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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8/02 11:13:58
Name 박루미
Subject [일반] 우리나라 길 이야기 10(영덕-경동로,창원대로)
이 이야기도 어느덧 1년만에 -무려- 10회를 찍게되었습니다. 얼마 전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과, 부산 해운대 신도시에서의 사고 등을 보면 차량 운전자들의 부주의로 인한 대형사고가 부쩍 많아졌음을 느끼는데 사고 중에서도 가장 안타까운 사고가 즐거운 마음으로 다녀와야 하는 명절이나 연휴기간 휴가지에서 발생하는 교통 상해사고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개인이 조심해야 되는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의 교통사고는 본인이 원치 않는 상황에서 당하게 되는 것이니만큼~ 선비스럽고 교과서적인 이야기일지는 몰라도, 그래서 더더욱 조심해야 하는게 아닐지요? 운전만큼은 크세르크세스 처럼 관대하게 해야한다는 교통안전공단의 정기안전교육 과정이 생각납니다.

이 글의 포커스도 드라이빙에 촛점을 맞추고 있으니만큼, 특히나 요즘처럼 체력이 많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계절은 식후 졸음운전을 조심하시고요(졸음운전 사고는 오후  2~4시가 가장 심하다네요), 장거리 출장의 경우 차량이 꼭 필요없는 상황이라면 대중교통을 추천합니다. 지금까지 말한 것들도 누구나 지겨울 정도로 다 숙지하고 있는 내용들입니다. 잘 안지켜지거나 지켜지기 힘든 상황들에 처한 입장이라 그렇죠, 그래서 되뇌이고 반복해야 합니다. 사고는 익숙한 길에서 더 잘 나고, 우리동네 골목길에서 더 빈번하며, 집 도착 3분 전이 제일 위험한 법이니까요

여러분들의 안전한 8월 휴가를 기원하며~


23. 반대로 영덕에서 청송을 지나 안동 내륙으로 고속도로를 향해 가는 대원정

23번의 글은 이전 글에서 말한 글의 연속입니다. 당진-입장-진천-증평-문경-예천-안동-영덕을 가로지르는 유구한 역사를 가진 또 하나의 동서내륙도로인 34번 국도는 충남 당진에서 출발!, 삽교천을 넘는 '서해로', 공세-아산구간의 '장영실로', 천안(입장)구간의 '성진로', 진천구간의 '백곡로(진천을 관통하는 백곡천에서 기인)'와 '초평로-신초평로(진천 초평면 구간)', 그리고 증평-괴산구간의 '중부로', 하이라이트 구간이라 할 수 있는 문경-예천의 '경서로'와 서안동IC를 지나면서 영덕까지 이어지는 '경동로'의 합작품입니다.

충북의 빛과 소금이라는 말까지 붙여질 정도로, 과거부터 충청내륙에서 천안 경부를 이어주는 길이자 당진항, 서평택으로도 나갈 수 있는 중부 물류의 기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당진에서 안동대학교 전 까지 이쪽 도로는 상당히 잘 뚫려있고 쾌적합니다. 화물이 좀 있지만 고속도로 공사구간 말고는 거의 공사구간으로 도로가 단절되거나 하는 부분도 없는걸로 압니다.

예외적으로 올 여름 휴가 테마에 고심하시는 분들에게 드리는 추천 팁으로 이 34번 국도 횡단을 해보시는 것은 어떨지요? 우리나라 살면서 중부내륙을 동서로 관통하는 일이 얼마나 있을것 같나요? 이런 이슈는 일부러 만들어보는거죠 -_-)

영덕군 : 서울시청 기점 330km
물론 통영은 378km, 거제/울산은 400.1km, 완도는 무려 440km 등등 내륙으로 본다면 운행거리만 4시간이 훌쩍 넘는 곳들도 있습니다만, 그래도 영덕은 접근성을 고려한다면 굉장히 멀게 느껴지는 곳입니다. 영덕을 편하게 가는 길은 김천-대구-포항-영덕으로 가면 되고요, 무식하게 가는 길은 영동-동해고속도로-삼척-울진-영덕으로 가시면 됩니다. 그나마 7번국도에 의존하는게 제대로 놀러가는 기분에 얹어본다면, 재미도 있고, 볼거리나 먹을거리도 많죠(느긋~한 분들에게 추천)

하지만 아무리 길이 좋다한들 거리상 다들 '상당히' 비효율적인지라, 결국엔 중앙고속을 타고 서안동-청송-영덕의 내륙 국도를 타는게 일반적입니다. 이걸 넘어올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체로 이 쪽에서 휴가를 마치신 분들은 일부러 먼 길을 피곤하게 돌아서 올 이유가 없기 때문에, 보통은 34번 '경동로'를 역으로 타넘어서 오시게 되는데 ~ 그런데 이 길이 왕복 2차 옛날 길인데다 넘어오다 보면 좋은 풍경들이 많아 그냥 지나치기 힘듭니다.

쭈욱 산비탈을 타고 느긋하게 넘어가는 시점에서 좌우로 펼쳐지는 푸르른 비탈의 경사와 옛 대한뉘우스에서나 나올법한 시골마을, 손으로 기름가격을 써놓은 허름한 주유소, 뜬금없는 위치에 서 있는 옛날 버스표지판 등등 그 모든 청송스타일 레트로를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영덕에서 내륙으로 빠르게 접근하려면 결국 선택지가 이 길밖에 없다는 단점도 있지만~ 여행객들은 바쁘게 스쳐가는데, 시간은 그 자리에 지금도 머물러 있는 그런 길이라고 할까요?

이 길은 안동에서 넘어갈 때는 보이지 않습니다. 당연하겠죠? 이미 임하호의 거친 비경에 시식권을 먼저 줘버렸으니 배가 불러서 말입니다. 다만 그 배가 꺼질 때 쯤, 영덕에서 넘어올 때는 그 맛이 제대로 느껴지는 길입니다. 그래서 이 34번의 동쪽구간 '경동로' 는 역으로 넘어오는 것을 추천합니다. 단 한 밤중에는 추천하지 않습니다(길이 전체적으로 극히 외진 구간인지라 한 밤 중에 빨리 서울로 올라가야겠다며~ 급한 마음에 속도를 내시면 굉장히 위험한 길입니다.)


역시 다음맵신에게 요청해 본다면? 이런 느낌의 길입니다.


24. 멀고 먼 창원시 & 와일드 창원시

한 여름 업무차로 처음 찍어야 했던 창원은, 멀고 정말로 먼 도시였습니다. 그 느낌이, '다 온거 같은데 -님 아직 100km 남았음 키-', '아직 영산IC임 님 더 가야댐 키' // 북창원IC로 진출하자 마자 우릴 기다리고 있는 것은, 예상보다 엄청난 양의 교통체증과 더불어 깜빡이고 나발이고 그냥 이니셜D의 실사판을 찍어대는 버스와 택시들, 그리고 빈 틈만 나면 무깜빡이로 핸들부터 들려서 끼어드는 분들과, 그에 맞서는 빈 틈만 나면 풀악셀부터 밟아제끼고 보는 분들의 전쟁터였는데, 더 놀란 것은 그게 이 동네에선 일상 생활이더라고양 -_- ;;

깜빡이는 사치요, 신호 바뀐지 0.5초(1초도 아닙니다)만에 뒷차가 '넌 빠아앙이야!', 특히나 지방 표시가 되어 있는 구번호판(서울 0000같은)에는 자비없는 견제가 들어옵니다. 진짜 액티브하고 와일드한 도시입니다. 서울의 양반들에게선 볼 수 없는 상남자 스타일의 솔직히 부산의 와일드함도 한 몫 한다지만, 창원이 가장 심한 느낌입니다.

'창원대로', '의창대로' ~ 창원을 대표하는 2대 중심도로이자 굉장히 넓습니다. 그런데 그 넓은 도로임에도 통행량이 어마무시하고, 차종-연령-성별 불문 레이서들의 경쟁마저 치열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일 때문에 꼭 가야했던 창원 진해구청은 정말로 멀고, 또 멀고, 또 멀더군요, 창원도 넓고, 진해를 가려면 거의 북창원IC를 나와 창원대로 자체를 관통해서 끝까지 나와야 하고, 도로는 넓지만 그 넓은 도로를 다 채우고도 정체는 길의 끝까지 이어져 있고, 그 느낌 아시나요? 넓은 길이 곧고 쭈욱~~ 뻗어있는데 그 길을 전부 꽉 채우고 있는 시뻘건 브레이크등의 압박, 마치 혈관을 달리는 적혈구들 처럼요, 그건 운전자 입장에서 본다면 공포 그 자체입니다. 생전 처음 찾은 창원 한복판에서 그 공포를 느꼈습니다.

고속도로의 스트레스는 그냥 커피 수준도 아니었습니다. 특히 진해로 가야하는 길이 '안민터널'과 진해대로를 타는 '장복터널' 2개 노선 뿐이다 보니, 난 초행이니 네비놈 지시대로 '안민터널'로 갔을 뿐인데, 저녁 피크타임+안민터널에, 한 30분 넘게 갇혀 있었을 뿐이고, 그냥 이유없는 짜증과 스트레스가 스믈스믈 치밀어 오를 뿐이고 ㅜㅜ

결국 우여곡절 끝에 저녁 자리로 만난 구청 담당자(연락도 안되던 X맨)에게 '에이 전화주시고 내일 오전에 오시지 그랬어요?' 라는 말을 듣던 순간, 그 날 저녁 진해역 인근 모텔의 침대에서 칰킼을 씹다가 TIG원사운드님이 빙의된 채 급 '데꿀멍 데꿀멍 데꿀멍'


<-- 진짜 저랬습니다. 데굴데굴데굴데굴


2일 전 창원의 기온이 무려 37도였다고 하네양> 체온에 육박하는 더위 속에, 그보다 더 한 레이서들의 열정이 얼마나 끓어서 넘쳤을지요? 근데 신기한건 이 동네가 교통사고는 많이 안난다네요?((-_-)) 왜? 응? 어째서? 왜?


Next to..
(이제 다시 동해안으로 갑니다)
25. 강릉 경포 - 주문진 해안도로
26. 부연동길
27. 제주시 1132 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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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
16/08/02 11:36
수정 아이콘
크크 저는 체감상으로는 아무래도 부산이 더 운전하기 힘들다는 느낌이어요. 운전자성향은 둘째치고 길들이 너무 복잡하더라구요.. 서울은 길은넓으나 그보다 더많은 차들땜에 운전하기 짜증나고...
박루미
16/08/02 11:51
수정 아이콘
부산 길이 거시~~기 하죠?
부산에 대해서는, 무려 3편으로 나뉜 '특집' 편을 구상하고 있사옵니다 -_-)
예고편 "부산: 뜻밖의 동대신"
sensorylab
16/08/02 11:37
수정 아이콘
진해주민입니다. 영산ic 경유해서 내려오셨다면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이용하신거 같은데,
서마산ic에서 빠져 장복터널를 통해
진해로 오시는편이 낫지요.
말씀하신 경로는 더 멀고 더 차가 막히는... 네비 참..

창원 버스는 정말 롤러코스터입니다.
신호위반도 밥먹듯이 하기에 정말 조심해야합니다.
이미 적응이 된건가 일반 운전자들은 잘 모르겠군요.
오신 김에 즐거운 시간 보내다가 조심히 돌아가십시오.
박루미
16/08/02 11:41
수정 아이콘
관용차라 네비가 업뎃이 안되어서 이쪽으론 안찍어주더라고양 -_ㅜ
게다가 실시간 교통정보 이런걸 반영하진 않을테니 흑흑

물론 위 글은 한 5년? 전 얘기입니다. ~(-_-~)
16/08/02 11:57
수정 아이콘
통행요금 신경 안쓰신다면 진해가는데는 내서JC-쌀재터널-마창대교-장복터널 루트가 가장 빠르죠. 길도 시원스럽고 경치도 좋습니다. 물론 마창대교 통행요금이 심하게 압박스러워서 문제지만...
박루미
16/08/02 12:05
수정 아이콘
그런거 보고 느끼는건데 네비서비스가 은근 서울집중형이고
지방은 좀 소홀한 면이 있더군요 -_- 좋은 길이 있음에도 구태연한 길을 알려준다던지
제가 알기론 주기적으로 업뎃을 해줘야 하는 네비의 경우 그 업뎃도 '제보'나 '안맞는 길에 대한 항의(!)'를 받아서 수정하고
반영한다고 들었는데, 확실히 수도권이 사람이 많고 하다보니 그런 피드백이 즉각적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저도 잠시 아산에 살았었는데, 확실히 지방생활을 하다보면 길이 안맞아도 통행량이 많지 않으니 공사구간은 돌아가고, 아는 길이라
네비따위 의존하지 않아도 되니까, 당장의 불편은 없었던거 같아양, 그러니 피드백할 이유도 없고요

암튼 저 때 마산에서 외곽으로 나가야 하는데, 눈 앞에 뻔히~ 편한 길이 보이는데, '내가 돈을 내서라도 유료도로로 편하게 가겠다' 는데...
끝까지 우회로로 돌리는 네비와 싸우고 말았다죠

뭐 이젠 길을 아니까 네비가 뭐라고 떠들건 말건 마창대교로 편하게 날라 댕기지만요 (~-_-)~ 감히 기계주제에!!
srwmania
16/08/02 11:57
수정 아이콘
응? 부산이랑 창원이랑 비교하면 운전 여건(매너든 도로 사정이든)은 창원이 비할 수 없이 좋습니다 (...)
박루미
16/08/02 12:07
수정 아이콘
도로사정은 당연히 창원히 좋아양~ 길만 익숙하다면야
어디든지 후딱후딱, 부산은 음~

부산에 뭣도 모르고 감히 '구타렉스'를 몰고 갔다가 KTX 부산역 근방에서 멘탈이 파괴 직전까지 갔었
16/08/02 12:31
수정 아이콘
으으응?
창원에서 16년째 운전하고 있는데.. 와일드하진 않았습니다? 쿨럭;;
그래도 요즘은 깜빡이 넣고 들어가는 사람들 많아요.
깜빡이와 들어나는게 같은 타이밍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으응?
근데.. 네비가 서마산으로 해서 안내를 할꺼 같은데.. 북창원으로 안내를 했나봐요;; 100원 더 비싼데 말입니다 -.-;
박루미
16/08/02 12:46
수정 아이콘
참고로 위 글은 5년도 넘은 얘기이긴 합니당 -_-)..
저 때는 북창원으로 뻬더군요? 그보단 대부분의 차가 저기로 빠졌습니다. 아래로 향하는 관련 고속지선이 연결이 안되었던가? 싶기도 하고양
싸이유니
16/08/02 12:58
수정 아이콘
영덕 경동로가 집인대 여기서 반갑네요.
안동우로 가는길은 아직 2차선이도 재도 2개나 있어서 길은 험하지만 아직 90년대 정치도 많이볼수있습니다. 특히 영덕 달산, 청송 진보,석보쪽으로가면 여기 아직이런곳있으신줄 놀라게 될거에요.
박루미
16/08/02 14:05
수정 아이콘
지역분이셨군요 반갑 -_-)>
그런데말입니다
16/08/02 16:14
수정 아이콘
부산-김해-창원-진주를 근방으로 10년째 운전하는 운전자입니다.
서쪽으로 갈수록 매너가 좋아져요..
부산에는 왼손불구자들이 어찌나 많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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