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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8/09 10:40:36
Name 구들장군
Subject [일반] ["고국에서 동성애자 박해" 난민 신청 잇따르지만…]을 읽고
얼마전 난민과 관련된 언론보도가 하나 났죠.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8/01/2015080101700.html
- 눈이 침침해지도록 모니터를 쳐다보며, 결혼사이트까지 찾아 헤매었을 난민심사관의 안구에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

여기서 너무 나대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 난민인정업무는 아는 것이 없기도 해서 글을 쓰는 것이 망설여졌습니다.
집에 매주 오지는 못하는 터라, 위 기사가 나고서 시간이 좀 흐르기도 했구요.
하지만 오해가 정말 많은 분야지만 고수분들은 입을 다물고 있는 터라, 저라도 글을 써 봅니다.

난민으로 검색해보니 국내에서는 이런 뉴스들이 걸리는 군요.
http://article.joins.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18058835&cloc=olink|article|default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5/06/18/0200000000AKR20150618092000009.HTML?input=1179m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4061911305221806&outlink=1

글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알아두실 것이 있습니다.
TV에서 안성기와 정우성이 도와달라고 호소하는 아이들은, 애초에 인천공항까지 오지도 못합니다
[아래에서 보시듯 난민의 개념정의에 들어가지도 않습니다만].
돈 몇 푼이 없어서 아이들이 죽어가는 집안에서 여권은 어떻게 발급받을 것이며,
어떻게 우리 대사관까지 찾아와[외교부 홈페이지에서 보면, 아프리카에 재외공관은 18개 뿐입니다] 사증을 발급받고,
다시 우리나라까지 오는 항공권을 구입할까요.

저도 난민신청자들을 종종 봐왔습니다만, 저런 사람들은 단 한사람도 없었습니다.
다른 직원들도 그렇습니다. 정말 그럴 듯한 난민신청자 본 적이 있느냐고 물어보면, 한두명을 넘지 않는다고 하죠.
대신 이건 좀 아니다 싶은 작자들은 숱하게 봐왔습니다.

저희가 가끔 피도 눈물도 없는 악마의 처조카 급으로 그려지기도 하고, 사람이란 남의 고통에는 둔감한 것이 사실입니다만,
정말로 저런 사람들을 마주치면 저희라고 가만있겠습니까.


각설하고, 난민이란 뭘까요?
난민법에서는
'인종, 종교, 국적,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인 신분 또는 정치적 견해를 이유로 박해를 받을 수 있다고 인정할 충분한 근거가 있는 공포로 인하여 국적국의 보호를 받을 수 없거나 보호받기를 원하지 아니하는 외국인 또는 그러한 공포로 인하여 대한민국에 입국하기 전에 거주한 국가(이하 "상주국"이라 한다)로 돌아갈 수 없거나 돌아가기를 원하지 아니하는 무국적자인 외국인'
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 국회가 독자적으로 규정한 것이 아니라,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정의를 그대로 끌고 들어온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적/종교적 박해는 난민으로 인정되나, '경제적 난민'은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전에 중국에서 탈북자를 북송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여러 언론에서 나왔죠. 그 문제가 이것과 연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지하활동을 하던 사람이 아니라 단순히 배가 고파 두만강을 건넜다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난민'의 개념에는 들어가지 않죠.
중국정부 입장에서는 이 것을 가장 큰 논거로 삼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때문에 특정 언론에서는 탈북자가 난민이라는 주장을 다루면서도, '고문방지협약'을 원용하는 센스를 발휘하기도 하더군요]
.

저희 쪽 일의 절차를 말씀드려보자면,
먼저 외국인이 자신은 난민이라고 주장하면서 난민인정을 신청하겠죠.
이것은 출입국항에서 입국심사시 할 수도 있고, 우리나라에 들어온 다음에 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출입국항에서 입국심사 도중에 난민신청을 할 경우,
제도 자체가 악용가능성이 워낙 크다보니, 회부심사결정이라는 별도 절차를 하나 더 둡니다.

한마디로 불청객들이 난민신청을 빙자해 한국에 들어오는 것은 막겠다는 것이죠.
그런데 얼마전 이와 관련된 사건이 하나 터졌습니다.
http://news.donga.com/Main/3/all/20150308/70011874/1
http://www.ytn.co.kr/_ln/0103_201503081654308938

제가 맡았던 건도 아니고, 관련기록을 찾아 볼 이유도 없죠.
알지도 못하거니와, 안다고 해도 인터넷에 개별 사건의 내용을 공개할 수 없습니다.  
다만 기사에 나온 내용만 말씀드리면...
입국을 거부했더니 다른 나라로[오해를 막기 위해 밝히면, 꼭 박해받는다는 그 나라로만 돌아가야 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한국을 제외한 전세계 어디를 가도 됩니다] 가는 비행기 탑승을 거부하고 환승구역에서 버텼답니다.
그러자 입국불허의 문제가 '법원의 영장없는 구금'으로 [고칩니다. 제가 문제의 판결문을 읽지 않고, 들은 얘기만으로 쓰다보니 틀렸네요. 법원에서는 인신보호법 문제로 다뤘습니다. 그러니까 법적 근거없는 감금으로 본 거죠]둔갑해버렸죠.
'우리나라에 입국할 수만 없지 전 세계 어디를 가든 자유'인 상태가,
'법원의 영장도없이 공항내 특정구역에 구금'[고칩니다. 제가 문제의 판결문을 읽지 않고, 들은 얘기만으로 쓰다보니 틀렸네요. '법적 근거도 없이 감금'이 맞겠죠]한 것이 되어버린 것이었습니다.
인권적 측면에서 획기적인 사건으로 평가받겠습니다만, 국경관리의 측면에서도 엄청난 사건이 되어 버렸습니다.  
제3세계 출신 거의 모든 사람이, 우리나라 공항만에 도착하기만 하면 합법적으로 한국 땅에 들어올 수 있는 문을 열어준 선례니까요

아무튼 난민신청을 하면 난민신청자로서 G-1이라는 체류자격으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이로써 난민으로 인정될 지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는 물론,
난민으로 인정되지 않더라도(불인정결정) 소송이 끝날 때까지는 합법적인 국내체류가 보장되지요.
그리고 체류자격외 활동허가를 통해 합법적으로 취업할 수도 있습니다.

언젠가 우즈베키스탄출신 난민신청자가 체류기간 연장[난민인정신청 후 그를 이유로 한 체류기간 연장입니다. 난민인정과 전혀 별개의 업무입니다] 차 온 적이 있었습니다.
체류기간 연장 업무를 처리하면서, 별 생각없이 물어봤죠. 어쩌다가 난민이 되었냐고.
내전 때문에 서로 죽고죽이는 상황이라더군요. 자기가 돌아가면 죽을 거랍니다. 어째 좀 못 미덥긴했지만,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다른 사람[난민신청자 아닌 사람입니다]이 다른 일로 왔더군요.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당신 나라에서 서로 죽고 죽인다는데, 가족들 괜찮아요?'
그러자 그 사람 하는 말. '무슨 말이에요?'
'아니, 그 나라 내전상태라던데?'
'내전? 아... 그거. 10년 전에 끝났어요.'

어떤 사람은 '내가 !@#교에서 #@교[몇년 지나서 잘 생각이 안납니다]로 개종했다. 고향에 돌아가면 가족들이 나를 죽일 것이다'라며
난민을 신청했더군요.
그러나 그 사람의 가족이 그 사람에게 지어준 이름은, #@교에서 대표적으로 쓰는 이름이었죠.
황석영선생의 손님에 보면, 기독교인들이 아이 이름을 단열[다니엘]/반석으로 지어주는 이야기가 나오죠?
요즘도 주위의 기독교인 가운데 그런 분들 있구요. 그걸 생각하시면 됩니다.
한마디로 원래 #@교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이 거짓말하다가 들통난 것입니다.
하지만 그 사람 입장에서는, 어찌되었든 합법적으로 체류하면서 돈을 벌었으니 목적은 달성한 것이었죠.
합법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E-9 이나 E-10 자격을 얻기란 쉽지 않습니다.
쿼터는 양측 정부의 협상에 따라 정해지지만, 희망자는 줄을 섰으니까요.
그런데 이들은 머리만 잘 쓰니 길이 열린 것입니다. 세상살기 참 쉽죠? -_-;;

취업이 아닌 사업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가 요즘 보는 사람들은 시리아/이라크/쿠르드족 인데,
난민신청 후 폐차장을 돌며 자동차 부품 가운데 쓸만한 것들을 떼다가 고향에 가져가 팝니다[중동에서 현대차를 타고 질주하는 전사들의 사진이 자주 나오죠? 이 분들의 힘이 클 수도 있습니다].
한번은 고향에 갔다와야 하는데 체류기간 연장 등에 지장은 없는지 물어보더군요.
'아니, 고향 가면 죽는다면서 이 양반아!'라 말하고 싶었습니다만, 공무원이 민원인에게 불친절하면 안되겠죠. -_-;;
그 사람은 가면 죽는다는 고향에 가서, 일 잘 보고 잘 돌아왔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이들은 실제로 하는 사업으로도 입국/체류할 수 있습니다.
불법체류만 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 폐차장에서 부품 떼다가 자기나라에 파는 걸 왜 막겠습니까. 막을 이유가 없죠.

그런데 몇년 전부터 외국인들 사이에 소문이 돌았습니다- 한국내 체류를 위한 편법적 방법으로는 난민신청이 아주 좋다는 것이.
특정시점에서 난민신청자가 급증했다는 통계가 언론보도에 인용되는 일이 많죠.
그 시점에 세계가 갑자기 불안정해진 것이 아니라, 누군가 편법적 체류의 블루오션을 찾아낸 것이었습니다. -_-;;  
한동안 난민에 대해 문의하는 외국인들이 많았죠.
상담을 하다보면 이 사람이 진짜 위험이 있어서 난민을 신청하려고 알아보는 것인지, 그냥 난민핑계로 더 있으려는 것인지 느껴집니다.
난민 뿐만이 아니라, 결혼이나 투자를 명목으로 자격변경을 신청하는 건도 그렇죠.
저희가 관심법에 통달해서가 아닙니다. 아마 여러분도 저희 옆에 한두달만 앉아 계시면 똑같이 느끼실 겁니다.
그리고 난민신청을 해본 친구들이 늘어나자, 난민관련 상담도 줄어들었죠.
해본 사람에게 물어보면 되지, 굳이 저희에게 올 필요성이 줄어들었으니까요.

아무튼 그 뒤...
한국에서 내둥 잘 지내다가, 체류기간 연장이 안될 것 같자 자기 나라 대사관에 찾아가서 욕 한바가지 퍼붓고 나서는
난민신청을 한 사람도 있었다죠.
심지어는 불법체류자도 단속된 다음, '사실은 내가 난민이었다'며 신청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난민신청은 편법적으로 한국에 체류하기 위한 우물고누 첫수가 되어버린 겁니다.

제가 다른 나라들의 실무까지 파악하지는 못합니다만,
다른 나라는 난민신청자를 좋게 말해 난민캠프, 나쁘게 말하자면 수용소에 넣어버리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난민신청자가 자유롭게 생활하게 하죠. 그러니 난민신청이 전혀 손해볼 것이 없는 장사가 되죠.

참고로 우리나라의 경우 출입국지원센터에 난민들의 숙식 등을 지원하지만, 이것은 난민수용소와 전혀 다른 시설입니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4/06/18/0200000000AKR20140618199100004.HTML?from=search

위 기사를 보시면,
[최대 82명까지 입주할 수 있는 난민지원시설에는 현재 23명만이 생활하고 있다. 자유를 찾아 이국땅을 밟았는데 보호시설로 들어가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외국인이 많고, 도심에서 멀어 일터를 오가기 불편한 탓이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보호시설에 들어가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외국인이 많다'는 구절을 보시고 오해하시는 분이 많으실 텐데,
가보시면 알겠습니다만 그곳은 외국의 난민수용소와는 완전히 다른 시설입니다.
언제든지 나갈 수 있죠. 시설도 솔직히 말해서 제가 2년 전에 있던 사무소의 관사보다 훨씬 낫습니다.
숙식제공하면서 언제든지 나갈 수 있는데도 들어가지 않는 것은, 기사에도 인정하듯 주변에 일자리가 없어서 돈벌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게 뭘 의미할까요?

어찌되었거나 난민신청을 한 다음, 난민인정심사결정을 받습니다. 난민으로 인정되면 F-2 자격을 받고 계속 삽니다.
난민으로 불인정될 경우, 이의신청을 거쳐 소송을 제기하면 소송이 끝날 때까지 머물 수 있죠.
좀 많이 뻔뻔한 사람들은, 소송에서 지고도 그대로 다시 난민신청을 해서 이 과정을 처음부터 되풀이하기도 한답니다.
난민으로 인정되지 않은 자도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아 G-1자격으로 계속 머무는 경우도 있습니다.

난민인정율이 낮다는 것으로 비판하는 목소리가 정말 많습니다. 그런데 이 것은 위와 같은 사정을 몰라서 하는 말입니다.
현장에서는 '난민신청 건이 어떻게 악용되는 줄 뻔히 알면서 왜 이 구멍을 막지 않냐! 위에서는 생각이 있는거냐 없는거냐!'라고 들 하죠.
하지만 위의 입장도 이해가 갑니다.
허구헌 날 언론에 난민으로 얻어터지고[지금까지 숱한 난민관련 언론보도 가운데, 거짓으로 난민을 신청한 자들에 대한 기사는 몇건인지 생각해보십시오], 사람들은 난민신청자들을 '하도 굶어서 목도 못 가누는 아이들과 그 가족'쯤으로만 알고 있으니까요.

정말 난민이 맞는 사람들도, 문제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은 난민이 맞을 겁니다. 자국에서 박해받고 있다는 것이 널리 알려져 있죠. 그러나 우리 법질서를 준수할 생각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집단으로 불법체류자 단속반을 습격해서 단속된 불체자를 탈취해가는 짓까지 했으니까요. 제 동기형이 있던 사무소에서 당한 일입니다.
이런 사람들을 우리가 난민으로 인정해줘야 하는 지는 정말 의문입니다.

제가 난민과 관련해서 무엇보다도 걱정되는 것은, 국경관리의 구멍이라는 점입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 테러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만[우리가 워낙 대비를 철저히 했던 것이 아니라, 그 쪽에서 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그렇겠지요],
향후 수년내 이슬람계열 테러가 발생한다면, 그 관련자 가운데 최소 일부는 난민신청을 빙자해 침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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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아저씨
15/08/09 11:09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구들장군
15/08/09 13:48
수정 아이콘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카시우스.
15/08/09 11:31
수정 아이콘
역시 언론의 기사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되겟네요.. 요새 피도 눈물도 없는 자들처럼 비춰질수도 있으실듯한데 고생이 많으십니다
구들장군
15/08/09 13:55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그나마 요즘은 반이민정서가 높아지는 바람에 저희에 대한 여론이 나아지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볼만했다죠.
10년쯤 전에 디시 같은 곳에서 보면, 불체자 단속 뉴스 등이 나오면 단속반이 사람취급 못받았던 것이 생각나네요.

다만... 반이민정서가 높아지는 것이 대한민국의 국익이나 사회적 성숙을 위해서 바람직한 일인지는 극히 의문입니다.
개인적으로 걱정이 큽니다.
아이고 의미없다
15/08/09 12:02
수정 아이콘
언론이나 인권단체에서 발표하는 내용보다는 현직에 종사하는 분의 이야기가 더 현실성 있죠. 글 감사합니다.
구들장군
15/08/09 13:59
수정 아이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권단체에서 저희가 못보는 곳을 보기도 하죠. 다만 그 주장에 따라 국가정책을 결정하기엔 너무 이상적인 것 같습니다.
아이고 의미없다
15/08/09 14:06
수정 아이콘
저는 대안 없이 이상을 추구하는 것을 정말 싫어하거든요.(사실 제가 그랬...)
그리고 유학 중에 그 나라로 이민을 준비해보기도 했기 때문에 더더욱 우리나라 언론이나 인권단체에 문제가 많다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선진국에서 그렇게 한다고 우리나라 사정은 잘 살펴보지 않고 따라가려고 하는 모습이 정말 싫습니다.
멜랑콜리
15/08/09 12:32
수정 아이콘
비자, 이민법 같은게 남 얘기 같지 않아 정독했습니다. 역시 제도의 구멍을 파고드는 경우가 많이 있네요.. 어디가서 읽기 힘든 글 잘 읽었습니다.
구들장군
15/08/09 14:00
수정 아이콘
과찬이십니다. 고수들이 조용히 계시니까 저 같은 피래미가 나대게 되네요.
소독용 에탄올
15/08/09 12:37
수정 아이콘
한국에 난민수용시설이 없는 이유는 (정책결정권자 양반들이) 그런게 필요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겁니다.
사실상 태평양 한가운데 떠있는 섬이나 다를 바 없고, 주요 난민 발생국가들로부터 엄청나게 떨어진 한국의 지리적인 위치상 '유의미한 수준'으로 발생가능한 난민양반은 탈북자 정도고 해당하는 일에 대응하기 위한 시설은 이미 있으니까요. (그 시설도 영 좋은 평가를 못받는다는 부분은 접어두고서...)

테러 부분은 사실 한국에 테러를 함으로서 얻을 수 있는 일이 적어서 (최근에는) 그다지 발생하지 않는 듯 합니다.
(농담처럼 종종 테러리스트양반이 테러하러 왔다가 사고로 죽는다고 인구에 회자되듯) 테러가 아니고서도 상당한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사고가 자주 나고, 국지전도 종종 나는 데다가 사회적으로 사람이 죽는것에 상당히 둔감해져 있기 때문에 테러 효과도 상대적으로 더 적을 듯 합니다.
북한이라는 양반들하고 얼굴을 마주하고 있어왔고, 국가테러리즘도 횡횡했던데다가, 금전지상주의적인 사회라 발생하지 않았어야 할 사고들이 워낙 자주 났기 때문에 이와같은 '둔감함'이 갖추어졌다고 봅니다.

난민 관련해서 윗쪽에서는 '그깟 일 시끄럽지만 않으면 됨'이라는 보편적인 스텐스를 가지고 있을 터라, 문제가 몇건 생긱다고 해도 달라질 일 없다고 봅니다. 더 많이 죽어나가고, 더 피해도 큰 영역에서도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걸 보면요...
그리고 위의 '지리적 조건'과 연계되서 한국에 '까지' 찾아오는 난민양반들은 보통 여기서 일할 수 있는 양반들이기도 한 지라 딱히 열심히 안막아도 손해는 나지 않는다고 보고 있을수도 있습니다. 불체자 관련해서 뭔가 엄청나게 신경쓸 듯 하지만 일선근무자 양반들만 신나게 구르고(...) 정부차원에선 딱히 크게 투자하지 않는것과 마찮가지 일이라고 봅니다.
구들장군
15/08/09 14:16
수정 아이콘
- 말씀하신 대로 대규모의 난민시설이 필요한 상황은 아닙니다. 지도를 놓고 봐도, 우리나라에 대규모 난민이 밀어닥칠 일은 별로 없죠.
그나저나 지금 있는 난민지원시설도 여는 데 사연이 많았습니다. 공청회 인지 설명회인지 열었다가, 지역주민들이 밀어닥쳐서 박살이 나버렸죠[몰려와서는 저희와 상관도 없는 문제, 예컨대 영종도에 다리 놓는 것 같은 '지역현안'을 따지면서 시위를 했다지요]. 결국 눈가리고 아웅 식으로 개명까지 해서 간신히 개업한 모양입니다.

- 테러는 사실 걱정이 큽니다. 이슬람 근본주의자 등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역량은 안되니, 주요 동맹국에 동시다발적인 테러를 가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지요. 그 때 한국이 타겟의 하나가 된다면? 우리가 막아낼 수 있을 지 심각하게 의문입니다.

- 난민과 관련된 쟁점이 말씀하신 것 처럼 '시끄럽지만 않으면 된다'는 취급을 받는 것이 사실입니다. 인권단체나 저희쪽에서나 신경을 쓰지, 일반인들은 별로 신경을 쓸 일이 아니죠. 당연한 일입니다.

- 난민신청자 가운데에는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중고차 부품 매매 등으로 합법적인 입국/체류가 가능한 사람들도 많습니다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많습니다. 난민신청이 아니라도 당연히 있을만한 사람들만 신청한다면, 웃어넘길 수도 있는 일인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렇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글 읽어주시고 의견주셔서 감사합니다.
불곰드랍
15/08/09 13:20
수정 아이콘
난민 신청한 다음에 난민 인정 결정 안되면 소송 -> 패소하면 대법원까지 항소 -> 확정판결까지 몇년씩 소요 -> 유레카! 이 코스로 합법적 체류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정말 고생 많으십니다.
구들장군
15/08/09 14:18
수정 아이콘
그게 은근히 소문이 났나보군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예술가
15/08/09 14:46
수정 아이콘
구들장군 님의 글은 항상 정독하고 있습니다. 필력이 딸려 저희 업무관련 글을 쓰고싶어도 바쁘다는 핑계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네요

체류업무를 처음 할 때 난민신청자 들이 와서 체류기간연장 혹 자격변경을 신청하면 업무초보인 제가 봐도
제가 사전적의미의 난민과 내가 마주보고 있는 이 사람이 난민이 맞나 할 정도로 무분별하게 국내체류 방편으로 신청하는
외국인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러하겠지만요

이 난민관련하여 사회적인 사건이 크게 발생하지 않는다면 지금보다 더 난민신청자라는 이유로 국내에 체류 할 수 있는 방법이
늘어나면 늘어나지 줄지는 않을꺼 같습니다

다음주도 화이팅 하십시요
cottonstone
15/08/09 16:45
수정 아이콘
사람들이 자칫 political correctness에 사로잡히면 합리적인 개선을 꾀하기가 어려워지는데 저는 외국인이 자국의 동성애자에 대한 박해때문에 한국에 망명신청을 할 수 있다는 사실조차도 몰랐어요. 서로 닫힌 국경 내에서 각자 명분을 쟁취해야 할 일이지 전쟁통에서 기사회생한 사람들도 아닌 이들을 난민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봅니다. 승인기준도 복잡하고 확인을 거치려면 수반되어야할 우리측의 인적 물적 자원이 보통이 아닐테고.. 불필요한 망명이유인 것 같아요.. 수고가 많으십니다..
소독용 에탄올
15/08/09 17:22
수정 아이콘
한국에서도 캐나다로 해당 사유로 망명한 분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동성애자에 대한 박해" 자체는 난민지위 확보에 충분한 조건이 됩니다. 실제 박해경험을 했다면 난민지위를 인정받아야 하고 받을 수 있습니다.
그 부분에 관련되어 이 글에 언급된 문제는 해당하는 사유가 문제가 된다는 것이 아니라 난민신청자에게 해당하는 일이 실제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해당 사유로 난민신청이 이루어졌다는 부분이지요. 가공의 사유를 통해 난민신청->이후 난민지위심사기간동안 부여되는 비자로 체류하며 노동이 문제가 됩니다.
15/08/09 18:35
수정 아이콘
특정 국가에서는 그 이유로 살해까지 당하는데 각자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말하는건 좀 아니네요.
cottonstone
15/08/10 00:04
수정 아이콘
너무 하다고 생각되는 일이기도 하지만 현재 아프리카에서 유럽 이탈리아나 스페인 등으로 필사적으로 유입해 들어오는 난민들을 보고 가상의 딜레마에 빠지게 되더라고요. 그들이야말로 남녀노소 모두 아울러 전쟁의 미아들이고 인도적으로 수용해주어야 할 난민들이긴 한데 내 나라가 지리 상으로 가깝다고 해서 수백, 수천, 수만 명이 물밀듯이 들어오는 걸 다 받아주는 유럽의 국가들도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어요. 숫자가 너무 많아서 유럽국가들 간에도 서로 니네가 더 받아줘야 하는 것 아니냐 아웅다웅하지만 open-border 정책에 있어서는 현재의 유럽국가들이 속으로야 어찌 생각하든 겉으로는 아시아 어느 국가들보다 훨씬 박애적이죠..

요는, 우리나라가 현재 이질적인 이슬람문화권과 지정학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고 유입해 들어오는 난민의 숫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니 온라인 상으로나 동성애나 표현의 자유 등으로 억압받는 모든 이들이 적법한 심사과정을 거치기만 하면 수용해야 한다고 좀 편한(?) 소리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해요. 정작 목숨이 오늘 내일 하는 아프리카인들이 먼 곳에서 한국을 찾아온다면 그 땐 받아줘야 할 거예요. 동성애나 다른 박해 등을 난민신청의 이유들로 꼽더라도 목숨이 위태로운 것이 확실하기만 하다면야 가뭄에 콩나듯이 받아들일 수는 있겠지만 구들장군님께서 말씀하신, 근거가 미약하고 의심스러워 보이는 예시들은 조심할 필요없이 가차없이 걸러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세인트
15/08/10 10:59
수정 아이콘
이 글을 일고 눈이 번쩍! 해서 구들장군님께서 쓰신 다른 글들도 찾아봤습니다. 법무부에서 일하시는 분이신가보네요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 분들이랑 매우 자주 업무상 뵐 수 밖에 없는 사이라 괜히 반갑네요 흐흐흐.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많이 써주세요 부탁드립니다.
wish buRn
15/08/10 11:00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봤습니다.
히라사와 유이
15/08/10 15:42
수정 아이콘
재밌네요.
읽으면서 페이퍼 플리즈 라는 게임이 생각났습니다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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