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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8/03 23:42
전 회사에서 택배계약할때 소박스는 1800 대박스는 2500으로 계약했었구요.
택배사간의 영업경쟁이 있었습니다. 결국 택배사들의 치킨게임으로 배송비는 낮아졌다고 보이구요. 배송비 인상은 택배사 헤드들이 생각이 아예 업거나 경쟁업체 눈치보느라 안하는것 같습니다.
15/08/03 23:46
그렇군요. 그럼 결국 택배사들은 치킨게임상황에서 시장이 커져도 택배비 인상했다가는 경쟁업체에 계약이 밀려 힘들어질까봐 그렇게 된다는거군요. 결국 배송비가 엄청나게 싸다는걸 아는 기업들과 그 기업의 구성원들중 '택배기사의 노동환경'에 슬퍼하고 분노하는 사람이 없었을 것 같진 않은데, 그 치킨게임을 마무리 할 결정을 행동에 옮기는 곳은 없었나 봅니다. 그러니 치킨게임이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유지되고 있는 것이겠죠? 그런 구성원들이 많았다면 치킨게임은 '보이지 않는 시장의 힘'에 의해서 소멸될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아쉽네요.
그러고보면 얼마전에 영화판쪽에서 기존 영화제작환경에선 꿈도 못꾸던 영화제작 노동자분들에 대한 정확한 급여와 대우? 기억이 잘 안나는데 어쨌거나 그런식으로 제작을 진행한 영화가 있었다고 들었는데, 말하자면 자신들의 이익을 크게 포기해가는 상황에서도 그런 이단이 벌어지는 경우가 일반적으로 가격경쟁이 치열한 기업간에는 정말 드문 일이라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15/08/04 00:21
아까 수정 전에 글을 보고 뭐라 댓글을 달아야 할지 몰라 창을 닫았다가, 아 송곳 시작했을까!!! 하면서 네이버로 가서 보고, 아까 본 바위처럼님 글에 알림 댓글을 달면 실례일까... 하고 왔는데, 이미 링크를 달아 두셨군요. 신기하네요. 흐흐.
설문조사가 자주 왜곡되는 이유죠. 사람들은 자기 행동보다 더 선한 선택지를 고르곤 하니까요. 저 역시 그렇구요. 나는 생각대로 못/안 살고 있다, 는 자각이 저를 늘 괴롭히는데, 또 너무 자괴감에만 빠져 있으면 안 된다는 모종의 행동강령이 저를 합리화시켜 줍니다. 결국 내일도 어떻게든 출근해서, 이 체제의 유지에 협조하며 밥을 먹고 살겠죠. 어쩌면 좋을까요. 점점 더 모르겠어요.
15/08/04 04:32
그래서 저는 기본선을 낮게 잡아 제 행동보다 선한 선택지는 고르지 않고(타인에게 기대하지 않고) 저는 그거보다 낫다고 선하다며 자위하며 삽니다? 크크
15/08/04 01:25
결국 문제의 근원을 파고 파다보면 가장 밑바닥에 있는건 인간의 '이기심' 이겠죠. 여러가지 사회시스템으로 이 인간의 이기심을 제어할수는 있겠지만 이기심 자체가 사라지지 않는 이상 근본적인 문제해결은 불가능하지 않을가 생각합니다. 근데 이기심이 사라진다라.... 전 인류가 도인이라도 되지 않는 다음에야 이게 가능할리가..
15/08/04 01:41
오랫동안 고민하신 흔적이 느껴지는 좋은 글이네요. 잘 보았습니다. 숫자에 타인의 삶이 가려지는 것이, 자본주의가 가지고 있는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대한민국은 지구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제 3세계의 착취국이라는 의견에 적극적으로 동의합니다. 저와는 다르게 좋은 결론 내리시기 바랍니다.
15/08/04 01:44
고민하는 많은 청년들은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생각은 있으나 힘이 없고, 힘있는 위정자들은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의지가 없지요. 이 쌍방의 결핍이 시대의 문제라고 생각한 적도 있으나 386세대는 집권층이 되어도 세상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이후의 세대는 다를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 또한 어리석은 생각일 뿐이었죠. 일베는 대한민국 최고의 커뮤니티가 되었고, 저는 직속 후배가 시국선언 반대 시위를 하는 꼴을 지켜봐야만 했습니다. (그가 그런 주장을 할 권리를 막을 순 없기에...)
세상을 걱정하던 저는 지 앞가림도 하지 못하는 형국에 놓였고 이제 세상걱정보다 제 걱정을 더 하게 되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저의 순수함에 절대 허락하지 않았을 청탁 같은 것도 구하게 되었죠. 목구멍이 포도청인데 자존심이고 정의고 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저... 남의 눈에 피눈물 안 빼고 살아야겠다고 다짐할 뿐이었는데, 그 마저도 아니라고 하시니 전 자신이 몹시 부끄럽습니다...
15/08/04 02:45
요새는 그나마 있는 일량한 신념, 정의 이런게 무슨소용이냐
생각중이었는데 좋은 글 읽었습니다. 글과는 약간 괴리가 있지만 근래에 약자라고 올바른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예로 드신 택배기사와 택배비의관계가 아니라 개인적인 인간관계 갈등에서 얻은 생각이지요 바위처럼님처럼 의구심을 가지고 바르게 살고자 노력하시는 분들 많을겁니다 저 또한 님과 비슷한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5/08/04 03:43
좋은글 감사합니다
우리는 사실 모른척보다 아무 생각없이사는게 아닌가 생각이드네요. 그알싫에서 박정희나 전두환이 취업을 어렵게 만들면 모든게 해결되었을텐데 그땐 그걸 몰랐죠란 말이 생각납니다
15/08/04 04:29
반대로 박정희가 취업을 쉽게 만들어서 아직까지도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으로 남은것 아니겠습니까? 전두환은 그 덕에 아직 목숨이 붙어있는듯..
15/08/04 08:27
인간이 선하고 싶을 때는 내가 안전하고 나한테 피해가 안올때 뿐이죠. 인간이라는 짐승에 대한 과대평가와 기대를 좀 버리시면 문제가 쉬워질거 같네요. 구조와 제도가 무엇을 바꾸어 준다? 그 시기는 아무리 빨라도 그걸 기대한 사람의 수명이 다한 이후일 확률이 높습니다. 게다가 그렇게 어렵게 바뀐 새로운 세상에서 잘 살아갈 사람들은 아마 그 이전 세상에서 잘 살던 사람들일 확률이 높구요. 예전에 스타를 보면서 김캐리가 지상군으로 200을 채운 프로토스의 경기를 중계하며 <지금은 이 조합으로 이길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말하며 캐리어 전환에 부정적인 발언을 하는걸 인상깊게 들었었는데요. 한 개인의 삶도 그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세상이 앞으로 어떻게 변하든 개개인은 각자의 주어진 상황 속에서 선택지가 몇개 없지요. 물론 효율적인 전투로 회전을 하면서 캐리어 전환하는 경기도 나오지만, 결국은 그런 전환도 지상군 싸움 잘하는 게이머가 캐리어 잘 가는거죠. 저는 인간으로 지어진 피라미드의 모양이 고대로부터 바뀐적이 단 한번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피라미드가 예전보다 엄청 커지다 보니까 지금 피라미드 최하층에서 두번째쯤에 있는 사람들이 과거 피라미드 최상층에서 두번째쯤에 있는 사람들보다 더 높아보이긴 하겠죠. 이건 앞으로 100년이 지나든 1000년이 지나든 마찬가지일 테죠. 그때도 여전히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잡아먹고 있을거고, 자기 손에 피 안 묻히고 엄마사자가 물어다준 고기를 그 고기가 잡히는 과정을 눈으로 보지 못한 채 먹는 아기사자들은 다른 맹수들이 사냥하는 모습을 보면서 세상은 왜 이렇게 잔인할까 눈물을 흘릴지도 모르겠구요.
15/08/04 23:50
연일 '재생산되고 있는 비극'을 바라보며 '좋아요'나 'ㅠㅠ' 이상의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 아니 그렇게 살고 싶다는 '선한' 욕망을 가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졸업과 함께 자연스럽게 학교활동을 접고, 당, 노조, 시민단체(?)의 지인들부터 활동가로 일해보라는 몇번의 제안을 뒤로한 채 당장 지갑이 빈 게 너무 싫어서 허겁지겁 취직하고 나니, 지금 제 삶은 당시 꿈꿨던 것과는 참 다른 모습을 하고 있네요. 욕망이란거, 참 쉽게 대체되더군요. 월급날만 되면 푼돈이지만 따박따박 통장에 꽂히니 그거 쓰는 재미로 살게 되더라구요. 얼마나 간단하고 좋아요. 자본주의 체제에서 소비의 자유만큼 무한정 허용되는 자유도 없는데요. 어쩜 유일한 자유일수도 있지만. 암튼. 내가 버는 돈이 어디서 왔는지, 아니 최소한 내가 파는 상품이 어떻게 생산되는지, 그 과정에 얼마나 많은 착취와 모순이 있는지. 이런거 솔직히 관심도 없는거죠. 그냥 눈 앞에 상사가 싫을 뿐이고 그 상사 잔소리 한 달 버텨내고 나면 나도 내 월급받을만큼 일했으니 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머지는, 그냥 말씀하신 '좋아요'와 'ㅠㅠ'로 대체하는겁니다. 아 물론 가끔 집회도 나가죠. 필요하면 물대포도 맞고 경찰이랑 실랑이도 벌입니다. 데모하다 벌금나온 후배 있으면 푼돈이지만 선배들 협박해서 돈도 모아주고요. 그런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네요. 다 위선 같아서요. 몇년 전의 제가 지금의 절 보면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지 두렵습니다. 결국 나도 이 '비극을 재생산 하는데 일조'하고 있구나 생각하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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