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잠잘까입니다.
다루는 영화는 10편(사실은 8편인데 2편은 PGR에서 너무 자주 나왔던 영화들이라 걍 최근 재감상한 2편 포함, 총 8편+2편)이고, 전체적으로 다 재미있게 봤던 것 중에서 PGR에서 언급이 적거나 없던 것 위주로 적어볼까 합니다.
트로픽 썬더, 케빈 인더 우즈, 올 이즈 로스트, 드라이브, 자헤드, 시리아나, 론 서바이버, 캡틴 필립스, 킹메이커, 마이클 클레이튼
1. 트로픽 썬더
감독 : 벤스틸러
출연 : 잭블랙, 벤스틸러,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매튜 매커너히 등등
장르 : 코믹, 액션, 전쟁
각각 사연있는 5명의 배우가 세트장이 아닌 실제 베트남을 가서 전쟁영화를 찍다가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영화입니다.
벤 스틸러 나오는 영화니 큰 기대는 안했는데(제가 코믹물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생각보다 재미있었습니다. 그래도 미국식 조크라 기괴한건 어쩔 수 없더군요. 흐흐. 기존 전쟁 영화 패러디가 섞여서 빅재미는 아니더라도 잔재미는 보장합니다. 여기에 제가 그렇게 배우들을 많이 알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간혹 지다가는 장면마다 아는 배우들이 많이 나와서 눈도 즐거웠고, 몇몇 배우들은 아주 이색적인 연기를 펼친 점(로다주외 1명)도 좋았습니다. 가장 큰 매력이라 하면 의외로 충실했던 풍자(할리우드, 전쟁, 배우)가 아닐까 싶어요.
다만, 웃음, 신체 잔혹성에 비해 풍자의 강도는 크지 않아서 좀 아쉬웠습니다. 거기에 극 중 터그역인 벤 스틸러와 커크 역인 로다주 간의 대립 이후의 해소 관계가 썩 매끄럽지 않아서(그런 갈등이 풀린 후의 결과는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뭔가 꿍한 느낌은 지울 수가 없더군요. 뭐 코미디 영화에서 이런 걸 생각하는 것도 웃기긴 하네요.
2. 케빈 인 더 우즈
감독 : 드류 고다드
출연 : 크리스 헴스워스
장르 : 공포, 스릴러
뻔한 공포영화처럼, 일반적인 커플+이뤄질 것 같은 커플+감초맨이 산장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공포 스릴러 입니다.
보면서 느꼈지만, 이 영화는 참 극과 극의 평가를 받을 것 같더군요.
저는 호였습니다만, 몇몇 분들은 '이게 뭐야?' 싶기도 할 것 같아요. 감독이 공포물 장르를 계속 비틀기 때문에 스토리라인에 집중하기 힘들고, 몇몇 장면은 '헐....' 싶을 정도로 클리셰를 파괴하기 때문에 맥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여담으로 저는 한때 공포스릴러를 굉장히 좋아했다가 나이를 먹고선 무서워서 안봅니다(...). 그런 후에 이 영화를 보게 된 터라 제가 알던 몇몇 공포물들의 공식들이 깨져나갈때 손을 불끈 쥐면서 흥분하더군요. 흐흐. 공포영화는 아니지만,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저는 영화를 보고나서 위키나 팬사이트를 통해 비하인드 스토리를 찾는 걸 즐기는데 이 영화가 가장 남는게 많더군요. 영화나 게임에서 나오는 괴물들 사연이 그리 많은지 처음 알았습니다.
3. All is lost
감독 : J.C. 챈더
출연 : 로버트 레드포드
장르 : 액션, 드라마
아주 우연히 이 영화에 대한 소개를 읽게 되었는데 아주 의미 심장한 문구인 '대사가 별로 없다' 이거 확인하고 바로 봤습니다.
주연 1명, 대사 기껏해야 10줄, 배경도 전부 바다. 이안 감독의 라이프 오브 파이는 배경이 너무 휘황찬란해서 눈이 부시기라도 하지, 이건 웬 아저씨가 사투를 벌이는 생존영화일 뿐인데... 재미 있습니다. 어릴때 자기만의 공간이랍시고 여러가지 아이템(이라봤자 장난감)등을 이곳저곳 배치해서 뭔 일이라도 있는듯이 그 아이템 활용했던 기억이 있으실 겁니다. 그게 아니더라도 결혼 혹은 집을 장만할때 남자들의 필수 아이템인 '공구함(...)'을 사서 훗날을 대비한 기억도 있으실테고요. 솔직히 전 이 영화에서 그 갖가지 아이템을 활용하는 데에 더 큰 재미를 느꼈습니다.
물론, 이 영화의 주제는 그런게 아니고...
가장 인상 깊은 건 삶의 강렬한 의지 끝에 발현되는 인간의 본성입니다. 그만큼 고난과 역경이 계속 휘몰아치는데 끊임없이 생존을 갈구하는 모습이 참 경이롭거든요. 그 강렬한 의지를 위해 대사부터 등장인물, 배경 등을 모조리 쳐낸 영화가 All is lost 라고 생각합니다.
4. Drive
감독 : 니콜라스 윈딩 레픈
출연 : 라이언 고슬링, 캐리 멀리건, 알버트 브룩스
장르 : 액션, 스릴러
사실 본지는 꽤 되었습니다. 하하. 근데 근래에 다시 봤네요. 전 오늘 소개할 10편 중에 가장 재미있게 봤습니다.
어떤 일(범죄)이든 운전만 하는 대리기사 라이언 고슬링이 유부녀에 눈을 뜨면서(?) 벌어지는 액션 스릴러 입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라하면 속도감의 극단을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해냈다고 생각합니다. 빠르고 느리게 달리는 드라이버의 속도감도 있겠으나 주인공인 주인공인 라이언 고슬링의 움직임을 절도있게 때론 잔혹하게 그려냈으며, 성격마저 살인마&순정남 이미지까지 갖추게 만들어서 영화 내내 이런 모습들을 적절히 변화시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뻔한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양면성을 통한 입체감을 흠껏 느낄 수 있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라이언 고슬링은... 제가 여자라도 반할 정도로 멋있습니다. 씁...
5. 자헤드-그들만의 전쟁
감독 : 샘 멘데스
출연 : 제이크 질렌할, 제이미 폭스, 크리스 쿠퍼
장르 : 전쟁, 드라마
쾅쾅 부시는 영화를 보고 싶다가 되려 숙연만 해진 영화입니다. 대학교를 떨어지면서 할거 없는 주인공(제이크 질렌할)이 미 해병에 입대하면서 이라크 전쟁에 참여, 그리고 제대까지를 다룬 영화입니다.
재미있게 봤다...라기엔 솔직히 말해서 그저 그랬습니다. 물론 쾅쾅 영화를 보고 싶기도 했으나 이런 전쟁의 참상을 알리려는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좀 질리는 감이 있더라구요. 다만, 군 상충부를 중심으로 전쟁을 비판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밑바닥(병사들)생활을 통해 전쟁의 참상 표현했다는 점은 인상 깊게 봤습니다. 어쩌면 미드 '제너레이션 킬'의 진지버전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아. 자헤드는 미 해병을 가리키는 속어라고 합니다. 고로 '자헤드-그들만의 전쟁'이란 제목에서도 이 영화가 주는 교훈을 잘 알 수 있지요.
그리고 절대 자헤드2는 보시면 안됩니다. 전혀 다른 전쟁물...
6. 시리아나
감독 : 스티븐 개건
출연 : 조지클루니, 멧 데이먼, 제프리 라이트
장르 : 드라마, 스릴러
정말 재미있게 보고 싶었는데 너무 어렵습니다. ㅠㅠ
꼭 시대적인 상황이 아니더라도 '원유'의 이익을 쟁취하기 위한 여러 집단의 분쟁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이 영화가 가진 매력은 이런 각 집단의 이해관계를 잘 접목시킨데 있습니다. 큰 스토리로 보자면 강대국 미국이 '강아지아이' 라고 볼 수 있지만, 지적싸움을 벌이는 여러 개인 혹은 단체들이 내세우는 논리가 촘촘히 얽혀있기 때문에 중동시장의 석유분쟁을 잠깐이라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는 개뿔 너무 어려웠네요. ㅠㅠ
그렇기 때문에 극 중 캐릭터가 조금 단조롭습니다. 영화는 3~4가지 흐름으로 각기 연주되다가 마지막에 하나의 꼭지점에서 모이는데(큰 스토리를 위해 모든 걸 부속품화), 캐릭터가 단조로우니 흐름을 파악하는게 쉽지 않더군요. 영화는 좋은데 제가 멍청한 거라고 애써 위안삼아 봅니다.
7. 론 서바이버
감독 : 피터 버그
출연 : 마크 윌버그, 에릭 바나, 테일러 키취, 에밀 허쉬, 벤 포스터
장르 : 액션, 스릴러, 전쟁, 드라마
역시나 쾅쾅영화 보려다가 본 작품인데... 자헤드 와 다르게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제가 말한 쾅쾅(때려 부시고, 도시 아니 대륙이 박살나고...) 뭐 이런게 나오지 않았는데 말이죠.
실제 사건인 레드윙 작전을 모티브로 만들어졌고, 그만큼 현실성에 주안을 뒀는지 교전 장면이 화끈합니다. 여느 블록버스터처럼 박살나고 그런 장면은 없으나 네이버씰과 빈라덴 수하(?)와의 산악 총격전은 당시 분위기를 생생히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광장히 날카롭고 현실적으로 그려냈습니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초반에 사람으로서 응당 생각해야할 인권 VS 군인으로서 무조건 행해야하는 교전수칙이 생존 앞에서 대립하게 되는데, 이게 후반에 가서는 다른 방식으로 발현됩니다. 그리고 그 부분에서 앞의 상황이 오버랩 되며 여러 생각할 거리를 남겨주고 있지요.
8. 캡틴 필립스
감독 : 폴 그린그래스
출연 : 톰행크스
장르 : 드라마
소말리아를 지나가는 화물선을 운영하는 필립스 선장과 그 앞마다를 터전으로 생활하는 해적과의 사투를 벌인 실화 영화입니다. 일단 톰 행크스의 연기력은 최고. 인질로 잡힌 후, 해적들과의 교감을 하면서 안심을 시켜주다가 갑자기 저항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는데, 이걸 너무 생생하게 그려냈습니다.(마지막 연기는 뭐 덤이구요.) 정말 살기위한 몸부림. 거기에 해적들 리더인 흑형(배우 이름을 모르겠네요)는 약간 어리숙하면서 무조건 이 일을(납치) 해내야 한다는 걸 연기에 잘 녹여내서 필립스 선장과 적절한 밀당을 이루고 있습니다.
다만, 이 영화는 (극 중 해적과 선장의 대화에서 나오듯) 어느 한쪽이 선이고 악이라고 규정하지 않는 영화입니다. 두 집단 모두 사연이 있습니다. 그래서 극초반 진행될때 필립스 선장만 보여주지 않고, 해적들의 실상도 동시에 보여줍니다. 근데 중반에 흐르면서 선장의 삶의 의지는 크게 조명되는데 반해, 해적들은 '왜' 사람을 납치를 해야하는가(정확히는 왜 배를 털어야 하는가)는 크게 부각하지 않아서 좀 아쉽습니다.
더 아쉬운건 이런 선역 캐릭터로 그려진 필립스 선장의 실상은... 영화와 다르더군요. 이것저것 찾아보고 나서 뒤통수 맞는 느낌이었습니다.
9. 킹메이커 (The Ides Of March)
감독 : 조지 클루니
출연 : 라이언 고슬링, 조지 클루니,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폴 지아마티
장르 : 드라마, 스릴러
드라이버와 함께 이것도 사실 꽤 오래전에 봤습니다. 당시에 단순히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의 연기를 보기 위해서 본건데... 라이언 고슬링에 반해서 결국 '드라이브'를 봤고 거기서 우왕왕을 외쳤죠. 얼마전에 이 영화를 다시 우연히 보게 되었고, 그래서 드라이브를 또 보고 우왕왕을... 조만간 온리 갓 포기브스도 볼까 생각중입니다.
주인공인 라이언 고슬링은 대통령 후보인 조지 클루니를 당선시키기 위한 보좌관으로 나옵니다. 그가 우연히 대통령 후보와 연관된 사건을 겪으면서 변화하는 심리와 행동거지가 이 영화의 재미라 할 수 있습니다.
영화는 긴박감도 있고, 극 중 다양한 캐릭터들 모두 선이 살아 있어서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라이언 고슬링이 분한 스티븐(홍보전략관)이 다양한 주, 주연 캐릭터들과 다 얽혀 있기 때문에 아주 맘편히 봤던 영화가 아닌가 싶어요. 뭔가를 찾을 필요도 없고, 흥분할 필요도 없이 담담하게 주인공 움직임과 성장에 맞춰서 본 영화입니다.
10. 마이클 클레이튼
감독 : 토니 길로이
출연 : 틸다 스윈튼, 조지 클루니, 톰 윌킨슨
장르 : 스릴러, 드라마
대형 로펌에 소속된 뒷처리꾼 변호사인 주인공(마이클 클레이튼)이 한 사건을 파헤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영화입니다.
사회적 메세지를 주는 영화가 아님에도 생각보다 건조한 영화입니다. 주인공 직업이 직업이니 만큼 앞으로 벌어질 사건이 충분히 예상되기도 하고 거기에 갈등구조가 표면화 되면서 상황이 긴박하게 벌어짐에도 불구, 작중 분위기는 잔잔하게 그려집니다. 흡사 '두고보자' 하는 식으로 진행되는 듯 하죠. 그리곤 결국 쾅!
그리고 그 쾅!이 이 영화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쾅! 이후는 더더욱 매력적이구요. 아 역시 마성의 남자 조지 클루니.
여담으로 틸다 스윈튼의 (연출이겠지만)겨땀이 이 영화의 진정한 볼거리가 아닌가...흐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