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게시판에 위기의 남녀관계 이야기가 나올때..써둔 이야기인데 반쯤은 써뒀는데 마무리를 언제나 차일피일 하다가 오늘 올립니다. 이 글은 1인칭 시점의 '픽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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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학부 복학생때의 일입니다. 집에서 일찍 자려고 하는데, 그날따라 평소에는 전화도 안하던 동아리 후배 여자녀석한테 전화가 왔어요. 우리집 근처에서 친구랑 둘이서 술먹고 있는데 둘이 먹으니 심심하다고 쪼인하시라고요. 제 친구한분 데리고 쪼인하시래요.. 말이 쪼인이지 사실....남자 둘이 와서 술값도 내주고 즐겁게 해줘요~ 라는 청탁인거 알고 있었습니다. 저에게 연락하기전에 딴곳에 두루두루 돌렸을만하다는것도 알고 있었어요. 그런 상황에서 그냥 간다고 하기 뭐해서 친구는 이뻐?라고 물어봤어요. 안이쁘다고 안갈것도 아니었는데, 후배에게, 너 나한테 이러는거 이쁜 친구랑 있으니깐 그러는거 아니면 내가 나가면 나한테 절대 복종해라 정도의 경고의 메세지였었어요. 덧붙히자면, 후배가 이쁘장한 편이라 정말 친구는 누구든 아무런 상관이 없었어요. 그런데 '제 친구는 겁나 이뻐요~ 남자한테 인기많아요'라면서 오라 그러더라고요. 당연히 내가 그 상황이라도 그렇게 포장하겠지..라고 생각하며 주섬주섬 챙겼습니다. 앗 그리고 원래 제 친구 데리고 나오라고 했었었죠. 제가 오늘 시간되는 친구 없어서 그냥 집에서 잘란다 라고 했더니 혼자라도 일단 오셔서, 오빠친구들을 불러달라 더라구요. 그래서 일단 나갔습니다!
후배의 친구는 제 예측보다는 훨씬 얼굴이 괜찮았습니다. 겁나 이쁘진 않았지만, 나쁘진 않았어요. 약간 차갑고 도도한 인상이었죠. 전 진짜 립서비스인줄로만 알았는데 말이죠. 근데 중요한건 얼굴이 아니었어요. 몸매가 깜놀이었습니다. 당시에 호프집에서 도착했더니 여자둘이 있는 테이블이 딱하나 있는데, 후배가 키가 68이라고 말하고 다니는 늘씬한 여자였는데 같이 있는 분은 후배보다 더 크시더라고요. 그리고 그쪽 의상들이 둘다 흐뭇하더라고요. 후배는 적당히 몸에 딱붙는 티셔츠와 스키니진을 입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후배의 친구는 비슷한 스키니진 위에 크롭탑을 입고 계시더라고요. 것도 나시형 크롭탑을 입고 앉아계시는데 늘씬하면서도 가슴골은 전방위 오픈되있더라고요. 지금도 그러면 어느 정도 시선을 모으겠지만, 그땐 정말 장난아니었습니다. 모두가 쳐다보는 느낌이었어요. 그 당시엔 일반 호프집에서는 정말 보기 드문 장면이었어요. 제가 처음 보고 후배에게 한마디했어요. 니들 의상이 심상치가 않다고. 후배는 클럽가려고 모였다가 죽치고 앉아서 술먹다가 어쩌다 클럽은 안가고 오빠동네라서 오빠를 부르게됐다는 변명이 있었습니다. (왜 안갔는지도 얘기했는데 잊어버렸네요..) 그러면 날부르지 말고 클럽에 갔었어야지 라고 핀잔을 주면서 자리에 앉아서 시켜놓은 과일소주를 부어서 후래자식 3배를 하면서 분위기에 녹아갔었습니다. 자리는 후배옆에 가방이 놓여진걸 보고 옳다구나 하고 일단 후배의 친구옆 그러니깐 크롭탑녀 옆에 앉았습니다.
<크롭탑을 모르시는 분들을 위한 나시형 크롭탑>
그분은 저를 처음볼때부터 오빠라고 불러도 되냐고, 그리고 오빠시니깐 말을 놓으라고 이야기하면서 차가워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붙임성있는 플레이를 하고 계셨어요. 제 생각에는 원래 안그러신분이 술을 좀 많이 드신거 같더라고요. 보통은 동아리 후배면 같은 학교후배라서 자연스레 그 친구는 학교후배가 되서 말을 편하게 놓게되는데, 제가 복학생이 되기전에 했던, 오늘의 이 후배와 같이 속했던 그 동아리는 연합동아리였었어요. 그마저도 안나간지 오래됐고 그 후배말고는 연락되는 사람도 없었어요. 그래서 원래도 말놓는거 어려워하지만, 후배의 친구에게도 함부로 말을 놓을수 없었어요. 그래서 오빠라고 불러도 되고 말은 차차놓겠다라고 이야기하며 같이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제가 원래 자연스러운 권주 전문가라서, 같이 술을 기분좋게 마시다보니 자연스레 두분 모두 속칭 꽐라가 되어 있으신겁니다. 후배는 졸고 있고, 그분은 저에게 반말을 지껄이고 계시더라고요. 야!! 누나가 어쩌고 저쩌고. 누나가 한잔하자면 넌 한잔 해야지!!! 말끝마다 누나가 누나가 누나가.
술드시면서 누나놀이 즐겁게 하시라고 마치 제가 동생인것처럼 성심성의껏 받아주고 있었는데, 그 여자분이 술이 더 많이 되셨는지 갑자기 눈빛을 바꾸시더라고요. 그러면서 갑자기 저한테, '너 귀엽다?' 이러더라고요. 제가 '무슨 말씀이세요?' 라며 이야기하니 안그래도 여자치고는 키도 크신분이 팔을 들어 저의 목을 휘감고 저의 목을 헤드락걸며 제 얼굴을 자기 가슴에 비비시더라고요. '너 나랑 사귀자 임마.' 라며 가슴에 폭 파묻히게 해주시던데, 힘이 없어서 그걸 당한건 아니고 ... 제가 무슨 말을 할까요. 그저 누리고 있었습니다. 못이기는척 '누나 왜이러세요' 라는 적당한 메세지 던지면서요.
그리고 저를 가슴지옥에서 꺼낸뒤에 저를 지긋이 쳐다보시더라고요. 원래라면 이때 무조건 go 하지만!! 후배의 친구라 좀 조심해야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제가 한번 떠봤습니다. 윗입술을 아랫입술로 침을 묻히고 아랫입술을 윗입술로 침을 묻혔어요. 상대방과 눈을 맞추면서 웃으면서 매우 천천히. 그랬더니 갑자기 훅 하고 들어오시더라고요. 그래서......감사히....그리고 적당히 하고 나니, 술을 너무 많이 취하신거 같더라고요. 호프집이라 냅킨을 빌렸습니다. 냅킨에다가 '누나 저 아껴주실거에요?' 라고 쓰고 by 누구네 선배라고 쓰고 연락처 쓰고 백에 넣어놨어요. 그리고는 후배를 깨워 후배를 먼저 택시태워 보내고 친구는 집에 데려다주고 왔어요. 집에 잘 데려다 주고 그냥 왔습니다.
다음날 연락이 와서 오빠 어제 죄송했어요 오늘 저녁 살께요라는 말씀을 하셔서 다시 만났고, 그날 어제 당신이 한말은 진심이냐라는 질문에 그저 죄송하다고만 하길래.. 난 기분 좋았으니 한번 만나보는게 어떻겠냐는 저의 제안에 알았다고 해서 일단 사귀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만났었다면..즐거워야 했지만, 처음 2주는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그냥 잘 만나고 지내고 있었는데. 좀 여러모로 이상했어요. 집에 있을때는 잘없지만 집에 있으면 연락이 엄청 잘돼요~ 근데 나가면 연락이 너무 안되더라고요. 근데 거의 주 6회를 밖에 나다니는.. 연락이 안된다는게 그저 답을 하지 않는다는건 아니었습니다. 그저 답을 안할때도 많았지만, 연락이 띄엄띄엄되면, 그 연락을 답을 해줄때가 있잖아요. 예를 들어 걔가 나가기전에, 집에 있을때 제가 뭐라 이야기했어요. 걔가 나가느라 연락을 못받았어요. 그걸 5시간만에 확인을 하고 답을 하는데...그걸 받자마자 바로 답문을 보내도 답이 없고, 바로 전화를 해도 전혀 받지 않아요. 당시 알바도 안한다던 학부생 그녀가.. 이런식으로 철저히 매번 모임만 있으면 연락자체를 차단하는 느낌에서 마치 바람피는 남자가 여자 화장실 간뒤에 밀린 연락 정산하는 느낌이었어요. 그때 보내고 나면 상대가 화장실에서 돌아와서 이후 답은 못보내는거죠.
그것만이 끝이 아니라, 그 여자분은 저와 만나면, 제가 데려다 주지 않으면 엄청 무서워하며 집에 들어갈때까지 전화를 하고 싶어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원래 데려다 주지 않으니 사실 전화를 매번 받았거든요. 그리고 여자인 친구를 만난 날은 오빠 무섭다 이러면서 전화를 하더라고요. 그러면서도 친구를 만났다는 날은 언제나 집에 와서야... 3-4시간전에 보낸 제 문자를 답해줬습니다. 그 무서움 타는애가 저를 만나지 않으면, 집에오는 길에 저의 문자를 답해주지 않고, 언제나 집에 도착해서야 연락을 하더라고요. 저랑 헤어지면 헤어진 순간부터 집에 들어갈때 까지 불안해 하던 그여자가 말이죠~ 그래서 누가 데려다 주나보다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주 6회를 저녁 술자리 모임을 나가시는 분이라.. 여자가 매번 데려다주는건 무리고, 남자가 있겠구나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 남자라는게 꼭 사귀는 남자 이런건 아니었어요. 여튼 활용하는 남자가 있겠구나... 이런 상황에 전 어떻게 할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전 사실 이걸 느끼고도 기분이 크게 나쁘진 않았었어요. 뭐랄까.. 누구나 그럴수 있다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전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좀 짜증은 나지만, 만난지 한달밖에 안된 남친때문에, 상대가 그간의 benefit을 모조리 청산하는것도 좀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지금은 니가 내 가치를 몰라서 지금 이러는건데, 일단은 너 하고 싶은대로 해라. 나는 2달뒤에 다시 내 가치를 알게된 너와 이 문제를 이야기하겠다' 라고 혼자 생각하며, 제 맘대로 2개월의 유예를 줬습니다. 그리고 제가 유예를 준것을 제가 '일부러' 까먹고 있었기에 2달간은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당연하겠지만, 2달뒤에도 그녀는 전혀 바뀌지 않았습니다. 제가 위의 생각을 한것이 사귄지 1달좀 넘을때라 2달뒤 즉 100일이 될때 까지 전 시간을 줬는데 달라진건 없었어요. 아주 약간 예전보단 연락이 잘되는정도? 저도 만나는건 싫지않았지만, (이게 싫었다면 그냥 헤어졌겠죠.) 문제는 분명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원래 2달을 니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혼자 놔둘때, 두달뒤에 바뀌지 않으면 헤어지겠단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원래 2달을 그냥 넘기면, 알아서 정리하고 저에게 올거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러지 않았죠. 만약 그러지 않으면 어떻게 할까에 대한 plan B도 있었습니다. plan B는 이야기였습니다. 어떤 이야기냐면 '다 알고 있으니 지금 스톱해. 스톱하면 내가 없던일로 해줄께.' 라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불러서 술을 먹었죠. 그리고 어느정도 술이 오른뒤 심도깊은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이후 대화는 저를 A, 상대를 B로 지칭하겠습니다.
A: '내가 이제껏 그냥 넘겼는데 너 이제는 그러지마라'
B: '뭘?'
A: '니가 더 잘 알거잖아.'
B: '뭘????'
A: '왜 그러냐 너.. 넌 나를 바보로 알어? 그냥 정리해. 지금까지뿐라면 정말로 내가 없었던 일로 해줄게.'
저의 그말을 들은 그녀는 갑자기 눈물이 그렁그렁 해져서는 "오빠 이제껏 알고 있었어?" 라며 펑펑 울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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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길어서 끊어가겠습니다.
혹시 연재도중에 '연재내용에 관련된' 문제가 생기면 연재는 끊어질수 있습니다. 그건 제가 어떻게 할 수 없는거 같아요. 제가 예전에 그러한 이유로 연재를 중단한것이 있는데, 기다렸던 분들께는 정말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