이라고 당당하게 말씀하셔도 조금의 부끄러움도 없을 거라고 진심으로 생각합니다.
오늘 이것저것 많이 배웠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17/01/02 18:24
요 맥락에서 개연성이 소위 말하는 흐름에 해당한다면 핍진성이란건 그 흐름에서의 '현실적'이라고 할만한 요소라고 봐도 될까요? 그러니까 예를 들면 내가 지하철을 타고 어디 역으로 갔다는 걸 개연성으로 본다면 '그 역 어디 출구에는 어떤 건물이 있고 무슨 전광판이 있고..' 혹은 지하철 안에 어떤 사람들이 있었다. 이런 류의 묘사를 핍진성이라고 봐도 무방한 걸까요?
17/01/02 18:48
말씀하시는 예시는 별로 좋지 않은 게 "어느 역으로 갔다."라는 것으로 이미 사건이 종결되었고, 이후의 역 주변 묘사는 별개의 사건이거든요.
예를 들어 하나의 사건으로 생각해봅시다. "신촌역에서 그녀를 만났다." "왜 신촌역에서 만났나?"가 잘 제시되었다면 개연성이 좋은 겁니다. "신촌역에서 어떻게 그녀를 만났나?"가 잘 제시되었다면 핍진성이 좋은 겁니다. 개연성은 뭐 그녀가 연대생이란 사실을 사전에 알았다던가, 신촌에서 학원을 다닌다는 걸 알았다던가 뭐 이런 복선을 제시하면 될 일이죠. 인과관계만 명확하면 되는 거고, 개연성 자체가 그리 어려운 개념이 아니니 넘어갈게요. 핍진성을 확보하려면 "어떻게 만났느냐?"를 잘 설명해야 합니다. 1. 지하철에서 내리자 저 멀리 그녀의 뒷 모습이 보였다. >> 핍진성이 꽝이죠. 지하철 내렸는데 왜 처자 뒤통수를 왜 보나요;; 2. 플랫폼을 벗어나 계단을 오를 때였다. 저 위에서 짧은 치마를 입은 여자가 나를 신경쓰며 핸드백으로 다리를 가리고 있었다. >> 그럴싸하죠? 그러나 이것도 좋은 핍진성은 아닙니다. "내가 신촌역에서 맨날 내리는데 그렇게 짧은 치마 입은 여자 없는데? 신촌 상권 죽어서 그런 옷차림 없는데? 홍대나 강남 가야 하는데?"라든가, "아유 사람 복작복작대는데 무슨 다리 가리고 그럴 짬이 어딨음? 너 신촌에서 지하철은 타봤니?" 이런 태클이 들어올 수가 있죠. 이러면 또 나가리에요. 요런 딴지 걸기가 몰입도를 방해할 수준이 되면 핍진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겁니다. 3. 개찰구를 지날 때였다. 한 여성이 역무원에게 팔을 붙들린 채 소리치고 있었다. "이거 놔! 아 진짜 놓고 얘기하자고." 사람들은 흘깃흘깃 그녀를 쳐다보고는 제 갈길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나는 고개를 돌릴 수 없었다. >> 제가 만들 수 있는 핍진성있는 문장의 한계는 이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17/01/02 11:43
전 좋더군요. 확실히 소설을 봐서 그런가.. 그냥 넘어가게 되더군요.
인생 애니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근래에 수작인 애니라고 평가하고 싶네요.
17/01/02 11:56
이 영화는 '초속 5센티미터'라는 작품을 보고 멘붕했던 팬들을 위한 위안이자 선물입니다.
'초속 5센티미터'를 보고 목구멍에 군고구마 하나씩 걸렸던 분들은 꼭 보세요. 치유됩니다.
17/01/02 16:48
시달소 보다는 음악, 주제의식이 와닿지 않음, 정도가 조금 뒤쳐지구요
영상, 구도, 작화, 연출 정도는 비슷하거나 더 위입니다. 참고로 저는 시달소를 더 높게치구요 시달소만 4번 봤습니다...
17/01/02 17:55
아뇨. 내러티브의 디테일(위에서 얘기된 개연성과 핍진성 포함해서요)과 연출에서 부족해요. 장점이라면 작화와 여운의 성질이 달라 일부 사람들에겐 더 직접적으로 와닿을 수 있다는 정도. 물론 어디까지나 시달소에 밀린다는 거지, 신카이 마코토 작품 중 제일 좋았습니다.
17/01/02 18:35
이 작품 본 친구들에게 초속5cm도 추천하려구요. 같은 감독이 만든 훈훈한 애니다..이게 재밌다면 그것도 보면 좋을거야..비슷하냐구? 응응 비슷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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