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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8/31 12:03:14
Name 세인트
Subject [일반]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이건 글 쓰기 전에 미리 쓰는 건데, 회사에서 몰래 글쓰기가 정말 힘들어진다. 알트탭이 아무리 빨라져도 미리 뒤에서 내 화면을 몰래 보던 부장님이 다가오는게 두렵다. 이사님은 오늘따라 왜이리 내 자리 주변에서 빙빙 돌면서 국제전화를 받고 계신지 모르겠다.

안그래도 끔찍하게 못 쓰고 횡설수설인 내 글이 이러한 상황에서 얼마나 더 중구난방이 될지 짐작조차 못하겠다.




예전에 MMORPG 게임(이라고 쓰고 내 인생을 상당 부분 박살낸 전설의 아재게임 와우라고 읽는다)을 할 때의 일이다.

당시 와우에는 '닌자' 라는 게 유저들의 골머리를 앓게 하고 있었다.

당시 내 지인(이라고 쓰고 나만큼 노답들이었던 지금은 아재가 된 와갤러들이라고 읽는다)들과 같이 공격대 던전 등을 즐겨 갔는데,

같은 채널러 중 한 녀석이 모 네임드 몬스터를 잡고 나서

자기가 정말 필요한 아이템이 나왔을 때,

주사위 굴림이나 골드 입찰같은 일반적인 아이템 분배 방식 대신에 공대장 지정 배분을 누르고

(참고로 그 채널러가 파티장이었다)

해당 아이템을 자기가 상의 없이 낼름 하고 먹은 적이 있었다

한마디로 닌자짓을 한 거다.

물론 채널에선 난리가 났고 (와갤러놈들이라도 지들끼리 닌자짓 나오니 욕하는건 똑같더라)

해당 아이템은 내게도 몹시 필요한 아이템이었기에

(사실 해당 장신구는 물리공격류 딜러 및 물리공격 하이브리드 직업군 모두에게 정말 좋은 아이템이었다)

나도 몹시 속이 쓰렸지만 그냥 그런갑다 어차피 지인들끼리 가니까 저놈 먹었으니 다음에 나오면 내가 먹을 확률이 좀 더 높아지겠네

그냥 그러고 말았었다.

그러고 얼마 뒤에 다시 다른 공격대 던전을 지인들과 갔고,

이번에는 도적 직업템이 나왔는데, 파티에 도적은 지난번 닌자했던 그 녀석밖에 없었으나

지난번에 닌자 당한게 괘씸하다고 당시 파티장이 그녀석에게 주지 않고

그 아이템을 심지어 착용도 할 수 없는 사제에게 줘 버렸다.


아, 쓰고보니 난 정말 더럽게 더럽게 예시를 못 든다. 아니 예시 자체를 잘 못찾는다.

위의 글은 정말 안 맞는 예시니 그냥 스킵해주시기 바란다.

(그냥 전직 와갤러였던 아재의 철지난 옛날이야기 한토막 넣은 정도로만이라도 봐주십시오 굽신 ㅠㅠ)







아무튼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사실 전혀 윗글은 무쓸모인 거고 아무튼

사실 게시판에서나 일상생활에서나 그런 경우를 참 많이 본다.



'쟤가 먼저 욕 했으니까 나도 욕 해도 된다'

'먼저 차선 안 지키고 깜빡이 안 켜고 들어온 건 저 차니까 나도 그렇게 할 거다'

'저놈이 사기쳤으니까 나도 사기쳐도 된다'




그런데 말입니다, 상대방이 그랬다고 나도 같은 행동을 하는 순간,

전 그런 우리가 그 순간 상대방에 대해 비난할 자격이 없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사고가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시켜준다고도 생각치 않습니다.

물론 저만의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정도나 상황의 차이가 있어서 그렇지,

냉정하게 팩트만 가지고 이야기해보면

상대랑 별개로 아무튼 나는 욕한 사람이고, 차선 안 지키고 보복운전 하는 사람이고, 사기범이 됩니다.

지쟈스처럼 뺨을 맞고 반대편 뺨을 스스럼없이 내어주라는 정도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다만 꼭 함무라비처럼 해야 하고, 그것이 정당한 것인가, 그것이 과연 정말 사이다고 후련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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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꼭 아랫글 때문이라기보다, 그 글에서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이야기의 지점이 있었기 때문에꼭 이야기 해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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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로그김
15/08/31 12:08
수정 아이콘
eye for an eye 하는 것 까지는 본인의 선택이라고 봅니다.
거기서 자기합리화로 혼자서 살아보고자 한다면, 그건 아니니까 같이 떨어지라고 매달린 손가락 펴줘야 하는거고..
마스터충달
15/08/31 12:08
수정 아이콘
이러니 미러링이 1회성 퍼포먼스로는 가치가 있으나, 지속적이면 추한짓이 되는 거죠.
똑같은 짓을 하면서 자기는 다르다고 말하는 것 만큼 공허한 게 없습니다. 차라리 자신도 혐오주의자라고 한다면 모를까...
다다다닥
15/08/31 12:57
수정 아이콘
정말로 동감합니다.
음란파괴왕
15/08/31 12:09
수정 아이콘
이게 다 이명박근혜 때문입니다.
세인트
15/08/31 12:11
수정 아이콘
?!?!
뜬금없다 라고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하긴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정치인들만큼 내로남불, 상대가 저러니 나도 똑같이 (혹은 더 심하게) 하겠어 혹은 상대가 저렀으니 내 행동은 정당해 가 많이 나오는 데도 찾기 힘들겠군요.
음란파괴왕
15/08/31 12:14
수정 아이콘
꿈보다 해몽이 덜덜덜. 지난 10년간 넷심이 팍팍해진 것이 주요 인터넷 사용층인 20~30대의 삶이 고달파진 때문이라고 나름대로 혼자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단 덧글입니다. 그리고 그게 폭발한 것이 올해구요. 여시사태를 시작으로 전 커뮤니티에 폭풍이 한번 휩쓸고 지나간 게 우연이라고 보지는 않거든요.
개념테란
15/08/31 16:31
수정 아이콘
아무때나 헛소리 하시네요. 쓰려거든 좀 관련 있는데다가 쓰세요.
만트리안
15/08/31 12:11
수정 아이콘
분에 못 이겨 갚아주는것 까지는 그럴 수 있다고 보지만 (그래도 된다는게 아닙니다.) 나는 정당하다고 합리화하진 말았으면.. 내 딸을 강간한 폐기물을 토막내서 믹서기에 갈아서 비료로 줬으면 본인도 똑같은 살인범이라는 폐기물이 되는게거죠.
15/08/31 12:17
수정 아이콘
본문의 그정도까지 상황으로 간다면 이미 그 아버지는 자신은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다는 마인드로 임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트리안
15/08/31 12:27
수정 아이콘
그 말이 제가 하고싶은 말 같은데요 크크 너무 억울해서 법이고 뭐고 다 쌩까고 당한 그대로 갚아줄거면 이후 본인이 한 행동에 미사여구 붙이지 말고 책임져야죠.
15/08/31 12:29
수정 아이콘
그러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가장 무서운것이 그것이라고 보는데요. 자신을 숨기고 눈에는 눈 전략을 쓰는건 생각보다 여건에 부딧칠 확률이 꽤나 있죠. 진짜 무서운건 자신 하나 희생해서 하는 눈에는 눈 전법입니다. 그러면에서 다들 자기 합리화로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엄청난 전략성을 약화시켜버리죠. 같은 말을 하지만 뜻은 조금 다른 이야기 입니다.
가만히 손을 잡으
15/08/31 12:12
수정 아이콘
원래 맞대응은 같은 수준으로 하는 거죠.
가끔 그런 대응을 고려할때가 있는데 나는 다르다는 식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똑같은 거죠.
그냥 너나나나 도찐개찐 그래도 한 방 먹이겠어!
15/08/31 12:15
수정 아이콘
음.. 눈에는 눈 전략이 실제 굉장히 효율적인 전략인건 맞습니다. 그게 게임 혹은 누군가와의 대결일때는요.
물론 본문에서도 자신이 같은 수준으로 떨어진다는것을 인정하고 그것을 감수 한다면 효과적인 전략이죠. 전 그것이 공정하다던가 후련하다던가와 상관 없이 쓸수는 있다고 봅니다.
단 나도 같은 사람임을 인정하고 나 역시 그러한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음을 천명해야 한다고 봅니다. 사법과 규칙이 지켜주지 않는 구석에서는 눈에는 눈이 어쩔수 없이 효율적일수 밖에요...
15/08/31 12:17
수정 아이콘
일반적인 경우야 동일한 사람이 되면 안되는게 맞는데..

한국정치에서 동일한 사람이 안되면 그냥 바보가 되는걸 몇년째 보고 있어서 그런가 그럴만한 정당방위가 있는건 아닌가 생각이 간간히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저같은 사람이 늘어갈수록 본문에 언급된 눈에는 눈과 이에는 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더 늘어나겠죠.
15/08/31 12:21
수정 아이콘
애초에 눈에눈 눈이라는 법이 눈을 다치면 목숨을 빼았는 권력의 차이로 인한 처벌의 양극화를 막아줬다고 평가 하기도 하더군요.
1은 1로 갑는다가 생각보다 쉽지 않죠. 특히 권력의 차이가 생기면요. 그래서 정치의 경우에는 눈에는 눈 정도라면 굉장히 공정한편에 속하죠.
15/08/31 12:58
수정 아이콘
동감합니다. 인권이나 법체계가 제대로 자리잡기 전이라 할 수 있는 함무라비 시대라면, 1:1 교환이면 아주 공정한거죠.
지금도 심정적으론 그렇잖아요. 상처를 입었으면 뼈를 부러뜨려 주고, 불구를 만들었으면 죽여야 직성이 풀리는게 원래 인간이죠.
그런 면에서 '눈에는 눈'은 굉장히 합리적인 방식입니다. 특히나 피고와 원고 사이에 권력 차이가 있다면 더더욱 그렇고요.
15/08/31 13:13
수정 아이콘
네 웃긴건 인권이나 법체계가 제대로 자리잡은 현실에서도 그러한 욕구는 충족이 안된다는거죠. 아직도 권력의 차이로 1의 피해를 10, 100으로 돌려주는 경우는 흔하니까요. 그런면에서 눈에는 눈 전략은 합리적인 방식이죠. 적어도 내 손 베였다고 사람을 죽이지는 않으니까요. 손 베었으면 같이 손 베어야 하니까요. 그 이상 넘어가면 더이상 눈에는 눈이 아니죠.
히로카나카지마
15/08/31 12:18
수정 아이콘
욕하면 욕해주어야 공평
無識論者
15/08/31 12:26
수정 아이콘
A라는 집단을 비판하는 B라는 집단에 문제가 보여서 지적하면 꼭 돌아오는 말이 'A라는 집단이 먼저 했다. 그래서 우리도 하는거다. 우린 쟤네에 비하면 낫다.' 이런 식이죠. 누가 나은지 비교하자고 했나...그냥 니네 문제 있다고.
절름발이이리
15/08/31 12:42
수정 아이콘
어제오늘 저도 이 패턴 많이 보네요.
사상최악
15/08/31 13:00
수정 아이콘
비판의 근거가 되는 윤리를 어겼기에 윤리적이지 않고 명분을 잃기에 합리적이지도 않죠

다만 상대방에게 그 자신의 행동을 온전히 느끼도록 되갚아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이 방법 외에는 절대 도달할 수 없으면서도 필요 이상으로 과하지않은 복수, 처벌, 교화의 목적을 충족시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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